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슬프고 힘든 회차가 끝나간다... 금멱이 죽었어 ㅠㅠ

 

원신인 봉황으로 금멱과 함께 내려앉는 봉황.

사실 처음엔 초큼 많이 당황했는데 자꾸 보다보니 저걸 멋있다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 흠칫 놀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마계에서는 저런 마존 처음 봤을 거잖아요... 자기들 존상이 저렇게 내려앉는다고 생각해봐요...

 

여담이지만 그래도 천마대전 씨쥐가 제일 나아서 이게 뭔 일 마지막에 힘 좀 줬나 했더니 천마대전만 씨쥐를 한국팀에서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볼 만 했나... 전 또 보다보니 이 씨쥐에 익숙해진줄 알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멱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멱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천계의 고고하고 자신감 넘치던 봉황이 돌아왔다. 비주얼은 최고였으나 피폐하고 처연하던 분위기가 싹 사라진 거 보고 마존에게 금멱이란 진짜 저 남자의 생기, 원동력, 생명 그 자체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수신이 마계를 방문해서 극진히 대접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금멱이 대놓고 돌아가지 않을 테니 충동적으로 굴지 말라는 말에 자신감 천 퍼센트 회복, 내가 본 최고로 삐딱하고 빈정거리는 봉황이 되어 윤옥에게 맞선다. 하, 저 말투, 저 표정 넘 좋아. 네가 아무리 짜증나게 굴어도 금멱인 내 꺼, 너는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킨 거임을 하나하나 따박따박 짚어주는 저 말투, 저 표정.

 

믿음의 문제는 이 커플에게 죽는 그 순간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윤옥이 전쟁을 일으킨 명분이 바로 금멱이었다.

 

윤옥은 금멱의 마음이 봉황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존재가 바로 봉황이기에 언제든 이 천마대전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근데 하필, 마존이 영력을 절반으로 떨어뜨린 이때 쳐들어오다니...

 

아니, 진짜 작가양반 제작진 양반 나 좀 봅시다.

 

봉황 전쟁의 신이라면서요. 인간계에서 습왕으로 있을 때가 차라리 더 전쟁의 신 같았어... 이게 뭡니까 전쟁의 신으로 제대로 상대방 발라버리며 싸우는 모습 한 번이라도 보여준 적 있어요? 왜 여기에서 윤옥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냐고요, 왜!! 이게 다 금멱 죽이려는 바탕 깐 거잖아요!!

 

봉황이 영력을 반으로 깎고 부작용에 시달려야, 윤옥이 금술로 궁기의 숨겨진 힘까지 써야 봉황을 이길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봉황이 얼마나 센가 하는 것을 잘 나타낸다고 스스로를 위안해보지만 빡치는 건 빡치는 거야........

 

그럼에도 이건 뭐 캡처 누르는 족족 예술이쟈나요.... 개멋있쟈나요...

 

봉황에게 '천명' 하늘의 뜻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금멱을 이복동생으로 오해했을 때 봉황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하늘의 뜻에 순응해야 한다는 지극히 천제 적자다운 생각을 지닌 천계의 화신이었다. 천계의 일원으로 천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수호하는 자로서의 책무와 의무를 잊지 않은 그런 생각. 만약 금멱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욱봉은 결국 수화와 결혼해 천계의 일원으로 고고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금멱을 만나면서부터 봉황의 삶은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다. 자라면서 내내 봉황의 생각의 기본 틀이 되어 주었던 하늘의 뜻에 순응하며 하늘의 뜻에 순리대로 따르며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 한다, 라는 생각은 금멱을 사랑하게 되면서 맞게 되는 온갖 시련과 역경으로 삶이 비틀려 나가면서 함께 변하기 시작한다.

 

금멱이 철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도도에서 성숙한 서리꽃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봉황 역시 죽었다 부활하는 과정까지 거치는 험난한 인생의 파도에 휩쓸리게 되고 성장하게 되면서 생각이 변한다. 봉황에게 천명이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금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금멱과 함께 하는 것이 천명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아니 그래서 내 존재 자체가 천제에게 천명을 거스르는 일이라면 기꺼이 천명을 거스르겠다.

