어떻게든 팔찌를 빼고 싶은 마음 + 감히 나를 이용해서 마왕이 신선이 되는 포인트를 채워주려 해, 에 따른 배신감과 분노로 선미와 함께 일하는 한주가 좀비에게 당하게 내버려 두든가 아니면 팔찌를 빼라고 종용했지만... 어떻게 알고 나타났는지 하여간 뾰로롱 나타난 마왕 때문에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깨달아 버렸다. 삼장이 슬퍼한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는 거. 삼장의 슬픔을 견디지 못하리라는 것.


타통여통(他痛汝痛). 그녀가 아프면, 너도 아프다. 이건 그 전설의 드라마, 다모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더랬지.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건 뭐, 절대 원하지 않는 것을 차고 하찮은 인간 지키는 일을 하는데 가슴까지 아파야 하다니 손오공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타통여통 좋아하네. 타똥여똥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싼 똥 내가 치우러 다니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이 나쁜 노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대놓고 팔찌 안 뺀 거 잘했어 빼자마자 내가 널 잡아먹었을 거야, 라고 씨부린다.


선미는 손오공이 금강고 때문에 자신을 사랑한다 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상처받는다. 이미 선미는 오공을 의지하기 시작했기 때문.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던 선미에게 거짓이든 뭐든 자신을 지켜준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 아니 요괴에게 그래 이건 가짜야 하고 매몰차게 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게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니까.


그때마다 손오공은 아주 명확하게 선미에게 일깨워 준다.


내가 널 지키는 게 아냐. 이 금강고가 널 지키는 거야.


그래놓고 선미가 단톡방에 자기만 초대 안 했다고, 천계에서 쫓겨났을 때보다 더 비참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미는 웬만하면 손오공을 부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오공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던 것. 손오공이 저렇게까지 서러워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선미도 시청자도, 손오공이 선미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는 게 손오공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오공이 자신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하는 것, 선미를 찾아다니는 것이 금강고 때문인지 아니면 선미에게 조금씩 조금씩 빠지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다른 인간은 구하지 않는다는 손오공을 끌고 오지 않으려 하고, 마왕은 자꾸 악귀를 퇴치하는 일을 하라 하고 선미는 혼자서 해보려고 애를 써본다.


식충이가 붙은 선미를 발견한 오공. 볼 빵빵한 선미 느무 귀여운 거 아니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람쥐 같아...


근데 선미를 발견한 오공이 짓는 미소가, 뭔가 진짜 반가워서 짓는 미소 같은 건 다만 내 착각일까. 금강고가 선미를 보고 싶게 만들고 선미를 찾아다니게 만들고 있지만 그렇게 행동하면서 손오공의 마음 안에 진심이란 것도 같이 자라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이번 에피소드는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악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럼 사람들은 왜 날씬해지고 싶은 걸까? 건강을 위해서 몸무게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미에게는 악귀가 붙지 않는다. 결국 식충이라는 악귀를 만들어낸 건, '타인에게' 그럴듯하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과 그것을 이용하는 비지니스가 아닌가 싶다. 날씬한 여자들이 더 살을 빼야 한다며 거식증에 걸리는, 겉으로 보이는 게 다인 현대사회의 병폐가 식충이를 만들어 냈다고나 할까.


이번 작품에 홍자매는 나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많이 애를 쓰는 것 같다. 선미가 최종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지옥문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종류의 인간의 욕망이 뭉친 것일 테니까.



야이 원숭이 샛기야 잊을 만 하면 내가 널 사랑하는 게 금강고 때문인 거 일깨워주지 말라고!!


의술이 아닌 도술을 쓰라는 선미에게 식충이 물리치느라 힘들었다며 밴드를 붙여주는 손오공. 


언젠가는 사라질 금강고 - 반드시 끝나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사랑, 그냥 미친듯이 퍼부어줄게. 내 감정은 가짜이니까. 나는 끝날 거고 너는 다시 혼자가 될 거야. 그때까지 니 옆에 있을게. 사랑해, 진선미.


입을 확 꼬매놔야 해 저 원숭이 샛기.... 실컷 구해주고 입으로 까먹고 실컷 잘해주고 입방정으로 또 까먹고를 무한반복하고 있다.


선미는 손오공이 자신 옆에 있는 것, 자신을 지켜주는 것, 사랑한다 말하는 게 다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새삼 또 섭섭해지고 무언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된다. 


손오공은 진짜가 아닌데, 선미는 자꾸만 진짜가 되어가고 있다. 가짜 사랑을 퍼부어주는 사람도 아닌 요괴를 진짜로, 진심으로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사람'의 비참함과 슬픔.



그런 마음이 선미로 하여금 손오공을 부르는 일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찮은 인간 따위를 지켜야 하는 일이 개짜증나는 손오공에게 자꾸만 기대게 될까봐. 애초에 금강고를 채운 이유가 잡아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렇지만 선미는 금강고 때문에 마왕과 맺은 계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고야 만다. 자신이 '삼장'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세상이 끝장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서는 이 세상이 그렇게 끝나게 내버려둘 수가 없게 되었고 그것을 막는 게 삼장의 소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면이 있었다면, 삼장의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고 난 후의 선미는, 능동적으로 그리고 주체적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손오공을 부른다. 나를 진선미이기 때문에 지키는 게 아니라 삼장이기 때문에 지켜 달라고.


예, 지켜 드리지요.



그러나 손오공은, 입으로는 선미를 고통스럽고 슬프게 만드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단톡방에 초대받지 못한 게 너무 비참하고 짜증나고,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 모든 것이 과연 선미를 보고 싶어하게 만든 금강고의 힘이었을까? 


손오공은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렸다,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깨닫기 훨씬 더 전부터. 손오공 본인은 이 모든 것이 가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가짜와 진짜는 구별할 수 없이 섞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선미가 그렇고 손오공이 그렇다.




그나저나 이번 회차에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나왔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제물'이 필요하다는 것 - 그 제물이 선미일지 손오공일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이게 아마 하이라이트가 되겠지. 선미든 손오공이든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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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가 본투비 삼장인지 아닌지 생각을 하다 보니 선미가 본 흉사 항아리가 생각나고 선미가 오공을 풀어주는 바람에 삼장이 되었다는 얘기며 요괴와 인간은 필시 악연일 것이라는 하선녀의 말이며 절대 오공과 선미는 인연이 될 수 없다고 단정짓는 우마왕의 말까지, 막상 두 사람(아니 한 사람과 전 신선 현 요괴?)의 마음은 이제 통했는데 의문이 무지하게 늘었다.


그래서 이 둘이 어떤 인연인지, 삼장이란 뭔지 궁금해져서 연어질을 해봤음.



9회와 10회를 걸쳐 놀라운 사실 하나가 밝혀졌다. 삼장의 계약, 삼장의 소명, 금강고의 주인 같은 것이 삼장, 아니 선미가 절대 벗어던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


삼장이 특별해지게 된 것, 삼장이 된 것이 모두 손오공을 풀어주면서 시작된 거라고 하고 손오공이 그걸 인정하고 선미는 오공을 풀어주었을 때 오공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넌 나를 풀어준 벌을 받게 될 거야."


그럼 도대체 선미의 특별함은 뭘까? 선미는 언제부터 특별했을까? 정말 오공을 풀어주면서부터였을까?



아니 근데 뭔가 이상하다. 선미가 오공을 만났던 것 자체가, 선미가 귀신을 볼 줄 아는 '특별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우마왕 역시 나는 그런 아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고 귀신을 퇴치하는 더 좋은 신형 우산을 주겠다고 애를 꼬드겨서 오행산에 들여보내는 바람에 선미는 오공을 만나게 됐고 결국 오공을 풀어주게 됐다는 것인데...


선미가 오공을 풀어줘서 특별해졌다기보다 선미가 특별했기 때문에 오공을 풀어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으응???????


그럼 오공을 풀어주기 이전과 풀어주고 나서의 차이는 뭘까. 그건 선미가 '삼장'이 됐다는 것이다. 오공을 풀어주기 전의 선미는 그냥 단순히 '귀신 보는 아이'였는데 오공을 풀어주고 나서부터 '삼장'이 된 것 같다. 오공을 풀어주고 나서인 것으로 짐작되는 할머니와의 대화와 상황을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선미가 다쳐서 피를 보자 악귀 하나가 선미에게 달려들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선미를 구해주면서 피를 보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선미에게 선미를 지켜줄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고 말해준다. 오공을 풀어줬을 때 할머니는 살아 계셨으니 지금 상황은 오공을 풀어주고 난 후이고 - 따라서 선미는 이미 삼장이 되고 난 후다. 


근데 선미가 진정한(?) 삼장이 된 건 25년이나 지나 오공을 다시 만나면서부터.



4회는 그래서 의미심장한 회차다. 선미는 흉사 항아리에서 지옥문이 열리는 광경을 보게 되고 이걸 수보리조사는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받았다'고 표현한다.


뭔가 이상하잖아... 오공을 풀어준 벌로 삼장이 됐다는데, 그리고 이미 선미는 오공과 함께 악귀 때려잡기 미션을 수행 중이었고 '소명'을 받은 이후에도 뭐 별다른 소명 수행 작업을 따로 한 게 아니라 그냥 하던대로 악귀를 잡으러 다니는데, 수보리조사는 이때에야 비로소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받았다'고 얘기한다.


