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회. 오랫동안 이 드라마에 빠져 살았는데 드디어 이 마지막회 리뷰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마지막회에 둘이 꽁냥대는 모습 한 번만 봤으면 진작 손 털고 행복하게 보내줬을 것 같은데 마지막회라고 봤는데 뭔가 아주 많이 빠진 기분에 다시 1회로 돌아가는 이 무한반복 뫼비우스는 언제 끝날까...

 

천계의 배신자들이 욱봉을 찾아와 천제가 되어 달란다... 근데 욱봉은 사실 이제 천제가 될 수 없는 거 아니었나? 마계의 일원이 되어 대장로의 피를 마시고 마존이 되었지 않은가. 그래서 월하선인이 돌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구슬프게 울부짖은 거 아니었....? 전 천제의 아들이니 상관없는 건가...? 알 수가 없네

 

그러나 욱봉은 천제가 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적소검을 들고 들어간 것도 윤옥 정신 차리게 하려는 것뿐.

 

처음엔 뭐 저런 부처님 가운뎃손가락 같은 놈이 다 있나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저게 봉황이지 싶었다. 결코 그 어떤 이도 끝까지 미워하지 못하고 품고 가는 놈. 수화 때도 그렇고 윤옥 때도 그렇고 한결같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그 사람을 더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안다, 봉황은. 

 

금멱을 미워하려고 노력하는 그 시간 내내 봉황은 인생에서 가장 쓴 맛을 보고 지금도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으니.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윤옥은 진짜 참기 힘들었다. 천마대전 때 금술을 쓰면서 네놈과 똑같아지려는 것이다, 할 때 가장 어이없었는데(도대체 어디가 똑같아진다는...?) 이때는 더더욱 어이가 없음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연민 자기변명. 결국 윤옥은 욱봉이 자기를 궁기로부터 풀어주고 놔줄 거라고 예상하고 저지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물론 죽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진심이었나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욱봉이 너무나 진심이기에 더더욱 대비되는 헛소리들.

 

계산이 어쩌고 저쩌고 나불거리면서 너도 계산했다, 를 기정사실로 깔고 가서 혈압 올라 죽을 뻔 했는데 내가 계산을 안 했을 뿐, 이라고 명확하게 선 그어줘서 넘나 좋았다. 운단 고친 것을 털어놓아 욱봉이 금멱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한 게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이제 욱봉은 왜 갑자기 금멱의 마음이 변했던 것일까, 그럼 그 전에 나랑 사랑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운단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욱봉은 사랑을 한 번도 계산한 적 없고, 금멱은 한 번도 욱봉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천년만년 외롭게 지내는 게 사실 윤옥에게 가장 큰 형벌이었겠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욱봉아......

 

윤옥은 금멱이 그린 그림들을 담은 상자를 건넨다. 욱봉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냈던 그 상자들을. 그러나 욱봉은 차마 열어보지 못한다. 

 

추억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로부터 신선의 시간으로 3년이 흐르고... 윤옥은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앉았고...

 

천년만년 외로우라더니 결국 욱봉은 형, 기어이 한 마디 해 주며 용서하고... 그래, 그게 봉황이지.... ㅠㅠ

 

드디어 욱봉은 금멱이 남긴 상자을 열어본다. 욱봉이 마존으로 있을 때 다가가지 못하고 욱봉을 그리워하며 지난 추억들을 열심히 그렸던 금멱. (아니 근데 이렇게 잘 그리지 않았)

 

드디어 밝혀지는 마존 시절 욱봉의 진심.

 

모진 소리를 쏟아낸 것은 전부 진심이 아니었다. 그 당시 마존으로서는 자신이 부활하자 전과 똑같은 술수를 써서 자신을 다시 금멱이 죽이러 온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바보 같이 금멱을 여전히 사랑하는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어서, 또다시 금멱에게 이끌리기 싫어서 험악한 말을 내뱉고 거칠게 굴었던 것이지만...

