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회를 한 회 남겨둔 15회다. 혼자서 여기까지 달려오다니 눙물이 앞을 ㅠㅠ

 

이 두 사람의 얘기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싶으니 시원섭섭하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예쁜 커플,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커플이라 그런가보다.

 

 

이리에 군이 수술 중이다.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코토코를 찾아와 위로하는 건 모토짱이다. 만날 코토코 놀려먹는 재미로 살아도 이럴 땐 진정한 친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행히 이리에 군은 죽거나 혼수 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단순히 다리 수술만 받았을 뿐이지만 어쨌거나 전치 2개월이면 나름 심각하잖아...

 

이리에 군이 기절한 건 과로 때문이다. 영양 부족, 빈혈, 과로, 수면 부족 등등등. 의사가 지니는 영광의 상처인 건가...

 

코토코는 자신이 이리에 군의 전담 간호사로서 최선을 다 해 돌볼 거라 하지만 이리에 군은 왠지 불안하다......

 

 

 

요샌 좀 실수를 안 하는 것 같더니만, 이리에 군이라 그런지 유난히 긴장해서 자꾸만 실수를 한다. 다른 간호사 없냐는 이리에 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위로를 하려는 건지 염장을 지르려는 건지 문병 온 사람들은 다들 엉뚱한 소리나 해대고 ㅋㅋㅋㅋㅋㅋ 사랑하는 아내를 받아 공중회전해서 착지하지 못하고 칠칠맞게 다리를 부러뜨리냐는 어머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머니 아들 다리가 부러졌어요... 며느리 받으려다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최선을 다 해 간병하려 하지만 어떨 땐 너무 나가서, 어떨 땐 너무 부족해서 자꾸만 말썽이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얼마나 애쓰는지, 이리저리 치이고 혼나는 와중에도 여전히 얼마나 씩씩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코토코가 조금만 덜 보살펴줬음 싶을 때가 있지만.... (간혹이 아니고 자주) 그래도 아내가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미소가 나올 뿐.

 

아, 그러나 코토코... 그 사이 또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리에 군이 책상 위에 놓아 달라던 서류 위에 커피를 쏟았고 응급 처치를 한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말썽을 일으킨 것.

 

 

 

 

이리에 군을 다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더 열심히 간병하려 했지만 자꾸만 엇나가는 기분이다.

 

이리에 군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곤란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들고. 코토코는 조금 지쳐 있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고 자꾸만 사고만 치는 것 같고...

 

"난 아내 자격이 없나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코토코.

 

 

 

역시 1회 1애정씬... 감사합니다.

 

코토코를 너무 몰아붙였다는 미안함과, 코토코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너무 잘 알기에 코토코가 안쓰럽기도 했을 거고,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휙 잡아당겨 안는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할 땐 내가 서커스단이냐며 한심해 하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남편 자격이 없어, 공중회전해서 아내를 받아안고 착지를 못했으니까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아내 자격이 없다고 우는 코토코에게 나 역시 남편 자격이 없다고 이리에 군 식의 농담을 해서 코토코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거다. 거기에 달콤하고 진한 키스는 덤이자 가장 빠른 처방약이지.

 

 

입원하고 나서야 다른 환자들의 기분과 코토코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더 잘 알게 된 이리에 군.

 

입원한 김에 푹 쉬면서 영양 보충도 하고 원기 회복도 하고 다른 환자들과 코토코의 기분도 더 잘 알게 됐으니 이만하면 전화위복이 아닌가 싶다.

 

아니 그런데.... 이리에 군도 남자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호사와 환자, 음흉해서 좋아..............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뭘 주워본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즌 1에선가 리뷰랍시고 긁적이며 이리에 군이 코토코가 뻔히 예스, 할 것을 알고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다는 말에 킨짱도 동감했다는 헛소리를 쓴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그랬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아무튼 크리스에게 청혼하고 싶어서 이리에 군이 어떻게 코토코에게 청혼했는지 살짝 힌트를 빌리러 온 킨짱에게 이리에 군은...

 

아, 그 날은 네가 코토코에게 차인 날이었지로 시작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 앞에서 코토코와 결혼하겠다고 말했어, 코토코 대답이 뭔 소용? 안 물어봐도 예스인 거 뻔히 아는데 이런 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움 됐냐고 묻는 게 더 뻔뻔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도 도움 안 됐다고 성질내는 킨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크리스에게 프러포즈하는데....

 

어라? 크리스는 킨짱의 프러포즈를 거부한다. 엄청난 충격에 빠진 킨짱.

 

 

알고 보니 크리스는 킨짱이 자신이 화상을 입어 흉터가 남아서 다른 남자에게 시집 못갈까봐(아니 이건 쌍팔년도에도 언 먹히는 신파....가 아닌가) 불쌍해서, 동정해서 청혼한 줄 오해하고 프러포즈를 거절한 거였다.

 

아니 그래도 왜 자꾸 다들 코토코한테 이리에 군과 이혼하래...

 

코토코도 그렇고 크리스도 그렇고 먼저, 그리고 더 많이 좋아한 사람이 약자인가. 자꾸만 상대방 남자들의 마음에 자신 없어하고 애달파하고 그런다. 상대방 남자들의 마음이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게 공통점이라 좋긴 하지만.

 

킨짱은 화상을 입어 너랑 같아지면 내 진심을 믿어줄 거냐며 난리를 치고 비로소 킨짱의 진심을 알게 된 크리스는 한 번 더 프러포즈!를 외치고 킨짱은 격하게(!!) 프러포즈 그리고 성공! 지켜보던 환자들 내 혈압이 치솟는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 보면 유치할 수 있고 너무 난리법석이다 싶을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진심이 느껴져 눈물마저 찔끔 났던 씬이다. 원래 이리에 군과 코토코가 나오지 않는 씬은 복습할 때 슝슝 스킵하는 편인데 이건 그나마 한 두 번은 더 보게 된다.

 

킨짱~ 그리고 크리스, 너희들도 행복해야 해~

 

 

마침내 퇴원하는 이리에 군.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마치 연예인처럼 대하며 난리를 피우지만, 아직도 남편을 모르겠니...... 이리에 군은 휙 사라져 버린다. 옷 갈아입고 다시 출근해야 한다며.

 

코토코, 너무 실망하지 마. 어쩌면 이리에 군은 사람들이 난리를 피우며 퇴원을 축하하는 게 쑥스러운 건지도 모르잖아.... ㅎㅎ

 

 

드디어 다음이 마지막회다.

이리에 군이 지도교수의 허락도 없이 위급한 환자를 구하려는 수술이 계속된다. 코토코가 두려워서 실수를 하자 박치기(!!)로 코토코를 바짝 정신 차리게 하는 이리에 군. 침착한 태도로 자신감을 드러낸 덕분에 코토코는 정신을 차리고 주임 간호사까지 참여한 수술이 진행된다.

 

 

수술은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났다. 처음엔 뭐 하는 거냐고 펄쩍 뛰던 주임 간호사까지 인정한 수술 실력.

 

 

 

수술이 성공하고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말을 전하며 이리에 군을 칭찬하던 코토코는, 사실 이리에 군도 무서웠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란다.

 

뜻밖의 백허그... 감사합니다...

 

그 당시 이리에 군의 머릿속에는 환자를 살릴 생각밖에 없었고, 그래서 코토코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다른 간호사는 수련의인 이리에 군을 절대 믿고 참여하지 않았을 테니까. 주임 간호사도 이미 일이 진행중이니 코토코가 못 미더워서(...) 같이 참여한 거였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만에 하나 실패했다면 이리에 군의 경력이니 뭐니 하는 데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 부부는 환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렸을 게 분명하다.

 

이제 이리에 군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코토코와 솔직하게 나눌 줄 알게 됐다. 온전히 이리에 군만 바라보던 코토코가, 점점 더 이리에 군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모습이 보여 좋았다. 하긴 처음부터 코토코는, 이리에 군에게 길이 되어주고 이끌어주는(코토코는 몰랐고 모르고 있지만......) 이리에 군 인생의 동반자였다.

 

코토코를 사랑하기 때문에 코토코의 모든 말이 의미있게 다가온 건지, 코토코가 언제나 자신 옆에서 길을 비춰주고 자극을 시키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보여주어서 사랑하게 된 건지  - 둘이 잘 섞인 이유 같지만, 이리에 군에게 다른 여자는 의미를 갖기 어려웠을 듯 싶다.

 

 

 

수술이 다 끝나고 새벽녘인 것 같긴 한데 활짝 트인 병원 휴게실에서 이러시면.... 감사합니다.

 

이리에 군이 키스하는 상황을 모아서 분석해볼까 하는 정신 나간 생각마저 드는데, 이리에 군이 코토코에게 키스하는 건 보통의 연인들의 키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물론 코토코가 사랑스럽고 코토코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키스도 많다. (데이트 때라든지) 그런데 이런 식으로, 코토코가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의미가 되어줄 때, 그것이 고맙고 벅차게 사랑스러워서 키스한다는 느낌이 드는 키스도 많다. (졸업식 날 교실 키스라든지, 지금 이 키스처럼)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사랑한다는 건, 단순히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의미 그 이상인 느낌이 드는 건, 그리고 갈수록 그 사랑이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드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리에 군이 제일 잘 알고 있다, 수련의는 수술을 혼자 집도하면 안 되고 수술이 잘못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다는 것. 수술이 성공하긴 했지만, 후폭풍이 불어올 것도 알고 있다. 수술이 잘 되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코토코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다.

 

수술이 잘 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의사가 되길 잘 했어.

 

두려웠던 감정, 걱정, 안도, 그 모든 것이 코토코의 저 격려섞인 다정함에 다 휩쓸려 갔던 것 같다. 그래서 키스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주고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아내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징계 위기도 무사히 잘 넘긴 듯 하다.

 

코토코가 갑자기 징계위원회에 뛰어드는 바람에 어긋나나 싶던 것까지, 코토코를 혼내는 척 들어와 오히려 이리에 군과 코토코 편을 들어준 주임 간호사 덕분에, 이리에 군의 신념 덕분에, 너그러운 교수 덕분에.