우마왕이 한낱 인간이 세상이 망하는 걸 막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수보리조사는 "그래서 손오공을 뒀잖나."라고 대답한다.


우마왕으로 하여금 신형 금강고를 씌우게 한 것도 사실 수보리조사로 대변되는 '천계'다. 그냥은 절대 말을 안 들을 것 같으니까 금강고를 씌워 오공을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 선미의 옆에 두고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행할 수 있도록 돕게 만든 것.


그런데 이때 나누는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삼장이 해야 할 최후의 일은 - '제물을 바치는 것'이 되는 것 같다. 우마왕은 처음에 그 제물이 되는 이가 삼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의심한다. 혹시 그 제물이 손오공이냐고.



사실 오공은 세상이 어찌 되든 노상관인 놈이다. 선미를 구하기 위해서 세상 하나를 태워 없애는 것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해치우는 놈.


그리고 이것이 아마도 오공이 스스로 '선미를 위해' 제물이 되게 만들 것 같다. 세상이 어찌 되든 아무 상관 없지만 선미가 그 세상을 보존하길 원한다면 기꺼이 선미를 위해 제물이 될 마음이 완벽하게 자라 버린 것.





선미는 오공 때문에 '특별함' 생겼다고 오공을 원망하고 자신의 특별함을 몽땅 책장수에게 넘겨 버렸지만...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이미 선미는 특별했고 결국 오공을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 선미로 하여금 오공을 풀어주는 '죄'를 짓게 하고, 선미가 오공에게 금강고를 씌워 오공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고, 오공이 결국 선미와 '진짜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들어서 오공이 '선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만든 것 - 이게 천계의 빅 픽처였던 것 같다.


하, 이게 무슨 개수작.


어쩌면 지옥문이 열리지 않도록 바칠 제물로 손오공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그냥은 절대 말을 들을 리 없으니(오공이라면 천계를 박살내 버릴지도) 삼장의 소명을 선미에게 내려 오공이 선미의 말을 듣게 만든 게 아닌가 싶기까지. 그러니까 이건 오공의 입장에서는 '악연'이 맞다. 지 죽을 길로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는 셈이다. 



선미가 애령이 아닌 사령을 주운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인 것 같고, 오공이 남의 말 하는 악귀를 때려잡을 때 그 악귀에게서 들은 말도 그래서인 것 같다.


네가 날 죽일 거래.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키스를 나눌 때 울린 종소리가 그래서 사령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키스를 기점으로 손오공은 금강고를 차고 있지만 그걸 벗어도 선미를 결코 떠나지 못하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선미를 지켜줄 것이고 - 그래서 결국 죽음의 길로 간다는 의미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천계도 예상하지 못한 게 있었을 거다. 손오공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삼장을 내릴 때, 삼장의 소명을 다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였기에 삼장으로 점찍었던 선미가, 요괴도 신선도 아닌 인간이라는 것. 인간의 어리석은 마음이 악을 만들어내지만, 인간의 마음은 사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공이 결코 몰랐던 사랑을 가르쳐준 것이 선미가 아니었던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 선미가 오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것 같다. 그동안은 늘 오공이 선미를 지켜줬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마지막엔 선미가 오공을 지키게 되지 않을까. 이런 악연이라면 이건 인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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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는 금강고를 벗고 싶은 손오공의 투쟁과 몸부림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사랑을 해야 하는 족쇄를 찼지만 거기에 끝까지 반항하는 다채로운 원숭이 수작이 볼 만 했다. 


금강고 때문에 내가 널 사랑하긴 하는데 이건 많이 아니니까 이것 좀 풀어, 가 주된 골자가 된다. 그 가지각색 원숭이 수작을 모아보면...


1. 나의 사랑을 감당할 수 없으면 팔찌를 빼



내가 널 미친듯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

당장 팔계를 손봐주러 가야 하는데 니가 보고 싶어서 발이 떨어지지 않잖아! (하면서 애꿎은 포장마차 의자를 걷어참)

뽀뽀로 금강고를 작동시킨 게 맞는지 확인해야겠으니 다시 해봐.

응, 개수작이야. 잘해 볼테니까 뽀뽀해줘.

그렇게 재수없게 꼬나보는데도 예쁘잖아! 너 나 어쩔 거야? 감당할 수 있어? 나의 이 사랑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없지? 없으면 팔찌를 빼.

거절하겠어. 그럼 뽀뽀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이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를 빼주면 잡아먹을까봐 단호히 거절하는 선미에게 결국 목도리를 다시 둘러주고 덜덜 떨며 가 버리는 손오공.

아니 근데 그 목도리 원래 선미 꺼 뺏어갔던 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손오공은 안하무인, 내가 추우면 니가 춥든 말든 상관없어 나 안 추우려면 니 목도리 내꺼, 하던 놈이었던지라

내가 너무 추운데 선미가 춥다고 다시 목도리를 돌려주는 것(원래 주인 선미임)은 손오공에게는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ㅋㅋㅋㅋ

원래 사랑이란, 나보다 너를 더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는 것인가.


2. 개짜증나게 사랑하니까! 싫으면 이거 빼주든가



선미가 위험에 빠졌을 때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오공을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나는 게 다가 아니었나보다.

손오공을 '간절하게' 생각하고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난다는 새로운 룰이 생겼네?

근데 사실 손오공을 부르는 룰이 명확한 건 아닌 것 같다. 어떨 땐 이름만 중얼거려도 나타나고 어떨 땐 손오공 중얼거려도 안 나타나...

손오공 마음인가


사실 살자고 손오공 팔목에 금강고를 채웠고 손오공이 사랑한다며 뽀뽀해 달라고 원숭이 수작을 부리는 것도 모두 금강고의 힘.

그렇지만 계속 사랑한다고 그래서 너한테 목도리도 돌려준다 떠들고 있으면 듣는 사람 마음이 이상해지는 건 당연지사.

금강고를 채우기 전에도 손오공 자식 나름 먹이에 대한 예우(?)를 해준다고 좀 잘해줬으니,

선미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도 사실. 그래서 한 번 중얼거렸더니 침대에 불렀다고 좋아하는 원숭이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 때문에 자기 마음을 자기 맘대로 다스릴 수 없게 된 손오공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근데도 선미한테는 손가락 하나 못 대겠고 애꿎은 바위한테 화풀이.

하긴 냉장고에 만들어 넣어놓은 양념통을 보며 선미를 잡아먹었다면, 이라는 가정 만으로도 눈물이 주룩주룩 났으니.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의 차이점이 손오공의 눈물로 대변되는 것 같다. 죽였다는 상상 만으로도 눈물이 나지만 양념통을 못 버리던 원숭이 샛기 ㅋㅋㅋㅋ

10회에 선미 때문에 마음 아파 울며 흘리던 눈물과 정말 대비된다.

비록 금강고에 의해 시작된 사랑이긴 하지만 차근차근 진짜 사랑에 대해 배워 가면서

손오공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 금강고가 강제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


3. 화낼 거면, 이거 빼주든가



이제 선미가 불러주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처지가 된 손오공 ㅋㅋㅋㅋ

선미가 나름 잘나가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된 건 귀신 붙은 집을 알아보고 매물을 거래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귀신 붙은 집을 찾았다가 멋대로 쫓아온 손오공과 마주친다.


아니 근데 보고 싶어서 쫓아왔다며... 근데 악귀한테 선미가 죽을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건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당연히 선미는 화가 나지... 그래놓고 화내지 말라고 네가 화내면 내 마음이 아프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화내면 당연히 마음이 아파 화내지 마 화낼 거면

이거 빼주고 화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잇 이 원숭이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아직도 손오공에게 사랑이란, 금강고로 인한 흉사일 뿐이다. 생생하게 원숭이 본능이 살아 있다.


4. 유치해? 오그라들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선미는 어렸을 때부터 늘 혼자였다. 귀신 붙은 아이라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다. 혼밥은 일상.

아무리 그게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그게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틈새를 원숭이 샛기, 아주 적절하게 파고든다. 같이 먹어줄 테니까 꼭 부르라며 수작질인 손오공.

이제 밥 먹을 때마다 내 생각 날 텐데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스킬은 언제 연마한 거시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자신 대신 육공이를 놔두고 갈 테니 같이 먹으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는 부르지 말라고 기억도 뺏어 가더니 이제 안 부르면 칠공이 팔공이도 데려온다고 부르라는 손오공.

손육공이 유치해? 못 견디겠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빼주면 손칠공이 손팔공이 다 델고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방심하면 치고 들어와 이 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선미는 서서히 손오공의 덫에 걸리는 것 같다.... 놓고 간 육공이를 보며 밥을 두 개 시켰어....

아니야 선미야 그거 아니야



선미는 평생 외로웠기 때문에 사실 저런 얄팍한 수작에도 금방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다.

혈육이라고 있는 외삼촌은 선미가 외할머니 잡아먹었다고 얼굴도 안 보려 하고 사촌여동생이라는 건 친한 척 하면서 돈을 뜯는다.

선미가 그 모진 냉대와 빨대꽂기를 견디는 건 그들만이 그나마 유일한 선미의 혈육이었기 때문인데...


이제부터 불러야 나타난다. 꼭 불러.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졸졸 쫓아다니며 나타나 자신을 적극 감싸주고 지켜주는 손오공이 있으니

비록 그 마음이 금강고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녹아들어가고 끌릴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


선미에게는 정말 간절하게 '내 편'이 필요했다. 세상이 뭐라 해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누군가가.

