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남북 관계의 급변화를 보니 더킹투하츠가 문득 생각났다. 더킹을 보면서 우리가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려면 남북이 힘을 합쳐야겠다, 두 번 다시 전쟁 같은 거 일어나면 안 되겠다, 진짜 재하가 국왕이고 항아가 왕비라면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외부에서 어지간히 이혼하라고 시달렸겠구나 싶어 안쓰럽고 등등등 혼자 시부렁시부렁 별 생각을 다 했더랬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침 혼자 보는 블로그도 아닌 듯 하고(찾아주신 분들 대단히 감사함다) 중간에 내버려두기엔 좀 아깝고 해서 아직도 성질나는 화유기 대신 더킹을 다시 손대 보려 하는데... 화유기도 더킹처럼 한 2년 지나면 아련한 그리움이 되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드디어 무사히 합동훈련을 마친 남과북의 장교들. 그러나 축하 파티에 재하는 보이지 않는다. 인사도 없이 떠나 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항아에게 빈 화장품 통을 선물이랍시고 남기고 떠나는 만행을 저지르는 이재하......... 아놔..........


사실 지난 리뷰에서 이재하는 변한 게 없다고 비난하긴 했지만 변한 게 없는 건 아니다. 소위 '썸을 탄' 것은 분명하고 그래서 두 사람 마음에 분명한 변화도 생겼다. 다만 마냥 설렜던 항아와 달리 재하는 현실의 무게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고 있었던지라 안 되는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신상에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거다. 


돌아오는 차 안, 재하는 마냥 신나지 않는다. 항아를 실컷 골려주고 오는데도 빌딩 광고의 멋진 근육 여인을 보고 항아라고 박박 우기질 않나... 표정이 이렇게 야시꾸리하다.



아니 사실 재하도 항아 못지 않게 항아가 계속 마음에 남아 덜그럭 거린다.


괜히 애꿎은 은시경을 자기 밑으로 불러 시경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일을 꺼내 온갖 구박을 다 하고(이 말도 안되는 밑도끝도 없는 질투는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대 항아랑은 선 안 보겠다며 제 발에 저려 펄쩍 뛰다가 막상 없다니까 몹시 서운해진다.


게다가 다른 북한 여자와의 선 자리에 나가서 하는 짓 좀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와 있는 시간 내내 항아 얘기 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재하 이 나쁜 시키야 최소한의 매너도 갖다버린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인정하자, 재하야. 지금 니 머릿속에는 온통 항아 뿐이잖아. 그걸 인정하기조차 무서울 뿐.


놀리려고 주고 간 빈 화장품 통조차 버리지 못하는 애틋한 항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와중에 재하와 항아의 결혼설이 터진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 여자를 선 보이게 하려 했다는 것 때문에 왕실은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되고 재하는 이것을 '사랑'으로 포장해서 "내가 그 여자를 사랑했습니다!"라는 명연설을 남기며 위기를 무마한다.


그래,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것은 안 되지만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힘이 있지. 특수부대 출신 여자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해버린 왕자라니,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남자가 영국에만 있냐! 우리나라는 자기를 죽이려던 여자를 사랑해버린 비운의 왕자도 있다! 가 되어버리는 상황이랄까.


그러나 아무리 위기를 넘기려 한 행동이라 해도 어찌 재하의 일말의 진심이 없었을까. 그렇기에 항아가 전화도 받지 않고 절대 선도 보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상심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저 엄청난 짓거리를 계획하지.


그나저나 불쌍한 은시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저 항아의 마음이 바뀌어서 은시경에게 선을 보러 가겠다 말했을 뿐인데, 재하는 항아가 은시경을 좋아해서 은시경의 설득에 넘어간 줄로 오해하고 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왕자병 도끼병은 들어봤어도 질투를 창조해서 할 줄은 몰랐어... 창조질투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바람에 재하는 더욱 더 열을 받게 된다. 제주도에서의 그 모든 쇼쇼쇼에는 사실 서운하고 상심하고 질투에 미친 남자의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라고 포장하려 해도 너무 갔어..................



다시 만났을 때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짠 이재하.... 하아.... 니가 정녕 남주냐.... 자신한테 홀딱 반하게 한 다음 뻥 차 주든가 평생 그리워하게 만든다든가 하는 유치한 생각을 하는 니가 남주 맞냐고...


