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간호학과로 편입한 코토코의 학과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리에 군을 도울 수 있으리란 꿈에 부풀어 편입한 코토코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주 개성 넘치는 친구들과 이리에 군의 인기였다.

 

또한 5회는 이리에 군의 질투에 불이 붙기 시작한 회차이기도 했다.

 

 

 

간호학과의 아이도루인 이리에 군. 어째 이리에 군의 아내라고 말하면 왕따당할 분위기다.

 

개성 넘치는 친구들에게 한 번 쫄고, 이리에 군의 인기에 두 번 쫀(?)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가 없다. 무사히 졸업해 이리에 군을 서포트하는 게 우선 목표니까.

 

 

간호 공부는 힘들다. 당연하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쉬운 공부가 아닌데, 쉬운 일도 여러 번 하고 또 해야 간신히 익히는 코토코는 말해 무엇할까.

 

거기에 이리에 군의 아내라고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까지 겹친다. 마침내 이리에 군의 아내라고 외치지만 모두들 개무시(?!)하고 웃어 버린다.

 

아니 왜 다들 이리에 군의 아내는 당연히 사호코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때 갑자기 이리에 군이 간호학과 실습실에 등장, 모두가 술렁이는 가운데 코토코의 이름을 부른다. 코토코가 집에 놔두고 간 지갑 같은 것을 가져다 주러 온 건데... 그럼 코토코는 대체 어떻게 학교에 왔고 밥은 뭔 돈으로...............? 휴대폰 하나면 다 되는 세상이긴 하네, 하긴.

 

 

갑자기 나타난 것도, 너무나도 남편스러운 발언을 하고 남편 외의 사람은 좀처럼 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가니('엄마'가 갖다주래란 말.... 지갑) 모두들 안 믿고 싶어도 믿을 수밖에 없는데...

 

아니 왜 다들 더욱 자신감이 넘치는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드라마 묘한게, 이리에 군과 코토코가 부부이고, 결혼했다는 사실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여자들은 툭하면 이리에 군에게 들러붙거나 대시할 생각을 하고, 케이타 역시 코토코에게 대놓고 이리에 군과 이혼하라고 종용한다.

 

참 묘한 드라마야. 보통 그 정도면 불륜이니 뭐니 막장으로 가는 길인데, 이 드라마는 유부남 유부녀가 마구 대시를 당하는데도 로코의 길을 꿋꿋이 간다.

 

 

이리에 군은 말을 예쁘게 하는 법을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저 버릇은 평생 못 고치지 싶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한심하게 본다기보다, 이런 식으로 코토코를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 코토코의 의지가 오히려 이렇게 불타 오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코토코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면, 뇌에서 말이 걸러지지 않나 보다. 아내를 사랑한다면 좀 더 존중하라고 짜샤.

 

오죽하면 케이타는 발끈하고 모토짱은 사랑 별로 못 받는 거 같다고 말하겠냐고..... 물론 모토짱은 이리에 군보다 더 코토코를 놀려먹는 재미에 푹 빠졌지만.

 

케이타는 아마 코토코에 대한 연민에서 사랑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코토코와 이리에 군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근데 정말 바람직하다)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고 코토코는 남편에게 개무시당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거기에 적응되어 있다고 그러질 않나, 맞는 말이라 그러지 않나.... 나도 속이 터지는데 옆에서 지켜본 케이타는 더더욱 안 좋은 맘이었을 거다.

 

 

이리에 군과 후나츠를 총동원해 친구들의 소원을 들어준 코토코. 하지만 합석 사실을 전혀 몰랐던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노려본다.

 

이리에 군은 이런 자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니까..........

 

 

.....라고 하기엔 여자들과 너무 잘 노는 것 같다.

 

이상한 여자들이야... 뻔히 코토코가 아내인 걸 알면서 이리에 군 옆에 들러붙어 있어... 코토코는 짜증만 내고 있고. 이리에 군은 이 자리를 마련한 코토코에게 화가 난 데다 원래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한 성격상 그냥 그러고 앉아 있는 것 뿐이다.

 

근데 아무래도 제3자가 보기엔 좀 이상하지. 특히 케이타가 보기엔.

 

 

그러면서도 아내에 대한 매의 눈은 거두질 않는다.

 

유난히 친해 보이는 케이타와 코토코가 영 신경쓰이는 이리에 군.

 

케이타는 코토코가 마침내 귀여워 보이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하긴... 코토코가 좀 많이 귀엽고 사랑스럽지. 특히 애교 작렬일 때.

 

 

코토코가 취해 잠든 걸 보고 어느새 나타난 이리에 군.

 

코토코를 지켜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케이타는 이리에 군의 속을 긁어댄다. 너는 아내한테 관심도 없어 보인다는 둥, 내가 데려다줄 테니까 넌 그냥 여자들이랑 놀라는둥. 말투도 지극히 빈정거리는 말투.

 

안 그래도 코토코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게 신경쓰였는데, 케이타가 시비를 걸어오자 이리에 군은 완전 날카로워진다.

 

 

그러니까 케이타가 감히 이리에 군의 '아내'에게 접근한 거고, 이리에 군의 '영역'을 침범한 거다.

 

이리에 군도 남자고 수컷 본능이 있다. 안 그래도 신경쓰였는데 열이 뻗칠 수밖에. 화도 지극히 이리에 군답게 내지만, 케이타에 대한 살벌한 경고는 잊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움찔할 정도로 두 사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케이타는 코토코보다 세 살이나 적지만, 코토코가 실수가 잦고 같은 학년인데다 귀여워 보이고 뭐 그래서 '이 녀석 저 녀석' 쯤으로 부르는데, 이리에 군은 그조차 맘에 들지 않는 거다. 코토코가 민폐를 끼친 건 사실이지만, 코토코에게 '그 녀석' '이 녀석'하는 건 싫은 거.

 

 

코토코가 술 마시고 뻗어버린 데 화가 났다가도 코토코 애교 한 방에 또 또 무너진다.

 

볼에 쪽 하고 입맞추자 저도 모르게 웃는 이리에 군.

 

이리에 군은 본인이 얼마나 코토코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질투심이 강한지, 그런 걸 잘 몰랐던 것 같다. 코토코에 관련된 일이면 본인이 감추고 싶어하는 감정조차 무장해제되어 터져 나온다는 것도. 몰랐거나 모른 척 했거나.

 

이리에 군은 본인이 굉장히 이성적이고 냉철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코토코처럼 감정에 따라 롤로코스터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경멸하기도 했고.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코토코에게 이끌렸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이리에 군에게 없거나 억눌렀던 것들이 코토코에게는 있으니까.

 

 

실습 도중 주사기에 손가락을 찔려 피가 났다.

 

그만 기절하고 마는 코토코.

 

케이타가 코토코를 안고 의무실로 뛴다. 그 광경을 이리에 군이 봤다.

 

 

 

자기도 모르게 자석처럼 코토코에게 키스하려 했던 케이타. (눈까지 감았어....)

 

그 순간에 이리에 군이 들어온다. 보통 사람 같으면 멱살부터 잡았을지 모르는데, 이리에 군은 지나치게 냉정하다. 하긴 그게 이리에 군이지만, 냉정함을 유지하려 애쓰는 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법이다. 질투로 불타 오르는 감정을 누르고 또 누르느라 이리에 군은 탈진 상태까지 몰린 게 아니었나 싶다. 머리도 감정도 모두 스탑되는 상태.

 

지금은 바로 그 단계로 돌입하는 중이다.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지? 코토코는 나하고 결혼했어.

코토코한테 허튼 짓 하지 마.

 

남편으로서 강한 경고를 날렸는데도 불구하고 케이타는 오히려 지금에야 코토코를 좋아하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보다 내가 더 코토코를 아껴줄 수 있어!

 

남편한테 도전하는 패기 보소.

 

남친이 아니라 남편이라고!! 남편!!

 

케이타도 아무리 코토코가 불쌍하고 좋아도 그렇지, 유부녀한테 뭐 그리 당당했는지 모르겠다. 이리에 군으로서도 어이가 없었을 거다. 최대한 점잖게, 이성적으로 충고했는데 안 먹히는 거다. 뭐 이런 새$가 다 있지 싶었을 거다. 보통 남자라면 뭐라고 이 새끼야, 주먹이 날아가고도 남았을 상황인데..........

 

 

 

이리에 군은 이성적이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 노력이 결국 몇 달 동안이나 코토코를 그토록 괴롭히고 이리에 군 스스로를 괴롭히는 원인이 되었다.

 

터뜨리지 못하고 쌓아두니 속이 곪아 터질 수밖에. 게다가 왜 그러는지도 모르고 알았다 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 때문이고.

 

뭐 어쨌든 이때의 경험이 약이 되긴 했지, 두 사람에게.

 

두 남자가 자기를 사이에 두고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인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쓰러진 건지 자는 건지 모를 코토코. 네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너무 가열차게 혼자 열심히 달렸나... 시들해지려고 하네. 이렇게 끝까지 다 쓸 수 있을까 몰라...

 

아무튼, 이리에 군을 반 협박(?) 반 애원해서 얻어낸 데이트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간호학과 편입 시험에 합격하면 데이트를 하기로 이리에 군과 약속했던 것. 그것이 합격에의 추동 같은 것이 될 거라 애원해서 얻어낸 데이트다.

 

그러니까 불쌍한 코토코..............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한 번도 못해보고 결혼했던 거였어..............

 

 

마츠모토의 졸업식.

 

코토코의 친구들은 취업도 모두 결정됐는데..... 졸업을 못하게 됐다. 참으로 대형참사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는 샹친 역시 학점 계산을 잘못해 졸업을 못 하고 즈슈와 한 판 한 후(일방적으로 즈슈에게 혼난 거지만) 샹친이 집을 나가는 에피소드가 펼쳐지는데, 여기서는 간호학과 편입에 성공한 걸로 퉁 친다.

 

결혼한 지 꽤 됐는데도 끝까지 코토코를 코토코 처녀적 성인 '아이하라 상'이라 부르는 마츠모토... 근성 있어.

 

그렇지만 코토코는 마츠모토가 덕분에 즐거웠던 덕담을 남기고 가자 마냥 행복해서 잘 살라고 축복을 빈다. 역시 단순해, 그래서 귀엽고 사랑스러워.

 

 

 

 

크리스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마침내 인정한 킨짱.

 

우리 킨짱에게도 봄날이 시작되는가보다.

 

 

이리에 몰래 데이트 플랜을 짠 코토코. 그 정성으로 공부를 하라고 이리에 군은 핀잔하지만 코토코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ㅎㅎ

 

같은 집에서 살며 같은 침대를 쓰면서 왜 굳이 밖에서 만나자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이리에 군........ 아냐 그게 아냐. 부부라고 왜 데이트 못하냐고!

 

....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즐거울 만한 데이트 코스가 많지 않다는 게 함정이네. 이리에 군이 좋아하는 것들은 코토코에게는 너무나도 지겨운 것들이고(오페라라든지, 그림 감상이라든지) 코토코가 좋아하는 것들은 이리에 군에게 너무 유치하다. 이렇게 취향과 성격이 극과 극인데도 잘 사는 거 보면(하긴 온갖 시련이 닥치긴 하지만) 신기하다.

