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99학번 의대 동기들의 일과 사랑 및 일상을 다룬 의학인 듯 의학 아닌 의학 드라마 같은 드라마다.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채송화(이미도), 양석형(김대명) 다섯 명을 중심으로 각 과 전공의들과 환자들의 얘기가 펼쳐지는데,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어수선한 1회를 잘 참고 넘기면 2회부터는 각 캐릭터가 긴밀하게 맞물려 들어가며 흥미진진하다.
다섯 명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다섯 명 개개의 삶이 모두 흥미진진하고 이 다섯 명이 어울렸을 때 가장 재미있기는 하지만... 꽂힌 건 겨울정원이었다 이거예요...
디섯 명 중 유일하게 연애나 여자에 관심없고 헌신적이며 친절한 소아외과 의사 정원. 그리고 GS(외과)의 유일한 전공의라 모든 교수님들에게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전공의 3년차 장겨울.
진짜 찐 증사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홈페이지의 정원 설명은 한 마디로 살아 있는 천사다. 진짜로 친한 네 명의 친구들 앞에서는 무장해제되어 짜증도 내고 예민미도 뽐내고 자기 성격 다 보여주지만 동료 의사나 간호사 사이에서는 화 한 번 낸 적 없다는 천사 중의 천사. 누가 밥 먹자고 할 때 영화 보자고 할 때 거절하는 법 없는, 모두에게 상냥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의사.
율제 병원 재단의 아들로 율제 병원을 물려받지 않고 형과 누나들처럼 신부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이 인물이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전까지 그냥 소아외과 교수님 안정원이고 외과 전공의 장겨울일 뿐이었던 이 두 사람이 제대로 얽히게 된 건 2회에 들어와서다. 1회 볼 때만 해도 정원이 럽라 있는 줄 몰랐어요...
무뚝뚝하고 차가운 성격의 겨울은 나름 보호자에게 팩트랍시고 가슴에 대못 때려박는 소리를 하고 있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한 엄마에게 제 3자인 내가 들어도 마상입을 소리를.... 그래서 겨울이 첫인상이 나도 정원이만큼 별로였음.
급히 콜 받고 돌아온 정원, 겨울이 팩트랍시고 하는 소리를 듣고 대분노.
근데 사실 난 겨울이가 정원이한테 왜 언제 빠져 들었는지 정확한 지점을 잘 모르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이때가 아니었나 싶은데 야단 맞으면서 좋아지다뇨....? 겨울이 혹시 취향이....? 아니면 뭐 다른 지점이 있었나 알쏭달쏭. 차라리 정원이 겨울을 달리 생각하게 된 계기는 되게 뚜렷한데 비해 겨울이 정원을 향한 대책없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원만큼 강렬하지가 않다.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란 말 뿐이라는 것.
다행히 겨울의 판단이 틀렸다. 처음부터 지켜보았고 소생 못할 가능성이 높았던 아이가 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 겨울은 나름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사실 의사로서 장겨울은 늘 바쁘고 항상 최선을 다 한다는 점에서 정원과 많이 닮았다. 성격이 정원과 정반대여서 그렇지.
나랑 안 맞아.
네... 원래 럽라는 혐관에서 시작하죠... 상대방이 별로거나 싫거나 뭐 그랬는데 어느새 좋아지는 게 사랑의 마법~☆
난 걔 별로야, 를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정원의 성격을 알 수 있죠. 네... 겨울이는 정원의 눈밖에 단단히 난 듯 싶은데...
응급실에 노숙자 환자가 들어옴. 발에 구더기가 득시글거려서 모두가 피하는 상태.
아무래도 정원은 구더기 환자에게 다가갈 의사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자기 안 불렀는데 응급실로 내려간 거 같다.
아니 근데 가 보니 겨울이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구더기를 제거하고 있는 거예요.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고 의사로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에요
누구보다 편견없고 누구보다 열심인 장겨울.
그냥 전공의 1인 중 한 명이었던 장겨울 선생이 조금 특별하게 정원에게 다가간 순간.
사실 뻔하게 가자면 정원이 이 순간 겨울에게 반했다고 해도 별 무리 없는 설정임.
어떤 수술을 들어갈 것이냐에 모든 외과 교수들의 희비가 엇갈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정원.
새삼 겨울의 지위(?)에 대해 자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준은 은근슬쩍 정원의 사진을 찍어가는데
으잉? 어느새 장겨울 선생은 정원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심지어 그걸 익준에게 털어놓고 연애 상담 중이었던 것이에요...
익준에게 육전까지 바치며 정원에 대해 알아내려 하는 겨울.
자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정원에게 물어봤느냐 묻는 겨울. 겨울에게 익준은 가장 편한 교수님인 모양임미다.
그때 겨울과 익준 사이를 의심해 내려온 정원.
이때만 해도 익준은 유부남이었던 것이에요(눈물 쓱)
너 유부남이 바람 피우면 안 된다고 오지랖을 부리는 정원을 쳐다보는 익준이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니고 너 인마.
겨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대놓고 물어봄.
그때서야 겨울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정원.
두 사람 사이에 뭐 차곡차곡 쌓일 틈도 없이 어느새 겨울이는 정원이를 좋아하고 있었고, 정원이는 장겨울 선생이 아 내 생각과는 좀 다른 의사구나 하고 뭐 생각할 틈도 없이 자기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거임.
신부를 꿈꾸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건 뭐 보통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
일적으로 계속 부딪쳐야 하는데 나한테 좋아한다고 직접 고백한 적은 없지만 나는 그 마음 알고 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경 쓰이는 거예요 이제
이때만 해도 겨울정원이라고 이름 붙일 뭐 그런 것도 안 보였단 말이에요 근데(8회에도 여전히 잘 안 보이는 게 함정)
원작에도 즈수가 비맞고 마음 확인 후 집으로 들어와 부모님께 (지금은 아니지만) 샹친과 결혼하겠습니다! 폭탄 선언하고 즈수 엄마가 사흘 후에 결혼식 밀어붙여 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그때 즈수는 영화에서처럼 진지하게 자기가 샹친과 결혼하겠다 마음먹고 청혼한 게 아니라, 결혼을 사후이와 하는 게 아니라 샹친과 하겠습니다! 였음.
지금 당장은 아니고 회사 일 정리되고 학교 일 정리되는대로...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즈수 어머니 그거 가뿐하게 패슼ㅋㅋㅋㅋㅋ영화에서도 마음 확인한 후 3일 후에 결혼식 하는 거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3일만에 결혼식 퀄 보소
일부러 이렇게 찍은 건지 하여간 화면이 퀄이 좀 많이 떨어짐. 전체적으로 뿌옇고.