귀신이 무섭다지만 불쌍하게 떠돌아다니는 귀신들은 또 알뜰하게 챙기는 선미의 마음.

그게 사실 선미의 특별함이 아닌가 싶다. 이건 삼장 얘기하면서 해볼 얘기이긴 하지만.


5.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제발 이것 좀 빼줘



부르라고 노래를 불러도 손오공을 안 부르던 선미가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손오공을 불렀다, 위험하지 않은 때에.

그냥 옆에 있어 달라고.

사랑하니까 기꺼이 그러겠다는 손오공. 그 말도 자꾸 들으니 익숙해진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사랑해가 밥 먹자랑 비슷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익숙해지지마.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이것 좀 빼줘,

라고 말은 해도 손오공은 그닥 싫은 표정은 아니다.

금강고에 갇혀 부르면 달려오는 개 같은 신세가 된 게 개짜증나는 단계를 서서히 벗어나는 것 같았다.

선미가 말버릇처럼 사랑하니까, 란 손오공의 말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손오공 역시 선미를 사랑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선미의 외할머니에게 강냉이를 보내주는 씬은 사이다였어 뭔가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았지만...


6. 다른 인간을 살리고 싶다면 이거 빼



선미는 삼장의 소명을 이행하기 위해 손오공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손오공이 부르면 달려와 준다는 것, 늘 옆에 있어준다는 것이 좋았나보다.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의 문제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삼장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해 네가 필요하니 나를 도와줘

사실 네가 부르면 달려와준다는 게, 가족 같고 친구 같고 연인 같아서 좋았어

선미의 마음은 뒷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손오공의 말이 진짜가 아니라 해도 그 말이 진짜처럼 느껴져서 외롭지 않고 좋았던 것.


그러나 손오공에게는 앞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감히 금강고를 이용해서 우마왕을 돕는 일에 나를 이용해

우마왕의 하수인 노릇 비슷한 거에 빡치기도 하고 꼼짝 없이 끌려다니는 게 빡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손오공을 빡치게 한 건 바로 이 '이용' 부분에 있지 않았나 싶다.

금강고 때문에 사랑에 빠지긴 했지만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 정말 빡치는 일이었던 것 같다, 손오공에게.

그건 다른 말로 '상처'라는 거겠지.





선미는 언제부터 삼장이었나, 를 쓰고 싶었는데 리뷰가 어마무시하게 길어짐

아무도 안 보는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길다고 그만함

사실 더 쓰기 싫어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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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이렇게 지를 때는 항아가 자신을 때려눕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어도 울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진짜 항아를 '여자'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항아가 여자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깨달았다고나 할까.


사실 여자의 무기는 눈물, 같은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항아가 상대적으로(특히 신체적으로) 너무 강하다 보니 오히려 항아가 여성적인 면을 내보일 때 더 강한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이재하에게)



바로 깨갱 하고 항아를 쫓아다니며 항아의 화를 풀어주려 이재하 식으로 나름 애를 쓰지만 항아는 본 척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좀 화가 풀렸나 재하가 안심할 때쯤 크리티컬한 공격을 날린다. 재하의 가장 큰 약점 - 스스로에 대한 경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지 내가 뭘 할 수 있어, 하는 그 부분을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다.


사실 재하는 신체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머리가 비상하게 좋고 꼼수를 잘 부리고 눈치가 빨라서 그렇지, 신체적으로 뭔가 증명해 보일 일은 웬만하면 피하는 편이다. 항아도 센스 있고 머리가 나쁜 것 같지는 않지만 확실히 항아의 신체적인 능력이 부각되다 보니 어째 이 커플은 좀 바뀐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항아의 도발에 완전히 빡친 재하는 항아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그 내기란 것도 밖은 춥다고 우겨서ㅋㅋㅋㅋㅋㅋ 안에서 러닝머신에서 먼저 나가 떨어지는 사람이 '꺼지기로' 하기. 


워낙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의 남녀가 만나서인지, 아니면 원래 얘네 성격 때문인지 하여간 재하는 입으로 매를 버는 스타일이고 항아 역시 만만한 성격은 아니라 부딪칠 때는 불같이 부딪치는데, 그 텐션이 되게 섹시하다. 이 장면도 사실 '지면 너 꺼져' 하는 부분인데 남녀의 텐션이 느껴지는 희한한 장면.



근데 하필 그들이 뛰는 러닝머신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무게를 감지하고 조금만 어긋나면 쾅 터지는 폭탄인지라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도 없고 폭탄을 얼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무진장 걸리고 어쩔 수 없이 러닝머신 위에서 죽어라 뛰는 두 사람.


이제는 너 꺼져, 가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 언제 싸웠냐는 듯 서로에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너 섹시해 너 멋있어 거짓말을 마구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정신이 아니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폭탄 무사 제거 후 기절했다 먼저 깨어난 재하의 눈에 항아는 이제 전과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 이 두 사람이 다음 회차에 약혼을 하니 마니 하는 관계로 맺어지기 전 WOC 때문에 남과 북을 오가며 훈련을 받을 때는, 남자 대 여자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먼저 '믿음'을 시험하고 믿음을 쌓는 과정을 거쳤다.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극한의 상황을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이겨내는 동안 '신뢰'가 쌓인 것.


사실 재하는 왕족 타이틀 때문에 이재하, 라는 인간 그 자체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재하의 아픔, 이재하의 슬픔, 이재하의 고통, 이재하의 생각, 이재하의 마음,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왕제 - 대군이라는 휘장 밑에서 그 누구도 제대로 봐주지 못했다. 그것이 재하를 될대로 되라지 하는 심정으로 몰고 간 것도 컸다. 항아는 인간 이재하를 장점과 단점 모두 싸안아 있는 그대로 봐준 가족 제외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것이 재하가 항아를 절대 놓지 못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이 폭탄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훈련소의 안전을 체크하겠다며 지들 멋대로 들어와 훈련장을 헤집는 상황. 항아의 속옷이 든 가방을 남자들만, 그것도 외국의 남자들 앞에서 까보여야 하는 치욕적인 상황에서 이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었던 재하는 크게 내지르며 항아를 구해준다.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


남주 도대체 언제 사람 되냐며, 언제 멋있어지냐며 하소연하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아, 드디어!!! 했던 장면. 은시경도 항아도, 남북 교관들도 뺀질이 대군 이재하를 처음으로 다른 눈으로 보게 됐던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재하의 치명적인 약점.... 멋있는 게 오래 가질 모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와중에 남과 북에서는 재하의 결혼 얘기가 불거져 나온다. 남북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단계로 재하를 북한 여성과 결혼시키자는 것.


이게 바로 재하가 '어쩔 수 없이' 자조하며 살게 만든 왕족 타이틀이 재하를 죄는 수준이다. 결혼조차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는 것. 그것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북한, 그 북한 출신 여자와의 결혼이라니.


그리고 거론되는 사람이 재하와 항아라는 사실은 두 사람을 심란하게 만든다. 둘 다 미쳤냐고 펄쩍 뛰지만 두 사람 마음에는 이미 동요가 인 후다.



그동안 재하에게 항아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항아가 여자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게 되고, 항아에게 저도 모르게 조금씩 스며들게 된 모양이다. 항아와 결혼하는 건 미친 짓인데, 항아가 은시경과 하하호호 하며 눈싸움 하는 건 눈꼴시려 볼 수가 없다.


질투작전이냐며 으르렁대 보지만 항아에게는 먹히지도 않고, 오히려 질투하느냐는 말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성질만 난 재하. 이때부터였나... 애꿎은 은시경이 말려든 것은... 은시경과 항아는 한 번도 서로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품어본 적이 없건만, 지난번 모닥불 오손도손에 이어 아이 까르르 하하하 눈싸움 때문에 재하는 항아가 은시경을 좋아한다고, 은시경이 항아를 꼬셨다고 철떡같이 믿게 되고 그 말도 안 되는 질투가 장장... 9회인가 10회까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 말대로 진짜 뒤끝 쩐다...



12회까지 재하의 치명적인 매력이자 단점이 또 터져 나오느니... 어머 멋있어 - >역시 개샛기 - >그래도 좀 멋있어 - >역시나 개샛기 이 무한루트를 계속 탄다는 것이돠...


항아를 멋지게 구해줄 때만 해도 좀, 남주로서의 멋있음을 되찾나 싶더니 같은 팀 동료를 놀려먹어서(있는 정성껏 놀림)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갑자기 남북이 대치 상황에 처해 북쪽에 억류될 위기에 닥치자 재하는 자신을 도우려는 항아를 끝까지 믿지 못하고 쏴버린다. 다행히 항아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서 죽지는 않았지만 재하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죽이려 했다는 그 충격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다.


사실 이때 재하가 항아를 쏴버린 것은 위험해서가 아니라 배신감 때문이었다. 항아를 믿었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수준이랄까. 너 끝까지, 라는 재하의 말은 너를 믿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라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실 형과 북한 수뇌부의 '마지막 훈련'이었다. 남북 단일팀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이상 그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는가가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모든 것을 재하가 망쳐버렸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자신이 떠안겠다는 형에 재하는 미안하기보다... 빡친다.