 

아침 일찍 먼저 나가 데이트 플랜을 상상 속에서(코토코 친구들은 이 상태를 '혼자 다른 세계에 가 있다'라고 표현하는데 아주 적절하다) 실행시키며 좋아하다 혼자 비극적인 코스까지 빠지고 아주 난리가 났다.

 

 

이리에 군이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나와주기.... 실패.

영화관에서 영화 보면서 몰래 손잡기.... 코토코가 잠들어 버려 실패.

 

드디어 마지막 코스인가, 호수에서 배 타기.

 

배를 타기 전에 이리에 군이 음료수를 사 온다고 가는 사이 일이 벌어진다. 이리에 군도 여기서 또 한 번 더 발전한 모습. 옛날에는 말도 없이 사라졌다 휙 돌아오더니 그래도 요즘은 어디 가는지 말은 해 주고 가............

 

 

(생판 모르는 남인)아이가 힘들어하고 있다. 코토코는 아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돕고 이내 이리에 군도 합류한다.

 

진짜 지나치게 친절한 부부 같으니. 하긴 둘 다 의료업계에 종사하려 하고 있으니 좀 남다르려나.

 

그래도 병원까지 따라가서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었잖아....

 

라고 하지만, 코토코는 듬직한 이리에 군에게 다시 한 번 더 감동한 눈치다.

 

그래, 이리에 군. 왜 환자들에게만 친절한 거냐고....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맥락 없이 막 던지는 말들 - 코토코의 상상 속 희망 사항 내지는 코토코의 바람 같은 것들에서 중요한 단서를 얻곤 하나보다.

 

물론 코토코가 아주 뜬금없이 의사가 되라느니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라느니 말하는 건 아니다. 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코토코도 깊이 느낀 바가 있고, 이리에 군이 그런 것들을 하면 좋겠고 잘 할 거라 믿기 때문에 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거기에 코토코의 진심이 들어 있기 때문일까, 이리에 군은 자신의 나갈 길을 항상 이렇게, 코토코의 말 속에서, 코토코의 희망과 바람 속에서 찾아낸다.

 

코토코와 나눈 대화에서 하고 싶은 일이 의사라는 것까지 찾아내고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그럼 어떤 과 의사가 되고 싶으냐를 결정해야 할 때가 온다.

 

고베에서 코토코에게 '소아외과'를 전공하고 싶다고 했을 때 코토코는 의아해하지만, 다 4회에서 코토코가 이리에 군에게 또 한 번 심어준 것이었다.

 

 

 

4회 마지막 밤 호수 데이트 씬은 영상이 너무너무 예쁘다. 벚꽃이 활짝 핀 거리에서 걷는 것도 예쁜데, 호수에서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벚꽃을 배경 삼아 데이트를 즐기는 두 사람은 진짜 너무 예뻤다.

 

원래 운영시간은 지났지만 아이를 돕느라 배를 못 탔다는 것을 안 관리자가 특별히 허락을 해 주어서 배를 탈 수 있게 된 두 사람.

 

그래도 데이트 플랜의 마지막은 어째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코토코는 기분이 좋다.

 

 

 

덕수궁 돌담길 같은 건가...

 

이 호수를 지키는 신이 여자라 커플을 질투하게 해서 헤어지게 만든다는 속설이 있다는 걸 몰랐던 코토코와 다 알고서도 무시하고 탔던 이리에 군.

 

코토코는 알면 절대 타지 않았을 거라고 식겁을 한다.

 

 

시즌1에서 솔직히, 이리에 군이 잘생겼구나.... 정도로 무념무상이었다. (코토코가 왜 그렇게 저 냉정한 인간에게 목을 매는지 잘...........)

 

그런데 시즌2에서 결혼하고 나서 이리에 군.... 헤어 스타일을 좀 바꿔서 그런가 묘하게 섹시할 때가 있는데, 4회 마지막 밤 데이트 씬에서 특히 그렇다.

 

알면 절대 안 탔을 거라는 코토코를 휙 끌어당겨 키스하는 이리에 군.

 

키스는 코토코를 잠잠하게 만드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이리에 군은 잘 안다. ㅎㅎ

 

 

절대 보지 말라고 했지만 이리에 군, 궁금했나봐.

 

그런 거 만들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했으면서 기어이 아내 몰래 데이트 플랜을 모두 봤다. 청개구리 뺨치는지라 그대로 따를 생각은 없었지만, 마지막 데이트 플랜은 꽤나 맘에 들었나보다.

 

호수에서 배 타며 키스하기.

 

하나쯤은 들어주고 싶다며 코토코 핑계를 대지 말라고.... 너도 이건 맘에 들었던 거잖아.

 

코토코는 속설이 영 찝찝해 내리자고 하지만, 이리에 군은 시시한 속설을 믿고 내릴 건지, 마지막 데이트 플랜을 현실화할 건지 묻는다.

 

그럼 코토코 선택이야 뭐............ 이리에 군이지.

 

 

묘하게 섹시하면서도 굉장히 예쁜 키스씬이 탄생했다.

 

이리에 군은 나이 먹을수록 농익어가는 설정인가............ 어째 키스씬이 갈수록 섹시해지는 기분이지만, 이 키스씬은 되게 몽환적으로 예쁘면서 섹시하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코토코의 소원 하나는 아주 거창하게, 맘에 쏙 들게 이루어졌다는 후문.

 

이제 본격적으로 코토코의 간호학과 생활이 펼쳐진다.

 

 

 

코토코가 간호학과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라고 말하기엔 이번 에피소드는 좀 강렬하다. 코토코와 시어머니의 합작품이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만들어서...

 

 

친구들이 모두 취직으로 바쁘다. 코토코는 결혼을 했으니까 '취집'을 한다 한들 누가 뭐랄 사람도 없다. 이리에 군도 시댁에서도 코토코에게 크게 기대하는 바가 없다. 취직을 해서 코토코가 일을 할 거라고 믿는 것 같지도 않고 강요도 하지 않고 이리에 군은 아예 코토코에게 그런 방면으로 기대가 없었던 듯 하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이나 원작에서는 코토코가 간호사의 길로 가기 전에 선생님이 되려(오... 식겁) 노력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학점 계산을 잘못 해서 유급하게 된 샹친에게 즈슈가 불같이 화를 내고 그 길로 집을 나온 샹친은 숙식을 제공하는 가게에서 일하며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해 보고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고 그 길로 꼭 가고 싶은 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 후, 즈슈를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될 꿈을 꾸고 간호학과에 편입한다.

 

사실 악작극지문2를 볼 때도 그 부분 에피소드는 별로 재밌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아서 띄엄띄엄 볼 때가 많았는데, 그 부분이 몽땅 생략되고 바로 간호사 편입시험으로 넘어간 일본판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야 간호사로서의 보람도 찾지만, 간호사가 되려는 계기가 이리에 군이라는 건, 지극히 코토코다운 발상인지라.

 

 

 

크리스라는 교환학생이 나타난다. 이 금발의 미녀는 바로 우리 킨짱의 짝이다! 킨짱이 계속해서 결혼한 코토코를 기다린다는 설정이 좀 버겁긴 하다. 일단 코토코와 이리에 군이 맺어지기 전 킨짱은 충분히 이리에 군을 자극했고 긴장을 줬으니까 결혼 후에 그 긴장을 지속하는 것도 무리였고, 크리스라는 코토코 판박이 아가씨(머리는 더 좋은 듯 한데)가 킨짱을 사랑해주는 에피소드도 나름 괜찮았다.

 

대신 이리에 군을 확 건드리는 간호학과의 새 다크호스 얘기는 긴장감도 있었고 나름 이야기 전개가 타이트했다.............지만 이리에 군이 세상 제일 똥멍청이처럼 구는 건 정말 속터졌네.

 

난 이때 크리스가 이리에 군에게 한 눈에 반한 줄 알았는데......................... 그 표정이 그 표정이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년 2인자 후나츠도 등장한다. 악작극지문2에서는 얘가 즈슈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 샹친을 건드리려다 즈슈에게 된통 당하고 즈슈가 질투 비슷한 걸로 눈을 부라리는 짧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그걸 계기로 샹친을 다시 봤다고 했음) 여기서는 왜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선택했는지 당최 이해 못하는 걸로 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에 군이 결혼 후 많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지는 아주 짧은 씬.

 

결혼 전 자기 마음을 굳이 감추고 싶거나 자각하고 싶지 않을 때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하자는대로 하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 가게로 와달라면 와주고, 킨짱이 기절하는 바람에 바빠진 부엌을 채우기도 한다.

 

킨짱에게 한 눈에 반한 크리스, 킨짱에게 키스로 대시하는 바람에 킨짱은 기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오는 이리에 군에게 빨리 이혼하라고, 크리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아이 러브 코토코데스'하던 애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남자 보는 눈이 없다고 싸우는 크리스와 코토코.

 

그러니까 크리스가 이리에 군을 마치 반한 듯 쳐다본 건, 코토코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사실 크리스는 코토코의 눈이 굉장히 낮다고 생각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안다고 킨짱이 최고라니 킨짱은 못생겼고 이리에 군이 훨씬 더 잘생겼다고 소리지르고.... 그때 킨짱 눈이 커지는 게 진짜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들 싸움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는 킨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부가 되고 나니 또 하나 좋은 점은, 얘네가 긴장감 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소소한 장면들이 나온다는 것.

 

이리에 군은 고베로(이 고배가 그 고베였어... 나름 복선이네) 출장을 가게 되고 어제 부페에서 과식한 코토코는 속이 좋지 않다.

 

이게 엄청난 착각을 불러올 줄이야............

 

 

하필 속이 안 좋은데 신 게 먹고 싶었고 거기에 하필 생리까지 늦어지고.......... 시어머니의 호들갑이 합쳐진 데다 아기를 기다린 할아버지들의 쿵짝까지 합해져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시어머니는 왜 SNS에 임신 소식을 알리고 퍼뜨리고 있냐고......................... 병원도 안 가보고.................... 정말 아들을 둘이나 출산하신 분 맞습니까..............

 

마츠모토의 비아냥도 이해할 만 하다. 마츠모토는 감정을 다 털고 가는 졸업식 날까지 코토코를 이리에 상이 아닌 처녀적 성인 아이하라 상으로 불렀을 정도로 코토코와 이리에 군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공부 때려칠 기회 생겨서 좋겠다는 악담인지 축복인지 모를 축하 인사를 건넨다.

 

 

고베에서 돌아온 이리에 군은 난리난리 생난리의 현장에서 잠시 멍...........

 

아마 이때 이리에 군 머릿속은 재빠르게 돌아갔던 것 같다. 16회에서도 나오지만,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몸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생리주기까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부부라면 뭐 대충은....) 의학도이니 임신 가능한 주기와 뭐 그런 것도 알고 있을 거고...............