대만판 2005년 결혼식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고...(즈수가 여장하고 샹친이 남장한 결혼식...뭔 생각이었을까)
일본판 2016년 리메이크에서는 즈수가 어디 도살장 끌려간 소 얼굴 하고 있다가 "갑자기 결혼하게 돼서 화났는데 네가 예쁘니까 됐어."라는 명대사를 남겨 주셨더랬지.... 그리고 널 만난 건 기적이라는 즈수답지 않은 멘트까지.
사실 원작이나 리메이크 드라마의 프러포즈 씬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즈수가 프러포즈하는 씬을 넣어준 게 너무 고맙고 좋았다. 원작에서는... 빗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미역머리가 된 채 집으로 달려가서는... 샹친(또는 코토코)이 아닌 무려 샹친 아버님에게 "따님을 제게 주십쇼!" 같은 조선시대식 청혼을 하는지라..
즈수 이넘 아무리 샹친이 자기 좋아하는 거 알아도 그렇지 샹친한테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녀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근데 이번은 아냐!!! 즈수가 직접 기획하고 대관하고 몇 달에 걸친 정성스런 SNS 낚시와 팬클럽 회장까지 총동원한 인력공세까지 다 합쳐 프러포즈한다고!!! ㅠㅠ
안 묻고 싶었는데 기어이 물어본 사후이 소식. 결혼했다는 소식이라도 들으면 마음이 정리될까. 아니 근데 띠용?
사후이랑 사귄 적이 없대....???!!!!
결혼설이 나돌고 무슨 섬에서 결혼하니 마니 난리부르스도 아니었는데 아예 사귄 적이 없다고?
그럼 내가 그동안 SNS에서 본 여친은 다 무엇?
소악마(즈수 동생 위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게 전화를 걸어 진실을 알아보는 샹친.
전체공개로 글 올린 것도 되게 오래 됐고 그나마 가족 소식 알리기가 전부.
나머지는 모두, 샹친만이 볼 수 있게(SNS에 이런 기능이 있구나?? 안 해서 몰랐음) 해 놓은 것.
전체공개로 올린 포스팅에는... 즈수와 샹친의 이름궁합이 똬악!!
샹친이 이름궁합을 봐서 결과가 0이면 결혼한다고 이름궁합을 봤는데 그나마도 계산 틀린 거 기억나십니까 여러분?
네에~!! 즈수가 똑바로 계산해서 결과 0인 걸 무려 "전체" 공개에 올렸어요.
프러포즈 예고제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샹친 지나간 포스팅 보고 그게 자기한테 한 말이라는 거 확인하기 바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그 모든 포스팅이 사후이와의 뭐 그런 포스팅이 아니라 자기한테 하는 말이었음...
저 SNS가 뭔지 몰라서 한 사람만 보이게 하는 기능을 그 사람이 모를 수도 있나 싶긴 한데
아무튼 샹친은 이제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즈수가 프러포즈하기 전에 주변 정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또한 잘 드러나는 포스팅임.
헤어진 몇 달 - 샹친을 다시 찾아오기 전에 즈수는 회사 일을 열심히 정리하고 - 재정 해결, 소아병원 오픈
샹친과 헤어지자마자 바로 의대 입시 공부해서 합격 - 샹친이 없는 사후이와의 미래, 회사를 물려받음
이게 모두 아니라는 거 깨달음 -
원작의 즈수가 상황에 떠밀려 나는 사후이와 결혼할 거다 스스로를 속이다가
샹친이 떠날까봐 무서워 앞뒤 안가리고 청혼한 다음 주변을 정리해 나가는 것도 뭐 나쁘진 않았지만
이번 영화의 즈수처럼 샹친에게 나름 메시지를 계속 날리면서 샹친에게 완벽하게 돌아가기 위해
몇 달 동안 최선을 다 해 자기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샹친에게 직접 프러포즈하는 게 더 멋지게 느껴짐...
이제 즈수는 자기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즈수에게 샹친은 풀기 어려운 난해한 문제였음. 정신없고 소란스럽고 자신의 삶에 끼어들어 자꾸만 이리저리 휘둘리게 하고 상상도 못해 본 일을 하게 하고...
그러니 처음엔 피하고 싶고 밀어내고 싶었는데 그게 왜 안 됐는지 본인도 알 수가 없음 - 그게 사랑의 장난이지 뭐 ㅋㅋ
본인이 의미없다 생각해도 샹친이 행복하다면 그 말을 해줄 수 있고
밤 늦게까지 자신을 위해 (즈수 기준에서는) 아무 쓸데없는 일을 하는 샹친이 마음에 걸리고
난생 처음 말도 안되는 놈에게 질투와 패배감을 느끼고
그 때문에 키스를 해서라도 여자가 자기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마음을 돌리게 하고
하여간 즈수 기준에 절대 하지 않을 일들을 무수히, 줄줄, 그냥 계속 하게 되었음
즈수의 인생은 네... 샹친 나타나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에... 즈수 오늘의 프러포즈를 위해 모교에 직접 연락해 강당을 대여하고 장식도 했어요.
준비한다고 나가더니 (저 양복은 뭐람) 양복과 구두로 갈아입고 갈아신고 나타났어요.
성격상 리허설도 했을 것 같은 분위기예요..................
사실 즈수도 만약 샹친이 여기에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속으로 걱정이 좀 됐을 것 같기는 함.
샹친이 그 어려운 간호사의 길을 간다는 건 예전의 약속 아닌 약속 - 네가 의사가 되면 난 간호사가 될 거야 - 을 지키고 있는 것이고 결국 아직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뜻일 테고
샹친에게만 보내는 메시지에 샹친이 나타난다는 것은 아직도 즈수의 소식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샹친의 마음일테고..
두 시간짜리 영화 리뷰가 네 벌써 5편째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끝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편 또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다음편 또 있을지도 모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럭키세븐이니깐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슬픈 장면 시작인데 진정하고...