이렇게 남북단일팀이 해산되고 그 모든 책임, 그 모든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재하는 웬만하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에 휘말리지 않으려 온갖 힘을 다하지만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있는 힘을 다 해 일을 마무리한다. 그것이 형이 보고 싶었던 재하의 가능성, 왕족으로서의 '무언가'이기도 하고 재하의 잠재력이기도 하며 그 힘이 결국 재하가 좋은 왕이 되는 길로 이끈다.



역시 이재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연한 표정으로 마지막 훈련이었던 60킬로 완전군장 뛰기, 걷기? 를 마치면 되지 않느냐고 큰소리치며 한밤중에 나갔지만 적당히 하다 중간에 봐줄 줄 안 거였다. 아니, 택도 없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60킬로를 뛰어야 하나 암담하던 차에 은근히 기다리던 항아가 나타난다.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재하. 참 항아는 대인배야. 자신을 못 믿고 총을 쏴버린 재하를 돕기 위해 60킬로 완전군장 행군을 같이 하겠다고 나서다니.


이 모든 것이 사실 재하가 원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다리 부상 때문에 고통도 엄청나고 이렇게 코너에 몰린 것이 열받고 억울하고, 재하는 미치겠다.


그때 독침인 줄로만 알았던 침통을 이용해 재하의 다리부상을 치료해주는 항아. 항아에 대한 무한믿음이 싹텄던 때가 이때가 아니었나 싶다. 항아한테 제대로 반한 때도 이때가 아니었나 싶고. 안 반하기엔 외로운 재하 옆을 유일하게 지켜준 사람이었고, 게다가 너무 예뻤어...



힘든 길을 꿋꿋이 가지만 다리부상까지 당했는데 안 그래도 힘든 길이 더 힘들다. 내가 왜 이 개고생을 해야 하나, 도대체 나한테, 내 삶에 선택권이라는 게 있긴 한 건가, 원해서 왕족으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져야 할 짐의 무게는 너무나 어마어마하다.


그나마 왕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수준이라니. 항아는 그냥 뺀질이로만 보던 재하의 또 다른 모습과 그 아픈 속을 보게 되고 재하에게 더 깊은 연민을 갖게 된다. 확실히 초반에는 항아가 재하를 더 좋아했어... 더 먼저 더 깊이. 재하는 빠져나갈 궁리만 했고.


너무 힘드니 포기시킬 생각에 드러누운 거였지만, 재하는 늦었어도 마치려는 의지를 보인다. 결국 시간 내에 미션을 성공시키는 재하. 남북 단일팀은 무사히 지켜졌고, 이제 둘은 서로를 완전히 남자와 여자로 보게 됐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도 됐다.


이런 아름다운 엔딩 뒤에 이어질 5회에는 뭔가 재하가 항아를 그리워하거나 하여간 뭔가 좀 더 발전된 것이 있을 줄 알았............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재하 이 나쁜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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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잡아먹으러 왔어 개당당하게 커밍아웃하긴 했으나 당장 잡아먹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으니, 인간과 요괴 내지 신선이 맺은 계약은 아주 강력해서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온갖 개수작, 아니 원숭이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으니....


정성껏 상처를 싸매주고 널 지켜줄 계약을 다시 맺으려고 하니 이전 계약을 파기하자고 꼬드긴다. 아니 그럼 그 전에 내가 널 잡아먹으러 왔어 커밍아웃을 하질 말았어야지 지금 와서 잘해주면 당연히 뭔가 의심이 들지 않겠냐구...


꽁으로 늙지 않은 진선미 파이팅임. ㅋ


잡아먹고 싶은데 잡아먹을 수가 없고 진선미는 시키는대로 안 하고 수작에 넘어오지도 않고 열 받아서 선미네 집 벽을 부수는... 이런 벽밀 세상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장의 피 냄새는 연꽃 냄새였다고 했나 하여간 요괴들과 악귀들에겐 견디기 힘든 유혹인 것 같다. 천년 신선 수행 중인 우마왕조차도 삼장의 피냄새를 맡게 되면 잠들었던 요괴 본능이 깨어나는 걸 보면.


이번 생은 망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다음 생을 기약하고 나한테 먹히는 쪽을 택하라는 택도 없는 소리를 계속 하는 손오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쒸 내 목숨 그냥 너한테 주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원숭이 샛기야


이번 회는 손오공이 금강고를 차게 되는 회차이기도 한데, 과연 그전에 손오공은 진선미를 잡아먹을 생각에만 골몰했나, 과연 진선미에 대한 마음이 - 비록 그게 남녀 간의 마음이 아니라 하더라도 하여간 그 어떤 마음이라도 1도 없었느냐, 진짜 먹이를 지키기 위해서만 잘해 줬나 하는 것을 알아내는 회차로도 쏠쏠하다.



자신을 풀어준 대가로 삼장의 업을 지게 된 삼장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을 가지고 삼장에게 잘해 주기엔 지나치게 나쁜 샛기라서... 뭔가 양심의 가책 비슷한 것을 느끼다가도 삼장 잡아먹을 때 발라먹을 양념 만들고 뭔가 찜찜함과 안쓰러움 같은 것을 느끼나 싶으면 또 양념 탄다고 지랄하고 ㅋㅋㅋㅋㅋㅋ 이넘의 원숭이 샛기... 피도 눈물도 없는 샛기...


금강고를 차고서도 저놈의 삼장 발라먹을 양념을 냉장고에 고이 간직한 것을 보면 손오공이 진선미를 완전히 사랑하게 되기 전까지 손오공에게 진선미는 금강고로 인한 주종관계(라고 하기엔 원숭이 샛기 반항이 지나치게 크긴 하지만)로 얽히고 계약으로 얽힌 관계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손오공 역시 자신의 마음이 금강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리얼 트루 라브인지 구별해낼 방법을 찾기 어려웠겠지.


어차피 진선미, 아니 삼장은 정말 탐나는 먹을거리이고 주종관계만 끝나면 잡아먹을 수 있는데 굳이 내 마음이 어떤가, 그것도 인간 여자에 대한 마음이 어떤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그러기엔 하여간 타고난 나쁜샛기라서)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언뜻언뜻, 진선미를 먹이로서만이 아니라 '뭔가 알 수 없이 자꾸 마음에 걸려' 지켜주는 모습이 보이는 걸 보면, 손오공도 진선미도 몰랐겠지만 금강고를 차기 전의 손오공 마음이 100% 나쁜 마음만은 아니었던 것도 같다. (99%는 나쁜 마음이었어...)


악귀가 망가뜨린 우산을 고쳐서 진선미에게 돌려주고 위험하니까 깜깜한 골목에 오래 있지 말라고 얼른 보내고...



삼장, 아니 진선미는 손오공이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자신을 잡아먹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그걸 이용해서 안전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삶이었지만 열심히 살아온 자신이 대견하다 말하는 선미를 보고 또 마음 한구석이 뜨끔해진 손오공. 뭐든 본능대로 살고 움직이는 원숭이샛기에게 인간이 가지는 절실함이 이해될 리 없다. 9회에도 절실함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간절하다'는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선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풀리면서 선미의 생에 대한 간절함, 평범한 삶에 대한 간절함,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간절함이 선미를 움직이게 하고 그게 또 손오공을 움직이게 하니까.


뭔가 좀 느끼는 것 같으면 양념 만들고 뭔가 좀 깨달은 것 같으면 나한테 생을 포기하라고 협박하고 회유하고 뭔가 좀 이 원숭이샛기 마음이 움직이나 싶으면 화내고 으르렁대고 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 집에 돌아와서 아 왜 자꾸 마음이 찜찜해 저런 표정이고...


생은 아무도 없는 불 꺼진 놀이공원 같은 거라며 몰아붙이다가 선미가 금강고 선물 주자 그게 뭔지도 모르고 생애 처음 주는 선물이라니까 덥석 받아서 고민하는 원숭이 샛기... 인간의 외로움까지 이해하기 힘들어도 잡아먹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는 와중에 들은...


'고맙다'는 한 마디는 아무리 천하의 손오공이라도 뭔가 마음을 무겁게 하기 충분했을 거다.



이 와중에 매물 보러 갔다가 색정귀에게 낚인 진선미를 구하러 온 손오공. 정말 먹이를 구하러 온 거 맞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선미를 위해 스스로, 직접 금강고를 차고 선미의 손을 잡는 손오공. 


수보리존자의 말을 들어보면 천계에서는 여기까지 전부 다 짐작하고 미리 손을 쓴 듯한 느낌이다. 선미가 뭐든지 다 파는 방물장수의 가게에서 흉사랍시고 금강고 작동방법까지 보게 했으니. 정말 흉사가 맞는 건가... 


이 혼란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로잡기 위해 삼장이 있어야 하고 - > 그 삼장의 업을 받아 수행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 그걸 진선미가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지게 되고 - > 그렇지만 인간인 진선미에게는 악귀를 물리칠 능력이 없으니 진선미를 위해 악귀를 물리쳐줄 힘센 누군가가 있어야 하고 - >그게 손오공이 딱인데 - > 손오공 이 샛기는 원래 드릅게 말 안 듣고 - >말을 듣게 하자니 금강고를 채워야겠고 - > 그래서 선미를 시켜 금강고를 차게 만들다, 가 천계의 플랜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어째 뫼비우스의 띠다. 손오공을 풀어주지 않았더라면 선미는 삼장이 되는 벌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선미가 자신을 풀어주지 않았더라면 금강고도 안 차고 오행산에 손오공은 계속 갇혀 있었을 것이고 -> 선미는 자신에게 자유를 준 사람이자 자신을 묶어두는 사람인 것이다. 자유롭기 위해 선미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자유는 선미에게 묶여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금강고 작동방법이 뽀뽀인 것도 천계의 수작인.... 거야? 둘은 그럼 강력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거, 맞지? 그 인연을 이용해 이 세계도 구해 보려고 천계에서 손 쓴 거 같은데... 근데 사령이나 쥐어주고 하아 원숭이샛기보다 더 얄팍하고 치사한 천계 같으니...