 

아 몰라 아무튼, 이리에 군 상식으로 코토코가 임신할 만한 근거가 약한데 병원도 안 가보고 아기가 생겼다고 그러는 거다. 임신하려면 그 어떤 경우에도 임신이 되기도 하니까, 일단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병원부터 데려간다. 이게 맞는 건데, 어떻게 이리에 군이 올 때까지 병원에 안 가보도 축하 파티를 열고 있었는지 당최 이해가...........

 

 

 

역시나 이리에 군 짐작대로 임신이 아니었다.

 

이리에 군은 임신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만에 하나 임신이면, 하는 생각을, 그러니까 내가 아빠가 된다면, 내지는 코토코가 내 아이를 가졌다면, 이라는 여러 가지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던 듯 하다.

 

결혼을 하긴 했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본 채 바로 결혼으로 골인했던지라 한 집에 살고 한 침대를 쓰면서도 뭔가 연애하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들었던 커플인지라 당사자들도 그런 기분이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아기가 생기면 비로소 부부는, 전통적인 가족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편입하게 되니,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삶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리에 군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을 거다.

 

 

아마 오늘 병원에서 급작스레 든 생각은 아닐 거다.

 

코토코도 나름 진로 문제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아가짱 소동을 겪고, 어머니로서 주부로서 완전히 눌러앉을 기회(?)도 사라지고 나니, 코토코는 다시 한 번 더 진지하게 이대로 주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에 도전해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리에 군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리에 군 말마따나, 간호사란 직업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지라 어느 정도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코토코 같은 동기로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처음 간호사가 되겠다는 동기 자체가 너무나 불순(?)했던지라, 코토코가 간호사가 되려 하는게 솔직히 좀 불편한 면이 있었는데, 코토코는 차츰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에서 보람과 재미를 찾아간다.

 

이리에 군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근본에 코토코가 있었듯, 코토코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이리에 군이었을 뿐이다.

 

부창부수로구나~

 

 

 

아빠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차근차근 얘기하는 이리에 군.

 

여기서도 이리에 군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 이리에 군은 결혼 전에는 코토코에게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털어놓긴 했지만 속마음까지 나누려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이 두 사람은 진짜 부부 같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감정이 들고 무엇을 느끼는지 나누고 함께 한다. 아가짱 소동은 어이없이 막을 내렸지만, 그건 이 부부에게 다른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듯 하다.

 

코토코를 선택했고 끝까지 같이 가려 하지만 그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어렴풋이만 다가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리에 군은 확 느낀 바가 있는 듯 하다. 코토코가 자신의 옆에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머문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그 느낌. 다시 한 번 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코토코가 아기를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중압감보다는 괜찮은 기분을 더 많이 느꼈으니까. 코토코와 함께 만드는 이리에 군의 '가족'은 이리에 군을 설레게 만들었던 거다.

 

 

우리 하나 만들까?

 

...라며 달콤한 눈으로 달콤하게 키스할 줄도 알고.... 이리에 군... (감격으로 눈물을 쏟는다)

 

역시 시즌2는 달콤한 맛으로 보는. 신혼여행 오키나와 해변키스와 베드씬, 혼인신고 소동에서 짧은 침대 키스씬, 그리고 아빠 키스씬. 계속해서 키스씬은 호수 키스씬으로 이어진다. 4회 키스씬은 그림마저 너무 환상적으로 예뻤다. 시즌2는 역시 달콤한 게 많아서, 이리에 군 눈빛이 설레서 좋다.

 

 

 

그러나 달콤해지나 했던 부부생활은 코토코의 편입시험을 준비하며 또 고성과 '이 바보야!가 오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에 군 정말 스고이~ 코토코를 100등 안에 들게 하더니 기어이 간호사 편입시험에 합격시켰어..........

 

아내의 편입시험장까지 따라오고 수험표까지 챙기다니, 역시 이리에 군 많이 변했다.

 

 

편입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어쩌면 뜬금없는 사랑 고백.

 

"이리에 군, 사랑해~"

 

그러고 시험을 치러 들어가는 아내를 보는 이리에 군은 저도 모르게 웃고 만다. 아내를 가르치느라 인내심의 한계도 수백번 느끼고 바쁜데 피곤하기도 하고 도대체 왜 이 길을 가려 고집하는지 회의도 들었을 테고 어차피 안 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고생과 회의가, 저 한 마디에 다 날아가는 듯 보인다, 이리에 군은.

 

결혼 후부터 이리에 군은, 확실히 이전보다 더 부드러워지긴 했다. 원래의 냉정하고 냉철한 인간이 아주 바뀌기야 하겠느냐만은(즈슈는 인간이 변한 느낌이었어....) 그래도 정말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게 보인다. 아내가 사랑한단 말을 하거나 애교를 부리면 저도 모르게 웃어........ 좋은가봐, 정말............

 

 

코토코는 편입시험을 치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게 된다.

 

 

이리에 군과 코토코가 신혼여행을 떠난 사이, 이리에 가는 이사를 했다. 어마어마한 대저택으로.

 

 

사스가 이리에 군 어머니....

 

이리에 군이 피곤해할 만도 하다. 쫓아오는 것으로도 모자라 떡 하니 현관 들어서면 보이는 곳에 부부의 키스 사진을 확대해 걸어놓고, 이리에 군의 취향 따위는 물어보지도 않고 부부 침실방까지 모두 꾸미셨다. (코토코와 시어머니 취향이 같은 게 좋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시즌1에서 지나치게 분홍분홍한 건 코토코도 좀 거시기한 것 같던데)

 

언제나 백 발자국은 앞서가시는 이리에 군 어머니... 심지어 아가방까지 미리 만들어 두었다. ㅎㅎㅎㅎㅎㅎ 이제 막 결혼한 스물 두 살 아들 내외에게 손자를 바라시다니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나처럼 코토코를 놀려먹는 이리에 군. 사실 코토코는 놀려먹기 아주 좋다. 뭐든지 다 믿고 반응도 극적이다.

 

그러니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놀려먹고 싶은 충동을 못 참는 것도 이해가 간다.

 

코토코는 좋은 아내가 되겠다고 결심하지만...... 언제나 이상과 현실은 따로 노는 법.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부터 늦잠을 자서 하마터면 남편 출근도 못볼 뻔 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서 결혼한 건 이리에 군의 진심이다. 너한테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이지만, 말 그대로만 보자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 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 말이 더 충격이야, 라는 코토코의 심정이 살짝 이해가는.

 

 

그런데 이리에 군, 아직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결혼하고 신혼여행까지 갔다 온 판에, 이리에 군이 자그마치 사호코와의 결혼을 깨고 선택한 사람이 코토코인데,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으련만, 놀려먹기 좋은 코토코 아니나다를까, 주위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말 이리에 군이 내가 좋아서 결혼한 건가, 하는 의심이 다시 고개를 쳐든 것.

 

아니, 결혼식 날의 패기는 어디로 갔냐고. '쌤통이다'까지 재현했으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좋았잖아.

 

그런데, 이게 코토코다. 이리에 군이 자신의 세상 전부인 여자. 그래서 이리에 군 행동 하나 말투 하나 말 하나하나가 신경쓰이는 그런.

 

 

이리에 군은 그 사이 새 게임 개발에 착수하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혼인신고도 안 했는데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길어지니, 코토코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이리에 군의 잠옷을 희생시켜 인형을 만들어 위로를 하려 해보지만,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사람들의 불안도 커지기 마련이니, 코토코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킨짱은 분노해서 회사로 쳐들어간다. 아직 코토코를 보낸 상처가 아물지 않은 킨짱이니,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울렸다는 사실 자체로 눈이 뒤집힐 만 하다.

 

 

이리에 군이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회사에서 일에 미쳐 매달리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 회사에서 새 게임 개발중이고 그래서 아주아주 바쁘다, 이 일이 잘 끝나면 혼인신고 할 거다 와 비슷한 말이라도 해 줬으면 좋았잖아.

 

코토코 성격 뻔히 알면서, 불안해할 것조차 알고 있었으면서 코토코를 방치한 채 일에만 매달리니 이 난리가 나지.

 

이리에 군 입장에서는 코토코와 부모님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죽기살기로 일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코토코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옛 연인(!)과 회사로 쳐들어온 이 상황이 빡칠 만 하다. 그렇지만 그럼 결혼을 무르든가, 같은 발언은 좀 위험하잖아. 혼인신고 안 한 건 코토코가 아닌 본인이구만.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이리에 군을 믿지 못한 코토코도, 코토코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일에만 매달린 이리에 군도 모두 잘한 건 없어 보인다.

 

 

아버지에게 질책을 듣고 코토코는 좀 더 이리에 군을 믿어보려 한다. 하지만 보고 싶은 걸.

 

상황을 보면, 코토코가 킨짱과 회사로 쳐들어가 난리를 피우고도 시간이 좀 더 흐른 것 같다. 새 게임을 만들어 내놓은 게 몇 주 정도 걸렸다니까. 이리에 군은 좀 더 빨리 일을 끝내고 코토코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더더욱 일에 몰두했던 것 같다.

 

 

밤새워 몇 주간 미친 듯 일해서 눈을 뜨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인 이리에 군이 직접 코토코를 데리러 학교로 갔다.

 

코토코 성격상 이리에 군과 뭐가 잘못됐나 하는 소문이 테니스 부에 쫙 퍼졌을 것이고, 코토코는 맥없이 테니스장에 있을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겠지........... 라고 하면서 한시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서 아버지 대신 본인이 직접 코토코를 데리러 갔다고 생각하련다.

 

시아버지에게서 비로소 그 동안의 일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 코토코. 그러니까 이런 말을 시아버지한테서 들을 게 아니라 남편에게서 직접 들으면 좋았잖아.

 

 

보고 싶어했던 건 코토코만이 아니었다.

 

이리에 군 만의, 이리에 군 식의 애정표현. 아내를 모델로 게임을 개발한 남자. 물론 그 게임이 가능성이 있다고 봤겠지만, 거기에 코토코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오랜만이야."

 

이제서야 웃음이 나나 보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는 미안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이리에 군을 좀 더 믿을 걸 하는 미안함과, 이렇게 힘들게 일했구나 싶은 안쓰러움, 나를 모델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감격.

 

그러니까 코토코가 귀엽다는 건 누구보다 이리에 군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거다. 아내가 사진 찍는 동안 쳐다보는 따뜻한 눈빛이 그걸 말한다.

 

 

 

그러니까 코토코가 볼품없다고 할 때마다 난 어이가 없었다고.

 

이 얼굴 어디가 볼품이 없....? 물론 몸매가 빼어난 미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코토코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도 찾기 어려울 거다.

 

이리에 군의 취향은 성숙하고 멋진 여자가 아니라 귀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이라고 못박자. 땅땅! (그걸 어째 나오키 엄마가 제일 잘 아는 것 같다. 역시 엄마...)

 

코토코를 정확히 '이리에 코토코'라고 소개하는 이리에 군에 코토코는 놀라지만, 사실 이리에 군은 처음부터, 단 한 번도 코토코와 헤어질 생각 따위는 해본 적이 없다. 그럴 거였으면 그토록 어렵게 코토코를 잡지도 않았겠지.

 

 

도시락도 안 받아주는 것 같더니 킨짱이 난리치고 간 다음에는 도시락은 또 받아먹었나봐...