 

 

수술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이제 유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노미와 여친 남친 사이도 아닌 애매모호한 사이로 계속 지내오던 유키는, 코노미가 다른 남자에게 고백을 받는 것을 보고 열이 뻗쳐서.... 자신의 집에 찾아온 코노미에게 심한 말을 해 버린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더니 역시 형제...

 

 

유키가 형과 연애상담을 할 날이 올 줄이야.

 

이리에 군도 이 상황이 재밌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자니 아련하게까지 느껴진다. 아무래도 유키는 코노미가 코토코와 닮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전혀 이상형이 아닌 여자 때문에 혼란을 느낀 것도 형과 비슷할지 모르고. 형에게 왜 코토코를 좋아하게 됐느냐고 묻는다.

 

"글쎄. 코토코가 주문처럼 날 좋아한다는 말을 떠들어대서 그게 싫었어. 그런데 그게 당연하게 느껴지던 어느 날, 코토코가 날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난 기억이 나."

 

뭐 대충 이런 류의 말을 하는 이리에 군. 그러니까 언제부터 왜 좋아졌는지도 모르게 코토코의 늪(...)에 빠진 거다, 이리에 군은.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고. 자신이 하는 일의 90%는 코토코는 할 수 없지만 나머지 절대 해낼 수 없는 10%를 해내는 코토코. 그런 점에 빠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자가진단까지.

 

질투하는 줄도 모르고 여친(...)을 괴롭히는 건 동생도 마찬가지다. 아... 아련한 케이타 질투 사건. 이리에 군은 웃고 만다. 역시 우린 형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 그래 너네 형제 맞아, 바보 형제.

 

이리에 군은 킨짱에게 유일하게 배운 것을 알려준다. 지금 너는 질투를 하고 있다고.

 

 

유키는 어려서 그런가 학습능력이 형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

 

별로 오래 고민하지 않고 자신이 질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코노미에게 고백한다. 그래도 형보다 낫네, 좋아한다는 말도 사귀자는 말 하면서 바로 두 번이나 하고. 너희 형은 청혼마저... 으흑.

 

 

아... 이리에 군... 코토코 애교에 약한 줄 알았지만 이젠 거의 포기 상태구나.

 

잘 밤에 커피 주면서 도와 달라는데 별로 심한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도와준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시간과 힘이 남아 돌아 도와주는 게 아니다. 사실은 거의 그로기 상태다. 대수술은 계속되고 안 그래도 잠이 부족한데 마누라가 도와 달라고 해서 다시 밤샘...

 

 

 

그 와중에 화상을 입은 크리스를 안고 킨짱이 달려온다.

 

진료 시간은 끝났지만 치료하는 이리에 군. 어쭈, 크리스를 놓치지 말라는 이리에 군 식의 충고까지.

 

크리스에 대한 감정이 이리에 군과의 대화를 통해 비로소 정리가 된 것 같은 킨짱. 그리고 비로소 행복해보이는 킨짱을 보는 코토코도 왠지 찡하다.

 

 

간호사로서 코토코는 이제 제법 제 몫을 해내지만, 간호사 일로 바빠진 나머지 이리에 군을 챙기는 일에 소홀해지고 말았다.

 

그게 원래 코토코가 제일 잘 하고 열심히 하던 일이었는데, 수간호사의 말을 듣고서야 이리에 군이 요즘 심한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끼니도 제 때 못 챙겨먹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 코토코.

 

집에서 스태미너 도시락을 만든다. (그러나 그 비주얼이....)

 

 

이리에 군에게 도시락을 줄 거란 즐거움에 달려왔던 코토코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고, 이리에 군은 그런 코토코를 받아 안으려다 그만...

 

기절하고 만다.

 

하도 서럽게 울어서 기절인 줄 알고 봤지만 순간 쫄았어, 진짜 뭔 일 있는 줄 알고. (고베 가는 것도 어디 화성에라도 보내는 것 같은 비장한 슬픔마저 느껴지더니만)

 

 

드디어 함께 일하게 되는 코토코와 이리에 군의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의사 가운과 간호사복을 입혀놓으니 부부가 진짜 선남선녀다.

 

이번 회차도 1회 1애정씬에 충실하심. 감사합니다...

 

 

드디어 원하던 간호사가 된 지 2개월이나 지났지만 고베의 병원에서는 결원이 생기지 않아 갈 수 없다.

 

이리에 군이 삶의 원동력인 코토코, 고베에서 이리에 군을 보고 온 에너지가 바닥을 쳤나 보다. 실습생 시절의 실수 연발. 코토코가 주사 놓으려 하면 환자들이 벌벌 떨며 도망가고 툭하면 지각에 할 일 제대로 못하고 바람둥이 의사는 작업을 걸고... 병원 일에 하나도 낙이 없다.

 

그러나 역시 코토코를 움직이는 건 이리에 군. 수간호사가 이래서는 이리에 군에게 폐만 끼칠 뿐이라는 말에 정신을 번쩍 차린 코토코.

 

아니 이렇게 잘할 수 있으면서 대체 왜 그랬던 거야... 그리고 왜 자꾸 옛날로 돌아가냐고...

 

 

하필이면 고베의 병원에 결원이 간 날 돌아온 이리에 군.

 

아니 이리에 군... 코토코더러 왜 항상 연락을 안 하고 오느냐고 할 자격이 있느냐고... 왜 오늘 돌아온다는 얘기를 미리 안 해줬냐고...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드디어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다.

 

 

킨짱과 크리스까지 함께 한 시끌벅적한 환영 파티. 축 부부동거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를 바라는 시부모님 마음이 이제는 조금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하긴 얘네 결혼한 지 오래 됐지.

 

유키가 코노미에게 이끌려 공부도 가르쳐 주고 영화도 보러 다닌다는 말에 웃는 이리에 군. 역시나 너희 형제는 닮았어.... 닮았다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피곤해지긴 했지만, 집에 돌아왔다는 실감은 확실히 난다.

 

가족이 너무 요란하니까 부부가 오붓하게 서로를 환영할 시간이 없잖아...도 잠시. 역시나 이 집은 넓다니까. ㅎㅎ

 

이리에 군의 "다녀왔어."와 코토코의 "어서 와."가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해서 좋았다.

 

아내를 다시 보게 돼서 반가운 이리에 군과 이리에 군과 다시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코토코의 행복한 얼굴도 절로 미소가 났고.

 

역시 이 부부는 키스가 빠지면 안되지요... 예쁜 것들.

 

 

아니 저 지도교수는 자기 제자의 마누라한테 자기 제자 앞에서 왜 저리 들이대는 거야..................

 

이리에 군도 참 적절하게 마누라 방어에 성공한다. 아무나 막 찔러보는 사람인 줄은 알지만 어쨌든 지도교수이니 딱 그 정도 선에서 경고를 날리는 것.

 

이 부부는 어째 인기 폭발이다. 특히 이리에 군. 모든 환자와 간호사들의 아이도루. 바로 그 옆에 마누라가 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그 마누라는 지도교수가 집적대고... 이상한 병원이여... ㅎㅎ

 

뭐 이렇게 평화로운 병원 생활이 계속되면 참 좋겠지만...

 

 

코토코는 처음으로 수술 간호사로 참여했다가 집도의를 다치게 하는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만다.

 

자신의 실수로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까봐 두려워진 코토코. 이리에 군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됐지만, 간호사로 일하면서 간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무게와 사명감을 코토코는 차츰 깨달아 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외과에 남아 있어야 이리에 군을 직접적으로 서포트할 수 있지만, 자신이 없어졌다.

 

외과는 아무래도 사람의 생명이 직결된 수술이 있는 과이다 보니 코토코도 더 이상 어린애처럼 떼만 쓸 수 없는 것이다.

 

역시나 이 부부의 대화의 매개로 커피가 등장. 이리에 군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예전에 실습생일 때의 코토코를 몰아쳤던 것처럼 그럼 그만 두라 하지도 않고, 성격상 다정한 위로 같은 것은 더더욱 없다. 코토코가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그때 응급환자가 실려온다. 별 일 아닌 것 같아 보이던 환자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진다. 바로 긴급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을 할 만한 의사는 모두 다른 수술방에 들어가 있다.

 

자신이 직접 수술을 하기로 결정한 이리에 군. 코토코에게 수술 간호사로 가운을 입으라 종용한다.

 

수련의는 수술을 할 수 없는 위치이다. 함부로 수술 메스를 잡았다 환자가 잘못 되기라도 하면 이리에 군의 의사로서의 경력도 끝장날 수 있다. 게다가 코토코는 이전에 들어갔던 수술방에서 큰 실수를 했던 전력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겹쳐 코토코는 겁에 질리고 만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과를 바꾸려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코토코가 이대로 물러서질 않길 바라고 있었다.

 

한계 상황까지 몰아붙이는 게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격려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나중에 밝혀진 거지만, 이리에 군 역시 수련의로서 단독으로 수술을 집도해본 적은 없으니 이 상황 자체가 두려웠다. 그렇지만 두려움에 환자를 내버려두기엔 환자 상태가 너무 위중하다. 코토코가 실수투성이 간호사라고는 하지만, 이 위험한 수술에 자신을 믿고 응해줄 유일한 간호사이기도 하고, 자신이 기댈 유일한 간호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리에 군은 자신만만하게 나만 믿으라고 말했지만, 그건 코토코와 스스로를 위한 주문이었음도 나중에 밝혀진다.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환자가 더 급했던 거다.

 

어느 정도는 이리에 군을 잘 서포트하던 코토코는 또 실수를 저지르고, 그나마 겨우 버티고 있던 것이 무너져 버린다. 머릿속이 하얗게 바래진다.

 

 

빨리 끝내버려야지 헉헉... 아무도 하라 한 사람이 없건만 난 왜 여기에 매달려 있는지 모르겠다. 헉헉...

