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짤은 전부 금손들의 작품. 

사실 봉황이 부활한 후부터는 금멱과 봉황 아니 마존은 애증으로 치닫고

그놈의 애증이라도 좀 보여주지 곁가지는 왜 그리 많고

메인은 왜 그리 서브랑만 붙어 있는지 보다 보면 화딱지가 나지만

그래서인지 메인 둘이 붙어 있는 씬들이 하나같이 모두 명장면에다 강렬하다.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 깊은 오해와 배신감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만 내고 다가가지 못하는 그 애절함

심한 죄책감과 자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마존이 된 봉황을 잊지 못해 자꾸 다가가는 금멱과

금멱을 아직도 너무 사랑하지만 배신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존의 

사랑과 증오가 너무나도 확실히 드러난다. 토끼 씬은 예열이었을 뿐이다

 

봉황의 회상씬을 보면 저때 봉황은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자고 있지도 않았다.

금멱이 당신이 너무너무 그립다는 말을 전부 다 듣고 있었다

이렇게 몰래 다가와 그립다 말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본능적으로 마존이 원하는 물을 가져다 주려는 금멱

 

아마 마존은 키스를 하고 수화의 이름을 불러서 금멱을 상처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럴 수 있는 성정도 아니고 금멱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믿지 않기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토끼로 변신한 금멱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흔들려 결국 살려 보냈는데

죽을 뻔 했는데도 가지 않고 돌아와 사람 마음을 미치게 흔든다.

 

당신은 나를 미워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리워. 너무너무 그리워.

그리고 금멱이 자신의 손을 만지자 더는 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봉황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사랑을 강요한 적이 없고(윤옥과 극적으로 대비됨)

단 한 번도 금멱을 강압적으로 힘으로 내리누른 적이 없었다

이 씬이 유일하다. 

 

깨어나자마자 자신을 죽인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 '단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였다

믿었기에 등을 내보였는데 머리카락을 주어 내단의 위치를 알아내 등을 찔렀다

자신의 사랑과 믿음을 이용해 자신을 죽였다

당장에라도 그 여자를 죽여 원수를 갚아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그리움에 사무친다

 

그날 밤에도 난 맨정신이었다. 하지만 취한 척 널 꼭 끌어안았지. 

널 품에 안는 순간 정신이 다 혼미해지더군. 모든 것이 좋았다.

그저 시간이 흘러 세상의 모든 은원이 연기처럼 사라지길 바랐어. 그런 내가 아프도록 미웠다.

널 위해 자신의 존엄마저 포기해버리는 내가 원망스러웠지.

그래서 일부러 수화의 이름을 불렀다. 너에게 더 빠져들면 안 됐으니까.

 

하지만 네가 황급히 뛰쳐나가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

심장이 조여들며 숨조차 쉬기 힘들었지. 당장이라도 따라 나가서 전부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게 봉황피셜 이 당시의 마존의 진심.

수화를 부른 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어였다. 수화를 부르지 않았다면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뭐랄까, 이 키스는 금멱을 미워하지만 아직 너무 사랑하는 마존의 내적 갈등이 폭발하는 씬이었다고나 할까.

그 후에 맨정신으로 금멱 만났을 때에는 공격을 하고 거칠고 모진 말을 쏟아낸다

금멱이 마계를 드나들며 예전과 같은 수법으로 자신을 홀려 

윤옥과 짜고 다시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믿고 있으니까

금멱에게 다시 홀려 금멱이 하는 말들을 믿어버리면 또 죽을지도 모른다

이건 실존적 공포인데, 그 두려움을 사랑이 덮어버리는 거라고나 할까

이렇게 지독한 사랑을, 이렇게 미련한 사랑을, 이렇게 바보같은 사랑을 본 게 얼마만일까

 

술에 잔뜩 취해서도 천륜을 어겨서는 안 되고, 급박하고 답답한 순간에도 선을 지키던 봉황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을 전부 풀어버리고 머릿속을 온전히 비워 버리고 

오직 금멱 하나만을 원하는 자신의, 순간적이기는 해도 그런 자신의 마음에 충실했다

 

금멱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밀어내 보려 하지만

이내 서서히 키스를 받아들인다. 금멱 역시 봉황을 너무 사랑하니까. 