이 영화 OST가 너무 좋음. 샹친 버전 foolish love와 즈수 버전 '심장의 증명' 모두 너무 좋음. foolish love는 샹친의 짝사랑의 감정을 나타냈고 즈수 버전 '심장의 증명'은 즈수가 어떻게 샹친을, 얼마나 샹친을 사랑하게 되는지를 드러냈음. 한국어 개사 버전은 잘 맞지 않지만 중국어 해석 버전 보면 명확함미다. 그리하여 이 아이들의 이별에는 foolish love가 나오는데... 여러분 들으세요 ㅠㅠ 두 번 들으세요 ㅠㅠ 세 번 들으세요 ㅠㅠ
즈수는 쓰러진 아버지 대신 회사를 살리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원래 즈수가 가야 했던 그 길... 바로 그 길을 즈수가 가고 싶지 않은 시점에 억지로 가야 하는 상태가 된다...
샹친은 어떻게든 힘든 즈수를 돕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 즈수는 샹친을 신경 쓸 여유가 1도 없고 샹친과 즈수의 현실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즈수 조금 더 재우고 싶어 알람 껐다가 즈수 일과 망치고 비가 와서 우산 챙겨주고 싶지만 회사에 우산이 이미 있다... 그래 회사에 우산 하나 없을까봐.
즈수는 샹친이 비오는 날 떨면서 자신을 오래 기다렸는 게 화가 난다. 샹친이 자신을 위하는 마음만큼 샹친에게 베풀 여유가 없는 이 모든 상황이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독한 말을 내뱉고 돌아서지만 즈수 마음은 편치 않다.
같이 가면 될 것을... 굳이 택시 태워 보내놓고 내내 표정이 좋지 않다....
즈수는 이때쯤 사후이와의 결혼 결심을 굳힌 것 같다. 아니 스스로를 그리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사후이는 좋은 여자다. 내 수준에 딱 맞고 회사와 우리집의 미래를 위해서 잘 내린 결정이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었을 것 같다.
근데 가족은 알고 있다, 즈수가 샹친 사랑하는 거. 사후이와 정략적인 결혼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거.
샹친은 즈수 아버지에게 아빠가 끓인 곰탕을 가져다 주러 온 건데 가족이 모두 즈수를 쳐다보는 거 보면 더욱 더...
사후이와 결혼 결심을 굳히면 굳힐수록, 가슴이 아닌 머리가 내리는 명령을 따라가려 하면 할수록 즈수는 괴롭다.
샹친이 붙잡아 줬으면, 말도 안 되게 매달리고 좋아한다고 말해 줬으면 좋겠는데...
샹친은 기껏해야 사후이는 잘 지내냐고 물어보고...
샹친이 떠나갈 것 같은 예감, 자신이 등 떠밀어 보내고 있으면서 정말 갈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꼭 그럴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즈수를 붙잡는다.
물어봐. 내가 사후이 진짜 좋아하는 건지. 내 마음이 궁금한 거 아니었어? 내가 널 붙잡을 핑계를 달라고.
근데 샹친은 절대 사후이에 대한 즈수의 마음을 물어보지 않는다.
물어보고 싶지 않아. 즈수가 사후이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끝일 것 같으니까. 무너져 버릴 것 같으니까.
서로 같은 걸 바라고 있지만 현실의 무게에 눌려 점점 더 핀트가 어긋난다. 이별로 치닫고 있다.
그래, 나는 즈수에게 즈수의 하루가 어땠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볼 사이조차 되지 않는구나... 그렇구나. 넌 관심없겠지만 나 곧 이사나가. 그러면 더는 자주 볼 수 없겠지. 우리 이걸로 완전히 끝. 친구 같은 거로도 남지 않을 사이.
잘 지내.
즈수는 여기에 네... 퓨즈가 나가죠.
집 나간다는 소리, 자기 곁을 떠난다는 소리 듣고 싶은 게 아닌데. 어떻게든 난 너를 좋아해 붙잡는 거 보고 싶은데, 샹친이 붙잡으면 그 핑계라도 댈 텐데 샹친은 자신을 떠나보내고 있음.
나 사후이랑 결혼한다고!
이미 샹친은 즈수를 떠날 거라 말하고 있는데 즈수가 굳이 저렇게까지 못 박을 필요가 없다. 붙잡아 달라는 강력한 마음의 소리를 이렇게밖에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즈수의 어설픈 항의는 샹친의 마음을 굳히는 계기밖에 되지 않는다.
기어이 내게, 일부러 보지 않으려 한 진실을 보게 만드는 장즈수. 내 꿈은 즈수와 평생을 함께 하는 거였는데, 그건 정말 꿈이었어. 이제 정말 포기할 때가 된 거야.
샹친이 바보 같고 너무 매달리는 측면이 있어 성질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영화의 이별 씬은, 외관과는 달리 샹친이 즈수를 버리고 즈수가 매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겉으로는 반대입니다만) 더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다. 샹친 짜요, 저 정도 충격 요법이 아니었으면 즈수 정신 못 차렸을 것 같기도.
즈수.... 무려 세 번을 붙잡아요...
1. 내 마음이 어떤지 왜 묻질 않아! (안 물어? 사후이를 좋아하는지, 내 마음이 어떤지?)
2. 나 안 붙잡으면 사후이랑 결혼해 버릴 거야! (나 사후이랑 결혼해, 알지?)
3. 제발 붙잡아, 나 좋아한다고 말해줘. (나를 좋아한다던 마음도, 결국 여기까지인가?)
워시환니.
네. 중국어 1도 모르지만 저 말이 좋아한다는 뜻이라는 거 확실히 알았어요.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즈수. 그런데 뒤에 덧붙인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 샹친. 즈수가 한 번도 확신을 주지 않았으니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즈수에게 매달리지 않고 돌아서는 게 가장 즈수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는 샹친.
무지하게 상처받았다. 오랫동안 사랑해 왔는데, 열심히 사랑한 결말은 이거다. 다른 여자와 결혼.
가끔은 즈수가 혹시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행복한 착각을 한 적도 있었다. 아니었어. 여기가 끝이다.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아진과 억지로 사귀면서 즈수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 보려 하지만 잘 안 된다. 그후 아진이 청혼했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난 즈수가 아직도 자신을 못 잊는다고 외치는 샹친에게 빗속에서 키스하며 청혼하는 것으로 시즌 1의 결말이 나는데...
영화의 이 버전이 훨씬 좋다. 샹친이 매달리지 않고 즈수를 놓아보내지만 아직도 사랑하고 있고, 샹친을 되찾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샹친에게 돌아가는 이 버전이.
두 사람 다 무슨....진한 연애했다가 헤어지는 사람들 같잖아............ 너네 썸만 탄 거 맞니.............