선미가 뽀뽀를 했던 것도 미리 본 흉사를 알려준 항아리 때문이었으니, 결국 이 모든 것은 천계의 플랜.


금강고가 작동을 시작하면서 심장을 찢는 고통을 얻게 된 손오공. 원작 서유기에서는 삼장법사가 말 안 듣는 손오공을 제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머리에 씌워 놓았는데 화유기에서는 손목에 채우고 금강고의 주인인 삼장을 사랑하게 만들게 한 것은 아주 대단히 잘 만든 도구 같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으로 손오공은 어차피 삼장을 사랑하게 되어 잡아먹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금강고가 손오공이 나중에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줄 강력한 매개체가 된 느낌이랄까.


이제 어쩔 수 없이 삼장을 사랑하게 된 손오공은 삼장을 지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삼장, 아니 선미를 색정귀의 세상 밖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그 안에 갇힌다. 이제 네가 나를 부르면 어디든 너를 '구하러' 달려갈게, 선미의 기억을 돌려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그러니까 선미와 손오공의 계약의 포인트는 '지켜준다'는 데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손오공 이름을 중얼댄다고 손오공이 나타날 수 있는 게 아니라 손오공이 선미를 '지켜줄' 상황에서 선미가 손오공을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원래 오리지날 선미와 손오공의 계약이었고, 금강고는 손오공으로 하여금 그 계약을 무슨 일이 있어도, 토 달지 않고, 반드시 지키게 만드는 수단인 것인데...


손오공이 선미를 '지켜줄' 상황이 아닌데도 선미가 자신을 부르길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지게 되는 것, 손오공 스스로 그 계약 내용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 손오공이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지 않았나 싶다. 불행히도 선미는 금강고 때문에 오히려 손오공의 진짜 마음을 더더욱 알 수 없게 되어 버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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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유기까지 건드릴 생각은 없었지만 이왕 블로그 살리기로 한 거 이것도 한 번 파보기로 했다... 이러다가 휘리릭 때려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손오공이 매력적인 나쁜시키를 계속한다면 아마도 느리지만 계속 끄적거리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드라마들이 죄다 나쁜놈이 남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현실에서는 절대 도망가야 할 넘들이 세트로 남주인 드라마만 다루다니 나 그런 사람 아닌데....닌데... 아 몰라(아무래도 기분나쁜 말투)


화유기는 <서유기>를 모티프로 만든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서유기의 뼈대를 가져와 인물을 재창조하고 귀신 이야기를 갖다 붙인 건데, <주군의 태양> 때부터 느꼈지만 홍자매는 아무래도 귀신 이야기에 꽂혔나봐... 사실 홍자매가 아주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잘 본 드라마도 있고(ex. <주군의 태양> <최고의 사랑>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배우들 필모에 깊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드라마는 안 본 것도 있고(ex.빅(똥)) 그렇다.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포스팅까지 해야 하나 망설인 것은 사실인데, 9회 책장수 얘기를 보니 떨어져가던 흥미가 살아나서 결국 이렇게... <주군의 태양> 때부터 느꼈지만 홍자매는 가벼운 드라마를 쓰지만 에피소드마다 나름 사회적 문제를 다루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책장수 이야기는 아동학대에 대한 얘기인데, 이건 9회 포스팅에서 다루겠지만 아무튼 <화유기>의 귀신 에피소드들이 그저 손오공과 진선미를 가깝게 만들려는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나름의 주제의식이 있다.


무튼, <화유기>는 악귀를 보는 아이 진선미가 좀 더 튼튼한 우산(악귀로부터 지켜주는 우산)을 얻기 위해 우마왕에게 꼴딱 속아 부채를 가지러 오행산에 발을 디디는 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저 귀신을 안 보고 싶은 어린아이를 꼬셔서 오행산으로 들여보낸 우마왕 소샛기... 역시 요괴는 요괴였어.


근데 보면 볼수록, 과연 우마왕이 손오공을 풀어줄 의도가 1도 없었는가 싶다. 손오공이 풀려나는 바람에 천년 내공에서 백 년이나 깎였다고 절대 그럴 의도 없었다고 펄쩍 뛰지만 그냥 밀고 들어와 집터가 좋다는 이유로 뭉개고 있는(아 물론 주차도 꿀) 손오공을 참고 견디는 거 보면 일부러 풀어줬나 싶기도 하고 그 후로 줄곧 당하는 거 보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단 말이지.



아무리 요정님에게 부채만 갖고 나오겠다고 약속하고 들어갔다지만 악귀를 보는 아이가 손오공을 마냥 모른 척 할 수가 있을 리가...


게다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말에 앞뒤 없이 홀딱 믿고 손오공을 꺼내주게 되고 만다. 그 와중에 똘똘하게 '계약'을 하긴 했지만...


언제든지 내 이름을 부르면 널 지키러 달려올게, 손오공 시키 처음부터 지킬 마음 1도 없는 약속을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덜컥 해서 애를 꼬셔가지고 오행산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손오공은 이때는 꿈에도 몰랐겠지. 결국 자신이 이 약속에 매이게 될 거라는 거. 나중엔 스스로 이 약속을 지키고 싶어지게 될 거라는 거.



밖으로 나오자마자 개당당하게 진선미의 기억 - 자신의 이름 - 을 홀라당 빼 버리고 언제든 부르면 달려온다니까 개소리 시전하는 손오공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개뻔뻔한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나쁜 놈이야 쿨하게 인정하는 손오공. 손오공의 매력 중 하나는 솔직하다는 거다. 나 나쁜 놈이야, 내가 밖으로 나오려고 너 이용했어, 기억은 내가 없앴어, 그래도 네가 부르면 난 달려온다니까? 솔직하게 줄줄줄 속을 뒤집는다. 안 그래도 악귀들 때문에 살기 힘든 애한테 뭔 짓이여.


더 나쁜 건, 진선미는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벌'을 받게 된다는 거다. 그 '벌'이 뭔지 9회에서야 명확하게 밝혀졌다.


진선미는 악귀들을 물리치는 '삼장'의 업보를 지게 된다,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원래 선미는 악귀를 보는 재능?(무시무시한 재능이군) 능력? 같은 것을 이미 갖고 있었기에 악귀를 보는 걸 '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악귀를 '물리쳐야' 하는 일이 '벌'이 된 거다. 



벌을 받는 중이라 천계에도 못 돌아가고 술도 못 마시고... 악귀를 물리쳐 포인트를 쌓아 천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또 다시 승급심사에서 떨어졌다는 얘기에 다 때려치라며 있는 성질 없는 성질 다 부린다. 영영 천계로 못 돌아가도 좋으니 삼장을 잡아먹어 최강 요괴로 업그레이드 하고 걍 신선은 때려치겠다는 거지.


나찰녀 때문이긴 하지만 삼장을 잡아먹는 대신 신선 되려고 열심히 수행 중인 우마왕에 비하면 벌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제천대성 손오공인데 나 천계 안 돌아가도 노상관 걍 삼장 잡아먹고 여기서 잘 살래 마인드는 정말이지 우마왕 빡치게 하기 딱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인지 운명적인지 다시 선미를 마주치게 된 손오공. 늙었다고 말끝마다 구박이지만 어쨌거나 선미를 알아본다.


선미는 손오공이 약속을 지킬 거라고 찰떡같이 믿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자신을 구해주러 나타날 거라고. 언젠가는. 그러고 25년을 기다렸다.


인간의 절실함을 이해 못하는 손오공은 계속 마음이 찜찜한 이유를 모르다가... 하선녀가 술에 비유해주고 진한 감정이입을 하고야 만다. 너무나도 마시고 싶은 술을 못 마시는 심정=선미가 언젠가 손오공이 나타나서 구해주길 바라는 심정 이라고 하니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무튼 그만큼 '절실'하다는 거지.


선미에게 그 대상은 '손오공'이고 지금의 손오공에게 그 대상은 '술'일뿐.


이때는 금강고를 차기 전이고 아직 선미가 삼장이라는 것을 모르는 때인데도 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신에게 화내는 선미가 은근히 신경이 쓰였던 걸 보면, 손오공은 선미를 사랑하게 될 운명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선미가 손오공을 꺼내줄 때부터였을까, 천계에서 그런 것까지 미리 손 쓴 걸까...



삼장은 요괴들이 가장 탐내는 먹을거리.


삼장의 피에서는 달콤한 연꽃 향이 나고 그 피냄새에 이끌려 수많은 요괴들이 달려온다. 물론 삼장의 피냄새에 이끌린 건 악귀들만은 아니다.


