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에 군과 코토코가 신혼여행을 떠난 사이, 이리에 가는 이사를 했다. 어마어마한 대저택으로.

 

 

사스가 이리에 군 어머니....

 

이리에 군이 피곤해할 만도 하다. 쫓아오는 것으로도 모자라 떡 하니 현관 들어서면 보이는 곳에 부부의 키스 사진을 확대해 걸어놓고, 이리에 군의 취향 따위는 물어보지도 않고 부부 침실방까지 모두 꾸미셨다. (코토코와 시어머니 취향이 같은 게 좋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시즌1에서 지나치게 분홍분홍한 건 코토코도 좀 거시기한 것 같던데)

 

언제나 백 발자국은 앞서가시는 이리에 군 어머니... 심지어 아가방까지 미리 만들어 두었다. ㅎㅎㅎㅎㅎㅎ 이제 막 결혼한 스물 두 살 아들 내외에게 손자를 바라시다니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나처럼 코토코를 놀려먹는 이리에 군. 사실 코토코는 놀려먹기 아주 좋다. 뭐든지 다 믿고 반응도 극적이다.

 

그러니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놀려먹고 싶은 충동을 못 참는 것도 이해가 간다.

 

코토코는 좋은 아내가 되겠다고 결심하지만...... 언제나 이상과 현실은 따로 노는 법.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부터 늦잠을 자서 하마터면 남편 출근도 못볼 뻔 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서 결혼한 건 이리에 군의 진심이다. 너한테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말이지만, 말 그대로만 보자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 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 말이 더 충격이야, 라는 코토코의 심정이 살짝 이해가는.

 

 

그런데 이리에 군, 아직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결혼하고 신혼여행까지 갔다 온 판에, 이리에 군이 자그마치 사호코와의 결혼을 깨고 선택한 사람이 코토코인데,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으련만, 놀려먹기 좋은 코토코 아니나다를까, 주위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말 이리에 군이 내가 좋아서 결혼한 건가, 하는 의심이 다시 고개를 쳐든 것.

 

아니, 결혼식 날의 패기는 어디로 갔냐고. '쌤통이다'까지 재현했으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좋았잖아.

 

그런데, 이게 코토코다. 이리에 군이 자신의 세상 전부인 여자. 그래서 이리에 군 행동 하나 말투 하나 말 하나하나가 신경쓰이는 그런.

 

 

이리에 군은 그 사이 새 게임 개발에 착수하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혼인신고도 안 했는데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길어지니, 코토코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이리에 군의 잠옷을 희생시켜 인형을 만들어 위로를 하려 해보지만,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사람들의 불안도 커지기 마련이니, 코토코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킨짱은 분노해서 회사로 쳐들어간다. 아직 코토코를 보낸 상처가 아물지 않은 킨짱이니,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울렸다는 사실 자체로 눈이 뒤집힐 만 하다.

 

 

이리에 군이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회사에서 일에 미쳐 매달리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 회사에서 새 게임 개발중이고 그래서 아주아주 바쁘다, 이 일이 잘 끝나면 혼인신고 할 거다 와 비슷한 말이라도 해 줬으면 좋았잖아.

 

코토코 성격 뻔히 알면서, 불안해할 것조차 알고 있었으면서 코토코를 방치한 채 일에만 매달리니 이 난리가 나지.

 

이리에 군 입장에서는 코토코와 부모님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죽기살기로 일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코토코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옛 연인(!)과 회사로 쳐들어온 이 상황이 빡칠 만 하다. 그렇지만 그럼 결혼을 무르든가, 같은 발언은 좀 위험하잖아. 혼인신고 안 한 건 코토코가 아닌 본인이구만.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이리에 군을 믿지 못한 코토코도, 코토코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일에만 매달린 이리에 군도 모두 잘한 건 없어 보인다.

 

 

아버지에게 질책을 듣고 코토코는 좀 더 이리에 군을 믿어보려 한다. 하지만 보고 싶은 걸.

 

상황을 보면, 코토코가 킨짱과 회사로 쳐들어가 난리를 피우고도 시간이 좀 더 흐른 것 같다. 새 게임을 만들어 내놓은 게 몇 주 정도 걸렸다니까. 이리에 군은 좀 더 빨리 일을 끝내고 코토코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더더욱 일에 몰두했던 것 같다.

 

 

밤새워 몇 주간 미친 듯 일해서 눈을 뜨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인 이리에 군이 직접 코토코를 데리러 학교로 갔다.

 

코토코 성격상 이리에 군과 뭐가 잘못됐나 하는 소문이 테니스 부에 쫙 퍼졌을 것이고, 코토코는 맥없이 테니스장에 있을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겠지........... 라고 하면서 한시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서 아버지 대신 본인이 직접 코토코를 데리러 갔다고 생각하련다.

 

시아버지에게서 비로소 그 동안의 일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 코토코. 그러니까 이런 말을 시아버지한테서 들을 게 아니라 남편에게서 직접 들으면 좋았잖아.

 

 

보고 싶어했던 건 코토코만이 아니었다.