썸만 탔다기엔 키스도 세 번 하고 손도 잡고 포옹도 하고 하룻밤도 같이 보내고 ... 서로의 일상도 미래도 꿈도 공유했는데요... 이미 서로가 서로의 빈 공간을 견디지 못할 만큼 서로에게 스며 들었는데요...
헤어진다. 현실의 벽 앞에서. 진심은 감춘 채.
샹친이 이사나가는 걸 결국 끝까지 보지 않는 즈수.
샹친은 즈수 자신에 관련된 모든 것을 놓고 나갔다. 이렇게 즈수를 보내겠다는 샹친의 의지의 표현.
(자기 얼굴 박힌 물건 자기가 처리해야 하는 고충이라니 읍읍)
샹친의 방을 둘러보는 즈수. 그냥 아쉬운 게 다냐 이 나쁜 놈아 소리가 나올 즈음...
네에... 엔딩 고백 장면에 나온 이 씬...
도저히 못 참고 달려나갔을 땐 이미 샹친은 가고 없음.
간호사가 되는 에피는 시즌2에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휙 당겨 썼다... 기껏해야 전과 시험 합격한 후일 텐데 벌써 병원에서 실습을 하는....?
아, 근데 저 뒤에 저 간호사가 킬포였어요...
휙 지나가 버려 샹친 혼날 때는 잘 모르는데 나중에 보니.... 백만 즈수바라기 팬클럽 회장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간호사가 됐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뭘 찍나 했는데...
샹친에게는 딱히 꿈이 없었다. 샹친의 꿈은 즈수와 함께 하는 거였는데 그게 박살나 버렸으니.
그런데도 샹친은 그 어려운 간호사의 길을 꿋꿋하게 간다. 즈수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즈수가 가고 싶었던 그 길을 이렇게나마 가고 싶다는 마음, 즈수 대신 즈수가 꿈꾸었던 길을 걷다 보면 즈수와 함께 있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틈틈이 즈수의 SNS를 확인하는 샹친. 즈수... SNS를 할 타입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즈수가 모교에서 강의한다는 소식에 자기도 모르게 학교로 달려온 샹친. 너무 오래 못 봤어... 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한다. 아직도 너무 좋아하니까. 강의라면 수많은 사람들 속에 숨어서 볼 수 있을 테니까. 고백하기 전 아이들 사이의 샹친처럼.
네에... 저 큰 강당에 즈수 혼자 있어요.
근데 자세히 보면 강당 곳곳을 나름 장식해 놓았다. 돌이켜 보면 즈수...... 프러포즈하려고 학교 강당 빌리고 장식하고 샹친에게 메시지 날리고.... 하아.... 대단한 놈
샹친이 묻는 말에 대답해주는 것 같지만 자신의 현재를 샹친이 알아들을 수 있게 묻지 않은 말까지 단숨에 함... 대단한 놈
샹친을 기다리기 위해 주변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한큐에 설명 끝.
회사는 정리됐고 아버지는 회사에 돌아갔고 회사 일은 위수가 맡기로 했고 난 원래 꿈이었던 의사의 길을 간다.
그렇다는 건 절박한 현실에 내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근데 샹친 1도 몰라... 그냥 아직도 즈수가 무슨 강의하는 줄 알아... 아무도 안 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즈수는 샹친이 여기 온 게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어서라는것을 여기서 다시 확인함.
강의 내용 따위는 필요없음. 그냥 즈수가 강의한다니까 달려옴. 즈수가 샹친에게만 던진 낚시 샹친이 홀라당 받아 먹었는데 샹친 아직 모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 되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때도 됐는데....
두시간짜리 영화로 이럴 일인가 싶지만 네... 놀랍게도 이번 편이 끝이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작은 훨씬 훠얼씬 더 길단 말임미다... 잘라낸 한 시간 돌려줘요 감독님 내용이 뚝뚝 끊겨 너무 아쉽다고요 ㅠㅠ
아무튼 휭하니 사후이를 싣고 달아난(?) 아진 덕분에 온전히 둘만 남게 되었음
원작에서 둘이 첫 데이트(?)를 하게 되는 씬과 샹친이 즈수 동생 위수를 구해서 둘이 하룻밤 같이 보내게 되는 씬을 이렇게 섞은 것 같음. 둘 다 장키 시즌1의 백미인 에피소드인데 이렇게 하나로 묶어서 퉁치다니 너무 아깝 ㅠㅠ
샹친이 즈수 따라 테니스부에 입단하여 나오는 에피소드들도 되게 예쁜데 그것도 통째로 사라지고ㅠㅠ 영화라 시간의 제약이 너무 아쉽다. 아무튼 원작 에피소드에서는, 샹친이 사후이 역에 해당하는 섭녀와 즈수가 데이트를 하려는 걸 테니스부 선배와 뒤쫓고 그걸 눈치챈 즈수가 일부러 더 섭녀에게 잘해주고 샹친이 실망해서 돌아서다 깡패들(ㅋㅋㅋㅋ 90년대 감성임미다)에게 걸리고 그걸 즈수가 기지를 발휘해 구해주고 손 잡고 정신없이 달아났다가 첫 데이트를 하는데
영화에서는 아진이 바보 짓을 해서 결국 샹친과 즈수 둘만 남게 되었다.
샹친에게 왜 사후이와 밤에 계속 같이 있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주는 즈수.
사실 이 에피도 되게 웃기면서 찡한 에피인데 이렇게 녹이네... 즈수는 샹친에게 틱틱대지만 샹친이 실망하거나 마음 아파하는 건 또 바라지 않는다. 특히 여자 문제는 언제나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줌. 리메이크 드라마 에피에서도 샹친이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러 숨은 샹친을 찾아가 세세히 알려주는 방식인데 영화에서는 배에 탄 채 보여줌.
배를 탄 이 에피는 일본판 리메이크에서 결혼 후 데이트 씬에 나온 장면인데 적절하다면 적절하게 섞어 쓴 것 같음.
사후이와는 오해다, 그리고 난 아빠 회사를 물려받고 싶지 않고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즈수. 자신의 깊은 생각,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은 항상 샹친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즈수는. 샹친을 잃게 되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를 날리는 것과도 같았다.
즈수가 하라면 시신방부처리도 할 사람이 샹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섭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는 샹친 말에 빵 터지는 즈수.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잘 흘러가는 와중에...