 

이제 와서 금멱의 진심을 알게 되니 그 모든 것이 하나하나 가슴속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금멱이 한결같이 진심이었다는 것, 한결같이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모든 것이 그토록 후회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마존으로서는 그게 최선이었다. 금멱을 미친듯이 사랑해 또다시 죽음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것, 나를 죽인 여자를 아직도 사랑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는, 아니 그러고 있지만 그걸 최대한 부정하는 것.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껏해야 살려 보내는 것, 기껏해야 그대로 안고 싶은 마음을 수화 불러서 겨우 누르는 것, 나를 죽이는 계책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만 더 사랑한다 말했다면 그냥 모든 원한을 잊고 금멱과 함께 하려 했다는 것.... 기껏해야 그런 것들인데

 

욱봉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을까, 금멱이 돌아왔다.

 

이렇게 절대 다시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러나 금멱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욱봉의 눈물이 되어 본신인 서리꽃으로 욱봉 몸 안에서 함께 있었던 것일 뿐. 

 

여기서 욱봉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봉황은 어디 가고, 피폐했지만 위엄 넘치던 마존도 어디 가고, 그저 금멱을 놓칠까봐 미쳐 버릴 것 같은 남자가 있을 뿐. 너무나 어린아이처럼 애처롭게 울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몇 번을 다시 보는데도 몇 번을 계속 울게 된다. 봉황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아픈 마음이 너무 와닿아서. 

 

그 당당하고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던 육계 제일의 미남이자 화신, 전쟁의 신, 천제 천후의 적자 봉황이 엎드려 애원한다, 울며 매달린다, 제발 가지 말라고. 그럼 좀 남겨주지 이 나쁜놈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금멱이 떠났다.

 

이번 생에서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가 보다. 

 

이게 중국 정서라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데 삼생 어쩌고 하는 다른 드라마도 있듯 삼생을 함께 하는 사랑, 변치 않는 사랑, 뭐 이런 정서가 있는 것 같으다. 더구나 봉황과 금멱은 신선이니까 살아가는 시간이 인간과는 분명히 다르고... 그래서 기어이 삼생을 함께 하는 설정으로 가야 했나 보다... 

 

천계의 봉황-인간계의 습왕-마계의 마존을 거친 욱봉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욱봉은 금멱을 사랑하고

화계의 포도-인간계의 성녀-천계의 수신(이지만 이건 화계의 포도와 같은 거니까)을 거쳐 인간계에서 환생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금멱은 욱봉을 사랑하는 그런 설정이랄까. 

 

결국 다음 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거였던가 보다. 그 오랜 시간을 오직 금멱만을 기다려야 하는 봉황이 그저 너무 안타깝고 슬플 뿐.

 

천마대전 때 자신을 희생한 후 남아 있던 영혼은 원신으로 봉황의 몸 안에 머물러 봉황의 부작용을 모두 흡수한 후에야 금멱은 떠날 수 있었다.

 

봉황이 끝내 부작용에 시달리다 생을 다하는 선택을 할까봐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어 봉황을 지키다 간 금멱.

 

결국 금멱은 이 사랑의 최대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음껏 사랑했던 봉황과 달리 운단에 마음이 가로막혀 정말 욱봉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마음껏 사랑할 수 없었던 금멱. 아낌없이 모든 것을 봉황에게 주고 나서야 이번 생을 마칠 수 있었던 금멱의 사랑. 그렇게 절대 놓을 수 없었던 서로의 손.

 

금멱은 인간계에서 신선의 몸으로 환생했다. 아직도 욱봉이 마계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마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했어........

 

그나마 인간계에 태어났기에 욱봉이 금멱 찾아 떠돌았던 시간보다는 짧게 기다릴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거기에 전생에 못다 한 아버지와의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얘네 아들내미 원래 이름이 당월인가 싶다. 아부지랑 함께 살았던 인간계에서 당월가의 아가씨로 살았으니까.

 

드디어 다시 만난 금멱을 보는 봉황은 말문이 막힌 것 같다.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봉황. 

 

천계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하고 인간계에 내려와서야 쌍방의 사랑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봉황이 인간계에 머물기로 한 것도 두 사람이 서로를 온전히 사랑하기 시작한 건, 아무런 방해없이 서로만 담았던 건 바로 인간계이기에, 금멱의 희생과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한 하늘이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하게 선택한 곳은 바로 여기, 인간계, 성녀와 야야로 만났던 바로 그 숲이다.

 

눈이 빨개지고 목이 가라앉아 겨우 하는 말. "내가 왔어."

 

"이를 어쩌나, 재상부에서 벌써 예물을 받았는데."

 

장난기 가득한 금멱의 목소리. 