 

우리 코토코 음식 솜씨는 몇 년이 지나도 늘지 않는 걸 보면, 사람마다 잘 하는 건 정말 따로 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코토코는 잘하는 게 없네?

 

그래도 늘 노력하고 긍정대마왕이라서...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그만임. 암. 남편에게 갈 길을 보여주고 늘 곁을 지켜주고 정말 멋진 일이잖아.

 

 

역시나 한 회차당 한 번 이상의 애정씬을 보여주는 시즌2. 얘네는 도대체 왜 이런 걸로 싸우는 거야 싶다가도 마지막에 이렇게 풀어지는 거 보면 귀엽고 사랑스럽고 너무 예쁘다.

 

오랜만에 본 아내와 키스 도중에 쓰러져 버린 거 보면, 이리에 군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속으로 얼마나 초조했을지 보이는 것 같다.

 

 

시즌2에서는 이렇게 코토코를 꿀 떨어지는, 양봉업자로 변신한 이리에 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눈빛을 쏘던 남자가 같이 학교 가기 싫다고 아는 척 하지 말라던 그 냉정한 인간 맞나 싶다. 참 더럽게 감정 표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이리에 군의 성격이 성격상 대척점에 서 있는 코토코의 성격과 충돌하면 별 거 아닌 일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얘네는.

 

일이 끝나자마자 코토코를 데려가 혼인신고를 하는 이리에 군.

 

 

그리고 지금에서야 왜 그랬는지 말해준다. 그걸 진작 말해주지 그랬느냐....고 하려다 생각해 보니, 이게 이리에 군의 방식이지 싶다.

 

애초에 이리에 군은 코토코와 이렇게 빨리 결혼할 생각은 아니었다. 사호코와도 회사가 안정되면 결혼하겠다고 말했던 이리에 군이니까. 회사를 정상으로 돌려놓은 다음 결혼하려 했던 것. 중간에 코토코가 불안해할 수 있으니 아마 약혼 정도는 할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결혼부터 덥석 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을 것.

 

나오키 엄마는 늘 너무 앞서나가시는 바람에 바로 다음 회 임신 소동도 일으키고 하여간 이 부부를 들었다놨다 하신다...........

 

이리에 군은 사호코를 포기하고 코토코를 선택했다. 그렇다는 건, 사호코가 가져올 돈도 포기했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사호코 할아버지가 연애는 연애, 일은 일이라는 통 큰 사업가라 해도 이리에 군은 어려워진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을 거다. 남자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결혼하고 싶었을 텐데 덜컥 결혼부터 했으니, 거기에 '남편'으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같이 졌을 듯 하다.

 

그게 이리에 군을 더더욱 밀어붙였겠지. 그러니 코토코의 감정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거고. 코토코를 달랠 시간에 하루라도 빨리 게임을 출시하고 코토코에게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아마 있었을 테고.

 

 

 

'잘 부탁해 부인'하고는 쑥스러운지 도망치듯 가버리는 이리에 군. 신혼여행지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보'라고 부르는 건 이리에 군이다. 게임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리에 코토코'라고 혼인신고 전에도 분명히 소개했고.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아내라는 것을 이리에 군만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일본에서는 여자가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르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 (일드는 처음입니다만) 일본판 보면서 놀라는 게 좀 있는데 바로 이런 거고 다른 하나는 리카 에피소드. 그건 진짜... 컬처 쇼크였어....

 

 

드디어 대망의 시즌2!!!

 

호불호가 갈리긴 한데, 시즌2는 두 사람이 결혼한 후의 이야기라 시즌1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뭐 하여간 그렇다. 결혼했다고 나오키와 코토코가 달라지진 않고 위기도 계속되고 싸우는 것도 거의 비슷한 이유로 싸우니 뭐........... 얘네는 연애를 못하고 급하게 결혼한 대신, 아기가 생기기 전까지 기나긴 결혼 생활이 그냥 연애 비슷했던 것 같다. 한 방을 쓰는 거 빼고는 시즌1과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고 말하지만 어마어마한 변화잖아!!!

 

시즌2는 이리에 나오키, 그 냉정하고 이기적이고 얼음짱 같은 인간의 본모습이 어딜 가겠느냐만은, 그 와중에도 이리에 나오키 식의 애정표현이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나오는(6회는 제외 - 여기선 이리에 군이 질투로 미쳐서리) 신기한 시즌이다. 키스 아니면 따뜻한(이리에 군으로서는 따뜻한 거임) 표현이라도 나온다, 한 회에 1애정씬을 구현하는 것. 대만판 악작극지문도 시즌2는 달달함의 극치였는데(즈슈는 더 해... 즈슈는 원래 좀 다정한 인간인데 표현을 잘 못하는 거지 싶고 이리에 군은 그냥... 표현 따위 귀찮아 하는 본성이 그런 놈인 것 같다) 일본판도 시즌2는 역시 달달함이다.

 

드디어 결혼한 두 사람 오키나와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되게 급하게, 결혼하는 줄도 모르고 결혼했는데 할 건 다 해....

 

 

비행기 안에서 만난 마리 부부. 마리 부부에게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설명하는 형식으로 시즌1의 중요한 장면들이 나온다.

 

이때만 해도 마리 부부, 아니 마리라는 이상한 여자가 들러붙어 신혼여행을 마칠 줄 꿈에도 몰랐겠지.

 

그나저나 일본에 '나리타공항 이혼'이라는 게 있는 줄 몰랐다. 지금도 그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대충 이해하자면 첫날밤을 치르지 않고 결혼한 부부가 신혼여행지에서 서로에게 실망(?)하고 공항에 닿자마자 이혼한다는 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쪽(?) 뿐만 아니라 대충, 맞선을 보고 결혼하다보면 환상이 깨지기도 하고 뜻밖의 나쁜 점이 보이기도 하고 그런 법이니까.

 

코토코의 경우는 그쪽(?) 얘기로 마리가 비꼰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정확한 건 모르겠다.

 

 

 

마리와 가방이 바뀌는 바람에 다시 만나게 된 네 사람.

 

마리의 화려한 수영복을 보고 이리에 군이 하는 말이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입으려고?"

 

표정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아기 몸매에 가당키나 하느냐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만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일본에서도 인기가 꽤 있어서 '미남이시네요'의 남자 주연인 장근석 씨가 엄청난 한류스타로 부상했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건 보너스 같은데, 코토코는 공항에서 드라마의 밴드 'A.N.JELL'을 만나게 된다. 일본어로 '고미남' 강신우' 발음을 그대로 들으니까 뭔가 ㅋㅋ

 

그나저나 이리에 군... 중국어도 잘하는 줄 몰랐어... 전혀 위화감이 없어... 이리에 군 역을 맡은 후루카와 유우키 군이 엄친아라는 얘기를 어디서 주워 들은 것 같은데, 이리에 군이 일본식 영어 아닌 영어 할 때 보면 완전 네이티브 수준이고 중국어도 꽤나 잘하는 것 같음. 이게 이리에 군이라는 설정을 보면, 코토코가 반해서 경배할 만 하다능.

 

이리에 군... 넌 도대체 못하는 게 뭐냐. 아 참. 성격이 나쁘지..................

 

 

방으로 들어온 이리에 군과 코토코.

 

코토코는 이리에 군에게 좋은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이리에 군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이대로만 있어 달라고 한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에게 가기까지 그토록 망설였던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코토코의 단점이 아니었나 짐작해 보는데, 사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이상형 내지는 좋아할 만한 여자의 정반대 선상에 있다. 이리에 군이 이만하면 괜찮은 여자라 결혼하려 했던 사호코를 보면 알 수 있다. 요리 잘 하고 미인인데다 머리 좋고 교양 있어서 이리에 군과 취미생활(오페라 감상 같은...)도 같이 할 수 있고 결정적으로 회사에 자금도 끌어올 만큼 집안도 좋은데, 그 여자를 마다하고 선택한 여자가 코토코인 거다.

 

나중에 9회에 리카에게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 말하는데 - 그게 코토코의 파워, 코토코의 근성이었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선택한 대신, 코토코가 크게 달라지리라 기대하지도 않고 그러기를 바라지도 않은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코토코, 머리 나쁘고 할 줄 아는 건 없지만 근성 있고 귀엽고 파워넘치는 코토코로 머물러 주길 바란다.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그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그나저나 이리에 군....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코토코를 위해 통역을 해주는 척 하더니........

 

질투했던 거였어.

 

 

이건 나중에 5,6,7회를 리뷰하면서 짚어보고 싶지만, 이리에 군은 본인이 얼마나 질투심이 강한지 몰랐던 것 같다. 시즌1에서도 킨짱과 코토코의 일이라면 코토코에게 온갖 성질을 다 부렸을 정도였고, 하다못해 마누라가 아이도루 밴드 좋아하는 것도 못마땅해. 아니, 나 말고 다른 남자가 보인단 말야?....뭐 이런? (쓰다보니 되게 재수없어)

 

 

첫째날부터 이리에 군에게 들러붙은 마리. 내내 나오키 상, 나오키 상, 이름을 불러대며 온갖 친한 척을 다 하고 자기 남편은 내버려둔 채 진상을 피운다.

 

코토코는 내내 당하기나 하고 정말 짜증나는 신혼여행이었어... 마리 부부가 나오는 씬은 그래서 거의 다 생략.

 

 

신혼여행지까지 따라온 나오키의 부모님과 유키, 그리고 코토코의 아버지.

 

아니.... 원래 이리에 군 어머니야 예상 가능하지만 코토코 아버지까지 따라가실 줄 몰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번에 부모님이 따라온 것을 알고 기막혀하는 이리에 군. 그래도 이분들은 영원한 코토코 팬이기에 마리가 들러붙을 때마다 응징(?)을 한다.

 

"어.. 저 사람들은?"

 

뭔가 코토코가 눈치를 채나 싶었지만...

 

"외국인이구나."

 

그럼 그렇지 하는 나오키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봐도 너무 어설픈데 어떻게 찰떡같이 외국인이라 믿을 수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는 마리 땜에 열이 받은 김에 못 마시는 술을 진탕 마시고 뻗어버린다. 알고 보니 신혼여행 기간 내내 이랬다능........ 그래서 첫날밤이 다섯째날 밤으로 미뤄지게 된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코토코가 이리에 군을 사랑하는 남자이자 경배의 대상으로까지 보는 반면, 이리에 군에게 코토코는 모든 단점과 장점을 수용한 사랑하는 여자일 뿐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리에 군에게 코토코는 사랑하는 아내일 뿐이다. 남자로서의 욕망 내지는 애정표현이 쉴새없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여기서도 나오키는 코토코를 깨워 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나오키는 코토코의 애교에 몹시 약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 들어줄 수 있는 건 나오키 식으로 웬만하면 다 들어준다 - 여기서도 그렇다. 코토코의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도 코토코가 애교를 부리며 사랑한다 말하면..... 몹시 좋아한다. 짜식, 그런 표정을 코토코한테 좀 보여주란 말이다.

 

 

매일 같은 패턴의 반복.