우리 남들이 보면 커플처럼 보이겠지? 분위기 타서 재빨리 밀어붙여 보지만 이 호수에 같이 오는 커플은 헤어진다는 전설이 있다는 즈수... 무슨 덕수궁 돌담길 같은 건가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본판 드라마 리메이크에서는 키스로 넘기는 이 씬이 네에.... 배가 뒤집혀 저 꼴이 되는 걸로 끝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도 끊기고(바람직함ㅋㅋㅋㅋㅋ)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으니 일단 어디서 쉬고 자고 가야 함. 그리하여 찾은 여관
평소에 찾는 사람들이 없나 봄ㅋㅋㅋㅋㅋㅋㅋ 막 먼지 떨어지고 더럽고 난리인데 그 와중에 밸런타인데이라고 방 꾸며놓은 것 좀 보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명 머야 춤이라도 춰야 할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와중에 친구들에게 즈수와 여관 간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해야 하냐 묻고 아무 쓸데없는 정보만 주워 들은 샹친. 즈수는 샹친과 단 둘이 요상한 분위기의 여관에 들어온 것 자체가 긴장되는 것 같은데(네에...샹친에게 즈수는 숭배의 대상이라면 즈수에게 샹친은 그냥 사랑하는 여자일 뿐이죠) 샹친은 머릿속에 친구들이 보내준 데이트 가이드 복습밖에 없나 봄
샹친의 어설프고 노골적인 전략 덕에 긴장감이 날아가 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즈수, 덕분에 정신 확실히 차렸어요.... 겉옷 걸치고 나가 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이 커플 어쩌면 좋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샹친은 무안한 와중에도 즈수에게 더 깨끗하고 좋은 이불 찾아다 주려고 동분서주하고 즈수는 샹친 배고플까봐 먹을 거 사러 나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보 같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샹친 앞에 무너진 즈수.
원작이나 리메이크 드라마에서는 이 첫 포옹 씬이 샹친이 즈수 동생 위수를 구해서 나옴. 샹친에게 고맙고 샹친이 사랑스러운 마음을 누를 길 없어 나오는 건데, 영화 버전이 더 좋음.
영화에서는 그냥 샹친이 사랑스러워 안는 거임. 고마움 등등의 감정의 부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 그냥 샹친의 순수한 마음에 즈수가 녹아내리는 거죠 네... 근데 여기서 참는 거 보면 즈수는 부처님 가운데손가락이에요... 무슨 나무토막이라고요
네에 감독님.... 감독판 뮤비에만 넣어놓으신 이 장면 빨리 내놓으라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리 봐도 이 장면은 포옹과 손 잡는 씬 사이에 들어가는 것 같음. 즈수가 꼭 안아주고 방으로 돌아와서 샹친은 혹시나 즈수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희망으로 집적대고, 즈수는 샹친 재우려고 홱 눕혀 키스하는 척 좋아한다 말 하는 척 하면서 재빨리 불 끄고 잘 자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씬은 역시 리메이크 드라마에서 둘이 같이 보내는 첫 밤에 나오는 에피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급격히 상승하죠 네... 저기서 참고 잠들려고 한 즈수, 건강에 이상은 없는 거죠?
영화는 어떤지 몰라도 리메이크 판에서는 이때 즈수가 자제한 이유가 즈수 입으로 나옵니당. 부모님이 즈수에게 원하는 건 회사를 물려받는 것과 샹친과 결혼하는 것인데 그때의 즈수는 부모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대로 살아보려고 집을 나온 상태였단 말이죵. 그러니 샹친과 하룻밤을 보내면 결국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림. 샹친을 향한 자신의 진짜 마음에 확신을 가지기 전이라 더더욱 넘어가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네...
샹친이 추워서 몸을 뒤척이자 손을 잡아주는 즈수...깽ㅀㄹ;이하리항ㄹ;힝ㄹ;ㅎㅇ
확실히 영화에서 즈수의 감정이 다른 리메이크 작보다 더 깊고 진함. 왜 샹친에게 직진 안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
우리가 헤어지게 되면 자신보다 더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라는 샹친. 잠든 샹친 보며 즈수는 "찾을 수 있을까?"하는데 우왕 진짜 심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즈수는 암, 샹친만큼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
원작이나 리메이크나 주로 샹친의 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은 즈수의 속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아무리 똑똑하고 성숙해도 즈수 역시 이십대 초반의 진로로 고민인 어린 청년일 뿐이었고...
즈수에게도 샹친은 모든 게 처음인 첫사랑임. 샹친에게 정신없이 휘둘려 가면서 이게 맞나 몇 번이나 고민하고 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 뭔지, 사랑하는 게 뭔지 잘 모르는 그런 상태였음. 샹친이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이 샹친을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샹친에게 끌리는 마음은 점점 더 주체가 안 되는, 네 즈수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리메이크 작에서 두번째 키스가 여기서는 세번째 키스로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키스로 시작한 커플다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몰래 키스하는 건 즈수 안 다우면서 즈수다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샹친을 좋아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알아챈 것 같은데 그걸 샹친이 알게 하기는 싫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초딩 같으니....
근데 그때 걸려온 아부지 비서 전화. 아부지가 쓰러지셨음.
와중에 샹친 손 잡고 뛰어오는데 도저히 캡처를 할 수가 없었음.... 늠 순식간에 휙 지나가서리...
아버지가 쓰러진 게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즈수는 무한한 책임감과 미안함을 느끼게 되고 여기서부터 모든 게 어긋나기 시작함.
샹친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음. 그런데 사후이는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가 있음. 즈수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아버지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자금과 아버지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의사를 구해줄 수 있는 능력.
샹친은 갈수록 작아지고 즈수는 현실과 진심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감미다
분명히 이번 편에서 이별 씬 마무리짓고 다음편에 끝내려 했는데 안 끝났단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 씬 보고 싶다고요...
도대체 어느 맥락에서 들어간 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1. 데이트 전에
2. 헤어지고 나서 즈수 잊고 아진과 사귀기로 하는 맥락에서
즈수는 은근히 기대를 하고 기다리는데 샹친은 즈수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바로 아진에게 가서 장미를 줌. 모두가 장미를 주고받고 샹친이 날개 같은 것을 달고 있는 것으로 봐서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같은데....
즈수의 실망하고 상처받는 표정이 압권인데요 감독님.... 이거 어디로 날려먹었나요... 이후로 아진 정리하는 씬도 필요하지 않나요... 아진은 갑자기 영화에서 뿅 하고 사라졌다가 결혼식에서 나타나는데ㅠㅠㅠㅠㅠ흑흑
지난 모든 장난스런 키스에서 즈수와 샹친의 동거 사실이 들키는 대목은 이 커플(?)에게 큰 위기가 되었는데
영화 속 이 장면은 어째 즈수의 마음이 더 드러나는 장치로 활용됐다. 이 장면이 주는 직접적 위기가 없었다는 말.