아무리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도 그렇지, 나중에 재신이 말마따나 이 엄청난 일을 일일이 꾸미고 계획한 게 다 재하가 그저 항아를 놀려먹고 복수해(?) 주려 한 게 다가 아닌 것은 맞는데... 그럴 거라 억지로 믿고 꾸역꾸역 보는데... 보다 보면 열불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스하는 척 하면서 여자 마음 흔들어 놓는 저 바람둥이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사실 재하가 꾸민 것들은 남한의 여자라면, 연애 조금만 해본 여자라면 택도 없을 작전이었다. 오직 항아 맞춤 작전이랄까. 한밤중에 피아노는 도대체 왜 밖에 나와 있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그 시간에 왜 피아노 따우를 치고 있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아니까 넘어갔지... 재하도 아마 충분히 알긴 했을 거다, 이 유치한 작전은 오직 항아에게만 먹힌다는 거. 항아라서 이런 작전을 짰다는 거.




그리고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만다. 제 꾀게 제가 발등찍히고 만.........


그저 항아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고 항아가 자신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하려고만 했던 게 다일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항아를 보면서, 재하는 그만 덜컹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바보 같은 여자가 자신이 바라는 대로 홀딱 넘어가 안기는데 의기양양 내가 이겼다 이런 것은 1도 없다.


그만 심장이 내려앉아 버렸어................. 어뜩하냐 이 여자.



근데 사실, 재하는 굳이 저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였다.


재하는 항아를 사랑하게 되고 항아와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아니 그 후에도 겪어야 될 혹은 겪게 될지도 모를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남 주기는 싫고 나 하기는 아까운 심보...라기보다는, 그 비슷하긴 한데, 재하 같은 경우 자신과 항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두 사람이 그저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하자.


뭐 사실 더킹은, 편안하게 제멋대로 살고 싶었던 왕제 이재하가 왕이 되고 왕의 자리의 무게를 견뎌가면서 온갖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스스로 다 감당하고 이겨낼 만큼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재하 스스로 절대 넘고 싶지 않았던 가시 철조망을 넘어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뻔히 찔리고 아플 것을 아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가 포인트가 되겠다. 지금까지는.


그런데 이상하다. 그럼 이성적으로 항아를 설득해도 모자랄 판국에, 판을 이렇게나 크게 키워놓은 것은 자신이면서, 기어이 항아에게 상처를 주고 울리고 독한 말을 하게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올 이유는 뭐란 말인가.


재신이 말마따나 이런 것들을 부지런히 준비할 성격이 못되는 게 재하다. 굳이 왜 이 피곤한 코스를 집어넣어서 오히려 항아의 감정을 더 상하게 해서 일을 그르칠 위기를 자초하느냔 말이지.



아니나 다를까, 항아는 약혼하겠다는 도발을 해 버리면서 재하를 몹시 곤란하게 만든다.


아니, 약혼을 하고 싶지 않았으면 그런 방법을 쓰면 안 됐지 재하야..... 그리고서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모습이라니.


그래서 약혼을 하고 싶다는 거냐 아니라는 거냐.


재신이까지 보내서 염탐을 하던 재하. 결국 본심을 털어놓는다.


난 너를 좋아하지만, 너를 얻기 위해 편한 길 다 놔두고 몸고생 마음고생 하고 싶지 않다. 편한 길 놔두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항아 이 대인배 신녀성 같으니.... 시원하게 용서하고 이별의 악수를 권한다.


이대로 끝. 굿바이. 다시는 안 보는 거다. 여기서 안녕, 하면 영영 마지막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재하는 잘 안다.


선뜻 손을 잡고 그래 잘 가라, 고맙다 입이 안 떨어진다.


아씨, 그래 맞아. 여기서 안녕, 이 맞는데............ 맞는데................... 그런데.............

이재하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모니터 뚫고 나오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이별 여행도 아니고 이별 술자리는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괴해...




현실의 벽이 너무 두터워 헤어지기로 했지만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한 젊은 남녀가 술까지 들이켰으니 이건 뭐.........


눈에 뵈는 게 없어. 아니 좋아하는 건 맞다규....규........... 내일이면 헤어지는 거 아는데....데....데.........


감정이 넘실대어서 그만 키스를 나누고 마는 두 사람. 키스하려고 온갖 수작을 다 부리는 두 사람의 섹시한 대화가 이 키스씬의 백미다. 너만 아니면 된다는 항아도, 너는 아랍 왕자랑 결혼 못할 거라는 재하도, 사실은 지들이 뭔 말을 하는지 1도 몰랐을 거야. 



그러다 그만 딱 걸렸다.


재하의 형과 항아의 아버지에게. 하필이면 키스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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