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99학번 의대 동기들의 일과 사랑 및 일상을 다룬 의학인 듯 의학 아닌 의학 드라마 같은 드라마다.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채송화(이미도), 양석형(김대명) 다섯 명을 중심으로 각 과 전공의들과 환자들의 얘기가 펼쳐지는데,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어수선한 1회를 잘 참고 넘기면 2회부터는 각 캐릭터가 긴밀하게 맞물려 들어가며 흥미진진하다.
다섯 명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다섯 명 개개의 삶이 모두 흥미진진하고 이 다섯 명이 어울렸을 때 가장 재미있기는 하지만... 꽂힌 건 겨울정원이었다 이거예요...
디섯 명 중 유일하게 연애나 여자에 관심없고 헌신적이며 친절한 소아외과 의사 정원. 그리고 GS(외과)의 유일한 전공의라 모든 교수님들에게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전공의 3년차 장겨울.
진짜 찐 증사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홈페이지의 정원 설명은 한 마디로 살아 있는 천사다. 진짜로 친한 네 명의 친구들 앞에서는 무장해제되어 짜증도 내고 예민미도 뽐내고 자기 성격 다 보여주지만 동료 의사나 간호사 사이에서는 화 한 번 낸 적 없다는 천사 중의 천사. 누가 밥 먹자고 할 때 영화 보자고 할 때 거절하는 법 없는, 모두에게 상냥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의사.
율제 병원 재단의 아들로 율제 병원을 물려받지 않고 형과 누나들처럼 신부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것만 봐도 이 인물이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전까지 그냥 소아외과 교수님 안정원이고 외과 전공의 장겨울일 뿐이었던 이 두 사람이 제대로 얽히게 된 건 2회에 들어와서다. 1회 볼 때만 해도 정원이 럽라 있는 줄 몰랐어요...
무뚝뚝하고 차가운 성격의 겨울은 나름 보호자에게 팩트랍시고 가슴에 대못 때려박는 소리를 하고 있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한 엄마에게 제 3자인 내가 들어도 마상입을 소리를.... 그래서 겨울이 첫인상이 나도 정원이만큼 별로였음.
급히 콜 받고 돌아온 정원, 겨울이 팩트랍시고 하는 소리를 듣고 대분노.
근데 사실 난 겨울이가 정원이한테 왜 언제 빠져 들었는지 정확한 지점을 잘 모르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이때가 아니었나 싶은데 야단 맞으면서 좋아지다뇨....? 겨울이 혹시 취향이....? 아니면 뭐 다른 지점이 있었나 알쏭달쏭. 차라리 정원이 겨울을 달리 생각하게 된 계기는 되게 뚜렷한데 비해 겨울이 정원을 향한 대책없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원만큼 강렬하지가 않다.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란 말 뿐이라는 것.
다행히 겨울의 판단이 틀렸다. 처음부터 지켜보았고 소생 못할 가능성이 높았던 아이가 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 겨울은 나름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사실 의사로서 장겨울은 늘 바쁘고 항상 최선을 다 한다는 점에서 정원과 많이 닮았다. 성격이 정원과 정반대여서 그렇지.
나랑 안 맞아.
네... 원래 럽라는 혐관에서 시작하죠... 상대방이 별로거나 싫거나 뭐 그랬는데 어느새 좋아지는 게 사랑의 마법~☆
난 걔 별로야, 를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정원의 성격을 알 수 있죠. 네... 겨울이는 정원의 눈밖에 단단히 난 듯 싶은데...
응급실에 노숙자 환자가 들어옴. 발에 구더기가 득시글거려서 모두가 피하는 상태.
아무래도 정원은 구더기 환자에게 다가갈 의사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자기 안 불렀는데 응급실로 내려간 거 같다.
아니 근데 가 보니 겨울이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구더기를 제거하고 있는 거예요.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고 의사로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에요
누구보다 편견없고 누구보다 열심인 장겨울.
그냥 전공의 1인 중 한 명이었던 장겨울 선생이 조금 특별하게 정원에게 다가간 순간.
사실 뻔하게 가자면 정원이 이 순간 겨울에게 반했다고 해도 별 무리 없는 설정임.
어떤 수술을 들어갈 것이냐에 모든 외과 교수들의 희비가 엇갈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정원.