 

드디어 12회. 12회를 마치고 나면 4부 남는다. 사실 코토코와의 결혼을 결심한 것 자체가 이리에 군 내부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근 증거이긴 하지만(시즌1은 그걸 부정하려던 이리에 군의 항복기 같기도 하다) 케이타에 대한 질투 사건을 거쳐 이리에 군과 코토코 모두 내외부적으로 성숙해지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모습이 보여 좋다. 12회에도 역시 1회 1애정씬이 보여 좋고. 다시 한 번 더 역시 이리에 군은 키스로 사과도 하고 키스로 사랑도 고백하고 키스로 말문을 막고 등등 아주 다양하게 키스를 활용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이리에 군을 보내고 난 후의 코토코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 친구들의 놀림 같은 격려까지, 코토코는 마침내 고베로 떠날 결심을 한다.

 

간호사가 되어서 고베로 가겠단 약속을 하고 보냈으니 사실 약속을 어긴 셈인데, 그냥 살짝 얼굴만 보고 다 떨어진 에너지를 채워오기 위한단 핑계로 무작정 떠난 길이다.

 

이리에 군의 모습을 본 코토코는 즉각적으로 원기 충전(...)되는 것을 느끼지만...

 

역시나 이곳에서도 이리에 군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아내가 있다는 게 다 소문난 토난대학과 대학병원 내에서도 그랬는데 아내가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는 이곳 사람들은 이리에 군에게 열광 중이다. 그중 가장 위험해 보이는... 환자의 어머니.

 

 

걱정되고 불안한 코토코는 몰래 뒤를 밟았다가 자신을 못난이인형이라 놀린 나미짱과 다시 마주치게 되고...

 

그 아이의 입을 막으려다 이리에 군과 마주친다.

 

혹시나 변장했으니까 못 알아보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나 바로 알아보는 이리에 군.

 

아니 사실 못 알아보는 게 이상했어..........

 

 

그러나 이리에 군은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친절하게 왜 그 아이의 어머니와 만났는지, 아이가 어떤 증세를 갖고 있는지 등을 설명해준다. 나미짱은 선천적으로 심장 이상이 있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자신 역시 죽을까봐 수술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것.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소아과, 특히 소아외과를 전공하고 싶어서 고베로 왔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어이... 너네 얘기 좀 하고 살자... 코토코는 왜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이리에 군은 왜 얘길 했다고 생각한 거야...

 

그나저나 코토코... 너 결혼 후 했던 데이트에서 이리에 군에게 아이들을 고쳐줄 수 있다면 정말 멋지겠다, 고 한 말 다 까먹었지?

 

네 한마디 한 마디가 이리에 군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구나...

 

 

이리에 군은 세부전공을 결정할 때 왜 의사가 됐는지를 떠올리니까 의외로 쉽게 답이 나왔다고 하지만...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자취를 할 때 함께 보냈던 밤에 이리에 군에게 했던 얘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리에 군이 슬쩍 나름대로는 힌트를 준 것 같은데 못 알아듣고 말해 달라고 떼를 쓰다가...

 

이리에 군이 키스로 떼 쓰는 걸 막아버린다. 자신의 인생의 중요 고비마다 코토코가 있었다는 것, 결국 코토코가 비춰주는 길로 왔다는 것을 대놓고 말하기엔 너무 쑥스러웠겠지.........라고 멋대로 상상해본다. 사실이긴 하니까.

 

그것도 모르고 소아과 의사라면 멋지겠지, 상상하는 코토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쁜 이리에 군과 병원에서 작별인사를 하는 코토코. 그러다 나미 짱을 또 만나게 된다.

 

애인이 아니라는 이리에 군 말에 잠시 안심하지만, 아내라는 말에 깜짝 놀라는 나미짱과 그 어머니. 이런 면에서는 이리에 군이 되게 단호하다.

 

거짓말이라고 우는 아이에게 네 어머니와 결혼하는 건 할 수 없다며 오히려 못을 박는 이리에 군. 과연 9회 리카 에피소드 때 의심받을 만한 짓은 한 적이 없다고 당당히 말할 만 했다.

 

그러나 그 충격에 울며 뛰어가던 나미짱은 쓰러지고 만다.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 코토코는 나미짱을 설득하기 위해 고베에 남기로 하고(사실 이리에 군 옆에 그 핑계로 더 있고 싶었던 건 아니겠지...) 매일 나미짱을 찾아간다.

 

엄마와 결혼해야 한다고 우겼던 이유가 실은 나미짱이 이리에 군을 좋아하고 있어서라는 것을 대번에 파악하는 코토코. 그런 건 되게 눈치가 빠르다. 이리에 군은 나와 결혼했으니 줄 수 없지만.....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는 게 아니다!

 

코토코와 무슨 약속을 했는지 수술을 받겠다고 하는 나미짱. 일단 수술을 받기로 한 건 좋은데... 아내가 무슨 수를 썼는지 어쩐지 의심이 되는 이리에 군과 등골이 서늘한 코토코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미짱이 왜 의사가 됐느냐 물어보는 말에 "어떤 사람이 의사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했어. 그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라 대답하는 이리에 군.

 

나미짱은 '그 사람'이 코토코라는 것을 대번에 눈치챈다. 아니 어린아이도 눈치채는 걸 왜 너는 모르니 코토코................ 라고 하려다 보니, 코토코에게는 이렇게 분명히 얘기한 적이 없구나 싶긴 하다. 두루뭉술했지. 네가 내 길이 되어 주었다, 란 말을 하기엔 아무래도 이리에 군의 츤츤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말한 본인은 기억하지 못할 걸."이라며 슬쩍 웃는 이리에 군.

 

코토코는 이리에 군에게 그런 의미였다. 이리에 군이 가야 할 곳을 알려주고 빛이 되어 주고 함께 가는 존재.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코토코는 고배를 떠나 도쿄로 돌아가려 한다. 충분한 에너지를 얻은 코토코.

 

 

사실 코토코는 유키를 나미짱에게 소개시켜 주기로 하고 나미짱이 수술을 결심한 거였다.

 

코노미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며 화를 내는 이리에 군. 설마 나미짱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 줄 몰랐던 코토코는 잔뜩 풀이 죽고, 마무리가 좋지 않은 게 안타깝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마지막까지 화만 내지는 않았다. 코토코가 왜 못 참고 고베로 왔는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국가고시 꼭 한 번에 합격해."

 

 

금세 기운이 넘치는 코토코로 돌아왔다. 꼭 합격하겠다고 소리치는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며 슬쩍 웃는 이리에 군.

 

과연 코토코는 혼자서 열심히, 진짜 열심히 공부한다. 이리에 군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아도 이리에 군을 간호사로 다시 만나기 위해, 그렇게 고베로 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한다.

 

 

결과는 조원 모두 합격!

 

조원들과 식구들마저 혹시 이리에 군이 대신 시험을 쳐준 게 아니냐는둥, 기적이 일어났다는둥, 어쨌든 합격은 합격이니까 축하는 해야지라는 둥, 코토코를 놀려댄다. 역시 코토코는 놀리는 맛이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이리에 군에게 합격 소식을 알리고 싶지만 이리에 군은 전화를 받지 않고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가기 일쑤.

 

꼭 이리에 군에게 직접 말하고 싶었던 코토코는 결국 못 참고 그 밤에 고배로 달려간다.

 

 

그러나 아무 일 없으면 그건 코토코가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차 안에서 응급환자가 발생, 그 환자를 보다 보니 기차를 놓치고, 기차 안에 코트와 핸드폰이 들어 있었는데 함께 떠나 버렸고 그 다음 기차를 탔더니 고베 안 간다고 그러고 겨우겨우 막차를 타고 왔지만 날은 추운데 간호사복 차림이고 돈도 핸드폰도 없고 길도 몰라 노숙을 결심한........ 헉헉, 길다.

 

노숙은 처음이라며 옆의 벤치에서 누워자는 남자에게 신세한탄을 하는 코토코. 하필이면 그 남자가 이리에 군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코토코의 하소연을 듣던 이리에 군은 결국 웃고 만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코토코를 마중나온 이리에 군. 알고 보니 사흘간 수술의 연속이라 전화를 못 받은 거였고 이리에 군은 무척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듯 하다.

 

왜 항상 연락도 안 하고 오는 거야? 라고 묻지만...

 

어이 이리에 군... 너야말로 가족들하고 상의도 없이 멋대로 결정하는 일이 부지기수잖아....

 

 

일 년간 잘 했다며 국가고시 합격을 축하하는 이리에 군.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는 듯 하다.

 

코토코와 이리에 군의 키스씬과 포옹씬은 많지만, 그리고 그게 무척 예쁘지만, 손 잡는 씬이 제대로 없어 그게 늘 아쉬웠는데 이 회차에서 그나마 소원을 풀었다. 이리에 군의 코트를 덮고 이리에 군의 바지 속에 손을 넣어 함께 손을 잡고 가는 장면. 애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만 가능한 손잡기.

 

코토코가 일방적으로 재잘거리며 숙소로 가는 마지막 씬이 그래서 너무 예뻤다.

 

드디어 코토코와 이리에 군은 한 병원에서 같이 일하게 됐다!

 

 

 

11회는 유키와 유키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에피소드와 함께 고베로 떠나는 이리에 군의 얘기가 펼쳐진다. 11회 역시 10회처럼 마지막엔 뭔가 애틋한 느낌마저 든다.

 

코토코에 대한 이리에 군의 마음을, 이리에 군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귀한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유키를 좋아하는 귀여운 아가씨 코노미가 나타났다. 코토코는 너무나도 자신과 닮은 코노미를 물심양면으로 응원하기로 하고...

 

유키에게 고백했다 차였던 코노미를 일단 집으로 데려온다. 100등 안에 들면 친구가 되는 걸 고려해 본다는 유키, 그래서 공부를 도와주기로 하는(응?) 코토코.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에게 봄날이 찾아온 걸까.