그래서 영화 장키의 공부하다 같이 잠든 장면은 아주 예쁜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현대 기술의 힘 - 포샵이 이렇게 쓰일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들 즈수와 포샵한 사진 갖고 있어서 이것도 포샵인 줄 알고 퉁치는데 이게 사실로 드러나도 영화라 후딱후딱 다음 갈등으로 넘어가야 해서 그런지 타격이 거의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험 보는 와중에도 샹친 생각? 걱정?하는 즈수. 잘 치고 있나 염려스러운 모습이다
그 와중에 둘이 같이 공부한 문제가 나왔다. 즈수 대단함. 이걸 예상문제로 풀어주다니.
이 문제를 접한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생각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슥슥 문제를 풀어나감
이 역시 엔딩 부분에 즈수가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서 한 얘기에 나오는 부분이지만
이미 이때 즈수의 마음이 많이 변했음을, 샹친에게 엄청나게 기울었음을 알 수 있다.
의미없는 짜요(화이팅)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따지는 즈수에게 네가 화이팅 해주면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샹친
비록 샹친이 들을 수는 없지만 샹친이 시험 잘 보기를(원래 이 시험의 목적은 샹친이 100등 안에 들어 즈수의 콧대를 꺾어준다는 - 모두가 평등해!를 실현하는- 것이었는데 진심으로 자기 콧대 꺾기를 응원하고 심지어 협조해 줌ㅋㅋㅋㅋ) 기원해준다. 파이팅. 짜요.
샹친이 100등임을 확인하는 장면 - 영화적 각색에 물개박수 침
원래 성적 게시판을 확인하지 않는 즈수가 나타난 이유는 원작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리메이크가 샹친이 100등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음. 샹친은 자신 때문에 밤샘을 여러 번 한 즈수 성적이 혹시 떨어졌을까봐, 즈수는 정말 샹친이 100등을 했을까봐 확인하려는 것이었는데 영화는 그 이상................ 즈수가 직접 성적을 정정함
아 저 선생님들 넘 이상해. F반 아이가 갑자기 100등을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저렇게 속상해할 일인가.
즈수에게 등 떠밀려 샹친의 성적을 거듭 확인한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정하면서도 짜증나서 죽으려 함ㅋㅋㅋㅋㅋㅋ
즈수는 샹친이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분명히 100등 안에 들 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얘기임
샹친이 100등이 되지 못하자 직접 성적을 확인하고 교장 선생님을 끌고 성적 게시판으로 나왔음ㅋㅋㅋㅋㅋ
그래 놓고 운이 좋아서 그런다느니 허...... 이 시발데레야...................
축하해, 쿨하게 돌아서지만 그래놓고 짓는 환한 미소 이건 찐이야.................
이게 진짜 즈수의 마음이라고
아진과의 본격적 신경전이 벌어지는 운동회 날. 원작의 사은회를 운동회로 바꿨음.
A반과 F반은 아주 먼 거리의 사람들 아닌가요.... 굳이 F반 있는 자리에서 몸을 푸는 즈수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을 신경쓰지 않는 척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샹친 시선 은근히 신경쓰고
샹친이 아진에게 물을 건네자 쿵,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힘(질투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다리는 왜 그렇게 찢는 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반 친구가 넌 F반 응원할 거냐 네 남편 응원할 거냐 물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ㅋㅋㅋㅋ편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마지막회. 오랫동안 이 드라마에 빠져 살았는데 드디어 이 마지막회 리뷰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마지막회에 둘이 꽁냥대는 모습 한 번만 봤으면 진작 손 털고 행복하게 보내줬을 것 같은데 마지막회라고 봤는데 뭔가 아주 많이 빠진 기분에 다시 1회로 돌아가는 이 무한반복 뫼비우스는 언제 끝날까...
천계의 배신자들이 욱봉을 찾아와 천제가 되어 달란다... 근데 욱봉은 사실 이제 천제가 될 수 없는 거 아니었나? 마계의 일원이 되어 대장로의 피를 마시고 마존이 되었지 않은가. 그래서 월하선인이 돌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구슬프게 울부짖은 거 아니었....? 전 천제의 아들이니 상관없는 건가...? 알 수가 없네
그러나 욱봉은 천제가 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적소검을 들고 들어간 것도 윤옥 정신 차리게 하려는 것뿐.
처음엔 뭐 저런 부처님 가운뎃손가락 같은 놈이 다 있나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저게 봉황이지 싶었다. 결코 그 어떤 이도 끝까지 미워하지 못하고 품고 가는 놈. 수화 때도 그렇고 윤옥 때도 그렇고 한결같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그 사람을 더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안다, 봉황은.
금멱을 미워하려고 노력하는 그 시간 내내 봉황은 인생에서 가장 쓴 맛을 보고 지금도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으니.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윤옥은 진짜 참기 힘들었다. 천마대전 때 금술을 쓰면서 네놈과 똑같아지려는 것이다, 할 때 가장 어이없었는데(도대체 어디가 똑같아진다는...?) 이때는 더더욱 어이가 없음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연민 자기변명. 결국 윤옥은 욱봉이 자기를 궁기로부터 풀어주고 놔줄 거라고 예상하고 저지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물론 죽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진심이었나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욱봉이 너무나 진심이기에 더더욱 대비되는 헛소리들.
계산이 어쩌고 저쩌고 나불거리면서 너도 계산했다, 를 기정사실로 깔고 가서 혈압 올라 죽을 뻔 했는데 내가 계산을 안 했을 뿐, 이라고 명확하게 선 그어줘서 넘나 좋았다. 운단 고친 것을 털어놓아 욱봉이 금멱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한 게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이제 욱봉은 왜 갑자기 금멱의 마음이 변했던 것일까, 그럼 그 전에 나랑 사랑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운단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욱봉은 사랑을 한 번도 계산한 적 없고, 금멱은 한 번도 욱봉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천년만년 외롭게 지내는 게 사실 윤옥에게 가장 큰 형벌이었겠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욱봉아......
윤옥은 금멱이 그린 그림들을 담은 상자를 건넨다. 욱봉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냈던 그 상자들을. 그러나 욱봉은 차마 열어보지 못한다.