 

마리가 들러붙고 - 남편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고 - 코토코는 열받아서 진탕 알콜 드링킹 - 취해서 뻗음 - 거사 못 치룸.

 

그렇게 마지막날까지 왔다.

 

아니 근데 시어머니와 무슨 약속을 한 거야........ 거사를 꼭 치르겠다는 약속을 했다니 상상초월이야.........

 

 

나오키도 참 이해못할 부분이 있다. 코토코에게는 사호코 말마따나 함부로 하면서까지 자기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친절하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나마 킨짱은 무시라도 했고 스도 선배도 무시했는데, 한 다리만 건너서 계속 얼굴 볼 일 없다 싶으면 이상하게 친절해져 이리에 군.... 나중에 코토코의 간호학과 친구들에게도 안면 다 트고 대화도 주고받고 하는데도 웬만해선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성을 부른다. 이리에 군의 세상은 뭐 이런 식인 것 같다.

 

코토코와 가족 - 코토코 외에 알지만 좀 무시할 만한 사람(킨짱, 스도선배, 코토코 친구들) - 코토코 외의 아는 사람(마츠모토와 반 친구들) - 그밖에 안면 있는 사람들(코토코의 간호학과 친구들과 병원 동료들) - 별로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지 않은 외부인

 

뒤로 갈수록 친절도가 올라가는 아이러니.

 

마리를 확 떼어내지 못했던 데에는 이리에 군의 이런 성격이 반영되었지 싶은데, 아무리 이리에 군이라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신혼여행 끝나면 다시 볼 여자 아니니 참아줬지만, 결혼사진을 같이 찍자는 어이없는 말은 칼같이 거절한다.

 

 

 

마리는 꾀를 부려 나오키를 꼬시려 하지만, 질투를 하는 듯한 코토코에게 환자 진찰과 질투할 대상을 헷갈리지 말라며 무섭게 화를 내던 나오키도 마리가 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확 얼굴을 바꾼다.

 

코토코의 예감이 맞았던 거다. 그런데 자신은 코토코에게 화를 냈고 코토코는 상처를 받아 나가 버렸다.

 

다시는 안 볼 여자지만, 이 정도면 친절해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나오키가 한 번 잔인해지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여실히 나타난 씬.

 

당신 같은 여자는 백 번 봐도 다시 볼 일 없다, 당신과 코토코는 누가 더 낫다가 아니라 아예 비교 선상에 올릴 수 없다.

 

하긴... 미인에 머리좋고 돈도 많고 교양도 있고 요리도 잘했던 사호코와 결혼할 뻔 했던 나오키인데, 하다못해 대학 시절 좋다고 고백했던 마츠모토도 마리와는 비교할 바가 못됐으니, 어디 들이대나 싶은 그런 느낌이 들긴 했다. 너무 택도 없었어...

 

 

 

마침내 다시 만난 두 사람.

 

나오키... 아무리 그래도 네가 아내한테 버럭한 건 좀 잘못했잖아, 마리는 가짜 환자였다고.

 

"바보! 걱정했잖아!"

 

하고 키스....는 사과의 방식이 아닌데 아무튼 이리에 군은 늘 이런 식이다. 말로 해야 할 부분도 키스로, 애정표현도 키스로.........

 

코토코와 결혼하고 나서 이리에 군은 적어도 스킨십 부분에서는 거침이 없어진다. 누가 봐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할 정도. 같이 등교하는 것조차 싫어했던 그 이리에 나오키 맞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날이 오기까지 길었지?"

 

코토코는 그래도 이리에 군과 함께여서 좋았다고 하지만...

 

"난 괜찮지 않았어."

 

매일 밤마다 뻗어버리는 아내 덕분에 첫날밤이 다섯째날 밤까지 미뤄진 게 이리에 군에게는 '괜찮지 않은 일'이었던 거다.

 

코토코,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아. 이리에 군은 너의 모든 것을 원해.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해.

 

그런데도 자신감을 가지지 못해 이런저런 사고를 치는 에피소드가 나오니(당장 다음회에) 안타까울 뿐이었다. 특히 9회의 리카 에피소드는 민망할 만큼 안쓰럽더라.

 

 

이 드라마 몇 세로 방영됐는지 모르겠네. 대만판 악작극지문2는 1회의 베드씬 때문에 시즌1까지 싸잡아 19세 관람가로 우리나라 케이블방송을 탔다는 얘길 들었는데(뭣도 모르고 19세에 이끌려 시즌1을 봤을 사람들에게 애도를....) 일본에서 몇 세 관람가였을까? 설마 티스토리에서 음란물....로 찍히는 건 아니겠지. 

 

대만판 악작극지문2의 첫날밤이 사실 좀 더 파격적이고 섹시하긴 한데, 일본판도 만만치는 않은 편이다. 더구나 여주가 미성년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오오, 사스가 니뽄........

 

베드씬은 1회와 16회, 두 번에 걸쳐 나오는데 예쁘게 잘 표현되었다. 이 부부의 사랑의 완성점 같은 느낌이랄까. 1회는 시작하는 느낌이고 16회는 앞으로도 이 부부는 이렇게 잘 먹고 잘 살 것입니다, 예쁘게 사랑하면서 의 느낌이 더 강한 베드씬이다.

 

 

마리가 방해를 했어도 어쨌거나 두 사람의 신혼여행은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았다.

 

코토코야 이리에 군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하니 당연했던 거고, 이리에 군도 좋은 기억이었다고 또 가보고 싶다고 할 줄은 몰랐네. 나리타 아니 하네다 공항 이혼은 무슨. 첫날밤까지 무사히 다 치른 이 커플은 오히려 아주 자연스럽고 행복한 커플이 되었다.

 

그런데 공항에 마중나온 아버지 회사 분... 꼭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을 차에 태우지만...

 

 

알고 보니 그 사이에 이사를 간 거였다. 대단한 나오키 엄마, 신혼여행지까지 쫓아와 놓고 이사는 언제 한 거여...

 

그나저나 엄청난 대저택이다. 일본에서 이 정도 크기의 집을 가지려면............ 코토코만 만나면 이리에 군이 유치해지고, 나오키 엄마는 늘 한 발자국이 아니라 백 발자국쯤 앞서가셔서 잊고 있었어. 이리에 가(家)가 부자라는 거.... (킨짱이 물었지, 그 녀석 얼굴이 좋은 거냐 돈이 좋은 거냐, 였던가)

 

 

그래서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부터는.... 그냥 입이 찢어지는 예쁜 에피소드만 남았다. 이 회차에서만 볼 수 있는 이리에 군 모습도 있다지...

 

 

 

여자한테 묻지도 않고 그 아버지한테 딸을 달라고 하는 청혼법은 어디서 배운게냐 이리에 군............

 

하긴 시즌2에서 킨짱이 크리스에게 청혼하기 전 이리에 군에게 조언을 구할 때, 두 사람 모두 코토코에게는 물어보나 마나였다는 말에 동의하는 걸 보고 빵 터졌더랬다. 그래, 코토코에게는 물어볼 필요가 없는 거긴 한데... 그래도 좀 먼저 물어봐주지 그랬어.......

 

코토코의 온갖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장점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이리에 군.

 

그러니까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수많은 단점들이 때로는 아주 짜증나고 때로는 화가 나지만 그걸 모두 상쇄하는 코토코의 장점 때문에, 그냥 코토코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코토코를 놓지 못하는 거다.

 

코토코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는 이리에 군. 그건 나도 그래. 어떤 드라마는 솔직히, 저 두 사람이 꼭 맺어져야 하나 싶은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코토코 없는 이리에 군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독하게 바싹 마른 인간으로 살다 죽었을 거야, 이리에 나오키는. 이상하게 이리에 군 없는 코토코는 그럭저럭 상상할 수 있는데 그 반대가 안 된다. 시즌2에서 다시 한 번 더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있어야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으로, 진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코토코가 필요하고 그래서 코토코 없이 살 수가 없다.

 

 

그래, 드라마는 바로 이런 맛이지. 모든 게 잘 해결된다. 술술 넘어간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즈슈가 회사의 위기를 넘기는 장면이 구체적으로 표현이 되는데(사호코 역의 후웨이란에게 사과하려고 하는 모습도 있고, 킨짱 역의 아진에게 그 마음을 달래주려 하는 것도 있고) 일본판은 아무래도 시간 부족 때문에 그런 것들은 쿨하게 넘어간다. 우린 이 회사가 그래도 잘 될 거라고 그냥 믿게 된다.

 

 

"아침이면 심술궂은 이리에 군으로 돌아가 버릴 것 같아서 무서워."

"그럼 같이 잘까?"

 

그래............. 이리에 군은, 그랬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에 대한 마음이 단순한 사랑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남자를 넘어선 어떤 동경과 경배의 대상이랄까. 그래서 더더욱 이리에 군에게 꼼짝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리에 군은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리에 군에게 코토코는 그냥 여자, 였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단점이 많고 자신의 취향이 아닐 뿐더러 자신과 어울리는 여자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끝내 억누르지 못했던 여자.

 

"날 선택한 거 후회 안 해?"

"안 해."

"그렇지만 네가 날 좋아할 줄은 몰랐어."

"너한테 졌어."

 

너한테 졌다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단 식으로 얘기하지만, 사실 후반부에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붙잡고 늘어지지 않았다. 맞선 자리에 쫓아나간 적은 있지만 그걸 들켜서 이리에 군이 곤란해진 적도 없고. 오히려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사호코와의 결혼을 밀어붙일 때 속마음과 반대지만 축하한다고 해 주기까지 했다.

 

그렇다는 건, 이리에 군이 결국 코토코가 아닌, 어쩌면 자신에게 이상적인 여자일 수 있는 사호코를 선택하지 못하고 코토코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었을 만큼, 스스로에게 졌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버틸 만큼 버텼는데,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몰래 사진을 찍어댈 때부터 좀 불안했던 나오키 어머니...................

 

이분 혼자 멀리 멀리 가시는 거, 이번에 정점을 찍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식들 결혼인데 당사자들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결혼식이라니요..........

 

 

코토코야 평생 소원이 이리에 군과 결혼하는 거였으니 순순히 따랐겠지만 이리에 군이 의외야.

 

하긴 사람들 다 불러놓고 언젠가는 하려고 했던 결혼 안 한다고 버티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

 

킨짱과 이리에 군은, 이렇게 정리한다. 킨짱은 아마도, 이리에 군이 진심이라는 걸 코토코가 승리(?)했다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결혼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켜볼 거라는 킨짱 말이 진심이라는 거, 이리에 군도 느꼈을 거고.

 

 

이분, 아내분의 미모에 깜짝 놀라고 새삼 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심지어 엄마가 제멋대로 준비한 결혼식이라 기분이 나빴는데,

 

"네가 예쁘니까 그걸로 됐어."

 

라고 하신다..........

 

억.

 

 

유키에게 두번째 키스에 대해 전해듣고, 비로소 이리에 군도 자신을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코토코.

 

첫번째 장난스런 키스를 재현하며 이리에 군의 대사를 말하는 이게 바로 백미다.

 

"짜(차?)마미로.(쌤통이다)."

 

졌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키스를 하는 나오키, 사실은 그대가 위너라니깐.