 

금멱의 성장이 곧 봉황의 성장이고 금멱의 시련이 곧 봉황의 시련이다. '진짜 하늘의 뜻'은 이 둘이 인연이 아니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둘이 서로를 지독하게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하늘의 뜻마저 바꾸게 한 것이다

 

그래, 결국 이 전쟁은 천계의 세 상신, 화신과 수신 그리고 야신 이제는 마존과 천제 그리고 그들이 사랑한 수신 이렇게 셋의 싸움이다. 그들이 각각 마계와 천계의 우두머리이기에 애꿎은 백성들이 전쟁에 휘말려 죽고 다치는 것이다. 

 

두 남자는 눈이 뒤집혀 자신들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끌어내고 결과는 둘의 파멸이겠지. 육계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결국 금멱의 어머니인 화신의 존재 자체가 하늘의 질서를 어긋나게 만들기 시작해 금멱의 출생까지 이어졌다. 모녀는 상신이었지만 존재해서는 안 되는 상신이라는 아이러니를 지닌 채 천계의 가장 힘 있는 상신들과 엮여 이 세계의 모든 질서의 근간을 흔들었다. 회자정리. 결국 금멱이 이 모든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몸을 바친다.

 

그 와중에도 봉황을 지키기 위해 봉황에게 등을 보이고 온몸으로 천제의 공격을 막아내는 금멱.

 

도대체 봉황은 금멱을 몇 번이나 잃는 것인가.......

 

갑자기 인간계로 떨어지게 되어 이별하고, 죽을까봐 걱정이 되어 따라갔다가 진짜 눈앞에서 잃고, 그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돌아와 이제 사랑하려 하다 그 연인의 손에 목숨을 잃고 이제 겨우 오해를 풀려 하니 연인이 자신을 지키고 죽는다. 무슨 이런 운명이 다 있나.

 

결국 가질 수 없는 것을 탐내던 천제 윤옥은, 모든 것을 잃었다. 금멱이 원한 건 윤옥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당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금멱을 괴롭힌 것은, 마존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것이다.

 

단 한 번도 자신을 미워한 적 없다는 고백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해지는 얼굴.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후 금멱은 얼마나 힘든 길을 걸어왔던가. 죄책감과 미안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 못하는 사랑, 아무리 갈구해도 닿을 수 없는 사랑, 스스로 망쳐 버린 사랑을 놓지 못하는 금멱, 그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하던 그 치열한 노력이 결국 금멱을 여기까지 데려왔다.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운단이 몸안에 있을 때조차 금멱은 본능적으로 봉황을 사랑하고 봉황만을 원했는데,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서로만을 원한다는데 주변에서는 그들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자신이 죽고 나서 봉황이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나도 잘 아는 금멱.

 

성녀가 죽고 나서 습왕은 바로 미련없이 삶을 버리고 성녀를 따라갔다. 마존 역시 그럴 것이다. 그런 마존의 손에 봉우를 쥐어주며 씩씩하게 살아달라고 부탁하는 금멱.

 

금멱의 이 부탁이 아니었다면 금멱을 되살릴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기 전에 봉황은 금멱의 뒤를 따라갔을지 모르겠다. 

 

봉황.

사랑해.

 

욱봉은 가슴이 꽉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 번만 더 사랑한다고 말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험악하게 말하던 과거의 자신이 생각나서, 사랑한다고 외치던 금멱에게 했던 말이 고작 그거라서, 자신을 살리고 죽어가는 여자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하는 것이 가슴이 박혀서, 봉황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봉황과 함께 있을 때는,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우아하고 고고한 봉황을 여기까지 떨어뜨린 것이 자신이었기에,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금멱은 내내 봉황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더랬다.

 

그때 그 시절, 운단이 가슴 안에 있었어도 본능적으로 봉황을 사랑하고 봉황만 따라다니며 행복했던 그 시절, 아무도 원망하고 미워하지 않았던 그 시절, 그 꿈같았던 그 시절, 그렇게 봉황 옆에서 봉황만 사랑하며 살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하늘의 뜻은 이 둘이 이어지게 하지 않는 거였던가 보다. 금멱의 어머니는 운단을 먹여서라도 금멱을 이 정겁에서 구하고자 했고 두모원군은 금멱에게 차라리 사랑을 모르는 것이 나을 것이라 했지만 금멱이 선택한 것은 사랑이었다. 봉황을 사랑했던 그 모든 시간이 결국 금멱에게 모든 것이었다. 그 시간을 금멱은, 죽어가는 이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는다.

 

금멱을 잃었다.

 

봉황은 모든 것을 잃었다. 미워할 사람조차 없는 세상에 봉황은 홀로 남겨졌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