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는 금강고를 벗고 싶은 손오공의 투쟁과 몸부림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사랑을 해야 하는 족쇄를 찼지만 거기에 끝까지 반항하는 다채로운 원숭이 수작이 볼 만 했다. 


금강고 때문에 내가 널 사랑하긴 하는데 이건 많이 아니니까 이것 좀 풀어, 가 주된 골자가 된다. 그 가지각색 원숭이 수작을 모아보면...


1. 나의 사랑을 감당할 수 없으면 팔찌를 빼



내가 널 미친듯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

당장 팔계를 손봐주러 가야 하는데 니가 보고 싶어서 발이 떨어지지 않잖아! (하면서 애꿎은 포장마차 의자를 걷어참)

뽀뽀로 금강고를 작동시킨 게 맞는지 확인해야겠으니 다시 해봐.

응, 개수작이야. 잘해 볼테니까 뽀뽀해줘.

그렇게 재수없게 꼬나보는데도 예쁘잖아! 너 나 어쩔 거야? 감당할 수 있어? 나의 이 사랑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없지? 없으면 팔찌를 빼.

거절하겠어. 그럼 뽀뽀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이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를 빼주면 잡아먹을까봐 단호히 거절하는 선미에게 결국 목도리를 다시 둘러주고 덜덜 떨며 가 버리는 손오공.

아니 근데 그 목도리 원래 선미 꺼 뺏어갔던 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손오공은 안하무인, 내가 추우면 니가 춥든 말든 상관없어 나 안 추우려면 니 목도리 내꺼, 하던 놈이었던지라

내가 너무 추운데 선미가 춥다고 다시 목도리를 돌려주는 것(원래 주인 선미임)은 손오공에게는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ㅋㅋㅋㅋ

원래 사랑이란, 나보다 너를 더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는 것인가.


2. 개짜증나게 사랑하니까! 싫으면 이거 빼주든가



선미가 위험에 빠졌을 때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오공을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나는 게 다가 아니었나보다.

손오공을 '간절하게' 생각하고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난다는 새로운 룰이 생겼네?

근데 사실 손오공을 부르는 룰이 명확한 건 아닌 것 같다. 어떨 땐 이름만 중얼거려도 나타나고 어떨 땐 손오공 중얼거려도 안 나타나...

손오공 마음인가


사실 살자고 손오공 팔목에 금강고를 채웠고 손오공이 사랑한다며 뽀뽀해 달라고 원숭이 수작을 부리는 것도 모두 금강고의 힘.

그렇지만 계속 사랑한다고 그래서 너한테 목도리도 돌려준다 떠들고 있으면 듣는 사람 마음이 이상해지는 건 당연지사.

금강고를 채우기 전에도 손오공 자식 나름 먹이에 대한 예우(?)를 해준다고 좀 잘해줬으니,

선미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도 사실. 그래서 한 번 중얼거렸더니 침대에 불렀다고 좋아하는 원숭이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 때문에 자기 마음을 자기 맘대로 다스릴 수 없게 된 손오공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근데도 선미한테는 손가락 하나 못 대겠고 애꿎은 바위한테 화풀이.

하긴 냉장고에 만들어 넣어놓은 양념통을 보며 선미를 잡아먹었다면, 이라는 가정 만으로도 눈물이 주룩주룩 났으니.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의 차이점이 손오공의 눈물로 대변되는 것 같다. 죽였다는 상상 만으로도 눈물이 나지만 양념통을 못 버리던 원숭이 샛기 ㅋㅋㅋㅋ

10회에 선미 때문에 마음 아파 울며 흘리던 눈물과 정말 대비된다.

비록 금강고에 의해 시작된 사랑이긴 하지만 차근차근 진짜 사랑에 대해 배워 가면서

손오공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 금강고가 강제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


3. 화낼 거면, 이거 빼주든가



이제 선미가 불러주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처지가 된 손오공 ㅋㅋㅋㅋ

선미가 나름 잘나가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된 건 귀신 붙은 집을 알아보고 매물을 거래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귀신 붙은 집을 찾았다가 멋대로 쫓아온 손오공과 마주친다.


아니 근데 보고 싶어서 쫓아왔다며... 근데 악귀한테 선미가 죽을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건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당연히 선미는 화가 나지... 그래놓고 화내지 말라고 네가 화내면 내 마음이 아프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화내면 당연히 마음이 아파 화내지 마 화낼 거면

이거 빼주고 화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잇 이 원숭이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아직도 손오공에게 사랑이란, 금강고로 인한 흉사일 뿐이다. 생생하게 원숭이 본능이 살아 있다.