 

 

처음 봤을 땐, 왜 나오키가 사실 전 코토코를 좋아해요, 정도로 고백을 끝내지 않고 코토코와 결혼할래요, 를 외쳤는지 잘 모르겠단 기분이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어쨌든 나오키는 지금 사호코와의 결혼을 추진하던 터였으니, 결혼은 사호코가 아닌 코토코와 할래요, 도 되고 한편으로 그냥 연애나 하려고 약혼을 깨고 코토코를 선택한 게 아니라는 그런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는, 선언 같은 거였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리에 군은 빈말을 하는 법이 없다. 놔뒀으면 회사를 살린 후에 아마 코토코와 결혼했을 거다. 결혼하고 싶어했던 건 코토코만은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이리에 군 마음을 확인해 놓고 코토코는 왜 결혼하고 나서도 내내 작아졌던 거냐고.....................................

 

 

 

이건 꼭 꿈 같은 보너스다.

 

이리에 군을 웃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 코토코. 엄마가 갑자기 준비한 결혼이지만, 이리에 군에게도 이 결혼이 절대 싫은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행복한 웃음.

 

게다가 이리에 군이................ 저 닭살스런 말을 했어. 너를 만난 건 그 이상의 기적이라니.

 

 

이 씬은 1회와 맞물리는 씬이기도 하다. 말도 안 되는, 100억분의 1의 확률로 유성에 맞아 집이 무너져 버린 코토코가 이리에 군 집에 얹혀 살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으니까.

 

유성에 맞을 확률은 100억분의 1, 너를 만난 건 그 이상의 기적이야.

 

그래, 이리에 군. 그렇게 인정했으니 그렇게 행복하게 코토코와 잘 살아..............야 하는데 왜 시즌2에서 빠가사리 짓을 했느냐고!!!!

 

그래도 이 결혼식 씬은 두고두고 예쁘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은 왜 즈슈한테 여장을 시키고 샹친한테 남자 예복을 입혔던 거냐고 ㅠㅠ

 

 

 

그래서 그들은 두고두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로 끝날 것 같지? 그런데 그게 아닌 게 <장난스런 키스>의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하고 바로 결혼해 버려서 결혼 생활이 꼭 연애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결혼한 부부만이 갖는 느낌은 있었던 예쁜 커플.

 

이제 시즌2, 결혼생활이다.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무한질주로 여기까지 왔다 ㅋㅋㅋㅋㅋㅋ 아 몰라(이 말투 어쩐지 기분나빠). 16회는 두 번으로 나눠서 이리에 군이 항복 선언하고 행복해하는 거, 코토코 입이 찢어지는 거 볼 거야.

 

 

약혼식까지 치르고 왔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리에 군의 속마음을 물어보는 이리에 군 부모님.

 

부모님은 누구보다 잘 아시고 계신다. 이리에 군이 자신의 속마음과 다른 길로 가려 한다는 걸. 이리에 군이 스스로 잘못된 길에서 빠져 나오지 않으면 멈추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이리에 군은 지금 고장난 폭주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려 하지만 그 속은 텅 비었다. 일본판은 확실히 대만판 악작극지문보다 이리에 나오키의 속마음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래서인가 후반부 들어 억지로 혼담을 진행하면서 이리에 군이 속이 텅 빈 강정이 되어 간다는 게, 그래서 화가 나고 그래서 나오키 식으로 미쳐간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져서 달콤함을 맛보려 한다면 복습하지 않게 되지만 은근히 자꾸 생각나게 되기도 한다.

 

 

두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를 했던 장소에서 우연히 딱 마주쳤다.

 

정황상 코토코는 오다이바에 와서 이리에 군 생각이 났고, 이리에 군은 코토코 생각이 나서 오다이바로 온 것 같다. 둘 다 거기서 거기구만,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자신과 첫 데이트 장소에 사호코를 데려온 데 대해 서운해한다.

 

그런데 그건 이리에 군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좋은 남자 만나라 했지만 막상 코토코가, 자신들의 첫 데이트 장소에서 킨짱과 데이트를 하고 있는 걸 보는 이리에 군은 속이 뒤집어졌지 싶다.

 

 

 

그러니 늘 좋은 얼굴로 웃어만 보이던 사호코는 염두에 두지도 않은 채 막말을 뿜어내지. 언제나 코토코를 만나면 솔직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났던 이리에 군으로서는, 사호코가 자신의 모습에 놀랐다는 것에 당황했을 거다.

 

이죽이죽 빈정대마왕, 코토코에게 아주 천생연분 납셨네 식으로 빈정거리지만(코토코도 나중에야 가슴 아파했을지 몰라도 아주 고맙다, 하고 받아친 건 참 맘에 든다. 아무래도 역시나 샹친보다 코토코가 더 파워가 넘쳤어) 멀어져가는 코토코와 킨짱의 뒷모습을 보는 이리에 군의 얼굴엔, 지금 이리에 군의 심경이 숨기지 못하고 드러나 버린다.

 

 

늘 이리에 군이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지 않고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대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사호코는, 이리에 군이 사실은 코토코를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만 셈이다.

 

이리에 군은 사호코가 먼저 가 버리는데도 쫓아가지 않고 그저 서 있다.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았을 거다.

 

 

아마 이때쯤, 이리에 군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것 같다.

 

코토코가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간다는 소식에 이리에 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가 버린다. 평소 같았으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 내지는 그렇군요 하고 말았을 텐데,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다.

 

올라와서는 멍하니, 코토코의 방문을 바라본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코토코가 완전히 떠난다는 게. 자신이 보내놓고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코토코는 나를 좋아해.

 

그게 이리에 군이 늘 하던 말이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코토코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이리에 군은, 자신이 설사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 해도 코토코는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그런 말도 안 되는 바람을 지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이제 코토코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진코와 사토미가 마츠모토와의 동거(아니었지만) 때문에 빡쳐서 이리에 군을 찾아왔을 때에는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척 빈정댔는데, 이리에 군답지 않게 이들이 하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을 그저 다 듣고 있다.

 

진코와 사토미가 쏘아붙이는 것조차 아무 말 못하고 가만 있다.

 

킨짱이 프러포즈를 했고, 코토코가 대답을 할 거라는 말.

 

이리에 군은 머리라도 한 대 얻어맞은 것 같다.

 

 

내리는 빗속에 하염없이 서 있는 이리에 군.

 

대만판 악작극지문이 알콩달콩한 표현이 더 많아 더 좋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일본판이 더 좋았던 것들이 있는데, 이 장면도 그중 하나다.

 

특히 빗속 키스씬과 결혼식은 악작극지문보다 러브인도쿄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악작극지문에서는 그래 비는 이렇게 내리는 거고 이 비를 맞으면 천하의 쟝즈슈라도 미역머리가 되는 거야, 를 가감없이 보여주어 감동이 덜했다. (복습할 때마다 눈도 제대로 못뜨는 그 미역머리에 시선이 꽂히는 걸 어떡하나 ㅠㅠ)

 

그런데 즈슈가 샹친을 찾아다니면서 처음으로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고 중얼거리는 씬보다, 말 한 마디 없어도 충격적으로 모든 것을 깨닫게 된 이리에 군의 빗속 이 모습이 더 와닿았다. 이리에 군이 얼마나 세상에 홀로 툭 떨어진 것 같은 외로움과 소중한 것을 잃는 바보같은 후회로 절절이 젖어드는지 그저 느끼게 된다.

 

 

코토코를 마중나온 이리에 군.

 

여기서부터 이리에 군은, 생각하고 있는 바를 전혀 감추려 하지 않는다. 솔직해지지 않으면, 코토코에게 다가갈 수 없다.

 

 

과연, 고백도 이리에 군답다.

 

점점 더 감정이 격해지다 마침내 폭발한 지점에서도, 이리에 군은 "널 좋아해!"가 아니라 "너는 날 좋아해! 나 말고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마!"라고 외친다.

 

문득, 이리에 군은 누구보다 더, 사랑을 갈구했던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뭐 그게 아니라 해도, 이리에 군 말마따나, 코토코가 이리에 군을 좋아해주는 게 너무나도 당연해서 그 사랑이 변하거나 떠난다는 것을 참을 수 없게 된 거다, 최소한.

 

 

 

이 와중에 "키스... 두번째다" 중얼거리는 코토코... 못말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스를 하나하나 세어야 할 정도로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고백을 믿지 못할 지경이었는지도 모른다.

 

키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장난으로 넘기는 바람에 이도 저도 아닌 사이로 어정쩡하게 버틴 세월이 4년. 두번째 키스를 진작 알았더라면, 이리에 군이 키스를 또 했던 자신의 마음을 진작 돌아보았더라면, 그 쓸데없는 똥고집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이 두 사람, 이렇게 돌아오지는 않았을 거고 킨짱과 사호코도 쓸데없이 더 가슴이 아플 필요가 없었을 텐데.

 

"이제 안 세도 돼." 라며 또 키스하는 이리에 군. 코토코를 꼭 끌어안는 이리에 군은, 이제야 알았다.

 

코토코 없는 삶은, 태양이 사라진 지구와도 같다는 걸. 코토코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헤어지는 걸 섭섭해하는 가족들.......

 

 

달리는 김에 그냥 막 달려서 얼른 시즌1을 끝내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야 시즌2까지 목표한 대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안 그러면 중간에 때려칠 것 같아... 나 혼자 달리는 건데 때려치면 그만이지만서도, 코토코의 '곤조'를 배워야지.........

 

14,15회는 나오키가 '자기 자신 괴롭히기 달인'이 되어가는 과정이고 코토코가 상처받는 과정인지라 별로 복습도 안 하게 되는 그런 회차들이다. 나오키 엄마 말마따나 쓸데없는 고집은 어찌 그리 부려대는지, 덕분에 몇 사람이 쌩고생이냔 말이지.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게 좋은 맞선을 보기로 한 나오키.

 

뭐 이런 바부탱이 같은 넘이 다 있나. 나오키 엄마 말대로 이리에 군은 아버지가 쓰러지신 게 자신의 행복을 위해 고집을 부려서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쯤이야. 만약 이리에 군 아버지가 크게 잘못됐다면 이리에 군이 저 말도 안 되는 고집으로 평생을 불행하게 살았겠구나 싶어서(그럼 사호코는 뭔 죄여) 아찔하다.

 

그 후는 뭐... 맞선 장소에서 나오키 엄마가 훼방 놓기, 코토코와 마츠모토가 몰래 미행해 방해하려다가 되레 당하기 등이 펼쳐지는데...... 하나도 재미없고 안쓰럽기만 하고 안타깝기만 하고 보기 민망하기까지. 물론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몰래 따라온 것을 전부 다 알고 있었다.

 

 

파티장까지 쫓아올 거냐고 놀리지만, 코토코는 더 이상 이리에 군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음악회까지 쫓아갔던 샹친에 비하면 코토코가 훨씬 더 맘에 든다.

 

그러나 맘에 없는 데이트를 계속 하는 이리에 군은, 속이 속이 아니다. 저게 무슨 데이트를 마치고 들어온 남자 표정이냐.