손오공도 우마왕도 모두 다 삼장의 피냄새에 심하게 이끌린다. 손오공은 제천대성인데도(그러니까 신선 같은데... 다만 벌을 받고 천계로 못 돌아갈뿐) 이끌리는 걸 보면, 지상에 있는 모든 인간이 아닌 것들에게 삼장의 피냄새는 물리치기 어려운 강한 유혹인가 보다.


왜 하필 진선미.

고약하게 늙고 있어도(!!!!) 어쨌든 좀 찜찜한 마음까지 들게 했던 진선미. (그러나 미안한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음)

왜 하필 진선미냐 삼장이.

아, 갈등 1초.


그리고 당당하게 커밍아웃.


너 지켜주러 온 거 아냐. 너 잡아먹으러 왔어.


전무후무한 남주 아닌가. 여주 잡아먹으러 온 것도 모자라 그걸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남주라니. 

여주에게 가장 위험한 놈이 다른 사람(아, 사람 아니지)이 아닌 남주 ㅋ

저 특유의 시니컬하고 못돼처먹은 미소 나올 때마다 섹시한 건 아마 내가 썩은 탓이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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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나름 잘 버무리(려)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이재하와 김항아는 남과 북이라는, 그리고 대한민국과 북한이라는 두 나라를 가장 잘 대변한 그리고 가장 잘 대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뭔 말인지는 극이 진행되면 알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대한민국의 지도자 상으로 꼽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가장 근접했던 이가 재하의 형이었던 재강이 아니었나 싶은데, 입헌군주국의 국왕이라는 자리는 명예와 지위가 주어지는 대신 힘은 없고 지켜야 할 것은 많은 답답하고 어려운 자리 되겠다. 그래서 재하는 절대 왕은 하지 않겠다 만날천날 노래를 부르지만 사실 왕이 아닌 왕의 동생 자리는, 지켜보는 눈은 많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고, 요구당하는 것은 대단히 많아 더더욱 답답하고 어려운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국왕인 형이, 동생의 감정이나 생각보다 남과 북의 평화 같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동생을 이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동생의 결혼 자리까지 좌지우지하려 했던 것을 보면. 사실 재하는 형을 되게 좋아했고 재강 역시 재하를 아꼈지만 국왕이라는 위치는 그것을 뛰어넘는다. 그건 재하가 국왕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암튼, 재하는 제대하자마자 형의 마수에 잡혀 WOC - 국제 장교대회에 팀원으로 차출되어 끌려 나간다. 같은 조원 중 하나가 은시경 대위. (조정석 씨가 이 역할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그리고 북한 팀원들은 여자가 있다고 해서 기대했더니 김항아.



"동지 안 한다니까."


항아가 자신을 자꾸 리재하 동지라 부르는 것 자체가 싫은 재하. 재하에게 항아와 북한 팀원들은 빨갱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억지로 끌려나온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북한 장교들이 좋을 리가 있나.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부딪친다.




"인민의 적 리재하, 보는 즉시 사.살.하.라."


항아는 재하를 화장실로 유인해 재하를 단숨에 때려눕히고 자신이 특수부대 출신, 즉 요인암살을 주로 담당하고 가르쳐온 교관임을 밝히며 그래서 내가 니 엉덩이에 점 있는 것까지 다 안다 - 즉 말 안 들으면 죽여 버리갔어, 를 통해 재하를 길들이려 한다.


이게 1회 엔딩이었고 20회 엔딩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엔딩이었다. 두 사람의 현재 상황과 관계가 단번에 정리되는. 


일단 위력에 눌려 잘할게요, 를 외치지만 삐딱한 이재하 성격에 안 그래도 뒤끝 쩌는 인간이 이걸 그냥 넘길 리가 있나. 그래서 2회에 최대의 개샛기 모드를 발동시키는 이재하.



1단계. 자신의 살물결(!) 종류가 많음에 감탄하는 항아에게 면도크림을 크림이라고 속여 철떡철떡 바르게 하기.


항아와 재하는 훈련 기간 동안 어찌 하다 보니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할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진 셈이다.


바로 항아의 반격. 북한 팀원들과 짜고 재하를 위협하여 땡땡이 농땡이를 부리면서 훈련하려 들지 않는 재하를 억지로 훈련에 끌어내려 한다. 성공하나 싶었지만 그 모든 것을 벼르고 벼른 재하의 특급 반격이 있었으니...


이넘이 항아가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싸움에는 강하지만 연애는 한 번도 못해본 맹탕에 남자 보는 눈은 코딱지만큼도 없고 연애에 나름 환상이 있는 천상 여자라는 것을 귀신같이 눈치채고 그걸 이용해 먹는 거다...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서 그걸로다가.




2단계. 위로하는 척 은근슬쩍 다가가 슬쩍슬쩍 스킨십 하기.


항아도 여자라는 사실을 최대한 맥시멈으로 이용해 항아를 살짝 들뜨게 하기.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다 동지로서 격려하는 척 하면서 항아 흔들어 놓기.



3단계. 아무리 많이 봐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안 가는데...


재하가 너 나한테 간밤에 무슨 짓 했냐 따지는 항아에게 눈 동그랗게 뜨고 아무 짓 안 했다 한 후 돌아서서 피식 웃는 것으로 봐서 현실에 한 표 던지겠다.


맘에 없는 여자에게 복수를 위해 귀밑 키스까지 할 줄 아는 치밀한 나쁜 샛기.


그걸로 항아는 더더욱 심란해진다. 혹시 나도 매력이 있고 그래서 저 남조선 뺀질거리는 아샛기도 관심을 가질 만한 그런 멋진 여자가 아닐까.

재하가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재하가 일단 겉보기는 멀쩡하고 잘생겼으니 항아에게 갑자기 잘 해주면서 너 매력 있다 마구마구 뽐뿌하면,

돌부처라도 흔들리는 건데 거기에 사랑과 연애게 환상이 많은 항아였으니 오죽했을까.



그래놓고 저런 비열한 표정으로


"넌,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이재하. 항아에게 상처 줄 생각이었다면 아주 제대로다. 거기다 2회 엔딩은 넌,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저 말 듣고 눈물 흘리는 항아의 모습, 저 부분에서 끝...

그리고 일주일 기다림. 대환장.


이 부분에서 얼마나 깐족거리고 짜증나고 비열하게 굴었는지, 이승기가 아니었다면 그 몸이 죽고 죽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수준으로 까였을 거야.

이승기의 평소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가 커버쳐 줬음에도 불구하고 개샛기 소샛기 소리 다 나오고

나는 얘 개과천선하는 거 못 기다리겠다 하면서 떨어져 나간 여성 동지들을 주변에서도 봤으니 말 다 했음.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이었다면 이게 개샛기력 맥시멈이었다는 거. 사실 남주의 조건을 완전히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이 이상 개샛기이기도 힘듬.

여자를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욕하거나 함정에 빠뜨리는 진짜 개샛기를 드라마 남주로 쓸 순 없잖...

근데도 이 장면은 돌려볼 때마다 개과천선하여 꽉 잡혀 사는 이재하를 알면서도 피꺼솟하게 되는,

정말 복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이 비슷한 짓거리를 5,6회에서도 꾸준히 하시는 이재하. 

이후 오 좀 멋있네 괜찮네 - > 역시 넌 개샛기 이 구간을 몇 번이나 도는 건지, 뫼비우스의 띠라도 올라탄 거였냐 이재하...


여주에 대한 자기 마음을 완전히 인정하고 항복한 게 개인적으로 12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재하의 개샛기력은 전무후무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남주 앞으로도 없지 싶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재하가 매력적이라는 게 함정이야. 이상해... 이상한 넘이야...


개샛기 구간은 최대한 빨리 패스하려 했는데 왜 처음부터 잘 안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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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무도 안 읽을 리뷰를 혼자 정리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에는 어쩌다 보게 된 <화유기>가 있었으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유기>에 대한 것은 일단 내비두고, <화유기>에서 이승기 씨가 맡은 나쁜시키 '손오공'이란 캐릭터를 보다 보니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렇다. 아마 아침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나 여주를 임신시키고 나 몰라라 하는 막장 스타일의 나쁜시키들은 차고 넘치겠지만, '매력적인' 나쁜시키를 남주로 찾아보기 거의 힘든 드라마 판에서, 나쁜시키계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놈이 있었으니 이름하야 <더킹투하츠>의 이.재.하.


그리하여 이 드라마가 급 땡겨 쌩돈을 들여 전체 방송을 다시 보기에 이르렀고 그때보다 더 홀릭하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해버렸...



<더킹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남북문제를 다룬, 소재가 아직도 너무나도 아까운 신개념 드라마이다.


초반에는 좋았더랬지. 그러나 김봉구의 마술쇼가 길어지면서 메인커플이 실종되기까지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면서 벌여놓은 사건도 수습 잘 안 되는 막장 테크를 타기 시작해 결국 창대한 끝을 보지 못했던 어찌 보면 비운의 드라마다.


그러나 다시 보니 단지 그것만으로 놓치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는 다음 분들에게 추천한다.


- 배우 이승기 씨의 팬

- 하지원 씨의 팬

- 인내심이 아주 많은 분

- 시간이 남아 돌아 뭐든지 다 견딜 수 있는 분

-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분

- 던킨도너츠가 드라마를 지배해도 별로 구애받지 않는 분(도넛 알러지가 없는 분)


그리고


- 그 외 모든 분들은 시청 금지



세상에 다시 없을 개샛기에서 늠름하고 믿음직한 왕으로 재탄생하기까지, 이재하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캐릭터다.