새삼 겨울의 지위(?)에 대해 자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준은 은근슬쩍 정원의 사진을 찍어가는데
으잉? 어느새 장겨울 선생은 정원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심지어 그걸 익준에게 털어놓고 연애 상담 중이었던 것이에요...
익준에게 육전까지 바치며 정원에 대해 알아내려 하는 겨울.
자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정원에게 물어봤느냐 묻는 겨울. 겨울에게 익준은 가장 편한 교수님인 모양임미다.
그때 겨울과 익준 사이를 의심해 내려온 정원.
이때만 해도 익준은 유부남이었던 것이에요(눈물 쓱)
너 유부남이 바람 피우면 안 된다고 오지랖을 부리는 정원을 쳐다보는 익준이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니고 너 인마.
겨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대놓고 물어봄.
그때서야 겨울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정원.
두 사람 사이에 뭐 차곡차곡 쌓일 틈도 없이 어느새 겨울이는 정원이를 좋아하고 있었고, 정원이는 장겨울 선생이 아 내 생각과는 좀 다른 의사구나 하고 뭐 생각할 틈도 없이 자기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거임.
신부를 꿈꾸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건 뭐 보통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
일적으로 계속 부딪쳐야 하는데 나한테 좋아한다고 직접 고백한 적은 없지만 나는 그 마음 알고 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경 쓰이는 거예요 이제
이때만 해도 겨울정원이라고 이름 붙일 뭐 그런 것도 안 보였단 말이에요 근데(8회에도 여전히 잘 안 보이는 게 함정)
드디어 마지막회. 오랫동안 이 드라마에 빠져 살았는데 드디어 이 마지막회 리뷰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마지막회에 둘이 꽁냥대는 모습 한 번만 봤으면 진작 손 털고 행복하게 보내줬을 것 같은데 마지막회라고 봤는데 뭔가 아주 많이 빠진 기분에 다시 1회로 돌아가는 이 무한반복 뫼비우스는 언제 끝날까...
천계의 배신자들이 욱봉을 찾아와 천제가 되어 달란다... 근데 욱봉은 사실 이제 천제가 될 수 없는 거 아니었나? 마계의 일원이 되어 대장로의 피를 마시고 마존이 되었지 않은가. 그래서 월하선인이 돌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구슬프게 울부짖은 거 아니었....? 전 천제의 아들이니 상관없는 건가...? 알 수가 없네
그러나 욱봉은 천제가 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적소검을 들고 들어간 것도 윤옥 정신 차리게 하려는 것뿐.
처음엔 뭐 저런 부처님 가운뎃손가락 같은 놈이 다 있나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저게 봉황이지 싶었다. 결코 그 어떤 이도 끝까지 미워하지 못하고 품고 가는 놈. 수화 때도 그렇고 윤옥 때도 그렇고 한결같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그 사람을 더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안다, 봉황은.
금멱을 미워하려고 노력하는 그 시간 내내 봉황은 인생에서 가장 쓴 맛을 보고 지금도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으니.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윤옥은 진짜 참기 힘들었다. 천마대전 때 금술을 쓰면서 네놈과 똑같아지려는 것이다, 할 때 가장 어이없었는데(도대체 어디가 똑같아진다는...?) 이때는 더더욱 어이가 없음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연민 자기변명. 결국 윤옥은 욱봉이 자기를 궁기로부터 풀어주고 놔줄 거라고 예상하고 저지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물론 죽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던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진심이었나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욱봉이 너무나 진심이기에 더더욱 대비되는 헛소리들.
계산이 어쩌고 저쩌고 나불거리면서 너도 계산했다, 를 기정사실로 깔고 가서 혈압 올라 죽을 뻔 했는데 내가 계산을 안 했을 뿐, 이라고 명확하게 선 그어줘서 넘나 좋았다. 운단 고친 것을 털어놓아 욱봉이 금멱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한 게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이제 욱봉은 왜 갑자기 금멱의 마음이 변했던 것일까, 그럼 그 전에 나랑 사랑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운단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욱봉은 사랑을 한 번도 계산한 적 없고, 금멱은 한 번도 욱봉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천년만년 외롭게 지내는 게 사실 윤옥에게 가장 큰 형벌이었겠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욱봉아......
윤옥은 금멱이 그린 그림들을 담은 상자를 건넨다. 욱봉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냈던 그 상자들을. 그러나 욱봉은 차마 열어보지 못한다.