 

자신과 너무나도 닮은 동생이 코토코와 너무나도 닮은 코노미를 만났다. 거기다 100등 안에 들어야 한다며 코노미를 가르치겠다는 코토코와 코노미가 100등 안에 들면 곤란해진다는 유키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속사정이 있군 하면서 웃는 이리에 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너도 데자뷰를 느끼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가 공부를 가르칠 수 있을 리 만무하고, 3시간 동안 한 문제 풀었다는 코노미 말에 결국 직접 공부를 가르쳐주는 이리에 군. 그러나 유키가 형은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하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지신이 공부를 가르쳐 준단다. 매일 저녁 9시까지.

 

너무나도 신이 난 코노미와 그보다 더 신난 코토코. 거기서 이리에 군은................ 점점 엄마를 닮아가는 아내를 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처럼 몰래 찍은 사진을 코노미에게 부적으로 줬다가 유키가 찢어버리는 대참사가 발생.

 

그러나 누가 츤데레 동생 아니랄까봐 츤츤거리던 유키는 결국 사진을 테이프로 붙여 쫓아나가 9시까지 공부하기로 해놓고 어디 가느냐며....

 

그걸 몰래 찍고 있는 코토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 부탁이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이 자신과 같은 길을 가리란 강한 예감이 든 이리에 군. 말로는 불쌍한 놈, 이라고 하지만... 이리에 군은 웃고 있다. 공부 못하고 둔하고 운동신경 꽝이지만 사랑스럽고 끈기 있고 열정 넘치는 여자를 만나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제일 잘 아니까.

 

때때로 열받고 한심하고 화날 때가 있겠지만........ 행복할 거다, 유키도. 지금의 나처럼.

 

 

화기애애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오래 가지 않았다.

 

고베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이리에 군. 이리에 군의 성격적 단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중요한 일을 혼자서 결정해 버리고 가족에게는 통보하는 식이니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코토코는 혼자 고베에 가겠다는 이리에 군 때문에 큰 충격에 빠지고.

 

대만판 악작극지문2는 방영시간이 더 길고 회차도 더 길어서 이런 때의 이리에 군 - 그러니까 즈슈의 심리 상태가 제법 자세히 드러난다. 그게 즈슈가 더 다정하게 느껴지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즈슈는 밥도 안 먹고 시위하는 샹친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나와서 즈슈가 장인에게 하는 말들이 전부 다 이해가 갔다.

 

물론 이리에 군도 코토코가 밥도 안 먹고 상심해 있는 모습을 보는 걸 힘들어한다. 그래서 장인과 얘기를 하려 하는 거고.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는 즈슈가 샹친이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좀 다르고 구체적이다. 세상 일이란 건 모르는 거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 너무나도 자신에게만 매달려 있고 자신만 보는 샹친이 즈슈는 걱정된다, 그래서 혼자 있는 연습도 좀 하고 혼자서 해내는 성과와 기쁨도 좀 누리고 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간호사가 됐으면 하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 것 같다. 구체적인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보람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듯 하다. 자신이 코토코 덕분에 의사의 길로 갔듯, 코토코 역시 그러길 바라는 것이다.

 

고베는 가야 하는데 코토코가 졸업하려면 1년은 더 남았고, 코토코가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간호사 공부를 마칠 수 있을까, 이리에 군이 염려한 것은 그런 것이었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혼자서도 열심히,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혼자서 버틸 수 있을 거라고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 될 것 같다. 코토코가 괴로워하고 상심하는 걸 보는 이리에 군 역시 괴로운 거다. 코토코를 고베에 데려가겠다고 하는 이리에 군. 그러나 이리에 군은 걱정이 된다. 고베에서 코토코는 혼자 더욱 외롭고 쓸쓸할지 모를 텐데 자신 역시 바쁘고 힘들면 그런 코토코를 살뜰히 보살펴 줄 수가 없는데, 그러면 오히려 코토코는 더 외롭고 힘들어지지 않을까.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아차이가 즈슈에게 "그건 샹친이 자넬 너무 사랑해서 그래."라고 하고 즈슈가 "샹친은 제가 샹친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일본판에서는 아이하라 상이 이리에 군에게 "딸애는 자네에게 홀딱 반해있어."라고 하고 이리에 군이 "코토코는 제가 자기한테 반했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즈슈가 직접적으로 말한 방식이 더 맘에 들지만, 이리에 군의 마음이라고 다른 게 아니다.

 

두 사람 다 샹친과 코토코가 믿는 바가 틀렸음을 장인에게 말하고 있는 거다. 둘 다 "내가 널 훨씬 더 사랑하니까 넌 내 마음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는 거지!"류의 말을 식구들 앞에 던지고 상심해 있을 때 남편의 저 말을 들은 것이다. 그게 아니라고, 나 역시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널 사랑한다 라는 말을 장인이 던진 말을 받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코토코를 사랑하지 않아서 코토코를 데려가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이리에 군만의 방식으로, 코토코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코토코만큼 사랑한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하기에, 코토코가 부모님과 아버지와 익숙한 환경과 친구들 옆에서 공부를 마치기를 바란 것이다.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하는 이리에 군, 캠퍼스에서의 수많은 추억이 뇌리를 스쳐갑니다, 하면서 코토코와 시선을 교환한다.

 

코토코는 캠퍼스의 추억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이리에 군과의 추억을 상기한다. 악작극지문2에서는 약간 슬픈 분위기였는데 씩씩한 코토코가 이미 결심을 하고 난 후여서 그런지, 옛 추억을 같이 돌아보며 슬그머니 웃게도 되고 뭔가 아련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 그땐 얘네가 그랬지.

 

악작극지문도 그랬지만 러브 인 도쿄도 그렇고,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이 되고 진로고민을 거쳐 사회에 나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서 그런가, 함께 성장하는 착각마저 든다. 그래서 '장난스런 키스'가 두고두고 리메이크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리에 군이 보고 싶어 이리에 군이 다녔던 의학부 교실을 찾아온 코토코와 코토코가 어디 있을지 잘 알고 코토코를 찾아온 이리에 군.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고베에 데려가려 하지만, 이리에 군의 마음을 잘 알게 된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보내주기로 결심한다.

 

코토코가 얼마나 힘들게 내린 결정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코토코의 마음이 예쁘고 고마워서, 이리에 군은 키스를 하고 만다.

 

 

"누가 오면 어떡해?"

"봐도 상관없어."

 

코토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른 누군가에게 들켜도 아무 상관없다. 여긴 오직, 코토코와 자신만의 세계인 것이다. 아... 자꾸만 같이 사는 거 들키기 싫어서 함께 등교하지 않으려던 까칠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이리에 군이 떠오른다.

 

한때 이리에 군에게는, 코토코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자신이 질투에 미칠 만큼 코토코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잘 몰랐더랬다. 이제 이리에 군은 안다. 자신의 마음에, 자신의 인생에, 코토코가 얼마만한 크기이고 의미인지.

 

 

 

헤어지는 장면은 악작극지문2보다 오히려 더 애틋한 느낌이다.

 

말로는 네가 기차를 세울 것 같아서 여기서 헤어지자는둥, 언제 보내 줄 거냐는둥 하지만, 발이 차마 떨어지지 않기는 이리에 군도 마찬가지다.

 

웃으며 보내주는 것 같던 코토코가 울고 있다.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보니,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리에 군 눈도 충혈된 것 같은 건 내 착각만은 아니겠지. 힘들게 자신을 보내는 코토코를 보는 마음이 힘들고 아프다.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억지로라도 웃으며 간바레 를 외치는 코토코를 보고서야 겨우 미소를 슬쩍 띠며 가는 이리에 군.

 

 

파이팅 코토코.

파이팅 너희 두 사람.

 

고베의 에피소드도 나름 재밌었다. 두 사람은 점점 더 다정해지고 깊어지는 것 같다.

 

10회는 이리에 군이 코토코와 코토코 아버지와 함께 성묘를 가는 에피소드다. 코토코의 친척들이 너무 부산스럽고 시끄럽고 요란해서 정신이 없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코토코에 대한 이리에 군의 깊은 마음이 잘 드러나는 회차라 좋다.

 

 

어머니의 기일에 맞춰 성묘를 가려는 코토코와 코토코의 아버지.

 

성묘 얘기를 먼저 꺼낸 건 이리에 군이다. 매년 성묘 가는 때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는 같이 가자고 한다. 이리에 군이라면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어하는 코토코가 이번에는 웬일로 우리끼리 다녀온다고 펄펄 뛰는데...

 

코토코의 어머니는 코토코가 여덟살 때 돌아가셨다. 햇수로 18년째란다.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장모님이지만, 코토코를 낳아주신 분이기에 궁금해하고 성묘를 가고 싶다고 하는 이리에 군. 그건 코토코를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코토코만 얼굴 막 쓰는 줄 알았는데, 이러고 보니 부녀가 똑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토코가 필사적으로 이리에 군을 외가에 데려가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코토코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친척들은 요란하고 축제를 좋아하고 하여간 시끌벅적하다.

 

게다가 단체로 무식(...)해서 한자도 다 틀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이리에 군이 좋아할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고 코토코는 친척들이 너무 창피하다. 그래서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

 

그나저나 피가 섞인 코토코 빼고 생판 남인 두 남자 - 아이하라 상과 이리에 군은 친척들 때문에 넋이 빠질 지경이라는 데 동감하고 이 충격을 같이 나눌 사람은 자네 뿐이네, 하고 굳게 이리에 군의 손을 잡는 아이하라 상. 그러나 이리에 군은 별로 나누고 싶지 않은 충격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갔더니 더 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시끌벅적하기로는 이리에 군의 어머니는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이 되어 사람들이 가고 남은 자리에서 어머니의 옛날 사진을 보여주는 외삼촌.

 

현숙하고 단아하고 우아한 미인이라고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던 코토코는, 공부 못하고 머리 나쁘고 운동신경 꽝인데다 미스 아키타 코마치가 아닌 미스 돈부리인 어머니를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코토코와 비슷한 건 얼굴만이 아니었다. 코토코는 진정한 외탁이었던 것. 하다 못해 요리 못하는 것까지 빼닮았다.