책임회피, 빠져나가기, 머리굴리기 이 분야 세계 챔피언인데다 깐죽대기, 뒤끝쩔기가 특기이고 한 번 돌면 아무도 못 건드리는 또라이에다가 질투는 뒤끝과 합쳐져 만리장성을 쌓을 태세인데 매력이 쩐다. 


현실세계라면 도시락을 삼천 개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이재하의 연인이자 마누라이자 동지 역할을 끝내 해낸 김항아는 요인 암살과 대남감시가 주임무인 특수부대 출신이라 웬만한 놈들은 한 손으로 때려눕히면서도 천상 여자인 대조적인 매력뿜뿜인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러니 '배우' 이승기 씨와 하지원 씨의 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드라마다. 특히 이승기 씨에게 이 드라마는 연기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본인이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아직까지 이재하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가, 이승기 씨의 이후 드라마에서 이재하만큼의 연기 스펙트럼이 나와주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다. 그만큼 이재하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지원 씨는 사실 좀 많이 아깝긴 한데... 액션 씬이 워낙 많아 몸고생을 많이 했기에 그 고생이 아까워서라도 팬들이 꼭 챙겨봐줘야 할 것 같다. 물론 연기도 쩐다... 김항아처럼 복잡한 내외면의 소유자이면서 매력적이려면 하지원 씨 말고 다른 분이 연기하면 안 됐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재하가 인간이 되길 기다리는 그 무수한 시간(장장 12부까지... 20부작 중에 12부!!!) 견뎌야 하는 '남주의 개샛기 구간'이 너무 길었던 관계로 이 드라마는 결국 시청률 쪽에서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2부의 이재하는... 평소 이승기 씨의 반듯한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복날 먼지 날때까지 맞아야 할 만큼 개샛기라 이때 포기하고 나가 떨어진 여성 시청자가 많지 않았나 싶다...(엔딩을 그렇게 내면 안 되는 거였어)



# 드라마 시청상 주의


- 남주의 개샛기 구간을 견뎌라(특히 초반 특히 2부와 5부)

- 남주의 개샛기- 회개 - 좀 나아지나? - 다시 개샛기 무한 리턴 구간을 견뎌라(개샛기력이 조금씩 떨어지기는 한다)

- 여주의 북한 사투리와 북한 풍경에 기질적으로 알러지 현상을 나타내는 분은 절대 시청 금지

- 한 번도 안 본 분이라면 정주행을 권하지만(생각보다 스토리가 복잡한데다 전무후무한 장치들이 계속 나오므로) 봉구의 마술쇼는 건너뛰어도 무방



이 모든 것을 견디면 '우리 항아'를 한 명이라도 더 좋아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남주를 마지막에 만날 수 있다.


이 포스트는 앞으로 철저하게 아하커플만을 파헤칠 것이며(가끔 이재하 매력 구간을 탐구하기도 할지도...) 오직 아하커플만 다룰 것이라 줄거리를 모르면 살짝 헷갈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남주 개샛기 구간은 쾌속버튼을 눌러 재빨리 지나갈 것이며 남주 매력구간과 가문 논에 스프링클러 돌리듯 나오는 커플 구간은 별 시답잖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아주 철저히 한쪽에만 치우친 편파적인 포스트가 될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왕인 형이 남북평화를 위해 WOC(전세계 장교대회 - 물론 현실에 없는 대회로 전세계 장교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대회라나 뭐라나)에 동생인 재하를 제대하는 날 장교 시켜준다고 속여서 훈련 장소로 끌고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형 너무 했어... 아무리 남북평화가 중요했다지만 제대하는 날 속여서 끌고 오다니)



여주는 서른 해 동안 한 번도 못해본 연애를 해서 시집가기 위해, 당에서 괜찮은 놈들을 공수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북한 장교 대표로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은 사기와 음모(!)로 점철된 시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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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짜 마지막이다. 나 혼자 무슨 영광을 보자고 달렸는데 그것도 끝이라니 나 혼자 시원섭섭하구만...

 

아무튼, 코토코와 이리에 군은 시작은 미약했어도 끝은 창대한(?) 생일을 보냈다. 그리고 독감이 도쿄를 덮친다.

 

 

생일 선물로 반지를 받은 지 어언 두 달이 지났건만, 코토코는 아직도 황홀경이다. 이리에 군이 직접 챙겨준 첫번째 선물이고, 하필 그 선물이 반지라서 코토코에게는 더더욱 의미가 깊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는 게 의미심장하다는 건 엔딩 부분에 이르러서야 알았다...

 

킨짱은 영국의 크리스 집으로 건너가 결혼식을 올렸다. 별장으로 쓰는 성(캐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는데... 어마어마하네. 허허허.

 

아무튼 이렇게 모두 행복한 마무리를 맞나 보다 했는데...

 

 

 

지독한 독감이 이리에네 집 뿐만 아니라 전 도쿄를 덮친 듯 하다. 병원은 독감 환자들로 넘쳐난다.

 

하도 환자가 몰려서 외과에서 지원을 나온 이리에 군과 코토코. 코토코는 지원 나와 이리에 군과 함께 일하게 된 게 마냥 행복하다.

 

 

그러나 그때부터 살인적인 스케줄의 시작.

 

제대로 집에 들어갈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진다.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코토코 너 몸이 좀 이상하지 않아?"

 

이리에 군은 잠시 쉬는 시간에 코토코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몸이 불편하지는 않는지, 밥은 제대로 먹는지, 등등등.

 

나도 강행군에 코토코가 독감 증세를 보이나 아주 잠시 속았지만, 아.... 이 대단한 넘. 도대체 자기 마누라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야... 자기 아내 몸 상태에 대해서는 아내 본인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코토코 증세가 모두 임신 증세였어... 코토코의 몸 상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코토코보다 더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묻는 건데, 정작 코토코 본인은 꿈에도 그 쪽 생각은 안 하고 있어......

 

 

 

밤 늦게 찾아온 응급환자. 유리조각이 박힌 아이다. 침착하게 치료를 유도하고 이리에 군이 치료할 수 있게 돕는 코토코.

 

아이 엄마가 코토코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돌아갔다. 처음으로 간호사로서 칭찬을 받았군, 이란다..... 이리에 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때 '엄마'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얘기하던 것도 나름 복선이었다. 3분 후에 밝혀질 사실에 대한 복선.......

 

 

 

코토코는 병원에서 쓰러진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 때문에 저 정도로 놀라는 일이 흔치 않아서 이 짧게 스쳐 지나간 장면이 어쩐지 좋다. (변태스러워...)

 

집에서 깨어난 코토코. 다들 독감에 걸린 줄 알고 걱정하고 있었지만..........

 

 

역시 의사는 의사구나...

 

단도직입적으로, 지극히 의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니까 이 넘... 마누라가 생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단 거다.

 

문득 지난번의 임신 소동이 떠올랐다. 그때 이리에 군은 임신이 아닐 거라는 것을 99% 확신하고 있었고, 병원에 가서 확인도 안 해보고 소동을 벌인 것을 어이없어 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이리에 군은 100% 확신이 있는 거다. 그러니까 가족 앞에서 바로 물어보고 확인하지...

 

 

 

원작이 임신에서 끝난다고 들었는데, 드라마 역시 딱 이 부분에서 끝난다. 공식적인(?) 엔딩은 그렇다.

 

하긴 이 부부는 부부이긴 하지만 워낙 연애하는 커플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제대로 된 연애 없이 지독하게 썸만 타다 바로 결혼에 골인했던지라 결혼 생활이 연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던 것 같다. 아이가 없는 것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두 사람은 부모가 된다. 부부로 사는 것과 부모가 되어 부부로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차원이 다른 세계에 진입하는 것. 어쩌면 연애의 열정은 줄어들지 몰라도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이라든지 결속감은 훨씬 더 강해진다.

 

모든 가족이 깜짝 놀라는 가운데, 드디어 '장난스런 키스'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배우와 제작진의 이름이 올라가는 가운데 보이는 화면은 모두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깜짝, 서비스 에필로그인 셈이다.

 

 

딸을 바라는 시어머니 분홍 용품 사재기.

 

 

간호학과 친구들의 축하.

 

 

아들을 바라는 시아버지의 아들 용품 사재기.

 

 

아내의 무덤 앞에서 딸의 임신 소식을 전하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눈시울이 붉어지는 아이하라 상.

 

 

정말 진심으로 코토코의 행복을 빌어주게 된 케이타의 축하(?).

 

 

기뻐하는 유키와 코노미.

 

 

기뻐하는 진코와 사토미.

 

 

기뻐하는 킨짱과 크리스. 촌스럽다더니 저 옷 계속 커플룩으로 입고 있어 ㅎㅎㅎㅎ

 

 

비로소 임신을 실감하고 설레는... 부부.

 

그리고 부부는.... 딸을 얻었다. 환상처럼 뿌옇게 처리된 부부의 미래 어느 봄날. 부부는 딸아이와 산책을 한다.

 

 

"이리에 군." "응" "아무것도 아니야."

 

"코토코." "응?" "아무것도 아니야."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두 사람.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가슴으로 느끼는 부부.