추억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로부터 신선의 시간으로 3년이 흐르고... 윤옥은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앉았고...
천년만년 외로우라더니 결국 욱봉은 형, 기어이 한 마디 해 주며 용서하고... 그래, 그게 봉황이지.... ㅠㅠ
드디어 욱봉은 금멱이 남긴 상자을 열어본다. 욱봉이 마존으로 있을 때 다가가지 못하고 욱봉을 그리워하며 지난 추억들을 열심히 그렸던 금멱. (아니 근데 이렇게 잘 그리지 않았)
드디어 밝혀지는 마존 시절 욱봉의 진심.
모진 소리를 쏟아낸 것은 전부 진심이 아니었다. 그 당시 마존으로서는 자신이 부활하자 전과 똑같은 술수를 써서 자신을 다시 금멱이 죽이러 온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바보 같이 금멱을 여전히 사랑하는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어서, 또다시 금멱에게 이끌리기 싫어서 험악한 말을 내뱉고 거칠게 굴었던 것이지만...
이제 와서 금멱의 진심을 알게 되니 그 모든 것이 하나하나 가슴속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 금멱이 한결같이 진심이었다는 것, 한결같이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모든 것이 그토록 후회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마존으로서는 그게 최선이었다. 금멱을 미친듯이 사랑해 또다시 죽음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것, 나를 죽인 여자를 아직도 사랑하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는, 아니 그러고 있지만 그걸 최대한 부정하는 것.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껏해야 살려 보내는 것, 기껏해야 그대로 안고 싶은 마음을 수화 불러서 겨우 누르는 것, 나를 죽이는 계책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만 더 사랑한다 말했다면 그냥 모든 원한을 잊고 금멱과 함께 하려 했다는 것.... 기껏해야 그런 것들인데
욱봉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을까, 금멱이 돌아왔다.
이렇게 절대 다시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러나 금멱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욱봉의 눈물이 되어 본신인 서리꽃으로 욱봉 몸 안에서 함께 있었던 것일 뿐.
여기서 욱봉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봉황은 어디 가고, 피폐했지만 위엄 넘치던 마존도 어디 가고, 그저 금멱을 놓칠까봐 미쳐 버릴 것 같은 남자가 있을 뿐. 너무나 어린아이처럼 애처롭게 울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몇 번을 다시 보는데도 몇 번을 계속 울게 된다. 봉황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아픈 마음이 너무 와닿아서.
그 당당하고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던 육계 제일의 미남이자 화신, 전쟁의 신, 천제 천후의 적자 봉황이 엎드려 애원한다, 울며 매달린다, 제발 가지 말라고. 그럼 좀 남겨주지 이 나쁜놈들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금멱이 떠났다.
이번 생에서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가 보다.
이게 중국 정서라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데 삼생 어쩌고 하는 다른 드라마도 있듯 삼생을 함께 하는 사랑, 변치 않는 사랑, 뭐 이런 정서가 있는 것 같으다. 더구나 봉황과 금멱은 신선이니까 살아가는 시간이 인간과는 분명히 다르고... 그래서 기어이 삼생을 함께 하는 설정으로 가야 했나 보다...
천계의 봉황-인간계의 습왕-마계의 마존을 거친 욱봉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욱봉은 금멱을 사랑하고
화계의 포도-인간계의 성녀-천계의 수신(이지만 이건 화계의 포도와 같은 거니까)을 거쳐 인간계에서 환생 이렇게 세 번의 생이 이어지는 내내 금멱은 욱봉을 사랑하는 그런 설정이랄까.
결국 다음 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거였던가 보다. 그 오랜 시간을 오직 금멱만을 기다려야 하는 봉황이 그저 너무 안타깝고 슬플 뿐.
천마대전 때 자신을 희생한 후 남아 있던 영혼은 원신으로 봉황의 몸 안에 머물러 봉황의 부작용을 모두 흡수한 후에야 금멱은 떠날 수 있었다.
봉황이 끝내 부작용에 시달리다 생을 다하는 선택을 할까봐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어 봉황을 지키다 간 금멱.
결국 금멱은 이 사랑의 최대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음껏 사랑했던 봉황과 달리 운단에 마음이 가로막혀 정말 욱봉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마음껏 사랑할 수 없었던 금멱. 아낌없이 모든 것을 봉황에게 주고 나서야 이번 생을 마칠 수 있었던 금멱의 사랑. 그렇게 절대 놓을 수 없었던 서로의 손.