 

이리에 군이 이렇게 배잡고 웃는 건 코토코도 시청자도 처음 보는 광경. 처음부터 심상찮더니 이리에 군은 빵 터졌다. 하도 웃어서 배가 아플 지경이란다. 아마 이리에 군이 태어나서 제일 많이 웃은 날이 아닐까 싶다. 코토코는 역시 이리에 군의 엔돌핀이다. 코토코가 아니었으면 이리에 군은 어쩌면 평생 이렇게 웃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과는 정반대인 어머니 모습에 몹시 당황한 코토코는 먼저 자러 들어가 버리고...

 

 

여기서부터 코토코가 잠든 후까지, 모든 장면이 다 예쁘고 다정하다.

 

아마 결혼하고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데, 장인과 단 둘이 술잔을 주고받는 이리에 군. 장인이 어떻게 장모를 만났는지 진지하게 듣는 이리에 군.

 

역시나 장모는 코토코 판박이다. 아니 코토코가 장모 판박이인가. 비슷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두 남자의 공감과 미소. 그걸 엿들은 코토코는, 이내 어머니에 대해 느꼈던 충격이 사라지고 오히려 뭔가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현숙하고 단아한 미인인 어머니가 아니라 자신처럼 실수투성이에 모자란 점 많은 어머니가 오히려 더 다정하고 친숙하다. 마치 자기 자신을 보는 듯 하니까. 이리에 군이 장모 이야기에 그처럼 웃었던 것도, 마치 코토코를 보는 듯 해서였을 거다.

 

 

장인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들어온 이리에 군.

 

이불을 덮어주고 토닥토닥 해준다. 코토코가 어머니 얘기를 해준 건 그 옛날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을 때 뿐이지만(왠지 쑥스러워 말하지 않았다지) 그때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외로움 같은 것을 느꼈던 듯 하다. 코토코에게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는 애틋하게 아픈 존재였지만, 이젠 어쩐지 코토코에게도 이리에 군에게도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이 토닥토닥 씬은, 코토코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이리에 군의 모습이 잘 느껴져서 참 좋았다. 코토코가 부끄러워하는 친척들과 어머니의 모습까지, 코토코와 비슷해서 좋은 이리에 군이 느껴져서.

 

 

요란하고 시끌벅적하게 성묘하는 데까지 따라오는 친척들. 처음으로 이리에 군이 왔는데, 친척들 때문에 정신 사나운 코토코는 화를 내고 친척들은 미안하다며 돌아간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이런 것들이 싫지 않다고 한다. 너희 친척들은 시끄럽고 요란하지만 남을 잘 챙기는 사람들이구나, 질리지 않고 재밌어. 난 이런 분위기가 꽤 맘에 들어. 너랑 똑같아.

 

그렇다는 건 결국 코토코가 시끄럽고 요란하고 우둔할지라도 질리지 않고 재밌고 그래서 매력적이고, 코토코의 요란한 친척들에게까지 마음을 열 정도로 코토코를 사랑한다는 뜻이 아닐까. 함께 성묘하자고 모셔오라는 이리에 군의 마음이 참 예뻤다.

 

이리에 군, 참 많이 달라졌구나. 코토코가 왜 친척들을 부끄러워하는지도 알고(자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배려해주고 그 친척들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알 만큼 이리에 군은 성장했다.

 

 

나는 죽으면 여기 묻힐 테니 코토코는 자네가 맡아주게. 예.

 

장인과 사위의 대화가 어쩐지 아련하면서도 애틋하다. 장모의 묘소를 처음 보는 이리에 군의 눈빛도 어쩐지 아련하고.

 

 

과연 이리에 군은 장모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나와 장모님의 비밀이라는 그건?

 

장모의 말은 코토코의 음성을 빌려 들려온다. 코토코를 잘 부탁해요, 란 어머니의 마음.

 

아마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코토코는 걱정하지 마세요, 정도의 말을 장모에게 건네지 않았을까 싶다. 시끌벅적하고 머리 나쁘고 운동신경 꽝인 장모가 있었기에, 그 열정으로 코토코 아버지를 만났기에, 똑같이 시끌벅적하고 머리 나쁘고 운동신경 꽝이지만 열정적이고 끈기 있고 근성 있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코토코가 이리에 군에게 올 수 있었으니까.

 

 

대만판 악작극지문과 비교해 보면, 시즌1은 에피소드의 차이가 거의 없다. 악작극지문에서 에피소드를 좀 더 세세히 다루었고 그래서 방영 시간이 더 길었다는 것. (대만판은 43분 기준 35부였던가 그렇고 일본판은 43분 기준 16부작이다)

 

그러나 시즌2에 오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뼈대는 거의 같은데 방영시간 기준으로 보면 대만판 악작극지문2가 거의 두 배로 길다. 그래서인지 일본판에서 다루지 않거나 못한 에피소드들도 다 다루었고(샹친이 집 나가는 거, 선생님이 되려 준비하는 거 등등) 심지어 마지막회는 독창적인 창작품이기까지 하다. (이건 16부 다루면서 다시...)

 

그런데 그 긴 이야기에서 다루지 않은 또는 못한 에피소드가 딱 하나 있으니 바로 이 리카 에피소드다. 사실 이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끝의 전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단한 컬처 쇼크였어................

 

 

더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코토코.

 

잘생기고 능력 있는데다 한눈 팔지 않고 멋있는 남편, 다정하고 상냥한 시부모님, 유키야 뭐 그렇다치고 아버지, 넉넉한 집안 형편, 신체건강, 지금의 코토코에게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 같았다.

 

리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리카는 무려 이리에 군의 사촌여동생이다.

 

그런데 이리에 군을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고, 스킨십이 거침없다. 이리에 군은 웃으며 그걸 다 받아준다.... 워낙 친했다고 하고, 피로도 엮여 있으니까.

 

....라고 하지만 리카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일본에서는 사촌끼리 결혼이 가능하다며................... 억.

 

 

코토코의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어 간다. 일부러 모토짱에게 맛있는 것까지 사 주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불길함만 커지고(왜 하필 모토짱이었니....) 리카는 대놓고 이리에 군을 돌려달라고 한다.

 

농담이라며 넘겼지만 결코 농담 같지 않은 말투.

 

게다가 목욕하고 있는데 같이 들어와서는(이게 목욕탕이 아니라 이리에 일가가 쓰는 목욕탕.....이었어.... 이것도 쇼크) 이리에 군과 첫키스를 했다는둥, 이리에 군이 키스를 제일 잘했다는둥 코토코의 염장을 지른다. 결국 코토코는 목욕탕에서 기절.

 

 

게다가 코토코의 앞치마를 뺏으려 들지를 않나,

 

여러모로 코토코와 리카의 기싸움은 계속된다. 더욱 안 좋은 것은, 리카가 코토코보다 여러 모로 더 나은데다 이리에 가와 오래 전부터 아주 친숙하게 지내 왔다는 것이다. 사촌이니까 뭐.........

 

리카는 미인인데다 요리도 잘 하고 머리도 좋다. 이리에 군 주변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구나. 이쯤 돼야 이리에 군을 차지할 만 하다고 다들 생각할 만도 하네. 리카도 아마 사호코가 사촌 올케였다면 감히 덤빌 생각을 못했을 텐데, 상대가 코토코라 만만하게 보는 거다. 게다가 코토코는 단순하고 이리에 군밖에 몰라서 자극하는 게 무척 쉽다. 어찌 보면 한심할 수도 있다, 다 큰 어른이 고등학생의 수에 넘어가 쩔쩔매는 게.

 

리카와 코토코의 신경전을 집안 사람들이 모를 리가 있나. 특히 이리에 군이.

 

 

 

코토코가 준 요리는 맛이 없다고 여지없이 잘라 말하지만 커피를 부탁하는 이리에 군.

 

리카가 얼른 준비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리에 군은 커피만큼은 코토코가 잘 한다며 코토코에게 부탁한다. 커피, 는 예전부터 이리에 군과 코토코 둘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하는 어떤 상징물 같은 거였다. 그걸 리카에게 넘겨주지 않아서 이리에 군에게 고맙기까지....

 

라고 하려 했지만 뭔가 웃기는 상황이잖아...

 

이리에 군은 코토코와 리카가 신경전을 벌이는 걸 알고 있고, 은근히 아내 편을 들어준 거다. 리카 기분이 상하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등학생 사촌여동생과 그러고 있는 코토코가 한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리카가 코토코를 자극하고 건드리면서 코토코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다만 친하게 지냈던 사촌여동생이니 이 정도 선에서 그치는 것.

 

고마운 시어머니.. 한결같이 코토코 편이야. (어쩌면 이 두 여자만 처음부터 이리에가 아니라 나중에 이리에,가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네)

 

 

리카는 이리에 군의 메시지를 단박에 알아들은 듯 하다.

 

치사한 방법으로 딱 코토코만 있을 때를 골라 공격한다. 나오키를 돌려달라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걸로도 모자라 두 사람의 결혼 사진이 담긴 카드 지갑까지 떼어 버린다. 이 정도면 굉장히 무례하고 질 나쁜 행동인데, 카드 지갑 때문에 열 받은 코토코가 리카를 밀어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애꿎은 코토코가 뒤집어썼다. 게다가 어쨌든 리카는 고등학생이란 말이지.

 

이리에 군은 앞뒤 사정을 모르고 코토코에게 화를 내는 것 같다. 코토코는 참담한 기분이 된다.

 

 

그러나 이리에 군은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리카를 다치게 해서 미안해서 못 들어가는 코토코가 만취해 돌아온 날 밤,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안아 데리고 들어가며 리카에게 코토코 대신 사과하면서 분명히 말한다.

 

"코토코를 너무 화나게 하지 마."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아무 이유 없이 리카를 다치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거다. 두 사람이 무슨 언쟁을 벌였는지는 몰라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항변하는 리카의 말을 잘라버리는 것도 그렇고, 이 정도면 이리에 군은 최선을 다 해 예의를 갖춰 리카에게 선을 그은 거다. 그걸 인정하지 않은 건 리카일 뿐.

 

 

그래도 인정하지 않고 리카가 고집을 부리며 코토코를 건드리자 이리에 군은 분명히 말로 해준다.