추억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로부터 신선의 시간으로 3년이 흐르고... 윤옥은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앉았고...
천년만년 외로우라더니 결국 욱봉은 형, 기어이 한 마디 해 주며 용서하고... 그래, 그게 봉황이지.... ㅠㅠ
드디어 욱봉은 금멱이 남긴 상자을 열어본다. 욱봉이 마존으로 있을 때 다가가지 못하고 욱봉을 그리워하며 지난 추억들을 열심히 그렸던 금멱. (아니 근데 이렇게 잘 그리지 않았)
드디어 밝혀지는 마존 시절 욱봉의 진심.
모진 소리를 쏟아낸 것은 전부 진심이 아니었다. 그 당시 마존으로서는 자신이 부활하자 전과 똑같은 술수를 써서 자신을 다시 금멱이 죽이러 온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바보 같이 금멱을 여전히 사랑하는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어서, 또다시 금멱에게 이끌리기 싫어서 험악한 말을 내뱉고 거칠게 굴었던 것이지만...
이제 와서 금멱의 진심을 알게 되니 그 모든 것이 하나하나 가슴속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금멱이 한결같이 진심이었다는 것, 한결같이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모든 것이 그토록 후회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마존으로서는 그게 최선이었다. 금멱을 미친듯이 사랑해 또다시 죽음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것, 나를 죽인 여자를 아직도 사랑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는, 아니 그러고 있지만 그걸 최대한 부정하는 것.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껏해야 살려 보내는 것, 기껏해야 그대로 안고 싶은 마음을 수화 불러서 겨우 누르는 것, 나를 죽이는 계책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만 더 사랑한다 말했다면 그냥 모든 원한을 잊고 금멱과 함께 하려 했다는 것.... 기껏해야 그런 것들인데
욱봉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을까, 금멱이 돌아왔다.
이렇게 절대 다시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러나 금멱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욱봉의 눈물이 되어 본신인 서리꽃으로 욱봉 몸 안에서 함께 있었던 것일 뿐.
여기서 욱봉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봉황은 어디 가고, 피폐했지만 위엄 넘치던 마존도 어디 가고, 그저 금멱을 놓칠까봐 미쳐 버릴 것 같은 남자가 있을 뿐. 너무나 어린아이처럼 애처롭게 울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몇 번을 다시 보는데도 몇 번을 계속 울게 된다. 봉황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아픈 마음이 너무 와닿아서.
그 당당하고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던 육계 제일의 미남이자 화신, 전쟁의 신, 천제 천후의 적자 봉황이 엎드려 애원한다, 울며 매달린다, 제발 가지 말라고. 그럼 좀 남겨주지 이 나쁜놈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금멱이 떠났다.
이번 생에서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가 보다.
이게 중국 정서라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데 삼생 어쩌고 하는 다른 드라마도 있듯 삼생을 함께 하는 사랑, 변치 않는 사랑, 뭐 이런 정서가 있는 것 같으다. 더구나 봉황과 금멱은 신선이니까 살아가는 시간이 인간과는 분명히 다르고... 그래서 기어이 삼생을 함께 하는 설정으로 가야 했나 보다...
천계의 봉황-인간계의 습왕-마계의 마존을 거친 욱봉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욱봉은 금멱을 사랑하고
화계의 포도-인간계의 성녀-천계의 수신(이지만 이건 화계의 포도와 같은 거니까)을 거쳐 인간계에서 환생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금멱은 욱봉을 사랑하는 그런 설정이랄까.
결국 다음 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거였던가 보다. 그 오랜 시간을 오직 금멱만을 기다려야 하는 봉황이 그저 너무 안타깝고 슬플 뿐.
천마대전 때 자신을 희생한 후 남아 있던 영혼은 원신으로 봉황의 몸 안에 머물러 봉황의 부작용을 모두 흡수한 후에야 금멱은 떠날 수 있었다.
봉황이 끝내 부작용에 시달리다 생을 다하는 선택을 할까봐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어 봉황을 지키다 간 금멱.
결국 금멱은 이 사랑의 최대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음껏 사랑했던 봉황과 달리 운단에 마음이 가로막혀 정말 욱봉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마음껏 사랑할 수 없었던 금멱. 아낌없이 모든 것을 봉황에게 주고 나서야 이번 생을 마칠 수 있었던 금멱의 사랑. 그렇게 절대 놓을 수 없었던 서로의 손.
금멱은 인간계에서 신선의 몸으로 환생했다. 아직도 욱봉이 마계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마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했어........
그나마 인간계에 태어났기에 욱봉이 금멱 찾아 떠돌았던 시간보다는 짧게 기다릴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거기에 전생에 못다 한 아버지와의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얘네 아들내미 원래 이름이 당월인가 싶다. 아부지랑 함께 살았던 인간계에서 당월가의 아가씨로 살았으니까.
드디어 다시 만난 금멱을 보는 봉황은 말문이 막힌 것 같다.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봉황.
천계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하고 인간계에 내려와서야 쌍방의 사랑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봉황이 인간계에 머물기로 한 것도 두 사람이 서로를 온전히 사랑하기 시작한 건, 아무런 방해없이 서로만 담았던 건 바로 인간계이기에, 금멱의 희생과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한 하늘이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하게 선택한 곳은 바로 여기, 인간계, 성녀와 야야로 만났던 바로 그 숲이다.
눈이 빨개지고 목이 가라앉아 겨우 하는 말. "내가 왔어."
"이를 어쩌나, 재상부에서 벌써 예물을 받았는데."
장난기 가득한 금멱의 목소리.
죄책감도 자책감도 미안함도 모두 털어내고 예전의 그 발랄한 포도, 봉황이 그토록 사랑했던 맑고 명랑한 금멱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울컥하는 것을 겨우 누르고 바로 응수하는 봉황.
"그게 안 됐네. 6천년 치 영력을 가져왔는데."
두 사람만의 암호. 이렇게 두 사람은 바로 예전으로 돌아간다. 금멱은 그를 기억하는 꼬마 도도 신선 금멱이다. 그녀가 돌아왔다.
너무 아쉬워..... 이게 두 사람의 진정한 혼례인데, 월하선인과 복하군이라도 모셔놓고 조촐한 혼례라도 올리는 모습 좀 보여주지... 그게 안 된다면 둘만 올리는 혼례라도....
아니 그게 뭐 그리 어려웠다고 여기서 입을 씻는단 말이오 작가 양반 연출가 양반.....