금멱은 인간계에서 신선의 몸으로 환생했다. 아직도 욱봉이 마계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마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했어........
그나마 인간계에 태어났기에 욱봉이 금멱 찾아 떠돌았던 시간보다는 짧게 기다릴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거기에 전생에 못다 한 아버지와의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얘네 아들내미 원래 이름이 당월인가 싶다. 아부지랑 함께 살았던 인간계에서 당월가의 아가씨로 살았으니까.
드디어 다시 만난 금멱을 보는 봉황은 말문이 막힌 것 같다.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봉황.
천계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하고 인간계에 내려와서야 쌍방의 사랑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봉황이 인간계에 머물기로 한 것도 두 사람이 서로를 온전히 사랑하기 시작한 건, 아무런 방해없이 서로만 담았던 건 바로 인간계이기에, 금멱의 희생과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한 하늘이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하게 선택한 곳은 바로 여기, 인간계, 성녀와 야야로 만났던 바로 그 숲이다.
눈이 빨개지고 목이 가라앉아 겨우 하는 말. "내가 왔어."
"이를 어쩌나, 재상부에서 벌써 예물을 받았는데."
장난기 가득한 금멱의 목소리.
죄책감도 자책감도 미안함도 모두 털어내고 예전의 그 발랄한 포도, 봉황이 그토록 사랑했던 맑고 명랑한 금멱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울컥하는 것을 겨우 누르고 바로 응수하는 봉황.
"그게 안 됐네. 6천년 치 영력을 가져왔는데."
두 사람만의 암호. 이렇게 두 사람은 바로 예전으로 돌아간다. 금멱은 그를 기억하는 꼬마 도도 신선 금멱이다. 그녀가 돌아왔다.
너무 아쉬워..... 이게 두 사람의 진정한 혼례인데, 월하선인과 복하군이라도 모셔놓고 조촐한 혼례라도 올리는 모습 좀 보여주지... 그게 안 된다면 둘만 올리는 혼례라도....
아니 그게 뭐 그리 어려웠다고 여기서 입을 씻는단 말이오 작가 양반 연출가 양반.....
세 번의 결혼식을 치르는데 첫번째는 금멱이 남의 여자가 될 뻔 하다가 욱봉 찔러 죽이고
두 번째는 신랑 신부지만 신랑 신부가 아니고
세번째에야 겨우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의 남편과 아내가 되어주는데 하아 이게 뭐냐고요 ㅠㅠㅠㅠㅠ
머리장식에 찔리면서도 금멱을 꼭 안고 있는 봉황 보니 어떻게든 수화와 닿지 않으려 목이 길어지던 슬픈 기린 봉황이 떠오르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사실 에필로그 같기도 한데, 두 사람이 마침내 부부가 되어 인간계에서 오직 서로만 바라보며 고요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백로로 표현하려고 한 것 같긴 한데요 근데요....
현실 부부인가요.... 왜 서로를 향한 꽁냥은 1도 없죠... 왜 봉황은 애만 보나요........
그래도 변함없는 금멱 식성에 금멱 보며 웃는 봉황이 스치듯 있긴 하네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 뭐 너희가 행복하다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나무 열매와 맑은 샘물만 먹고 살던 봉황은, 여전히 말린 당나귀 고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물고기를 좋아하는 아들 물새 백로와 자기 입맛과 상관없는 저녁상을 차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군요... 버섯 찜이 니꺼구나 봉황.....
물(아버지의 속성)+꽃(어머니의 원신)이 합쳐진 서리꽃과 불(아버지의 속성)+새(어머니의 원신)가 합쳐진 봉황이 결혼하여 네에... 물(금멱의 속성)+새(봉황의 원신)가 합쳐진 백로를 낳았군요. 뭔가 신기한 신선 세상........
육계를 구한 공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왜 눈은 안 돌려주나요............
색을 구별하는 능력을 염조에게 준 것은 금멱이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방법이었다. 장애를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건 봉황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태어났다는 상징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 장애가 있어도 아무 상관없다. 봉황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봉황과의 사랑의 결실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그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금멱의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니까.