4. 유치해? 오그라들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선미는 어렸을 때부터 늘 혼자였다. 귀신 붙은 아이라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다. 혼밥은 일상.

아무리 그게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그게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틈새를 원숭이 샛기, 아주 적절하게 파고든다. 같이 먹어줄 테니까 꼭 부르라며 수작질인 손오공.

이제 밥 먹을 때마다 내 생각 날 텐데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스킬은 언제 연마한 거시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자신 대신 육공이를 놔두고 갈 테니 같이 먹으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는 부르지 말라고 기억도 뺏어 가더니 이제 안 부르면 칠공이 팔공이도 데려온다고 부르라는 손오공.

손육공이 유치해? 못 견디겠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빼주면 손칠공이 손팔공이 다 델고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방심하면 치고 들어와 이 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선미는 서서히 손오공의 덫에 걸리는 것 같다.... 놓고 간 육공이를 보며 밥을 두 개 시켰어....

아니야 선미야 그거 아니야



선미는 평생 외로웠기 때문에 사실 저런 얄팍한 수작에도 금방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다.

혈육이라고 있는 외삼촌은 선미가 외할머니 잡아먹었다고 얼굴도 안 보려 하고 사촌여동생이라는 건 친한 척 하면서 돈을 뜯는다.

선미가 그 모진 냉대와 빨대꽂기를 견디는 건 그들만이 그나마 유일한 선미의 혈육이었기 때문인데...


이제부터 불러야 나타난다. 꼭 불러.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졸졸 쫓아다니며 나타나 자신을 적극 감싸주고 지켜주는 손오공이 있으니

비록 그 마음이 금강고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녹아들어가고 끌릴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


선미에게는 정말 간절하게 '내 편'이 필요했다. 세상이 뭐라 해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누군가가.

귀신이 무섭다지만 불쌍하게 떠돌아다니는 귀신들은 또 알뜰하게 챙기는 선미의 마음.

그게 사실 선미의 특별함이 아닌가 싶다. 이건 삼장 얘기하면서 해볼 얘기이긴 하지만.


5.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제발 이것 좀 빼줘



부르라고 노래를 불러도 손오공을 안 부르던 선미가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손오공을 불렀다, 위험하지 않은 때에.

그냥 옆에 있어 달라고.

사랑하니까 기꺼이 그러겠다는 손오공. 그 말도 자꾸 들으니 익숙해진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사랑해가 밥 먹자랑 비슷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익숙해지지마.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이것 좀 빼줘,

라고 말은 해도 손오공은 그닥 싫은 표정은 아니다.

금강고에 갇혀 부르면 달려오는 개 같은 신세가 된 게 개짜증나는 단계를 서서히 벗어나는 것 같았다.

선미가 말버릇처럼 사랑하니까, 란 손오공의 말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손오공 역시 선미를 사랑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선미의 외할머니에게 강냉이를 보내주는 씬은 사이다였어 뭔가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았지만...


6. 다른 인간을 살리고 싶다면 이거 빼



선미는 삼장의 소명을 이행하기 위해 손오공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손오공이 부르면 달려와 준다는 것, 늘 옆에 있어준다는 것이 좋았나보다.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의 문제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삼장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해 네가 필요하니 나를 도와줘

사실 네가 부르면 달려와준다는 게, 가족 같고 친구 같고 연인 같아서 좋았어

선미의 마음은 뒷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손오공의 말이 진짜가 아니라 해도 그 말이 진짜처럼 느껴져서 외롭지 않고 좋았던 것.


그러나 손오공에게는 앞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감히 금강고를 이용해서 우마왕을 돕는 일에 나를 이용해

우마왕의 하수인 노릇 비슷한 거에 빡치기도 하고 꼼짝 없이 끌려다니는 게 빡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손오공을 빡치게 한 건 바로 이 '이용' 부분에 있지 않았나 싶다.

금강고 때문에 사랑에 빠지긴 했지만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 정말 빡치는 일이었던 것 같다, 손오공에게.

그건 다른 말로 '상처'라는 거겠지.





선미는 언제부터 삼장이었나, 를 쓰고 싶었는데 리뷰가 어마무시하게 길어짐

아무도 안 보는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길다고 그만함

사실 더 쓰기 싫어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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