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무도 안 읽을 리뷰를 혼자 정리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에는 어쩌다 보게 된 <화유기>가 있었으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유기>에 대한 것은 일단 내비두고, <화유기>에서 이승기 씨가 맡은 나쁜시키 '손오공'이란 캐릭터를 보다 보니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렇다. 아마 아침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나 여주를 임신시키고 나 몰라라 하는 막장 스타일의 나쁜시키들은 차고 넘치겠지만, '매력적인' 나쁜시키를 남주로 찾아보기 거의 힘든 드라마 판에서, 나쁜시키계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놈이 있었으니 이름하야 <더킹투하츠>의 이.재.하.


그리하여 이 드라마가 급 땡겨 쌩돈을 들여 전체 방송을 다시 보기에 이르렀고 그때보다 더 홀릭하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해버렸...



<더킹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남북문제를 다룬, 소재가 아직도 너무나도 아까운 신개념 드라마이다.


초반에는 좋았더랬지. 그러나 김봉구의 마술쇼가 길어지면서 메인커플이 실종되기까지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면서 벌여놓은 사건도 수습 잘 안 되는 막장 테크를 타기 시작해 결국 창대한 끝을 보지 못했던 어찌 보면 비운의 드라마다.


그러나 다시 보니 단지 그것만으로 놓치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는 다음 분들에게 추천한다.


- 배우 이승기 씨의 팬

- 하지원 씨의 팬

- 인내심이 아주 많은 분

- 시간이 남아 돌아 뭐든지 다 견딜 수 있는 분

-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분

- 던킨도너츠가 드라마를 지배해도 별로 구애받지 않는 분(도넛 알러지가 없는 분)


그리고


- 그 외 모든 분들은 시청 금지



세상에 다시 없을 개샛기에서 늠름하고 믿음직한 왕으로 재탄생하기까지, 이재하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캐릭터다.


책임회피, 빠져나가기, 머리굴리기 이 분야 세계 챔피언인데다 깐죽대기, 뒤끝쩔기가 특기이고 한 번 돌면 아무도 못 건드리는 또라이에다가 질투는 뒤끝과 합쳐져 만리장성을 쌓을 태세인데 매력이 쩐다. 


현실세계라면 도시락을 삼천 개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이재하의 연인이자 마누라이자 동지 역할을 끝내 해낸 김항아는 요인 암살과 대남감시가 주임무인 특수부대 출신이라 웬만한 놈들은 한 손으로 때려눕히면서도 천상 여자인 대조적인 매력뿜뿜인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러니 '배우' 이승기 씨와 하지원 씨의 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드라마다. 특히 이승기 씨에게 이 드라마는 연기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본인이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아직까지 이재하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가, 이승기 씨의 이후 드라마에서 이재하만큼의 연기 스펙트럼이 나와주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다. 그만큼 이재하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지원 씨는 사실 좀 많이 아깝긴 한데... 액션 씬이 워낙 많아 몸고생을 많이 했기에 그 고생이 아까워서라도 팬들이 꼭 챙겨봐줘야 할 것 같다. 물론 연기도 쩐다... 김항아처럼 복잡한 내외면의 소유자이면서 매력적이려면 하지원 씨 말고 다른 분이 연기하면 안 됐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재하가 인간이 되길 기다리는 그 무수한 시간(장장 12부까지... 20부작 중에 12부!!!) 견뎌야 하는 '남주의 개샛기 구간'이 너무 길었던 관계로 이 드라마는 결국 시청률 쪽에서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2부의 이재하는... 평소 이승기 씨의 반듯한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복날 먼지 날때까지 맞아야 할 만큼 개샛기라 이때 포기하고 나가 떨어진 여성 시청자가 많지 않았나 싶다...(엔딩을 그렇게 내면 안 되는 거였어)



# 드라마 시청상 주의


- 남주의 개샛기 구간을 견뎌라(특히 초반 특히 2부와 5부)

- 남주의 개샛기- 회개 - 좀 나아지나? - 다시 개샛기 무한 리턴 구간을 견뎌라(개샛기력이 조금씩 떨어지기는 한다)

- 여주의 북한 사투리와 북한 풍경에 기질적으로 알러지 현상을 나타내는 분은 절대 시청 금지

- 한 번도 안 본 분이라면 정주행을 권하지만(생각보다 스토리가 복잡한데다 전무후무한 장치들이 계속 나오므로) 봉구의 마술쇼는 건너뛰어도 무방



이 모든 것을 견디면 '우리 항아'를 한 명이라도 더 좋아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남주를 마지막에 만날 수 있다.


이 포스트는 앞으로 철저하게 아하커플만을 파헤칠 것이며(가끔 이재하 매력 구간을 탐구하기도 할지도...) 오직 아하커플만 다룰 것이라 줄거리를 모르면 살짝 헷갈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남주 개샛기 구간은 쾌속버튼을 눌러 재빨리 지나갈 것이며 남주 매력구간과 가문 논에 스프링클러 돌리듯 나오는 커플 구간은 별 시답잖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아주 철저히 한쪽에만 치우친 편파적인 포스트가 될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왕인 형이 남북평화를 위해 WOC(전세계 장교대회 - 물론 현실에 없는 대회로 전세계 장교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대회라나 뭐라나)에 동생인 재하를 제대하는 날 장교 시켜준다고 속여서 훈련 장소로 끌고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형 너무 했어... 아무리 남북평화가 중요했다지만 제대하는 날 속여서 끌고 오다니)



여주는 서른 해 동안 한 번도 못해본 연애를 해서 시집가기 위해, 당에서 괜찮은 놈들을 공수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북한 장교 대표로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은 사기와 음모(!)로 점철된 시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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