....라고 이해하지만 그래도 아쉽다. 이제 흑백의 꽃을 피워내는 것 같지는 않지만(류영에게 새로 만들어 보낸 꽃이 파란색인 것을 보니까 봉황 사랑하는 마음이 색색의 꽃을 피워내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짠하다고나 할까.
아니 그래도 뭐, 금멱만 행복하면 됐다. 금멱과 봉황이 너무 안정되고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여서.... 그래 니들이 행복하면 됐어....
이렇게 집에 갑니다... 집에 갈 때는 그래도 둘이 간간히 쳐다보며 무슨 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끝이 나니 마음이 너무 허해서 다시 (6)1회로 돌아가는 건가 봐. 못다 본 꽁냥이 그리워서, 막회까지 보고 나면 다시 풋풋하게 사랑 시작하는 꼬마 도도와 고딩 봉황이 그리워져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향밀은 해피엔딩으로, 예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습니다. 삼생을 거쳐온 둘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네요. 세상은 평안하고 둘은 이렇게 인간계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겠죠.
마지막회 -1회. 금멱은 죽고 마존, 아니 봉황은 제정신이 아니고 이제 한 회밖에 안 남았는데 이거 어떻게 되려고 이러지 몹시 초조했던 회차였다...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지 왜.......
금멱이 죽게 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된 마존은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아마 금멱이 씩씩하게 살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금세 따라 죽었을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멱의 봉우를 먹고 '멀쩡하게''씩씩하게''잘' 살아가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봉황은 망가져간다. 무너져 내린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저 상태가 지속됐다면 결국 금멱 뒤를 따라갔을 거 같기도 하다.
운단 얘기를 이제야 듣게 되다니....하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빡침이 올라온다.
이렇게 금멱이 죽고 나서야 금멱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 되는 게 과연 봉황에게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안 그래도 자기가 금멱 죽였다고 자책하고 있는데 사실 금멱에게 엄청난 상처까지 줬다는 사실이, 금멱은 단 한번도 거짓을 말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금멱이 죽게 된 게 결국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모두 자기 때문이라는 게, 금멱의 인생 전체가 자신 때문에 정겁에 휩싸인 거였다니,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인가.
금멱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에 처음으로 얼굴에 화색이 도는 봉황. 그 길로 두모원군을 찾아가는데...
두모원군은 너희들은 이미 인연이 다 한 사이라며 그만 포기하라고 하지만 봉황은 포기할 수가 없다.
아놔 저 케이크가 너무 돌아가서 그런가, 도대체 왜 말을 제대로 안해주는 거야 왜 배배 꼬아.... 뭔 말인지 1도 모르겠어.... 다행인 건 봉황도 모르는 것 같아....그냥 자기 맘대로 해석해서 두모원군이 아니라고는 안 했으니 금멱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육계를 헤매기 시작하는 봉황.
근데 사실 돌아보면 두모원군 꽈배기 말 중 지금 봉황에게 해준 말이 그나마 가장 직설적이었다. 말 그대로였던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 같아...
마존의 자리도 류영에게 물려주고 말 그대로 육계를 떠도는 봉황.
금멱의 기운을 몰라볼 봉황이 아닌데, 지나가던 여자가 비슷한 장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이 돌아갈 만큼 봉황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게 육계를 헤매고 또 헤맨다. 속세의 시간으로 천 년이 지날 동안. 신선의 시간으로도 3년이나 지났다.
다시 만난다면,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랄 거라는 봉황.
만약 내가 사랑하는 게 너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거라면, 사랑하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고 그저 행복하기만을 바라겠다는 봉황.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드라마에서는 그걸 끊임없이 묻는 것 같다. 봉황과 윤옥의 사랑을 극적으로 대비시키고 사랑을 몰랐던 금멱이 사랑을 찾아가는 삼생의 기나긴 과정을 그리면서 과연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것이 사랑인가 하는 물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윤옥의 사랑은 계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봉황의 사랑은 결국 상대방으로 향한다. 상대방이 행복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인간계에서의 습왕과 성녀는 신분의 제약과 상황에 사랑이 꺾였지만 적어도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 곳은 바로 이곳이다. 성녀와 야야로 같이 살았던 이 집에서 봉황은 금멱을 기다리기로 한다. 성녀와 야야는 주변의 그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은 채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서로에게 빠져들 수 있었다. 그저 서로를 위하고 서로밖에 없었던 시작점.