 

 

킨짱은 분명히 봤다, 이리에 군과 코토코의 썸씽 장면을. 그런데 이리에 군은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코토코는 분명히 마음이 통했던 것 같은데 결국 내 착각이었나보다라며 괴로워한다.

 

킨짱 입장에서야 이리에가 코토코를 갖고 논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코토코 때문에 마음이 아픈데, 킨짱 입장에서는 이리에 군이 죽도록 미웠을 것이다.

 

그러니 선언한다, 내가 코토코를 너한테서 뺏을, 아니 지킬 거라고.

 

너는 상관없지 않느냐, 그러니 상관하지 말아라.

 

킨짱의 질책 앞에 한참을 아무 말 못하는 이리에 군.

 

 

이리에 군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마지막의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코토코는, 더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이리에 군의 주변에 있을 수만 있다면. 아니, 마지막 희망이 남았다고 해줬으면 싶다.

 

코토코는 나를 좋아해, 예전에는 그렇게 말해줬잖아, 제발 그렇게 말해.

 

그러나 결국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지키겠다는 킨짱의 말에 네 맘대로 하라고 하고 자리를 뜬다.

 

그 대답이 나오기까지 이리에 군의 침묵은 꽤나 길었다. 결혼할 다른 여자가 있는데도 네 맘대로 하라는 그 말이 나오기가 그토록 어려웠다, 이리에 군에게는.

 

 

이제 정말 끝.

 

이리에 군도, 코토코도 모두 느꼈을 것이다.

 

코토코는 절망하지만......... 이리에 군은 화가 났다. 스스로에게. 얼굴에 완전 날이 서 있다.

 

 

혼담을 진행하는데 집안에 웃음기라곤 하나도 없다.

 

나오키의 상태가 혼담이 진행되면 될수록 좋지 않다는 건 유키마저 느낄 정도다. 초등학생 유키마저 형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유키도 아는 사실, 나오키는 코토코를 좋아해, 그런데도 이리에 군은 고집을 피운다.

 

 

아마 나오키의 부모님이 나오키에게 코토코와 결혼해 회사를 이어라, 라고 밀어붙이지만 않았어도 나오키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렸을까 싶다. 아버지에 대한 회개는 자신의 꿈을 버리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가져올 수 있는 여자와 결혼까지 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복수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 복수의 칼이 가장 깊이 찌르는 건, 바로 이리에 나오키 자신이다.

 

 

 

코토코가 아침부터 예쁘게 차려입고 데이트 갔다는 말에 식욕마저 달아난 나오키.

 

이제 정말 끝이다. 코토코는, 다른 남자의 연인이 되는가보다.

 

그토록 귀찮고 그토록 민폐덩어리인 코토코가 자신의 인생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데, 나오키는 꼭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가 마지막 햇빛을 쬐는 것 같다.

 

 

이게 아버지가 쓰러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오키가 웃었던 장면이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즈슈가 반지를 고르는 샹친을 환상으로 보고 웃는다. 일본판에서는 이 장면이 그 장면과 비슷한 장면이지 싶다. 악작극지문에서는 샹친이 실제로 음악회에 쫓아가 코를 골며 잤지만, 일본판은 정황상 코토코가 음악회까지 쫓아가지 않았다. 사실 코토코는 맞성 장소에서 훼방놓다 실패한 이후 나오키의 데이트 장소를 더 이상 쫓아다니지 않았다. (그 점은 참 맘에 든다) 이 시간에 코토코는 아버지 가게에 있었으니까 음악회에서, 더군다나 이리에 군의 옆자리에서 코를 골며 잤을 리가 없다.

 

그런데 코를 골며 자는 사람 얘기에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떠올리며 웃는다. 언젠가부터, 이리에 군의 머릿속을 온통 잠식한 사람은, 코토코였다. 이리에 군을 웃게 만드는 사람도, 이리에 군을 화나게 만드는 사람도, 이리에 군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도, 이리에 군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도, 이리에 군이 기댈 수 있는 사람도, 이리에 군이 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도, 모두 코토코 하나 뿐이었다.

 

그런 코토코를, 이리에 군은 자신의 손으로 보내려 한다.

 

 

이리에 군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극에 달했던가가 여지없이 보여졌던 씬.

 

코토코의 이런 점이 좋다. 샹친처럼 싸울 때조차 아무 말 못하지 않는다. 화가 나면 이리에 군과 날을 세우며 싸운다. 이리에 군은 참 치사한 인간이다. 여기서 처음부터 시비 걸고 이죽거리고 싸움을 거는 사람은 이리에 군이다.

 

코토코가 아버지 가게를 이어받을 결심으로 공부를 한다는 게, 그 가게에 있는 킨짱과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이리에 군의 진심일 것이다.

 

나하고 상관없다, 고 말하면서 눈은 이글이글, 코토코를 잡아먹을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아무 상관없으면 그냥 그 전에 올라가 버리면 그만이었지. 자신의 방 옆에 있는 코토코의 방문을 바라보던 이리에 군이 문득 생각난다. 항상 이리에 군 옆에는 코토코가 있었는데, 이젠 아닐 것이다.

 

스스로에게 가장 화가 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건 바로 스스로인데, 괜히 코토코에게 화를 낸다. 이 치사빤스 멍청이 똥대가리 같으니. 네가 왜 코토코에게 화를 내냐고!!

 

 

오오즈미 회장과 사호코를 집으로 부른 건,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사호코에게 최선을 다 하려고, 더는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오오즈미 회장이 코토코가 너무 귀여워서 넋을 놓았다는 헛소리를 듣는 이리에 군의 얼굴은 울 것 같다.

 

남들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규. 비록 그 할배가 코토코가 신경쓰여 제멋대로 떠든 말이라고 해도.

 

참, 코토코도 속이 좋다고 해야 하나 착하다고 해야 하나. 속이 말이 아닐 텐데도 끝까지 웃으려 하고 사호코의 얘기를 들어주려 하다니.

 

 

어쩌면 결혼 전에 사호코가 이리에 군에게 이별을 선언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무리 해도 이리에 군의 껍데기만 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을 테니까.

 

여자의 직감은 무서운 법. 사호코는 코토코가 단순히 이리에 군 엄마만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리에 군도 역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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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좋은 남자 만나라.

 

이리에 군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접적으로, 코토코의 희망을 끊어내 주던 잔인한 씬.

 

둘 다 많이 아팠을 거다, 이날.

 

 

프러포즈를 받은 여자 표정도,

 

결혼 예물을 교환하는 남자 표정도,

 

전혀 기쁘지 않다. 이게 무슨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여자의 얼굴이며, 결혼을 앞둔 남자의 얼굴이야. 특히 나오키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다. 스스로를 불행의 구덩이 속으로 집어넣는, 빠져나올 방법은 더더욱 알지 못하는 그런 천하의 빠가사리 같으니.

 

 

12회부터 15회까지는 두 편씩 묶어서 후다닥 봐야겠다. 12,13회는 두 사람의 마음이 깊어지는 회차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스토리가 없고 점점 더 무거워져서, 14,15회는 보면 볼수록 빡쳐서(나오키 이 #$#$^$%&%*#%#시키!!!) 그냥 묶어버렸다.

 

12회는 크리스마스 이후 진로 고민에 빠진 친구들과 코토코, 이리에 군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친구들은 모두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홀로 뭘 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코토코.

 

기껏 생각해낸 것들이라야 전부 이리에 군 조력자........................... 이게 코토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코토코가 학을 떼게 싫을 거야. 머릿속에 들어 있는 거라곤 오직 이리에 군 뿐이니.

 

코토코가 사랑스럽고 예쁘긴 하지만, 사실, 답답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게 이 캐릭터의 기본 설정이긴 한데, 원작이 벌써 24~5년 전의 것이란 것을 감안해도 코토코는 좀 많이 답답하다. 남자가 인생의 목표라니. 결국 간호사가 되긴 하지만, 거기에서 이리에 군 빼고도 보람과 가치를 찾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하긴 뭐.... 이리에 군이 의사의 길을 갔던 것도 결국은 코토코의 영향이 크니 부창부수....라고 하자.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킨짱이지만, 코토코에 관한 한 자신이 없다. 코토코 혼자만의 짝사랑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무언가는 그게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어쩌면 코토코 혼자만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한 킨짱은 못내 심란하다.

 

 

코토코가 이리에 군을 발견하고도 다가가지 않은(맨 정신으로!)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의학서적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이리에 군. 코토코 역시 심란해진다. 난 뭘 하고 싶은걸까, 이리에 군에 관계된 일 빼고.

 

마츠모토와 코토코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씬이기도 하다. 마츠모토는 이리에 군이 왜 의학서적을 공부하는지 놀라고 궁금해하지만, 이리에 군은 마츠모토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

 

 

이리에 군의 부모님은 이리에 군이 코토코와 빨리 결혼해서 회사를 물려받았으면 좋겠다. 후계자 수업을 서두르려는 이유가 있었지만, 그건 나오키를 숨막히게 했을 뿐이다.

 

사실 이리에 군 부모님이 그토록 코토코, 코토코, 노래를 부르지만 않았어도 이 빠가 이리에 나오키는 좀 더 빨리 제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연애조차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지 않는 부모에게 반항하고 한바탕 한 후 뛰쳐나가다 코토코와 마주친 나오키는 생애 최대로 당황한 표정이다. 코토코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게 아니라 부모님이 마음대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려 드는 게 싫었을 뿐인데. 나오키는 아무 말도 못하고 집을 뛰쳐나가고 코토코는 쫓아간다.

 

그런 소리를 듣고도 쫓아나가 이리에 군을 위로하려 들다니......... 코토코 넌 역시 대단해.

 

 

부모님이 멋대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게 숨통이 막혔을 뿐, 사실 코토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건, 이 산책 씬에서도 아주 분명하게 드러난다.

 

코토코의 위로는 나오키를 달래고, 코토코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나오키는 비로소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명백하게 결정하게 된다.

 

유키가 입원했던 날 같이 보냈던 그날 밤 나눴던 대화, 나오키는 계속해서 코토코의 말을 떠올린다.

 

너라면 의사가 돼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망설임을 끝내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산책을 하다 지금.

 

코토코는 준비를 끝낼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이리에 군에게 알겠다고 하지만, 왜 그런 중요한 얘기를 나한테 해준 거야 궁금해한다. 궁금하겠지. 당연히 궁금할 거야.

 

왜 그런지는 이리에 군도 잘 모르니 대답해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 회차부터 더 확실해지는 것 하나.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발목을 잡는 동시에, 유일하게 숨통을 틔워주는 존재이고 위로를 주는 존재이다.

 

 

 

대화를 끝내고 갈 길을 마침내 찾은 이리에 군은 한결 결연해 보인다.

 

계속해서 코토코의 말을 떠올리고 또 떠올리는 이리에 군. 코토코의 저 말이 이리에 군의 영혼을 얼마나 뒤흔들었던 걸까. 그리고 이리에 군은, 얼마나 자기 희망을 붙잡고 싶었을까.

 

그러나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이리에 군의 아버지가 쓰러지며 12회가 끝난다.