 

어떨 땐 직접적인 것이 도움이 된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맥주를 가지러 간 코토코를 따라 와서 이리에 군을 돌려 달라고, 이리에 군에게 누굴 더 좋아하는지 물어보자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리카.

 

사실 물어보나마나였는데, 케이타 사건을 겪고 나서도 깨달은 게 없었던 거니, 코토코............ 네 남편은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나도 네 남편도 네가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

 

코토코가 왜 좋은지 이번 회를 통해서야 우린 이리에 군 입으로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코토코의 지치지 않는 열정, 파워, 끈기, 그런 것들은 결코 이리에 군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다음 회차에 코토코의 외가에 가서도 다시금 증명되는 거지만,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수많은 단점을 가끔은 못참아 하면서도 코토코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들이 있다. 그런데 뭐 결국 그건, 코토코의 모든 것을 다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의 코토코를 사랑한다는 거다. 그 수많은 단점들을 다 상쇄시키는 장점이 있기에, 코토코라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기에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사랑하는 거다.

 

그건 리카가 절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이리에 군은 어디서 이런 스킬을 배운 거여.........

 

이리에 군이 자신에게 질렸겠거니, 이제는 리카를 선택하겠거니 지레짐작으로 울고 있는 코토코.

 

이리에 군을 떠나 혼자 살 결심을... 결심을... 하는 코토코의 말을 키스로 막아 버리는 이리에 군. 코토코가 그럴 수 없으리란 것을 알지만 그런 말 자체가 듣기 싫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키스해 놓고 결심이 섰냐고 묻는다. 아니 그러면 떠날 결심이 어떻게 서겠어 ㅎㅎ

 

아이고 이 바보야...  같은 느낌의 그러나 이 사랑스러운 바보, 의 느낌이 강한 키스. 코토코는 계속해서 주변에서 이리에 군보다 훨씬 못하다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아직도 듣고 산다. 객관적 조건으로 보면 그렇겠지. 심지어 코토코 아버지마저 코토코가 이리에 군보다 못하다고 하는 실정이니. 마츠모토 같은 강적도 있었고 사호코와는 결혼도 하려 했던 이리에 군이다. 그러니 아무리 이리에 군이 케이타 때문에 몇 달을 질투심에 절절 끓었어도 이리에 군에게는 자동반사적으로 작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나타난 리카 역시 '잘난 여자'의 대명사이니 더더욱 그렇겠지.

 

그러나 코토코의 파워 이리에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할 것이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결코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사랑한다.

 

"이리에 군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

 

라고 리카에게 외쳤던 것처럼.

 

 

이리에 군은 조곤조곤 코토코를 달래준다.

 

너에게 의심받을 만한 짓은 한 적이 없다, 내가 널 선택했으니 좀 더 자신감을 가져라.

 

처음엔 이게 웬 재수없는....이라고 했다가 곰곰 생각해 보니,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열등감의 배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듯 싶었다. 코토코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머리가 나빠 얼마나 자신과 비교 당하는지, 코토코 스스로 그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끝끝내 그것을 해내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든지 잘 알고 있는 거다. 그 과정에서 이리에 군 본인도 짜증을 낼 때도 있고 버럭거리기도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비판과 비난과 늘 맞서 싸워야 하는 코토코. 그럼에도 지지 않고 늘 사랑스럽고 활기가 넘치는 건 어찌 보면 정말 대단한 거다.

 

주변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고 못났다 그러고 멍청하다 그러면 나는 코토코보다 더 땅을 파고 들어갔지 싶다. 거기에 주눅 들지 않고 헤쳐 나가려 하는 코토코는 정말 대단한 거다. 그걸 시즌을 전부 다 보니 알 것만 같다. 그리고 이리에 군은 누구보다 코토코의 그런 에너지와 노력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결국 리카보다 너를 더 사랑한다, 그러니 우울해하지 말고 힘을 내라,

 

정도의 이리에 군 식의 격려와 위로의 말이었던 것 같다. 아내에게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표현 - 키스를 덧붙여서. (개인적으로는 코토코가 이리에 군에게 완전히 포옥 안기고 이리에 군이 꼭 안아주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코토코 뒷모습 너무 귀여워.........저 통통한 무다리.........

 

 

마침내 완전히 패배를 인정하고 떠나는 리카. 이리에 군과의 키스 얘기도 사실은 완전히 뻥이었어... 아이 시절 리카가 일방적으로 이리에 군에게 입맞춘 게 무슨 키스야.... 라고 하려다보니 그럼 코토코와 이리에 군, 얘네 첫키스 때 일방적인 뽀뽀 그 이상이었다는 거야? 허얼... 이건 다시 미스터리로...

 

우리의 단순한 코토코는 리카가 사과하고 카드 지갑을 선물하고 갔다는 데 완전히 마음이 풀렸다. 하긴 이게 바로 코토코의 장점이다. 뒤끝 없고 단순하고 사람 좋은 거.

 

 

드디어 코토코는 실습을 나가게 된다. 이리에 군도 같은 병원에서 실습 중이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실습 에피소드가 왠지 좀 더 길었던 것 같고, 실습을 통해 케이타도 새 짝을 찾은 것 같던데 여기는 그걸 한 회에 압축해 넣었고 케이타는 가능성만 남기고 끝났다.

 

압축판이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실습 에피소드 같은 경우는 사견이지만 압축판이 나은 듯.

 

8회는 1회 1애정씬에 해당하지 않는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코토코와 이리에 군 사이의 진한 애정씬이 없어도 이리에 군의 코토코에 대한 마음이 은근히 배어나와 괜찮은 마무리가 되었다. 8회부터였나, 이리에 군은 다른 사람에게 코토코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직간접적으로 말한다. 이번에 토요 할머니도 그렇고, 9회에서는 리카에게, 11회에서는 장인에게, 12회에서는 미나짱에게. 코토코야 늘 이리에 군 바라기였지만 이리에 군의 마음은 갈수록 더욱 더 깊어져 가는 게 보여 좋다. 그래서 시즌2가 좋은 모양이다.

 

 

감히 넘볼 수 없는 파워의 간호사 선배들과의 첫 만남도, 첫 환자인 토요 할머니와의 만남도 만만치가 않다.

 

하필이면 간호사들도 꺼려하는 토요 할머니늘 맡게 된 코토코. 첫날부터 파란만장하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과 함께 실습하면서 이리에 군 얼굴을 보는 게 좋다고 기뻐했지만.............. 이내 재빨리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이리에 군은 모든 여자 환자들과 간호사들의 아이도루였다........ 그래서 간호학과에 처음 들어갔을 때처럼 이리에 군을 모른 척 하려 했는데........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발견하고 다가온다. 친밀한 대화는 물론이고 '간바레'와 함께 어깨를 짚어주기까지.

 

이리에 군을 소개하며 눈을 반짝이던 간호사들의 엄청난 비명이 터진다.

 

 

아니 왜 다들 코토코보고 볼품없다 그러는데.................................. 어디가....요?

 

모토짱 때문에 이리에 군의 아내라는 사실을 들키고 만 코토코. 하긴 모토짱이 안 일러바쳤어도 들키는 건 시간문제이긴 했어.

 

모토짱은 어째 코토코를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사람 같다 ㅋㅋㅋㅋㅋ

 

간호사들은 아예 토요 할머니를 코토코에게 전담으로 맡겨 버린다. 유치한 복수 같으니. 남편이 훌륭하면 그 아내도 따라서 훌륭해야 한다는 법은 도대체 어디에...? 이 드라마에는 괴상한 상식이 흐르고 있돠...

 

 

토요 할머니는 끊임없이 호출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온갖 속임수로 코토코를 괴롭힌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괴롭힘의 강도도 심해진다.

 

다른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다. 코토코 말마따나 병원 모든 사람들이 적이 된 느낌. 아니 이리에 군이 뭐기에..............

 

안 그래도 힘든 코토코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세 배 네 배의 노력을 해야 하니 계속 실수가 늘고 수간호사와 선배들에게 혼나는 일상만 되풀이된다.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아내가 됐냐니... 웃기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이리에 군의 아내가 되려면 간호사로서의 실력도 빼어나야 하는 거야 뭐야.

 

 

점 더 다정하게 말해 주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려다 보니, 그럼 코토코가 진짜 간호사 되는 것을 때려치울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게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단련시키는 방법이다. 코토코가 한계에 부닥쳐 도망치려 할 때마다 때로는 심하다 싶은 말까지 동원해 코토코를 독려한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듯 하다.

 

사실 지금 코토코의 상황이라면 코토코가 아닌 사람이라 해도 버티기 힘든데 코토코는 오죽할까.

 

그러나 역시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오기를 건드리고 갔다. 누구보다 이리에 군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간호사로 첫 발을 내디디기도 전에 이리에 군에게 그만 두라는 말을 들은 코토코는 이게 아닌데, 싶은 거다.

 

 

토요 할머니가 그토록 자신을 괴롭힌 이유를 알게 된 코토코.

 

토요 할머니는 외로웠던 거다. 병원의 의료진이리야 결국 사무적으로 대할 뿐이지 토요 할머니를 '인간'으로 대하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토요 할머니는 '환자'일 뿐이고 사실 그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토요 할머니가 폐렴 증세를 보인다는데도 고열 때문에 올 수는 없다는 자식들. 양로원 대신 병원에 보낸 거라는 간호사의 말이 코토코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되려 하는지는 몰라도, 환자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그들 하나하나를 정성껏 대한다. 그것도 간호사로서의 좋은 자질 중 하나가 아닐까. 수간호사의 암묵적 동의 하에 토요 할머니의 간호를 맡으려는 코토코.

 

 

그러려면 때려치라고 말했지만 그게 이리에 군의 본심이 아니라는 건 이 씬에서도 잘 드러난다.

 

토요 할머니를 간호하기로 한 코토코를 찾아온 이리에 군.

 

이리에 군은 포기하지 않고 토요 할머니를 끝까지 돌보려는 코토코가 기특한 거다. 자상하고 다정한 말은 없지만, 대신 코토코를 믿는 이리에 군의 마음이 있다. 제대로 해, 라고 하면서 슬쩍 웃는 이리에 군의 표정에 그게 드러난다.