봉황은 금멱이 다시 온다면, 여전히 금멱이 그를 사랑한다면, 여기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저 서로만 바라보는, 주변 그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직 서로만 있으면 되는 곳에서.
사실 처음엔 초큼 많이 당황했는데 자꾸 보다보니 저걸 멋있다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 흠칫 놀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마계에서는 저런 마존 처음 봤을 거잖아요... 자기들 존상이 저렇게 내려앉는다고 생각해봐요...
여담이지만 그래도 천마대전 씨쥐가 제일 나아서 이게 뭔 일 마지막에 힘 좀 줬나 했더니 천마대전만 씨쥐를 한국팀에서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볼 만 했나... 전 또 보다보니 이 씨쥐에 익숙해진줄 알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멱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멱이 자신의 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천계의 고고하고 자신감 넘치던 봉황이 돌아왔다. 비주얼은 최고였으나 피폐하고 처연하던 분위기가 싹 사라진 거 보고 마존에게 금멱이란 진짜 저 남자의 생기, 원동력, 생명 그 자체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수신이 마계를 방문해서 극진히 대접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금멱이 대놓고 돌아가지 않을 테니 충동적으로 굴지 말라는 말에 자신감 천 퍼센트 회복, 내가 본 최고로 삐딱하고 빈정거리는 봉황이 되어 윤옥에게 맞선다. 하, 저 말투, 저 표정 넘 좋아. 네가 아무리 짜증나게 굴어도 금멱인 내 꺼, 너는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킨 거임을 하나하나 따박따박 짚어주는 저 말투, 저 표정.
믿음의 문제는 이 커플에게 죽는 그 순간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윤옥이 전쟁을 일으킨 명분이 바로 금멱이었다.
윤옥은 금멱의 마음이 봉황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존재가 바로 봉황이기에 언제든 이 천마대전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근데 하필, 마존이 영력을 절반으로 떨어뜨린 이때 쳐들어오다니...
아니, 진짜 작가양반 제작진 양반 나 좀 봅시다.
봉황 전쟁의 신이라면서요. 인간계에서 습왕으로 있을 때가 차라리 더 전쟁의 신 같았어... 이게 뭡니까 전쟁의 신으로 제대로 상대방 발라버리며 싸우는 모습 한 번이라도 보여준 적 있어요? 왜 여기에서 윤옥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냐고요, 왜!! 이게 다 금멱 죽이려는 바탕 깐 거잖아요!!
봉황이 영력을 반으로 깎고 부작용에 시달려야, 윤옥이 금술로 궁기의 숨겨진 힘까지 써야 봉황을 이길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봉황이 얼마나 센가 하는 것을 잘 나타낸다고 스스로를 위안해보지만 빡치는 건 빡치는 거야........
그럼에도 이건 뭐 캡처 누르는 족족 예술이쟈나요.... 개멋있쟈나요...
봉황에게 '천명' 하늘의 뜻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금멱을 이복동생으로 오해했을 때 봉황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하늘의 뜻에 순응해야 한다는 지극히 천제 적자다운 생각을 지닌 천계의 화신이었다. 천계의 일원으로 천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수호하는 자로서의 책무와 의무를 잊지 않은 그런 생각. 만약 금멱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욱봉은 결국 수화와 결혼해 천계의 일원으로 고고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금멱을 만나면서부터 봉황의 삶은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다. 자라면서 내내 봉황의 생각의 기본 틀이 되어 주었던 하늘의 뜻에 순응하며 하늘의 뜻에 순리대로 따르며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 한다, 라는 생각은 금멱을 사랑하게 되면서 맞게 되는 온갖 시련과 역경으로 삶이 비틀려 나가면서 함께 변하기 시작한다.
금멱이 철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도도에서 성숙한 서리꽃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봉황 역시 죽었다 부활하는 과정까지 거치는 험난한 인생의 파도에 휩쓸리게 되고 성장하게 되면서 생각이 변한다. 봉황에게 천명이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금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금멱과 함께 하는 것이 천명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아니 그래서 내 존재 자체가 천제에게 천명을 거스르는 일이라면 기꺼이 천명을 거스르겠다.