 

 

 

아버지가 쓰러지셨으니 나오키는 별다른 수가 없다. 그토록 피해왔던 길로 갈 수밖에.

 

이리에 군이 얼마나 속이 쓰라릴지 혼자만 아는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안타깝다.

 

 

유키 때 코토코에게 신세를 지면서 나오키는 코토코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자각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입원하는 바람에 간호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어머니. 그 자리를 열심히 채워주려 노력하는 코토코. 코토코는 서툴지만, 코토코마저 없었다면 유키와 집안꼴은 어찌 되었을까.

 

설거지를 하는 코토코를 찾아와 조곤조곤 얘기를 하는 이리에 군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번 시련에서 도망치지 않겠다고, 이번 위기를 넘기고 그때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 된다고.

 

뭐든지 도울 일이 있으면 말하라 하고 커피를 준비하는 코토코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리에 군. 사방에서 숨통을 조여오는 지금, 나오키에게 유일한 위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코토코다. 코토코가 싸 준 맛없는 도시락까지 꾸역꾸역 먹는 이리에 군. 코토코가 얼마나 열심히 자신의 가족 일을 돕는지 잘 아니까 맛없는 도시락 가지고 투정을 부릴 때가 아닌 거다.

 

 

모두가 어려운 때이지만, 코토코는 열심히 이리에 가(家) 일을 도우려 하고, 마치 신혼부부가 된 양 신이 나기도 하지만.......

 

회사가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후계자 선정을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 알게 된 이리에 군은 몹시 심란하고 괴롭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느꼈을 거다, 힘들게 찾은 자신의 꿈이 멀어져 가고 있다는 걸.

 

 

그 와중에 마츠모토가 고백을 한다. 마츠모토 타이밍도 참........... 처음부터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 나오키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전혀 없다.

 

마츠모토에게 코토코와 키스했다고 분명히 말하는 이리에 군. 이 이상 확실하게 못 박는 말도 없겠다 싶더라. 코토코는 첫번째 키스밖에 모르니까 왜 새삼 그 얘길 하나 싶었겠지만.... 이리에 군이 말한 키스는 첫번째와 두번째 모두를 포함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리에 군의 옆에 코토코가 있다는 거, 마츠모토와는 하고 싶지 않은 키스를 코토코와는 했다는 거. 이리에 군의 마음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아야 하고, 단지 조금만 도운 다음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이리에 군.

 

나오키는 꿈을 잃었다, 어렵게 힘들게 찾아냈던, 그래서 그만큼 소중하고 붙들고 싶었던 꿈을.

 

만약 이리에 군이 자기 꿈을 이루는 길로 진작 갈 수 있었더라면,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하지 않고 좀 더 일찍 코토코의 손을 잡았을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네. 결국 자신의 중요한 두 가지 미래 - 진로와 결혼 중 진로를,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정해준 길로 등떠밀려 가야 하는데, 연애까지 부모님이 정한 길로 가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리에 군, 너는 틀렸어. 지금도 코토코에게 위로받고 있잖아. 코토코가 없었다면 어떻게 네 꿈을 찾았겠으며 지금 어떻게 이 위기 속에서 숨을 쉬었겠느냐고.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조건이니 맞선을 보겠단 결심을 하는 이리에 군.

 

그게 아니라고, 이 밥통 머저리 바보 천지 멍청이야!!!!!!!!!!!!!!!1

 

 

10회와 11회는 내게 시즌1의 백미라 할 만한 회차였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도 이 에피소드는 달달하고 설렜는데, 일본판은 그게 더했던 것 같다. 그나마 즈슈는 샹친을 좋아하는 마음이 종종 보였지만 나오키 이넘은 그걸 찾아보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렇게 대놓고 코토코를 향한 나오키의 마음이 보인 회차는 참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진짜 굳세어라 코토코... 구나. 진짜 코토코 정도 되니까 나오키를 잡을 수 있었던 거였어... (아니면 사호코처럼 예쁘고 우아하고 돈이 많거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리에 군. 코토코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코토코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지고 나서였는지, 하루종일 코토코가 죽치고 카페에 앉아 있는데도 짜증을 내거나 빈정거리지 않는다.

 

이리에 군은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고 일해야 된다 그러고 진코와 사토미 역시 남자친구들에게 버림받았다. 여자들끼리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맹세까지 했건만... 니들 우정이 그토록 얄팍한 줄 몰랐어....... 덕분에 코토코는 이리에 군과 오붓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아버지가 파티에 오라고 부탁하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오키. 이대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의 후계자가 되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나오키는 고민하다 서점에 들른다.

 

의사가 되어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준다거나.

 

코토코의 말을 떠올리는 나오키. 의사, 라는 길이 아주 뜬금없이 나타난 것은 아니겠지만, 유키의 사건을 겪고 나서 새삼 깨달은 바도 있고 코토코의 말도 있고, 이리에 군은 내가 과연 의사가 되고 싶은 건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번 회차는 이렇게,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말을 떠올리고 코토코를 생각하는 거라고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서, 이리에 군의 마음이 잘 짐작이 되어서 좋았다.

 

 

코토코는 여자친구들을 배신할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이리에 군의 심술 아닌 심술로 말도 꺼내지 못하고 파티에 가지 못하게 된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샹친이 아예 파티에 따라갈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즈슈가 놀려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의 이리에 군은 정말 알 수가 없어... 코토코가 따라가고 싶어하는 걸 눈치채고 못 가게 놀려먹은 것 같은데, 기어이 혼자 집에 있을 코토코가 걱정돼서 돌아올 거였으면서 코토코는 왜 못 따라가게 놀려먹었던 것일까.

 

아니 어쩌면,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강력하게 나도 따라갈래, 라고 외쳤다면 놀려먹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따라가고 싶긴 했지만 친구들 때문에 빡빡 우기지 못했던 코토코의 망설임이 이리에 군은 못마땅했던 거라고, 그럴 거면 오지 말라고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혼자 우기는 거냐...

 

 

뒤늦게 파티장으로 가던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함께 보내기로 했다던 친구 중 한 명이 남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 목격하게 된다.

 

파티에 따라가지 못해 아쉬워하던 코토코를 떠올리는 이리에 군. 이럴 줄 알았으면 데리고 가는 건데 그랬나.

 

진코(가 맞나...)의 남친이 부르는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데, 이건 인연, 인연, 인연, 이건 사랑, 사랑, 사랑, 이라는 가사가 의미심장했다. 혼자 집을 지킬 코토코가 염려되고 신경쓰이는 그 마음, 그게 코토코에 대한 사랑인 것이야...

 

 

과연 코토코는 혼자 남겨졌다.

 

이리에 군이 착각해서 열쇠를 잘못 넣는 바람에 도둑이 든 줄 알고 긴장했던 코토코에게 라켓으로 얻어맞은 이리에 군.

 

평소 같으면 짜증을 내거나 성질을 내거나 했을 타이밍인데 잠시 버럭, 하고 만다. 깔깔 웃는 코토코를 지긋이 바라보는 이리에 군. 요새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밝고 맑은 얼굴로 웃는 걸 보는 게 좋은 모양이다.

 

 

 

거래처 사람들과 자꾸만 인사를 시켜서 도중에 빠져 나왔다고 말하는 이리에 군.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확실히 즈슈가 파티에 갔다가 돌아온 게 맞다.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출발했으니. 즈슈가 돌아와야겠다 생각할 충분한 근거도 있었다. 이리에 군과 달리 즈슈는 친구 두 명이 다 샹친과 함께 있지 않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그런데 이리에 군은 과연 파티에 갔던 걸까. 가긴 했을 것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빠져나온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진코가 안 갔어도 사토미가 함께 있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리에 군은 혹시나 싶어서 돌아갔던 것 같다.

 

이리에 군의 감정표현이(특히 코토코에 대한) 거의 도드라지지 않았기에 이런 식의 행동이 이리에 군의 마음이 얼마나 커졌는가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신경쓴 증거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심지어 기쁘게 해주고 싶어했으니까.

 

분명히 혼자 있으면 밥을 안 먹었을 거라는 것까지 짐작하고 치킨을 사왔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싶어할 줄 알고 케이크를 사온 거다.

 

이리에 군이 제 속내를 털어놓은 것처럼 '가족과 함께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처음이라는 코토코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이리에 군. 그러고보니 코토코는 항상 밝고 명랑하게 보였지만 어머니를 일찍 잃은 아픔이 있다. 그럼에도 이리에 군보다 더 자기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거다. 코토코의 밝은 모습이 다가 아닌 것이다.

 

코토코가 이리에 군을 좋아하는 남자, 그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건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이리에 군이 자기도 모르게 코토코를 가족으로 여겼던 것처럼.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자신을 마냥 좋아하고 응원하고 잘해주는 이리에 군의 어머니를 놓치기 싫었던 마음도 컸을 거 같다.

 

 

 

근데 이리에 군.... 변명이 너무 허접하잖아.

 

마지막 케이크를 팔아야 집에 갈 수 있다고 알바생이 울면서 부탁해서 케이크를 사왔다니. 그럼 최소한 케이크를 사러 어딘가로 들어가긴 했다는 거 아니냐고...

 

즈슈는 샹친이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일부러 사갔고, 이리에 군은 딱 2인분의 케이크를 사왔다. 이렇게 대놓고 마음을 들켰으면서도 치사한 변명이라니. 그런데 그걸 또 샹친은 믿고 코토코는 의심했다가도 그냥 무안해하고 말아.......

 

 

혼자 남았을 코토코가 걱정되어 음식을 만들어 찾아왔던 킨짱 산타는............. 못볼 꼴을 보고 만다.

 

늘 코토코 혼자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코토코 마음만 돌리면 되는 거였는데. 코토코를 보는 이리에 군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킨짱은 본능적으로 알아버렸다.

 

생일 때나 비는 소원을 빌겠다는데 빈정거리거나 무안을 주지 않고 네가 빌어, 말하는 이리에 군. 소원을 비는 코토코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리에 군. 심지어 코토코와 눈을 마주치며 웃기까지 했어........... 당사자들은 지금 오가는 눈빛이 무얼 의미하는지,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를지 몰라도, 이런 건 제 3자의 눈에는 명백하게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킨짱처럼 그 중 한 사람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이리에 군은 줄곧, 코토코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보고 싶은 법이니까.

 

그리고 킨짱은 그걸 전부 다 봤다. 코토코가 보지 못했던 눈빛까지 전부 다.

 

불이 꺼지면서 컴컴해진 집 안에 단 둘이 남겨진 이리에 군과 코토코, 그리고 밖에 홀로 남겨진 킨짱. 어둠에 홀로 남겨진 킨짱의 모습이 마치 킨짱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 했다. 킨짱도 너무 불쌍해. 정말 좋은 남자인데. 코토코는 킨짱을 좋아했더라면 정말 평생 행복하게 사랑 듬뿍 받으며 잘 살았을 거다. 이리에 군은 그렇지 못했겠지만.

 

이러니 코토코가 아무리 둔하다 해도, 어떻게 이리에 군을 쉽게 포기할 수 있었겠어. 이리에 군의 마음이 이렇게나 흘러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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