세 번의 결혼식을 치르는데 첫번째는 금멱이 남의 여자가 될 뻔 하다가 욱봉 찔러 죽이고
두 번째는 신랑 신부지만 신랑 신부가 아니고
세번째에야 겨우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의 남편과 아내가 되어주는데 하아 이게 뭐냐고요 ㅠㅠㅠㅠㅠ
머리장식에 찔리면서도 금멱을 꼭 안고 있는 봉황 보니 어떻게든 수화와 닿지 않으려 목이 길어지던 슬픈 기린 봉황이 떠오르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사실 에필로그 같기도 한데, 두 사람이 마침내 부부가 되어 인간계에서 오직 서로만 바라보며 고요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백로로 표현하려고 한 것 같긴 한데요 근데요....
현실 부부인가요.... 왜 서로를 향한 꽁냥은 1도 없죠... 왜 봉황은 애만 보나요........
그래도 변함없는 금멱 식성에 금멱 보며 웃는 봉황이 스치듯 있긴 하네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 뭐 너희가 행복하다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나무 열매와 맑은 샘물만 먹고 살던 봉황은, 여전히 말린 당나귀 고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물고기를 좋아하는 아들 물새 백로와 자기 입맛과 상관없는 저녁상을 차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군요... 버섯 찜이 니꺼구나 봉황.....
물(아버지의 속성)+꽃(어머니의 원신)이 합쳐진 서리꽃과 불(아버지의 속성)+새(어머니의 원신)가 합쳐진 봉황이 결혼하여 네에... 물(금멱의 속성)+새(봉황의 원신)가 합쳐진 백로를 낳았군요. 뭔가 신기한 신선 세상........
육계를 구한 공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왜 눈은 안 돌려주나요............
색을 구별하는 능력을 염조에게 준 것은 금멱이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방법이었다. 장애를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건 봉황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상징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 장애가 있어도 아무 상관없다. 봉황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봉황과의 사랑의 결실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그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금멱의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니까.
....라고 이해하지만 그래도 아쉽다. 이제 흑백의 꽃을 피워내는 것 같지는 않지만(류영에게 새로 만들어 보낸 꽃이 파란색인 것을 보니까 봉황 사랑하는 마음이 색색의 꽃을 피워내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짠하다고나 할까.
아니 그래도 뭐, 금멱만 행복하면 됐다. 금멱과 봉황이 너무 안정되고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여서.... 그래 니들이 행복하면 됐어....
이렇게 집에 갑니다... 집에 갈 때는 그래도 둘이 간간히 쳐다보며 무슨 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끝이 나니 마음이 너무 허해서 다시 (6)1회로 돌아가는 건가 봐. 못다 본 꽁냥이 그리워서, 막회까지 보고 나면 다시 풋풋하게 사랑 시작하는 꼬마 도도와 고딩 봉황이 그리워져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향밀은 해피엔딩으로, 예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습니다. 삼생을 거쳐온 둘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네요. 세상은 평안하고 둘은 이렇게 인간계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겠죠.
마지막회 -1회. 금멱은 죽고 마존, 아니 봉황은 제정신이 아니고 이제 한 회밖에 안 남았는데 이거 어떻게 되려고 이러지 몹시 초조했던 회차였다...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지 왜.......
금멱이 죽게 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된 마존은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아마 금멱이 씩씩하게 살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금세 따라 죽었을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멱의 봉우를 먹고 '멀쩡하게''씩씩하게''잘' 살아가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봉황은 망가져간다. 무너져 내린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저 상태가 지속됐다면 결국 금멱 뒤를 따라갔을 거 같기도 하다.
운단 얘기를 이제야 듣게 되다니....하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빡침이 올라온다.
이렇게 금멱이 죽고 나서야 금멱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 되는 게 과연 봉황에게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안 그래도 자기가 금멱 죽였다고 자책하고 있는데 사실 금멱에게 엄청난 상처까지 줬다는 사실이, 금멱은 단 한번도 거짓을 말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금멱이 죽게 된 게 결국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모두 자기 때문이라는 게, 금멱의 인생 전체가 자신 때문에 정겁에 휩싸인 거였다니,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인가.
금멱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에 처음으로 얼굴에 화색이 도는 봉황. 그 길로 두모원군을 찾아가는데...
두모원군은 너희들은 이미 인연이 다 한 사이라며 그만 포기하라고 하지만 봉황은 포기할 수가 없다.
아놔 저 케이크가 너무 돌아가서 그런가, 도대체 왜 말을 제대로 안해주는 거야 왜 배배 꼬아.... 뭔 말인지 1도 모르겠어.... 다행인 건 봉황도 모르는 것 같아....그냥 자기 맘대로 해석해서 두모원군이 아니라고는 안 했으니 금멱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육계를 헤매기 시작하는 봉황.
근데 사실 돌아보면 두모원군 꽈배기 말 중 지금 봉황에게 해준 말이 그나마 가장 직설적이었다. 말 그대로였던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 같아...
마존의 자리도 류영에게 물려주고 말 그대로 육계를 떠도는 봉황.
금멱의 기운을 몰라볼 봉황이 아닌데, 지나가던 여자가 비슷한 장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이 돌아갈 만큼 봉황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게 육계를 헤매고 또 헤맨다. 속세의 시간으로 천 년이 지날 동안. 신선의 시간으로도 3년이나 지났다.
다시 만난다면,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랄 거라는 봉황.
만약 내가 사랑하는 게 너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거라면, 사랑하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고 그저 행복하기만을 바라겠다는 봉황.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드라마에서는 그걸 끊임없이 묻는 것 같다. 봉황과 윤옥의 사랑을 극적으로 대비시키고 사랑을 몰랐던 금멱이 사랑을 찾아가는 삼생의 기나긴 과정을 그리면서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것이 사랑인가 하는 물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윤옥의 사랑은 계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봉황의 사랑은 결국 상대방으로 향한다. 상대방이 행복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인간계에서의 습왕과 성녀는 신분의 제약과 상황에 사랑이 꺾였지만 적어도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 곳은 바로 이곳이다. 성녀와 야야로 같이 살았던 이 집에서 봉황은 금멱을 기다리기로 한다. 성녀와 야야는 주변의 그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은 채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서로에게 빠져들 수 있었다. 그저 서로를 위하고 서로밖에 없었던 시작점.
봉황은 금멱이 다시 온다면, 여전히 금멱이 그를 사랑한다면, 여기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저 서로만 바라보는, 주변 그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직 서로만 있으면 되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