 

너무나도 행복하고 편안해 보여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부부는 그래, 도쿄 어딘가에서 행복하고 즐겁고 명랑하게 잘 살고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너희 덕분에 참 행복했어, 코토코 그리고 이리에 군. 행복하게 잘 살아~~

 

 

드디어 마지막 회.

 

원작자 본인과 남편의 얘기가 '장난스런 키스'의 뼈대를 이루었다는 얘길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원작자는 안타깝게도 연재 중 임신성 뇌졸중인가 뇌출혈인가로 급작스레 사망하는 바람에 '장난스런 키스'는 미완으로 남게 됐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은 코토코 - 즉 샹친의 야맹증 설정을 꾸준히 유지하고 작은 에피소드를 주다가 마지막회에 그 야맹증을 이용해 독창적인 엔딩을 만들어 냈다. 그 엔딩에서 두 사람의, 특히 이리에 군 - 그러니까 즈슈의 샹친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깊고 큰 지, 두 사람이 앞으로 그 어떤 고난도 손을 꼭 맞잡고 이겨나가겠구나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어서 참 감동적이었다.

 

그에 반해 일본판은 지극히 원작 중심이다. 엔딩은 코토코의 임신으로 끝난다. 그 후에 임신 소식을 주변에 알리는 것과 아이를 낳은 후의 행복한 일상을 살짝 보여주긴 했다. 어찌 보면 지극히 '러브 인 도쿄'스럽고 깔끔한 맺음 같기는 하다.

 

16회는 두 번으로 나눠 정리할까보다. 많이, 아주 많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이리에 군과 코토코의 데이트 에피소드 하나, 코토코와 이리에 군의 콤비 플레이와 임신 얘기가 둘.

 

 

이리에 군과 멋진 생일을 보내는 꿈을 꾼 코토코.

 

꿈의 내용을 재현하는 아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이리에 군. 부은 얼굴로 쳐다보지 마, 보다는 낫지만............ 허허허허허;;;

 

그 달콤한 일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데 코토코는 좌절한다.

 

코토코의 생일은 매번 시어머니가 아주아주아주 성대한 파티를 열어 축하해 주었다. 사실 이리에 군이 따로 챙기려야 챙길 수 없는 그런 상황이긴 했는데, 그래도 선물 하나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잖아........ 어머니가 아내 생일 축하 파티를 열면 마지못해 참석하는 게 끝이었다는 이리에 군. 아내 생일조차 기억 못하는 눈치다. 그 좋은 머리, 한 번 들으면 안, 아니 못 잊는다면서 아내 생일을 기억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어련히 어머니가 알아서 요란한 파티 준비하려니.... 이리에 군은 뭐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긴 하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에게 생일 선물을 한 번도 못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생일 선물도 그렇고, 아예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다.

 

이리에 군 성격 자체가 무슨 무슨 날이라고 선물 챙기고 뭐 그러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친구들이 이혼감이라고 할 만 했어.

 

이번엔 반드시 선물을 받아내고야 말겠다고 으쌰으쌰하는데 간호학과 친구들은 모두 실패에 걸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토짱이 한 명쯤은 성공에 걸어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이리에 군의 성격과 이리에 군과 코토코의 관계를 너무 잘 아는 게 탈이다.

 

코토코는 후나츠를 꼬셔 당직을 바꾸게 만들려고 한다. 친구와 데이트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한 건데 친구는 과연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나미짱에게 유키와 결혼시켜주겠다고 무작정 약속했던 게 떠오르네)

 

 

처음엔 시큰둥하게 난 관심없어, 하던 이리에 군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너무했다 싶었나 보다.

 

그럼 이번 생일에는 뭘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 코토코가 꿈꾸는 생일은 단 둘이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이 수만큼의 장미를 받고 등등등 이리에 군과 단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이다.

 

알았다고 하는 이리에 군의 말에 하늘로 날아가는 코토코. 유독 코토코는 만화적인 연출이 많았지만 이건 진짜 너무 만화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가 하도 만화스럽게 방방 뜨니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리에 군은 무조건 진중해야 했을 것 같기는 하다.

 

드디어 단 둘이 생일을 보낼 수 있게 된 코토코. 너무너무 들뜨는데.............

 

 

아니 이런 참담한 결과가..........

 

이리에 군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미용실에 갔는데 정말 괴상망측한 꼴이 되어 버렸다.

 

가는 길에 발견한 응급환자. 코토코는 이제 제법 프로 같다. 환자를 잘 케어해서 응급구조대에게 넘기는가 싶었는데............... 환자의 가방을 챙겨주다가 친구로 오인받아서 같이 구급차에 끌려가고 말았다. 어디 감옥에라도 끌려가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가 환자를 살피는데 사람들이 간호사였나봐, 난 술집 여자인 줄 알았어 수군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덕분에 코토코는 약속 시간에 두 시간이나 늦었고 안 그래도 이상한 꼴은 더 이상해졌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약속 장소인 로얄호텔에 도착한 코토코.

 

 

 

이런 꼴로 이리에 군을 어떻게 만나느냐고 울먹이는데, 이리에 군이 나타난다.

 

네가 다친 줄 알았잖아. 사람 놀래키지 마.

 

하긴 피투성이로 두 시간이나 늦었으니 아무리 이리에 군이라도 놀랄 만 하다. 그래도 상황판단 빠른 이리에 군, 코토코가 심각하게 다친 건 아니라는 것을 아는구나.

 

예약했던 레스토랑은 이미 문을 닫았고 코토코 꼴로는 어디 갈 수도 없다. 얘네는 데이트 세 번 중 두 번이, 코토코 꼴이 엉망진창이 되는구나.

 

그 와중에 장미 스물 여섯 송이와 케이크, 플래카드까지 주고 사라지는 시어머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 플래카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이리에 군이 할 만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리에 군, 많이 변한 게 느껴진다. 아마 코토코가 왜 그런 꼴로 늦었는지 다 듣고 난 후여서 코토코가 더욱 더 사랑스럽게 보였을 수 있지만... 미소를 띠며 생일 축하한다고 말한다. 그런 말도 아마 이리에 군에게서 처음 듣는 것인 듯 놀라는 코토코.

 

말 한 마디 하는 게 머가 그리 어렵나 이리에 군.... 앞으로는 좀 해 주라 주

 

 

 

이미 선물 다 사 놓고 어떤 선물이 갖고 싶으냐고 묻는 이리에 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코토코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다. 이리에 군에게 선물을 받고 싶지만,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바로 이리에 군의 마음인 여자. 그러나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선물 하나 못 받은 걸 아예 모르고도 잘 살았겠지. 세상에서 이리에 군이 제일 소중하고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여자.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이리에 군만 있으면 되는 여자. 이리에 군은 아마 사호코와 결혼했으면 매년 예의와 격식을 차려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고 선물을 줬을 것 같다. 코토코라 함부로 대했다기보다는, 코토코라서 이리에 군이 한결 편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좀 잘 챙겨주라고. 그럼 더 좋잖아............

 

역시 코토코가 갖고 싶은 건 이리에 군의 마음이다. 아마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프러포즈하던 그 날 말고는 사랑한단 말을 못 들어본 채 살았을 것 같다. 그러니 소원이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거지.

 

그런 아내가 사랑스럽지 않을 도리가 있나. 키스와 함께 달콤한 '사랑해'를 선사하는 이리에 군. ('좋아해'란 말을 듣고 싶어서 '좋아해'라고 말해 준 것 같은데 번역이 그러니 그냥 그런 걸로...)

 

코토코는 선물이 필요없다. 제일 갖고 싶은 선물을 받았다. 아마 죽을 때까지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보며 두근두근할지도 모르겠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 나이가 든 즈슈와 샹친이 아직도 키스하며 잘 사는 모습을 얼핏 보여주는데, 그렇게까지 직접적이지 않아도 이 커플을 그럴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어... 음... 이거 19세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시즌2의 1회의 베드씬이 이 커플이 시작하는 느낌이었다면 시즌2 마지막회의 이 베드씬은 더 농익은 분위기다. 아무래도 결혼 몇 년 차이니까 그렇겠지만, 이 커플이 이렇게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씬이랄까.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기 천사가 찾아온 게 이날 밤이지 싶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달을 봤다가 잠든 아내를 봤다가 하는 이리에 군.

 

느긋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리에 군 식으로. 역시나 행복하게 잠든 것 같은 아내를 보는 이리에 군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생각이 났다, 선물을 샀다는 게. 센스가 없진 않아.... 반지를 샀어.... 물론 결혼반지가 있었겠지만 결혼반지라는 게 장롱에 처박히기 딱 좋은 번쩍번쩍 수준인지라, 이리에 군이 생일선물로 준비한 이 반지는 딱 코토코에게 어울리고 귀엽고 예쁘다.

 

 

 

코토코의 독백이 이어진다. 이리에 군도 날 사랑하고 있을까? 이리에 군도 날 보며 가끔은 두근거릴까?

 

그 정답이 이 씬에 보이는 것 같다.

 

이리에 군이 가장 다정하게 느껴질 때가 코토코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을 때인데, 코토코의 외가에 가서 코토코를 토닥토닥할 때도 그렇고, 지금 잠든 코토코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도 그렇고, 이렇게 코토코를 쓰다듬을 때가 한 번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날 뿐이고....

 

아무튼 코토코의 질문 아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시청자들은 알게 된다.

 

이리에 군 역시 코토코를 사랑하고 있고... 코토코처럼 때론 아내를 보며 두근거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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