 

그런 식의 이리에 군의 독려가 지금의 코토코에게는 더욱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코토코의 정성스러운 간호 덕분일까, 열이 내리고 깨어난 토요 할머니. 노인들에게 폐렴은 무시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노환과 폐렴이 겹쳐 사망하는 노인들이 꽤 많다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토요 할머니는 코토코 덕분에 살아난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코토코, 토요 할머니도 마침내 코토코를 인정하게 된다.

 

그건 수간호사님도 마찬가지.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인성이나 끈기는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것이니까. 코토코도 간호사로서의 일상이 루틴이 되면 나아지겠지. 거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지만.

 

 

"괜찮은 처자를 골랐군."

 

이라는 토요 할머니의 말에,

 

"그렇죠?"

 

라는 이리에 군. 토요 할머니가 아내를 칭찬하는 말에 이리에 군의 얼굴에 따뜻하고 다정한 미소가 어린다.

 

한계에 부닥쳤던 것 같았고 못할 것 같았던 코토코가 이번에도 역시 해냈다. 과연 코토코답다. 끈기, 근성 하면 코토코가 아닌가.

 

 

이렇게 실습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코토코에게는 간호사 국가고시가 남았다.

 

 

이리에 군의 질투 에피소드로 장장 2회 반을 끌고 오다니 참 너무 했어... 싶지만, 그게 이리에 군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이리에 군이 코토코에 대한 제 마음의 깊이를 더 인정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

 

뭐 어쨌든 이전에도 약간 그랬지만 이후에는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부탁을 웬만해선 거절하지 않고 다 들어줄 만큼 마음이 자랐다. 입으로는 안 된다고 해도. 이번 가관식 에피소드도 그렇고. 이 부부는 화해 이후 더 달콤해진 것 같다. 이후에는 1회 1애정씬이 살아났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울면서 뛰쳐 나왔지만 갈 데가 없다. 친구 집이 아니라 아버지 가게로 향하는 코토코.

 

코토코 아버지는 이리에 군 뭐가 예쁘다고 혼인신고 안 했을 때도 이리에 군 편을 들더니 이번에도 이리에 군에게 몰래 전화를 해서 코토코가 어디 있는지 알려 주신다. 아마 코토코 아버지는 이리에 군을 믿으셨던 듯 하다. 이리에 군 성격상 코토코를 선택했을 때에는 절대 코토코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래도 몇 달이나 냉랭한 상태였는데 아무렇지 않게 사위를 대하다니, 참 대인배시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는 참다 못한 아차이가 즈슈를 때리는 씬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정반대이니 말이다. 이리에 군이 코토코 걱정을 하리라고 정말 믿으셨나보다.

 

그리고 과연 이리에 군은 코토코 걱정을 하고는 있었나봐, 장인 전화에 대단히 감사하다 말하는 걸 보면. 그래도 뒤따라 나가지도 않더니 데리러 가지도 않는다. 자기 마음이 정리가 안 되어서, 라고는 해도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이럴 땐 이리에 군 성격이 정말 싫어진다. 그래도 좋다는 건 코토코 니 팔자여~

 

 

 

길을 지나가며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한 건 아마 이리에 군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무심한 눈빛으로 앞만 보고 걷는 건 이리에 군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거였으니까. 이리에 군은 주변 커플들을 본다. 모두들 다정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리에 군은 정말 절실히 코토코가 그리웠던 것 같다.

 

간밤에 속상해서 홧김에 진탕 술을 들이켠 코토코가 괴로워하는데, 케이타가 숙취음료까지 건넨다. 킨짱도 그렇고 케이타도 그렇고 다들 참 다정한 남자들이니 코토코는 그들 중 하나를 선택했어도 행복했을지 모르는데.... 이리에 군만 좋다는 데 어쩔 거여...

 

케이타가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된 코토코는 당황한다. 케이타도 참 대단해. 유부녀한테 이혼하고 나한테 오라는 얘기를 학생식당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할 줄이야.

 

 

코토코를 잃을 위기에서야 달려온 이리에 군.

 

마지막까지 버텨보려 했지만 이리에 군이라고 이 대위기 앞에서 별 수 있나. 코토코가 싫어서 그랬던 건 절대 아니니까. 오히려 코토코를 너무 사랑해서 생긴 일이었지. 그래서 더더욱 자신의 못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싫었던가 보다.

 

하지만 지금은 코토코가 떠날지도 모른다. (그럴 리 없잖아) 더는 물러설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고... 솔직하게 케이타를 질투했고 그래서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은 이리에 군. (하지만 끝내 미안하단 말은 안 하지)

 

 

고마운 킨짱. 이리에 군을 찾아 데려온 건 킨짱이다. 이리에 군이 좋아서가 아니라 코토코가 이리에 군 옆에서, 이리에 군 사랑이 있어야만 행복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난 인간이 다르거든, 할 만 하다니까. 아마 이게 이리에 군이 킨짱을 인정한 두번째일 거다. 첫번째는 유키가 수술을 받을 때이고.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런 걸 6년이나 버틴 킨짱이 '대단하다'고 했을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두 번 다시 맛보기 싫은 이런 감정을 품고 6년을 버텼으니 잠시나마 존경할 만 한 거다.

 

코토코 네가 옆에 있어야 돼, 날 참사람으로 만들어줘요, 난 네가 필요해.

 

이게 이리에 군 식의 사랑고백이고 그걸 찰떡같이 알아듣는 코토코. 언제나 이리에 군은 '코토코는 날 사랑해'라고 말해왔지 '내가 코토코를 사랑해' 내지는 '코토가 필요해'라고 말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어째 얘는 킨짱한테 코토코를 뺏길 위기에 닥치니까 빗속에서 고백을 하질 않나, 케이타에게 뺏길 위기에 놓이니까 네가 필요하다고 하질 않나, 평소에 좀 잘하면 안 되는 것이냐......................

 

그래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히 연적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인정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그토록 이리에 군이 망설이고 움직이지 못했던 것일 테고.

 

 

마침내 화해한 두 사람.

 

이 두 사람은 둘만 있을 땐 주변이 안 보이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다. ㅎㅎㅎㅎ 좋은 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하마터면 세기의 불륜으로 소문이 날 뻔한 일이 아름답게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는 그야말로 학생식당이 사람으로 버글버글한 데에서 그 난리를 쳤는데 그래도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나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병풍이 된 케이타............ 그러게 왜 유부녀를.......................

 

 

난 그런 감정도 부족한가봐.

 

키스는 안 했지만 코토코를 꼭 안아주는 이리에 군. 더는 케이타가 낄 자리가 없다. 쓸쓸히 물러서는 케이타.

 

이후로 사실 이리에 군은, 정말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코토코가 너무 사랑스러우면 그냥 키스를 하더라.... 그런 감정이란 게 부끄러움이나 당황스러움이라면 어느 정도 맞는 얘기 같기도 하다.

 

 

 

코토코를 잃을 위기에서는 뭐가 겁이 나겠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마음을 털어놓고 코토코를 다시 얻긴 했는데...

 

집에 돌아와 유키와 어머니 앞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코토코를 보니 쑥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오나보다. ㅎㅎㅎㅎ

 

 

 

그걸 왜 재현하는 건데 코토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도망치고 마는 이리에 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는 화해 과정이 정말 로맨틱하고 달콤한데, 일본판은 이렇게 끝이 나네. 나오키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이리에 군 엄마 말을 들어보면, 정말 이리에 군에게 코토코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인 것 같다. 코토코가 없었을 때의 이리에 군과 지금의 이리에 군이 얼마나 다른지는, 이리에 군 어머니가 제일 잘 아실 테니까. 코토코가 아들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사람답게 만든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셨던 것 같다. 그러니 그렇게 끈질기게 결혼을 밀어붙이셨지.

 

그리고 진심으로 코토코에게 고마워한다. 이런 시어머니가 어딨어...................

 

 

코토코가 간호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이리에 군이 전부가 아니었다. 간호학과 공부를 하면서 코토코는 간호사가 된다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 같다. 실습과 실제 생활을 통해서 더욱 더 다듬어지는 것이긴 하지만, 코토코는 계속해서 이렇게 성장한다.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라는 케이타. 이 둘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이리에 군을 찾아가 코토코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케이타.

 

 

처음에 케이타를 봤을 때는 얼굴이 굳었던 주제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타가 코토코를 포기한다고 하니 비로소 웃는 이리에 군. 너 또 긴장한 거 맞았잖아..........

 

그러니 다시 이리에 군 특유의 오만이 재등장... 코토코가 나를 너무 사랑하니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았군,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데.........

 

 

허허 좀 웃고 가자, 이리에 군. 케이타 때문에 죽을 것 같은 몇 달을 보냈으면서 코토코와 화해했다고, 케이타가 포기한다고 하니까 이제야 웃음이 나면서 뭐가 어쩌고 어째? 하여간 이 인간은, 코토코에 대한 믿음 하나는 끝내주는 것 같다.

 

그래도 불안한 건 불안한 거야. 코토코도 인간이니 지가 자꾸만 못되게 굴면 언젠가는 지칠지도 모르니까. 자기는 코토코 없이는 못 살겠다는 걸 다시 알았는데. 이제야 모든 면에서 예전의 안정감을 되찾은 이리에 군.

 

이 질투 에피소드를 통해 얻은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이리에 군이 코토코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 라는 것 같다. 가관식 에피소드를 보면 그게 느껴진다.

 

 

하필 가관식 날 도쿄가 아닌 곳의 학회에 참석해야 하는 이리에 군. 꽃다발은커녕 가관식 참석조차 할 수 없다. 학회 끝나면 너무 늦어서 자고 올 거야, 에 이어 난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해, 라고 못 박는다.

 

이 인간이 여전히 배운 게 없구나.... 라고 할 때쯤, 가관식이 끝나고.......

 

 

 

코토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막차를 타고 달려온 이리에 군.

 

정말 꽃을 사서 줄 생각이었나봐, 꽃집 얘기도 해.................... 코토코가 감동할 만 하다.

