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팔찌를 빼고 싶은 마음 + 감히 나를 이용해서 마왕이 신선이 되는 포인트를 채워주려 해, 에 따른 배신감과 분노로 선미와 함께 일하는 한주가 좀비에게 당하게 내버려 두든가 아니면 팔찌를 빼라고 종용했지만... 어떻게 알고 나타났는지 하여간 뾰로롱 나타난 마왕 때문에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깨달아 버렸다. 삼장이 슬퍼한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는 거. 삼장의 슬픔을 견디지 못하리라는 것.


타통여통(他痛汝痛). 그녀가 아프면, 너도 아프다. 이건 그 전설의 드라마, 다모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더랬지.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건 뭐, 절대 원하지 않는 것을 차고 하찮은 인간 지키는 일을 하는데 가슴까지 아파야 하다니 손오공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타통여통 좋아하네. 타똥여똥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싼 똥 내가 치우러 다니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이 나쁜 노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대놓고 팔찌 안 뺀 거 잘했어 빼자마자 내가 널 잡아먹었을 거야, 라고 씨부린다.


선미는 손오공이 금강고 때문에 자신을 사랑한다 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상처받는다. 이미 선미는 오공을 의지하기 시작했기 때문.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던 선미에게 거짓이든 뭐든 자신을 지켜준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 아니 요괴에게 그래 이건 가짜야 하고 매몰차게 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게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니까.


그때마다 손오공은 아주 명확하게 선미에게 일깨워 준다.


내가 널 지키는 게 아냐. 이 금강고가 널 지키는 거야.


그래놓고 선미가 단톡방에 자기만 초대 안 했다고, 천계에서 쫓겨났을 때보다 더 비참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미는 웬만하면 손오공을 부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오공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던 것. 손오공이 저렇게까지 서러워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선미도 시청자도, 손오공이 선미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는 게 손오공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오공이 자신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하는 것, 선미를 찾아다니는 것이 금강고 때문인지 아니면 선미에게 조금씩 조금씩 빠지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다른 인간은 구하지 않는다는 손오공을 끌고 오지 않으려 하고, 마왕은 자꾸 악귀를 퇴치하는 일을 하라 하고 선미는 혼자서 해보려고 애를 써본다.


식충이가 붙은 선미를 발견한 오공. 볼 빵빵한 선미 느무 귀여운 거 아니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람쥐 같아...


근데 선미를 발견한 오공이 짓는 미소가, 뭔가 진짜 반가워서 짓는 미소 같은 건 다만 내 착각일까. 금강고가 선미를 보고 싶게 만들고 선미를 찾아다니게 만들고 있지만 그렇게 행동하면서 손오공의 마음 안에 진심이란 것도 같이 자라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이번 에피소드는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악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럼 사람들은 왜 날씬해지고 싶은 걸까? 건강을 위해서 몸무게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미에게는 악귀가 붙지 않는다. 결국 식충이라는 악귀를 만들어낸 건, '타인에게' 그럴듯하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과 그것을 이용하는 비지니스가 아닌가 싶다. 날씬한 여자들이 더 살을 빼야 한다며 거식증에 걸리는, 겉으로 보이는 게 다인 현대사회의 병폐가 식충이를 만들어 냈다고나 할까.


이번 작품에 홍자매는 나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많이 애를 쓰는 것 같다. 선미가 최종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지옥문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종류의 인간의 욕망이 뭉친 것일 테니까.



야이 원숭이 샛기야 잊을 만 하면 내가 널 사랑하는 게 금강고 때문인 거 일깨워주지 말라고!!


의술이 아닌 도술을 쓰라는 선미에게 식충이 물리치느라 힘들었다며 밴드를 붙여주는 손오공. 


언젠가는 사라질 금강고 - 반드시 끝나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사랑, 그냥 미친듯이 퍼부어줄게. 내 감정은 가짜이니까. 나는 끝날 거고 너는 다시 혼자가 될 거야. 그때까지 니 옆에 있을게. 사랑해, 진선미.


입을 확 꼬매놔야 해 저 원숭이 샛기.... 실컷 구해주고 입으로 까먹고 실컷 잘해주고 입방정으로 또 까먹고를 무한반복하고 있다.


선미는 손오공이 자신 옆에 있는 것, 자신을 지켜주는 것, 사랑한다 말하는 게 다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새삼 또 섭섭해지고 무언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된다. 


손오공은 진짜가 아닌데, 선미는 자꾸만 진짜가 되어가고 있다. 가짜 사랑을 퍼부어주는 사람도 아닌 요괴를 진짜로, 진심으로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사람'의 비참함과 슬픔.



그런 마음이 선미로 하여금 손오공을 부르는 일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찮은 인간 따위를 지켜야 하는 일이 개짜증나는 손오공에게 자꾸만 기대게 될까봐. 애초에 금강고를 채운 이유가 잡아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렇지만 선미는 금강고 때문에 마왕과 맺은 계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고야 만다. 자신이 '삼장'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세상이 끝장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서는 이 세상이 그렇게 끝나게 내버려둘 수가 없게 되었고 그것을 막는 게 삼장의 소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면이 있었다면, 삼장의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고 난 후의 선미는, 능동적으로 그리고 주체적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손오공을 부른다. 나를 진선미이기 때문에 지키는 게 아니라 삼장이기 때문에 지켜 달라고.


예, 지켜 드리지요.



그러나 손오공은, 입으로는 선미를 고통스럽고 슬프게 만드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단톡방에 초대받지 못한 게 너무 비참하고 짜증나고,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 모든 것이 과연 선미를 보고 싶어하게 만든 금강고의 힘이었을까? 


손오공은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렸다,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깨닫기 훨씬 더 전부터. 손오공 본인은 이 모든 것이 가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가짜와 진짜는 구별할 수 없이 섞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선미가 그렇고 손오공이 그렇다.




그나저나 이번 회차에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나왔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제물'이 필요하다는 것 - 그 제물이 선미일지 손오공일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이게 아마 하이라이트가 되겠지. 선미든 손오공이든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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