 

이리에 군 만의, 이리에 군 식의 애정표현. 아내를 모델로 게임을 개발한 남자. 물론 그 게임이 가능성이 있다고 봤겠지만, 거기에 코토코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오랜만이야."

 

이제서야 웃음이 나나 보다, 이리에 군은.

 

코토코는 미안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하다. 이리에 군을 좀 더 믿을 걸 하는 미안함과, 이렇게 힘들게 일했구나 싶은 안쓰러움, 나를 모델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감격.

 

그러니까 코토코가 귀엽다는 건 누구보다 이리에 군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거다. 아내가 사진 찍는 동안 쳐다보는 따뜻한 눈빛이 그걸 말한다.

 

 

 

그러니까 코토코가 볼품없다고 할 때마다 난 어이가 없었다고.

 

이 얼굴 어디가 볼품이 없....? 물론 몸매가 빼어난 미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코토코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도 찾기 어려울 거다.

 

이리에 군의 취향은 성숙하고 멋진 여자가 아니라 귀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이라고 못박자. 땅땅! (그걸 어째 나오키 엄마가 제일 잘 아는 것 같다. 역시 엄마...)

 

코토코를 정확히 '이리에 코토코'라고 소개하는 이리에 군에 코토코는 놀라지만, 사실 이리에 군은 처음부터, 단 한 번도 코토코와 헤어질 생각 따위는 해본 적이 없다. 그럴 거였으면 그토록 어렵게 코토코를 잡지도 않았겠지.

 

 

도시락도 안 받아주는 것 같더니 킨짱이 난리치고 간 다음에는 도시락은 또 받아먹었나봐...

 

우리 코토코 음식 솜씨는 몇 년이 지나도 늘지 않는 걸 보면, 사람마다 잘 하는 건 정말 따로 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코토코는 잘하는 게 없네?

 

그래도 늘 노력하고 긍정대마왕이라서...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그만임. 암. 남편에게 갈 길을 보여주고 늘 곁을 지켜주고 정말 멋진 일이잖아.

 

 

역시나 한 회차당 한 번 이상의 애정씬을 보여주는 시즌2. 얘네는 도대체 왜 이런 걸로 싸우는 거야 싶다가도 마지막에 이렇게 풀어지는 거 보면 귀엽고 사랑스럽고 너무 예쁘다.

 

오랜만에 본 아내와 키스 도중에 쓰러져 버린 거 보면, 이리에 군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속으로 얼마나 초조했을지 보이는 것 같다.

 

 

시즌2에서는 이렇게 코토코를 꿀 떨어지는, 양봉업자로 변신한 이리에 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눈빛을 쏘던 남자가 같이 학교 가기 싫다고 아는 척 하지 말라던 그 냉정한 인간 맞나 싶다. 참 더럽게 감정 표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이리에 군의 성격이 성격상 대척점에 서 있는 코토코의 성격과 충돌하면 별 거 아닌 일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얘네는.

 

일이 끝나자마자 코토코를 데려가 혼인신고를 하는 이리에 군.

 

 

그리고 지금에서야 왜 그랬는지 말해준다. 그걸 진작 말해주지 그랬느냐....고 하려다 생각해 보니, 이게 이리에 군의 방식이지 싶다.

 

애초에 이리에 군은 코토코와 이렇게 빨리 결혼할 생각은 아니었다. 사호코와도 회사가 안정되면 결혼하겠다고 말했던 이리에 군이니까. 회사를 정상으로 돌려놓은 다음 결혼하려 했던 것. 중간에 코토코가 불안해할 수 있으니 아마 약혼 정도는 할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결혼부터 덥석 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을 것.

 

나오키 엄마는 늘 너무 앞서나가시는 바람에 바로 다음 회 임신 소동도 일으키고 하여간 이 부부를 들었다놨다 하신다...........

 

이리에 군은 사호코를 포기하고 코토코를 선택했다. 그렇다는 건, 사호코가 가져올 돈도 포기했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사호코 할아버지가 연애는 연애, 일은 일이라는 통 큰 사업가라 해도 이리에 군은 어려워진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을 거다. 남자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결혼하고 싶었을 텐데 덜컥 결혼부터 했으니, 거기에 '남편'으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같이 졌을 듯 하다.

 

그게 이리에 군을 더더욱 밀어붙였겠지. 그러니 코토코의 감정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거고. 코토코를 달랠 시간에 하루라도 빨리 게임을 출시하고 코토코에게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아마 있었을 테고.

 

 

 

'잘 부탁해 부인'하고는 쑥스러운지 도망치듯 가버리는 이리에 군. 신혼여행지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보'라고 부르는 건 이리에 군이다. 게임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리에 코토코'라고 혼인신고 전에도 분명히 소개했고. 코토코는 이리에 군의 아내라는 것을 이리에 군만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일본에서는 여자가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르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 (일드는 처음입니다만) 일본판 보면서 놀라는 게 좀 있는데 바로 이런 거고 다른 하나는 리카 에피소드. 그건 진짜... 컬처 쇼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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