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코가 간호학과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라고 말하기엔 이번 에피소드는 좀 강렬하다. 코토코와 시어머니의 합작품이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만들어서...

 

 

친구들이 모두 취직으로 바쁘다. 코토코는 결혼을 했으니까 '취집'을 한다 한들 누가 뭐랄 사람도 없다. 이리에 군도 시댁에서도 코토코에게 크게 기대하는 바가 없다. 취직을 해서 코토코가 일을 할 거라고 믿는 것 같지도 않고 강요도 하지 않고 이리에 군은 아예 코토코에게 그런 방면으로 기대가 없었던 듯 하다.

 

대만판 악작극지문이나 원작에서는 코토코가 간호사의 길로 가기 전에 선생님이 되려(오... 식겁) 노력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학점 계산을 잘못 해서 유급하게 된 샹친에게 즈슈가 불같이 화를 내고 그 길로 집을 나온 샹친은 숙식을 제공하는 가게에서 일하며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해 보고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고 그 길로 꼭 가고 싶은 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 후, 즈슈를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될 꿈을 꾸고 간호학과에 편입한다.

 

사실 악작극지문2를 볼 때도 그 부분 에피소드는 별로 재밌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아서 띄엄띄엄 볼 때가 많았는데, 그 부분이 몽땅 생략되고 바로 간호사 편입시험으로 넘어간 일본판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야 간호사로서의 보람도 찾지만, 간호사가 되려는 계기가 이리에 군이라는 건, 지극히 코토코다운 발상인지라.

 

 

 

크리스라는 교환학생이 나타난다. 이 금발의 미녀는 바로 우리 킨짱의 짝이다! 킨짱이 계속해서 결혼한 코토코를 기다린다는 설정이 좀 버겁긴 하다. 일단 코토코와 이리에 군이 맺어지기 전 킨짱은 충분히 이리에 군을 자극했고 긴장을 줬으니까 결혼 후에 그 긴장을 지속하는 것도 무리였고, 크리스라는 코토코 판박이 아가씨(머리는 더 좋은 듯 한데)가 킨짱을 사랑해주는 에피소드도 나름 괜찮았다.

 

대신 이리에 군을 확 건드리는 간호학과의 새 다크호스 얘기는 긴장감도 있었고 나름 이야기 전개가 타이트했다.............지만 이리에 군이 세상 제일 똥멍청이처럼 구는 건 정말 속터졌네.

 

난 이때 크리스가 이리에 군에게 한 눈에 반한 줄 알았는데......................... 그 표정이 그 표정이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년 2인자 후나츠도 등장한다. 악작극지문2에서는 얘가 즈슈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 샹친을 건드리려다 즈슈에게 된통 당하고 즈슈가 질투 비슷한 걸로 눈을 부라리는 짧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그걸 계기로 샹친을 다시 봤다고 했음) 여기서는 왜 이리에 군이 코토코를 선택했는지 당최 이해 못하는 걸로 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에 군이 결혼 후 많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지는 아주 짧은 씬.

 

결혼 전 자기 마음을 굳이 감추고 싶거나 자각하고 싶지 않을 때 이리에 군은, 코토코가 하자는대로 하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 가게로 와달라면 와주고, 킨짱이 기절하는 바람에 바빠진 부엌을 채우기도 한다.

 

킨짱에게 한 눈에 반한 크리스, 킨짱에게 키스로 대시하는 바람에 킨짱은 기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오는 이리에 군에게 빨리 이혼하라고, 크리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아이 러브 코토코데스'하던 애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남자 보는 눈이 없다고 싸우는 크리스와 코토코.

 

그러니까 크리스가 이리에 군을 마치 반한 듯 쳐다본 건, 코토코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사실 크리스는 코토코의 눈이 굉장히 낮다고 생각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안다고 킨짱이 최고라니 킨짱은 못생겼고 이리에 군이 훨씬 더 잘생겼다고 소리지르고.... 그때 킨짱 눈이 커지는 게 진짜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들 싸움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는 킨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부가 되고 나니 또 하나 좋은 점은, 얘네가 긴장감 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소소한 장면들이 나온다는 것.

 

이리에 군은 고베로(이 고배가 그 고베였어... 나름 복선이네) 출장을 가게 되고 어제 부페에서 과식한 코토코는 속이 좋지 않다.

 

이게 엄청난 착각을 불러올 줄이야............

 

 

하필 속이 안 좋은데 신 게 먹고 싶었고 거기에 하필 생리까지 늦어지고.......... 시어머니의 호들갑이 합쳐진 데다 아기를 기다린 할아버지들의 쿵짝까지 합해져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시어머니는 왜 SNS에 임신 소식을 알리고 퍼뜨리고 있냐고......................... 병원도 안 가보고.................... 정말 아들을 둘이나 출산하신 분 맞습니까..............

 

마츠모토의 비아냥도 이해할 만 하다. 마츠모토는 감정을 다 털고 가는 졸업식 날까지 코토코를 이리에 상이 아닌 처녀적 성인 아이하라 상으로 불렀을 정도로 코토코와 이리에 군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공부 때려칠 기회 생겨서 좋겠다는 악담인지 축복인지 모를 축하 인사를 건넨다.

 

 

고베에서 돌아온 이리에 군은 난리난리 생난리의 현장에서 잠시 멍...........