금멱의 성장이 곧 봉황의 성장이고 금멱의 시련이 곧 봉황의 시련이다. '진짜 하늘의 뜻'은 이 둘이 인연이 아니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둘이 서로를 지독하게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하늘의 뜻마저 바꾸게 한 것이다
그래, 결국 이 전쟁은 천계의 세 상신, 화신과 수신 그리고 야신 이제는 마존과 천제 그리고 그들이 사랑한 수신 이렇게 셋의 싸움이다. 그들이 각각 마계와 천계의 우두머리이기에 애꿎은 백성들이 전쟁에 휘말려 죽고 다치는 것이다.
두 남자는 눈이 뒤집혀 자신들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끌어내고 결과는 둘의 파멸이겠지. 육계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결국 금멱의 어머니인 화신의 존재 자체가 하늘의 질서를 어긋나게 만들기 시작해 금멱의 출생까지 이어졌다. 모녀는 상신이었지만 존재해서는 안 되는 상신이라는 아이러니를 지닌 채 천계의 가장 힘 있는 상신들과 엮여 이 세계의 모든 질서의 근간을 흔들었다. 회자정리. 결국 금멱이 이 모든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몸을 바친다.
그 와중에도 봉황을 지키기 위해 봉황에게 등을 보이고 온몸으로 천제의 공격을 막아내는 금멱.
도대체 봉황은 금멱을 몇 번이나 잃는 것인가.......
갑자기 인간계로 떨어지게 되어 이별하고, 죽을까봐 걱정이 되어 따라갔다가 진짜 눈앞에서 잃고, 그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돌아와 이제 사랑하려 하다 그 연인의 손에 목숨을 잃고 이제 겨우 오해를 풀려 하니 연인이 자신을 지키고 죽는다. 무슨 이런 운명이 다 있나.
결국 가질 수 없는 것을 탐내던 천제 윤옥은, 모든 것을 잃었다. 금멱이 원한 건 윤옥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당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금멱을 괴롭힌 것은, 마존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것이다.
단 한 번도 자신을 미워한 적 없다는 고백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해지는 얼굴.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후 금멱은 얼마나 힘든 길을 걸어왔던가. 죄책감과 미안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 못하는 사랑, 아무리 갈구해도 닿을 수 없는 사랑, 스스로 망쳐 버린 사랑을 놓지 못하는 금멱, 그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하던 그 치열한 노력이 결국 금멱을 여기까지 데려왔다.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운단이 몸안에 있을 때조차 금멱은 본능적으로 봉황을 사랑하고 봉황만을 원했는데,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서로만을 원한다는데 주변에서는 그들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자신이 죽고 나서 봉황이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나도 잘 아는 금멱.
성녀가 죽고 나서 습왕은 바로 미련없이 삶을 버리고 성녀를 따라갔다. 마존 역시 그럴 것이다. 그런 마존의 손에 봉우를 쥐어주며 씩씩하게 살아달라고 부탁하는 금멱.
금멱의 이 부탁이 아니었다면 금멱을 되살릴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기 전에 봉황은 금멱의 뒤를 따라갔을지 모르겠다.
봉황.
사랑해.
욱봉은 가슴이 꽉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 번만 더 사랑한다고 말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험악하게 말하던 과거의 자신이 생각나서, 사랑한다고 외치던 금멱에게 했던 말이 고작 그거라서, 자신을 살리고 죽어가는 여자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하는 것이 가슴이 박혀서, 봉황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봉황과 함께 있을 때는,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우아하고 고고한 봉황을 여기까지 떨어뜨린 것이 자신이었기에,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금멱은 내내 봉황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했더랬다.
그때 그 시절, 운단이 가슴 안에 있었어도 본능적으로 봉황을 사랑하고 봉황만 따라다니며 행복했던 그 시절, 아무도 원망하고 미워하지 않았던 그 시절, 그 꿈같았던 그 시절, 그렇게 봉황 옆에서 봉황만 사랑하며 살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하늘의 뜻은 이 둘이 이어지게 하지 않는 거였던가 보다. 금멱의 어머니는 운단을 먹여서라도 금멱을 이 정겁에서 구하고자 했고 두모원군은 금멱에게 차라리 사랑을 모르는 것이 나을 것이라 했지만 금멱이 선택한 것은 사랑이었다. 봉황을 사랑했던 그 모든 시간이 결국 금멱에게 모든 것이었다. 그 시간을 금멱은, 죽어가는 이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