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8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차 중 하나이며 갑자기(?!) 재하의 매력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회차이기도 하고 극에서도 터닝포인트 회차이기도 해서 여러 모로 중요한 회차이다. 그래서 둘로 나눠 하나하나 열심히 살펴볼까 한다. 


드디어 재하가 왕이 되었다. 재하의 개샛기미가 확 죽으면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매력들이 무궁무진하게 터져 나온다. 진작 왕을 시켰어야 했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던 것으로 기억. 여전히 항아에게는 깐죽대지만 그게 모성애를 자극하는 희한한 현상까지(그래서 항아가 넘어갔....)! 섹시했다 안쓰러웠다 멋있었다 깐죽댔다 또라이미가 낭낭했다가 위엄있기까지 했다가 재하 혼자 다 해먹는다. 그래 너 다해먹어. 물론 항아의 매력도 8회에 마구 뿜어져 나온다. 어머니 같았다가 다정한 여친 같았다가 위로가 되는 친구 같았다가 멋있는 여전사 같았다가 항아 혼자 다 해먹는다. 역시 이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딱이다.



갑자기 왕이 승하한 상황이라 승계 절차가 급박한 것은 알겠는데, 사람이 도무지 슬퍼하고 적응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인다. 


재하는 8회 후반부에 항아에게 안겨 울기 전까지 제대로 형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나 겨를조차 없었다. 형이 죽은 것조차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제 니가 왕이니까 왕의 할 일을 하라며 무지막지하게 몰아붙이는 사람들, 특히 비서실장. 재하의 속은 안에서부터 썩어간다. 그걸 어머니조차 돌봐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재신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깨어나질 못하니까. 


재하는 스스로의 감정을 삼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처음으로 재하가 진 삶의 무게가 어떤 건지 실감이 나면서 마음 아팠더랬다.



형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마주친 두 사람. 이넘의 비서실장(난 이 아저씨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맘에 안 들었더랬다. 물론 배우에 대한 비호감이 아니라)은 재하가 잠시 항아를 보고 멈춰서는 것도 못마땅하다. 하긴 비서실장은 처음부터 항아를 좋아하지 않았다. 항아가 왕실의 분란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후에 비서실장이 항아와 재하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ㅂㄷㅂㄷ


앞뒤 가릴 정신도 없이 밀려가던 재하가 항아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항아는 재하가 처음으로 자신과 툭탁거리던 철없는 왕자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하." 머리를 숙이는 항아.



사실 이 회차를 보기 전까지, 항아에 대한 재하의 진짜 감정은 무엇인가 그게 되게 궁금하고 좀 못마땅했더랬다. 이 샛기, 항아를 좋아하는 건 분명한 것 같은데 약혼까지 계속 등 떠밀려온 모양새이고... 항아의 처지나 외로움이나 어려움 같은 것을 고려하기보다 지 성질을 못 이겨 버럭거리고 후회하기나 하고 계속 못난 모습만 보여서 도대체 재하에게 항아는 뭐지... 계속 궁금했다.


이 씬을 보니 재하에게 항아가 뭐였는지 그리고 뭐인지 알 것 같았다.


급박하게 쫓기는 일정 중에서도 항아를 보고 멈춰선다. 아주 잠시의 숨통 같은 것이다, 재하에게 항아는. 8회 중후반부에도 일정과 일에 떠밀리던 재하가 항아를 보고 멈춰서는 장면이 있는데, 늘 굳어 있고 눈이 젖어 있던 재하가 항아와 있을 때만 웃는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보인다.


"너까지 그렇게 부르지 마."


가려다 다시 멈춰서서 기어이 저 한마디를 하고 가는 재하. 


갑자기 왕이 되어 버린 재하에게 어머니조차 전하, 라고 부르며 왕실을 지키라 밀어붙이는 이 마당에, 항아마저 자신을 그렇게 대하면 정말 숨 쉴 구멍이 없어지는 거다. 재하는 그건 도저히 못 견디겠는 거였다.



근데 잠깐... 아니 잠깐. 


이게 즉위식이야???????????


설마 아니겠지 하고 계속 기다렸는데 차라리 장례식이 더 웅장한............. 결국 이게 즉위식이었어. 아니, 경복궁에서 면류관 쓰고 등극하는 건 생각도 안 했다만 이건 아니잖아........ 이게 뭐여



재하는 바로 일을 하라고 내몰린다. 일성록의 키워드를 만들고(만들었다기보다는 되는대로 내지른 느낌) 밀린 일이 뭔지 보고 받고...


산더미처럼 쌓인 일이며 밀려드는 일정을 보고 들으니 내가 다 숨이 막힐 지경. 이래서 재하가 그렇게 왕 되는 걸 무서워했구나 싶다.


왕이 되고 싶어 되는 자리도 아니고, 자신이 원해서 되는 자리도 아닌데 일은 더럽게 많고 요구하는 것도 더럽게 많고 그런데 왕이랍시고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뭘 어쩌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던........


그러나 재하, 하기 싫은 자리에 올라서긴 했지만 그렇다고 일을 물렁하게 하지는 않는다. 중국이 아리랑을 자기 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게 말이 되느냐며 도대체 다들 뭐했냐고 성질내다가 그럼 왕자님은 그동안 뭐했느냐는 비서실장 한 마디에 바로 입 닫고 행동으로 돌입. 


일 하는 남자는 섹시하다. 이건 만고의 진리다.


아니 근데........... 일하는 재하는 섹시한 정도가 아니잖아!!!! 초섹시야!!!!! 아씨, 딱 재하스러운 저 착장과 자세 보소. 걷어붙인 팔뚝과 풀어헤친 넥타이가 이렇게 섹시할 일이며, 삐딱한 자세와 되게 똑똑한 머리로 빈틈없이 일을 처리해서 오히려 아랫사람을 몰아붙이는 태도가 이렇게 섹시할 일이다!!!!! 


감격의 눈무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어 재하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가 드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드라마 남주의 모습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하는 처음으로 형의 죽음에 의혹을 갖는다. 그리고 비서실장이 형이 갔던 별장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형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데 한 몫 했다는 것을 알고 빡친다.


아니 나 변태는 아닌데..........(우물쭈물) 재하가 화내는 거 너무 좋아 섹시해................. 하도 롤코를 타는 남주를 보고 있자니 나도 따라서 롤코를 타는 것 같다.


빡쳐서 테이블 부셔 버리는 국왕 전하가 섹시할 일이냐며......... 으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음흉한 영감탱이. 끝까지 봉구랑 붙어 먹은 거 얘기 안하고 저 의뭉스런 표정 보소. 지가 잘못해놓고 그만두겠다는 게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서냐 아니면 내가 싫어서냐 란 재하의 질문에 둘 다, 라고 대답하는 저 음흉한 모습 보소. 


재하는 그래도 비서실장을 내칠 수가 없다. 아저씨를 내치기엔 내가 너무 바빠, 란 재하의 모습이 너무나도 서글픈 이유다. 도무지 믿을 놈 하나 없고 일을 제대로 가르쳐줄 인간 하나 없는 이 궁 안에서 왕 노릇 제대로 하려면 비서실장이 필요한... 그리고 인간적으로 30년 가족처럼 시간을 같이 보낸 비서실장을 믿고 싶은 재하가 너무 안쓰러웠다.


아니, 재하야... 그게 아닌데 으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썼다고 벌써 이렇게 길어졌나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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