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는 사실 보기에 살짝 지루한데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느낌이 강해서 방영 당시에도 8회와 연방하는 게 천만다행이다 싶었던 회차이긴 했다. 재하가 왕제에서 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과 여전히 깐죽대고 뺀질대고 싸우는 커플을 볼 수 있다.......는. 8회에 중요하게 다뤄볼 내용이 많아 일단 7회부터는 회차를 나눠가기로 했다. 



대형사고를 친 커플을 따로 찾아온 항아의 아버지와 국왕 전하 재강. 재하에게 찾아간 사람은 뜻밖에도 항아의 아버지이고 항아에게 찾아간 사람은 재강이다. 항아의 아버지를 보자마자 공손하게 모이는 손과 절로 숙여지는 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아와 재강의 만남은 아주 훈훈하게 흘러간다. 항아씨라서 좋다, 우리 재하가 철없지만 잘 봐달라, 내가 국왕이니까 내가 막아주고 힘이 되어 주겠다 항아를 응원하는 재강. 이쪽 만남은 아주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재강이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았어면 항아는 조금은 더 마음 둘 데가 있었을까... 이후로 펼쳐진 항아의 파란만장한 하루하루를 보면 재강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큰 의지처는 되어 주었겠지.


그에 반해 아이고 재하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걸린 주제에 이 와중에도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고 온갖 잔머리 다 굴리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아버님 바짓가랑이 붙잡고 항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좀 순순히 사나이답게 가면 안 되는 거였냐...



마침내 예비약혼녀 자격으로 남한으로 내려온 항아. 바로 약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을 받아야 하니 '예비'를 붙이는 것을 보고 좀 얼떨떨했더랬다.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은 다 같은가 보다... 더킹에서 항아의 아버지는 정말 우리 아버지 상 그대로다. 북한 사람이고 북한 최고위층이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 밉상이고 미덥지 못하지만 사위가 될 사람이고 딸이 좋아하는 사람이니 큰절까지 해 가며 딸을 잘 부탁한다 비는 아버지.  그에 반해 호위병들을 내보내 항아 아버지의 마지막 체면은 살려 주지만 절대 맞절을 하지 않는 재하를 보며 새삼 재하가 왕족이고 왕제구나 싶었다.


7회 내내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재하의 철없음과 반비례하는 왕족으로 철저하게 교육받고 왕족으로 자란 재하의 모습이었다. 그것이 아무리 재하를 답답하게 하고 구속해도 그 안의 일원이라는 게 사뭇 느껴지던 회차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이 재하를 얼마나 외롭고 힘들게 하는지도.



못 산다고 깐족깐족. 이재하 너는 도대체 시비를 걸려는 거냐 도와주려는 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고 저 철없는 주둥아리를 그냥 콱, 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식사 자리. 남한이 남의 나라나 다름없이 낯설고 어렵기만 한 항아와 최소한의 눈치도 갖추지 않으려는 재하와 그런 항아가 어렵고 낯설고 못마땅한 대비의 환장의 콜라보 식사시간.


항아에게 남한은 정말 낯선 나라다. 아무리 관찰하고 보아온 것이 있어도 그 안에서 직접 살아보지 않은 항아에게 많은 것들이 정말 낯설었다. 우리에게는 공기처럼 몸에 붙은 것들이 항아에게는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우리가 통일이 된다 하여도 체제가 다른 상황에서 60년 이상을 살아 왔으니 저렇게 부딪칠 일이 많겠구나 하는 것이 새삼 느껴졌달까.


말이 같은듯 다른듯, 사상은 게다가 완전히 다르고, 항아는 바람 잘날 없다. 엄마한테 신나게 깨지고 있는 항아를 발견한 재하. 무슨 일인지 걱정이 되지만 대비는 아는 척도 말라고 한다. 입으로는 예, 하고는 바로 쪼르르 달려가는 이재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날 깐족대면서 벌써부터 슬쩍 잡혀 살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고 싶지만 아직은 펄펄 뛰는 물고기여.........


그러나 교육 중이라며 제지당하는 재하. 협박도 해보고 깐족거리기도 해보고 애교도 부려보지만 모두 fail. 결국 재하는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려...



그러나 달래러 가서 또 바로 싸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드라... 제발 다정한 것 좀 보여 달라고.... 니네 썸 타고 바로 약혼 아니니... 연애는 어디다 팔아먹은 거야... 시청자도 어리둥절한데 너네는 더 어리둥절할 거 아니니.... 그럼 만나면 싸우지만 말고 좀 다정다정하면 안 되는 거냐고... 어이고 속 터져.


싸우고 후회하고, 막말하고 후회하고 재하는 이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누가 이재하더러 츤데레라 하는가. 그냥 얘는 철없는 나쁜 시키다. 아직까지는. 츤데레란 무릇 마음은 있지만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해 앞에서는 안 그런 척 하다가 여기 오다 주웠다 하며 뒤로 쓱 뭔가를 건네고 도와주고 위해주고 뭐 그런 캐릭터를 말하는 게 아닌가, 재하 이넘은 한결같다. 앞에서는 막말하고 싸우고 뒤에서는 후회하고. 대쪽같은 이재하.


그러나 개샛기 1차 구간도 거의 끝나가니 시청자들은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된다. 어쨌든 왕이 되고 나면 재하의 외부적인 철없음은 차차 제거가 되고 내부적인 철없음도 차차 정리가 되어가니. 사람은 역시 시련을 겪어야 철이 드는 법인가... 짜증나서 언급도 안 했지만 7회 내내 봉구의 음모가 착착 진행이 되고 있었다. 한 나라의 왕실이 이렇게 일개 개인의 음모에 박살이 나나 싶을 만큼 어이가 없게 말이다.



왕과 왕비가 동시에 죽었다. 방금 전까지 하하호호 함께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절을 하며 국왕 전하라 부른다. 


재하 입장에서는 방금 전까지 통화했던 형이, 바로 어제까지 함께 웃고 떠들었던 가족이 죽었는데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승계 절차가 몰아닥쳐서 슬퍼할 틈도 없는 거다.


바로 비서실장에게 끌려가다시피 가는 재하에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란 가는 길에 차에서 잠깐 내려 어두운 밤하늘만큼이나 암울한 자신의 미래를 맞이하는 그 잠깐 뿐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형의 죽음, 그러나 재하는 빨리 운명을 받아들인다.


수상 만나고 종묘 갔다가 현충원 가요, 미국 대사보다 미국하고 전화하는 것보다 그게 먼저예요.


그래도 무엇을 우선해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재하를 보면서 처음으로 욕하는 걸 멈추고 감탄했다. 재하가 아무리 철없고 뺀질거려도 왕족은 왕족이라는 게 다시 한 번 더 실감이 나는 순간. 


그리고 이제 재하는,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그 길로 간다. 왕의 길로.



왕의 길이란 개인의 희노애락과 감정보다 공적인 것이 앞서는 그런 자리다.


가족의 슬픔보다 왕실과 국가의 안녕이 먼저인 그런 자리. 외롭고 힘들고 아픈 자리. 재하는 마침내 그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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