 

아마 이때 이리에 군 머릿속은 재빠르게 돌아갔던 것 같다. 16회에서도 나오지만, 이리에 군은 코토코의 몸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생리주기까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부부라면 뭐 대충은....) 의학도이니 임신 가능한 주기와 뭐 그런 것도 알고 있을 거고...............

 

아 몰라 아무튼, 이리에 군 상식으로 코토코가 임신할 만한 근거가 약한데 병원도 안 가보고 아기가 생겼다고 그러는 거다. 임신하려면 그 어떤 경우에도 임신이 되기도 하니까, 일단 이리에 군은 코토코를 병원부터 데려간다. 이게 맞는 건데, 어떻게 이리에 군이 올 때까지 병원에 안 가보도 축하 파티를 열고 있었는지 당최 이해가...........

 

 

 

역시나 이리에 군 짐작대로 임신이 아니었다.

 

이리에 군은 임신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만에 하나 임신이면, 하는 생각을, 그러니까 내가 아빠가 된다면, 내지는 코토코가 내 아이를 가졌다면, 이라는 여러 가지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던 듯 하다.

 

결혼을 하긴 했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본 채 바로 결혼으로 골인했던지라 한 집에 살고 한 침대를 쓰면서도 뭔가 연애하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들었던 커플인지라 당사자들도 그런 기분이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아기가 생기면 비로소 부부는, 전통적인 가족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편입하게 되니,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삶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리에 군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을 거다.

 

 

아마 오늘 병원에서 급작스레 든 생각은 아닐 거다.

 

코토코도 나름 진로 문제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아가짱 소동을 겪고, 어머니로서 주부로서 완전히 눌러앉을 기회(?)도 사라지고 나니, 코토코는 다시 한 번 더 진지하게 이대로 주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에 도전해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리에 군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리에 군 말마따나, 간호사란 직업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지라 어느 정도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코토코 같은 동기로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처음 간호사가 되겠다는 동기 자체가 너무나 불순(?)했던지라, 코토코가 간호사가 되려 하는게 솔직히 좀 불편한 면이 있었는데, 코토코는 차츰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에서 보람과 재미를 찾아간다.

 

이리에 군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근본에 코토코가 있었듯, 코토코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이리에 군이었을 뿐이다.

 

부창부수로구나~

 

 

 

아빠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차근차근 얘기하는 이리에 군.

 

여기서도 이리에 군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 이리에 군은 결혼 전에는 코토코에게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털어놓긴 했지만 속마음까지 나누려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이 두 사람은 진짜 부부 같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감정이 들고 무엇을 느끼는지 나누고 함께 한다. 아가짱 소동은 어이없이 막을 내렸지만, 그건 이 부부에게 다른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듯 하다.

 

코토코를 선택했고 끝까지 같이 가려 하지만 그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어렴풋이만 다가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리에 군은 확 느낀 바가 있는 듯 하다. 코토코가 자신의 옆에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머문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그 느낌. 다시 한 번 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코토코가 아기를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중압감보다는 괜찮은 기분을 더 많이 느꼈으니까. 코토코와 함께 만드는 이리에 군의 '가족'은 이리에 군을 설레게 만들었던 거다.

 

 

우리 하나 만들까?

 

...라며 달콤한 눈으로 달콤하게 키스할 줄도 알고.... 이리에 군... (감격으로 눈물을 쏟는다)

 

역시 시즌2는 달콤한 맛으로 보는. 신혼여행 오키나와 해변키스와 베드씬, 혼인신고 소동에서 짧은 침대 키스씬, 그리고 아빠 키스씬. 계속해서 키스씬은 호수 키스씬으로 이어진다. 4회 키스씬은 그림마저 너무 환상적으로 예뻤다. 시즌2는 역시 달콤한 게 많아서, 이리에 군 눈빛이 설레서 좋다.

 

 

 

그러나 달콤해지나 했던 부부생활은 코토코의 편입시험을 준비하며 또 고성과 '이 바보야!가 오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에 군 정말 스고이~ 코토코를 100등 안에 들게 하더니 기어이 간호사 편입시험에 합격시켰어..........

 

아내의 편입시험장까지 따라오고 수험표까지 챙기다니, 역시 이리에 군 많이 변했다.

 

 

편입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어쩌면 뜬금없는 사랑 고백.

 

"이리에 군, 사랑해~"

 

그러고 시험을 치러 들어가는 아내를 보는 이리에 군은 저도 모르게 웃고 만다. 아내를 가르치느라 인내심의 한계도 수백번 느끼고 바쁜데 피곤하기도 하고 도대체 왜 이 길을 가려 고집하는지 회의도 들었을 테고 어차피 안 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고생과 회의가, 저 한 마디에 다 날아가는 듯 보인다, 이리에 군은.

 

결혼 후부터 이리에 군은, 확실히 이전보다 더 부드러워지긴 했다. 원래의 냉정하고 냉철한 인간이 아주 바뀌기야 하겠느냐만은(즈슈는 인간이 변한 느낌이었어....) 그래도 정말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게 보인다. 아내가 사랑한단 말을 하거나 애교를 부리면 저도 모르게 웃어........ 좋은가봐, 정말............

 

 

코토코는 편입시험을 치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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