 

우리 이리에 군이 달라졌어요~

 

 

 

여기서도 이리에 군... 묘하게 섹시해... 왜지... 왤까...

 

네가 선언한 부분 낭독해 보라는 이리에 군. 한 번으로도 모자라 품에 꼭 안고 한 번 더 낭독해 보라고 한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했을 때의 코토코는 사실, 이리에 군이 99, 나도 뭔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가 1 정도였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 코토코는 조금씩 성장했다. 그걸 이리에 군도 느꼈을 거다. 어려운 공부를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을 거다. 주사도 제대로 못 놓는 거 보면 저래서 간호사가 될 수 있을까 염려도 됐을 거다.

 

그런데 코토코가 그걸 해내고 가관식까지, 그것도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까지 해낸 것이다. 이리에 군도 새삼 벅찼을 것 같다.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노력해 결국 해내고 마는 코토코. 그건 이리에 군이 절대 가질 수 없는 코토코만의 대단한 장점이다.

 

 

욘...사마 때문에 망했어... 나이팅게일 사마...를 듣는 순간(일본어도 모르는데 그건 왜 그리 잘 들리는지) 이 아름다운 씬에서 빵 터졌다능....

 

그러나 그래도 이 씬은 예쁘다. 정말 간호사의 길로 이제 나아가는 코토코와 그런 코토코가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이리에 군의 마음이 잘 보이는 씬.

 

코토코가 원하는 걸 들어주려고 노력했던 이리에 군의 마음도, 간호사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보던 코토코도 모두 모두 예뻤다.

 

그리하여 실습이 시작되는데........

 

 

드디어 내가 시즌2에서 제일 싫어하고 제일 복습 안 하는 회차에 이르렀다......... 이 회차의 이리에 나오키는 흠씬 두들겨주고 싶을 만큼 짜증이 나서 그냥 건너 뛰려다가....... 그럼 7회 초반의 행동을 설명할 수가 없기에...

 

그리고 보다 보면 질투에 미쳐 날뛰는 게 어째 코토코에 대한 마음을 반증하는 거 같아서 나름 볼 만하기도 하다. 마지막에 코토코가 파워풀하게 터뜨려 주는 씬은 속시원한 일면도 있고.

 

 

집에 가려던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간호학과 친구들, 특히 케이타와 함께 있는 걸 보고 급 표정이 어두워진다.

 

결국 집에 가는 것도 포기하고 의학과 친구들과 저녁 먹으러 가기로 한 이리에 군.

 

이때가 시작이었다. 그렇지만 전조는 있었다. 그 이전부터 케이타가 이리에 군 심기를 건드리기 시작했고 코토코가 쓰러졌을 땐 대놓고 내가 더 코토코를 아껴줄 수 있다느니 하고 큰소리쳤으니 아무리 이리에 군이라도 케이타가 코토코 주변에 있는 게 좋을 리 없다. 이리에 군 성격상 코토코에게 케이타가 이러저러하니 조심해라 말할 위인도 못 되고.

 

신경은 쓰이는데 신경 쓰이는 걸 알아채지도 못하는 단계다, 지금은.

 

 

 

저녁 시간에 마주친 이리에 군과 코토코 일행.

 

얘네는 서로 연락 잘 안 하는 게 이런 데서 드러난다. 이리에 군이 참 핸드폰이 없지... 이런 마이웨이형 인간 같으니.

 

안 그래도 케이타가 너무 친한 척 코토코에게 스킨십을 해대는 게 몹시 거슬렸던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케이타를 포함한 일행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는 게 짜증난다. 코토코가 자신 이외의 남자와, 그것도 카모가리 케이타와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싫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짜증이 애꿎은 코토코에게 향한다. 코토코가 잡은 팔을 휙 빼버리는 이리에 군. 결혼 전에야 이리에 군과 스킨십 자체가 많지 않았으니 그렇다쳐도 결혼 후에는 코토코와 이리에 군은, 이리에 군이 표현을 잘 안 해서 그렇지, 다정하고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이었다. 그런 이리에 군이 처음으로 코토코의 손길을 뿌리친 것이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는 코토코.

 

 

코토코에게 온 신경을 세우고 있는 건 비단 이리에 군만은 아니다.

 

케이타는 이리에 군의 행동 하나하나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이리에 군은 그 시선 자체가 싫다. 네깟놈이 뭔데, 하는 반발 심리가 더 컸을 거다.

 

케이타 군은 술 마실 시간에 아내한테 더 잘해 주라는 둥 괜한 참견이고 이리에 군은 폭발하고 만다. 아무것도 모르는 코토코는 케이타 편을 들다 이리에 군에게 못 들을 소리를 듣고 울면서 뛰쳐가 버린다.

 

그런데 잡으러 가지도 않는 이리에 군.

 

내가 왜 이러지, 싶으면서도 아직도 화가 난 이유조차 모르고 그저 답답하다.

 

 

케이타는 코토코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부부의 냉전이 시작된다.

 

늘 애교 많고 웃음 많아서 집안을 활기 넘치게 만들었던 건 이제 보니 코토코였다. 이리에 군과 냉전 중인 코토코조차 웃음을 잃었다. 저 분위기가 몇 달을 갔을 것을 생각하니 으어어어어어....

 

코토코는 이제 이리에 군을 만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이리에 군은 계속 컨디션도 좋지 않고 마음 속 화는 늘어만 가는데 왜 그런지 이유조차 모르니 더 환장할 지경이다. 코토코가 신경쓰이면서도 코토코에게 화를 내는 아이러니한 상황.

 

 

 

어째 이리에 군과 킨짱은 친구 비스무리한 것이 된 것 같다. 특히 크리스가 킨짱 옆에 있고 나서부터 더더욱.

 

킨짱처럼 머리가 아니라 감정에 충실한 사람들은 원래 자기 감정이 어떤지 잘 알고 감추려 하지 않는다. 이리에 군처럼 머리 쓰고 나는 감정 따위에 휘둘리지 않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런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들을 다루는 데 서툰 것 같다. 원래 이리에 군은 감정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코토코를 만나기 전에는 호불호도 없고 감정의 동요도 없고 지극히 무미건조하게 살아왔다.

 

요새 잠도 잘 못 자고 컨디션은 바닥을 치고 코토코와 케이타를 보면 묘하게 마음이 초조하다, 라는 말에 킨짱은 그게 질투, 라고 알려주지만...

 

이리에 군은 내가 질투를? 그런 저급한 감정을?

 

이란 충격에 휩싸여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코토코는 이리에 군이 왜 이렇게 냉랭한지 이유조차 잘 모르고 몇 달째 당하고 있다........ 으어 눙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뭐냐고. 지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해 왜 죄없는 코토코가 이렇게 괴로워해야 하느냐고. 이리에 군은 세상 제일 가는 어른인 척 굴지만 이럴 때면 정말 어린아이보다 못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이들은 잘못했다고 빌기라도 하지, 이 인간은..........

 

여름방학 시작 전부터 시작된 냉전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고...

 

코토코가 그만큼 참았으면 참을 만큼 참은 거다. 이리에 군 눈치 보는 것도 한 두달이지. 스킨십과 대화는 물론이고 이제는 얼굴 마주하는 것조차 피하니 코토코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기도 했다.

 

아마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보면, 자신의 감정이 코토코 때문이지만 코토코에게 죄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코토코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낼까봐 두려워 피했던 것 같기도 하다.

 

 

대만판 악작극지문2에서 샹친은, 폭발할 때조차 즈슈를 바로보지 못하고 즈슈 방문 밖에서 문고리를 잡고 외쳤더랬다. 그게 너무 안쓰러웠는데 그래도 코토코는 제대로 폭발해줘서 차라리 속시원했다.

 

참고 참았던 코토코는 마침내 이성을 잃는다. 이리에 군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패대기치면서 소리를 지른다.

 

차라리 이리에 군도 맞서 같이 소리지르고 싸웠으면 감정의 골이 패인 게 좀 아물었을 텐데 이 인간은, 진정하라는 헛소리나 하고 아이고 답답해라.

 

그 와중에도 코토코가 케이타가 날 좋아한대, 그딴 냉혈한과 헤어지래, 라는 말을 들을 때에는 눈이 커진다. 그러니까 이리에 군은, 코토코와 헤어질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다. 아니 오히려 코토코에 대한 마음이 너무 깊어서 질투도 따라서 강렬하고 깊은 것일 뿐이고, 그래서 냉전도 오래 가고 냉담함도 길어진 것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마누라가 저렇게 울면서 뛰쳐 나가 버렸는데 따라나갈 생각도 안 하고!! 아니 못 하는 거 같긴 한데, 아이고 속터져라.

 

코토코의 절망은 충분히 이해간다. 이리에 군이 비록 사호코의 손을 놓고 자신의 손을 잡아 주었지만, 결혼식부터가 이리에 군의 선택이 아니라 시어머니에게 등떠밀려 한 거였다. 그 후로 이리에 군은 혼인신고를 미루기도 했고 저 냉정하고 오만한 인간 특성상 고백의 날 이후로 한 번도 사랑한단 말을 해준 적이 없을 게 분명하다. 오죽하면 코토코가 생일선물로 사랑한다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할까.

 

그러니 코토코는 마음 한켠에 늘 불안감을 안고 살았을 거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유죄라고 했던가. 가엾은 코토코,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당하니 남편 마음이 돌아선 것 같다고 느낄 수밖에. 사실은 너무 사랑해서 질투에 미친 것인데.

 

이리에 군아... 내가 그 유치한 질투 때문에 미쳤다, 그 말 하기가 그렇게 어렵더냐........고 하려다 생각해 보니 하긴 보통 사람들도 그걸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 그래 내가 질투했어, 하고 순순히 인정하는 사람들 보기가 그토록 어려운 걸 생각하면 이런 감정을 난생 처음 겪는 이리에 군은 오죽할까.... 하려다 보니,

 

이리에 군. 너 질투 처음 아냐, 이 질투쟁이야. 네 질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싶을 정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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