 

죄책감도 자책감도 미안함도 모두 털어내고 예전의 그 발랄한 포도, 봉황이 그토록 사랑했던 맑고 명랑한 금멱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울컥하는 것을 겨우 누르고 바로 응수하는 봉황.

 

"그게 안 됐네. 6천년 치 영력을 가져왔는데."

 

두 사람만의 암호. 이렇게 두 사람은 바로 예전으로 돌아간다. 금멱은 그를 기억하는 꼬마 도도 신선 금멱이다. 그녀가 돌아왔다.

 

너무 아쉬워..... 이게 두 사람의 진정한 혼례인데, 월하선인과 복하군이라도 모셔놓고 조촐한 혼례라도 올리는 모습 좀 보여주지... 그게 안 된다면 둘만 올리는 혼례라도.... 

 

아니 그게 뭐 그리 어려웠다고 여기서 입을 씻는단 말이오 작가 양반 연출가 양반.....

 

세 번의 결혼식을 치르는데 첫번째는 금멱이 남의 여자가 될 뻔 하다가 욱봉 찔러 죽이고

두 번째는 신랑 신부지만 신랑 신부가 아니고

세번째에야 겨우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의 남편과 아내가 되어주는데 하아 이게 뭐냐고요 ㅠㅠㅠㅠㅠ

 

머리장식에 찔리면서도 금멱을 꼭 안고 있는 봉황 보니 어떻게든 수화와 닿지 않으려 목이 길어지던 슬픈 기린 봉황이 떠오르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정녕 끝이냐며 울부짖고 있는데....

 

?????????????????????????????

 

네?????????????????????????????????????????

 

갑자기................................................................................??????????????????

 

 

하아 진짜 갑자기 왜 백로인가요...........

 

이건 사실 에필로그 같기도 한데, 두 사람이 마침내 부부가 되어 인간계에서 오직 서로만 바라보며 고요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백로로 표현하려고 한 것 같긴 한데요 근데요....

 

현실 부부인가요.... 왜 서로를 향한 꽁냥은 1도 없죠... 왜 봉황은 애만 보나요........

 

 

그래도 변함없는 금멱 식성에 금멱 보며 웃는 봉황이 스치듯 있긴 하네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 뭐 너희가 행복하다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나무 열매와 맑은 샘물만 먹고 살던 봉황은, 여전히 말린 당나귀 고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물고기를 좋아하는 아들 물새 백로와 자기 입맛과 상관없는 저녁상을 차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군요... 버섯 찜이 니꺼구나 봉황.....

 

물(아버지의 속성)+꽃(어머니의 원신)이 합쳐진 서리꽃과 불(아버지의 속성)+새(어머니의 원신)가 합쳐진 봉황이 결혼하여 네에... 물(금멱의 속성)+새(봉황의 원신)가 합쳐진 백로를 낳았군요. 뭔가 신기한 신선 세상........

 

육계를 구한 공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왜 눈은 안 돌려주나요............

 

색을 구별하는 능력을 염조에게 준 것은 금멱이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방법이었다. 장애를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건 봉황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상징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 장애가 있어도 아무 상관없다. 봉황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봉황과의 사랑의 결실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그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금멱의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니까.

 

....라고 이해하지만 그래도 아쉽다. 이제 흑백의 꽃을 피워내는 것 같지는 않지만(류영에게 새로 만들어 보낸 꽃이 파란색인 것을 보니까 봉황 사랑하는 마음이 색색의 꽃을 피워내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짠하다고나 할까.

 

아니 그래도 뭐, 금멱만 행복하면 됐다. 금멱과 봉황이 너무 안정되고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여서.... 그래 니들이 행복하면 됐어....

 

이렇게 집에 갑니다... 집에 갈 때는 그래도 둘이 간간히 쳐다보며 무슨 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끝이 나니 마음이 너무 허해서 다시 (6)1회로 돌아가는 건가 봐. 못다 본 꽁냥이 그리워서, 막회까지 보고 나면 다시 풋풋하게 사랑 시작하는 꼬마 도도와 고딩 봉황이 그리워져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향밀은 해피엔딩으로, 예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습니다. 삼생을 거쳐온 둘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네요. 세상은 평안하고 둘은 이렇게 인간계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겠죠. 

 

행복해라 금멱, 봉황. 예쁜 너희들을 만난 건 아주 큰 축복이었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