 

금멱이 마존의 가슴의 상처, 자신이 봉황을 죽일 때 냈던 상처를 만지지 않았다면,

그래서 봉황에게 죽음의 공포가 불쑥 떠올라 비로소 멈추지 않았더라면,

이후의 관계는 조금 더 달라졌을 것 같기는 하다

 

정신없이 뛰쳐나온 금멱은 수화의 유리정화에 당한 언우군을 구하고

언우군을 살리기 위해 마계의 구영동굴의 내단을 구하러 다시 마계로 간다

구영동굴에 금멱과 수화가 동시에 들어갔다는 보고에 당황하는 봉황

 

색을 보지 못해 빨간색을 구별 못하는 거 너무 마음 아팠다고...

그러나 그 덕분에 더 현명한 방법으로 내단을 구한 금멱, 수화를 마주친다

금멱이 가진 것은 뭐든지 빼앗아 버리겠다는 수화의 혐성 보소

사실 수화는 마존의 마음속에 아직 금멱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금멱을 죽여 후환을 없애려 하지만 때마침 마존이 들이닥치자 연극을 한다

 

아니 누가 봐도 수화가 금멱보다 쎈데요... 자신을 구하느라 너무 많은 영력을 소모했다 생각하는데다

자신을 찔러죽였던 바로 그 칼을 보는 순간 봉황은 앞뒤 따질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나를 죽인 건 너 아니었나?

수화가 부모를 죽인 범인이고 그걸 봉황에게 뒤집어씌웠다고 외쳐 보지만

그래, 수화가 그랬더라도 봉황을 끝까지 믿지 못하고 봉황을 죽인 건 금멱이 맞다

그 원죄가 끝까지 봉황과 금멱을 내리눌렀더랬다

 

금멱을 죽이려 했던 수화가 여기서는 왜 빨리 내빼라고 했는가 싶었는데

이 기회에 금멱을 죽이라고 마존을 종용하기에는 자신의 죄가 들통날까 좀 두려웠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마존이 금멱 죽이지 못할 거라는 거 사실 제일 잘 아는 이가 수화이기도 하고

 

금멱이 수화를 공격하려 할 때마다 막아서지만 

금멱이 피를 토할 때마다 어쩔 줄 모르는 마존

자기 손에 금멱 다치게 하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데 무슨 수로 금멱을 죽여...

 

그럼에도 금멱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격을 하니 이제 남은 건 죽느냐 죽이느냐 뿐

막다른 골목에 몰렸는데도 환체봉령을 던지려는 마존의 손은 덜덜 떨린다

 

이때 마존은 정말 금멱을 죽이려 했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던 것 같다 

아마 환체봉령 던지는 거 말고 더 효과적으로 금멱을 죽이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봉황의 능력 정도면 싸움 같은 거 칼을 들어 찌르는 거 말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금멱 상대로

굳이 환체봉령을 들어 던질 이유가 뭐가 있나

 

근데 이때는 금멱이 계속 공격을 하니까 방어를 하기 위해서라도 금멱에게 일격을 가해야 하는 상황

그 상황에서 환체봉령을 던졌다는 건, 금멱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살리려는 거였을 듯

 

금멱을 죽여야 한다는 상황에 내몰린 상태에서 금멱을 죽이고 싶지 않았던 마존의 본심이,

금멱을 죽이려 던진 게 아니라 살리려 던진 거나 다름없다

환체봉령이 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금멱을 보호했다기보다

금멱을 죽이고 싶지 않은 마존의 숨기고 싶은 그 마음이 금멱을 보호했던 것 같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환체봉령

그걸 주면서 봉황은 전부 다 돌려줄 수 없다면 아무것도 돌려주지 말라고 했다

금멱을 무조건 보호하는 환체봉령은

아이러니하게도 봉황이 금멱을 가장 미워해야 '마땅한' 이때에 가장 크고 화려하게

금멱을 보호한다

가장 보호하지 말아야 할 때에 

가장 크게 금멱을 보호하는 환체봉령 

 

환체봉령은 그렇기에 금멱에 대한 봉황의 사랑의 상징이자 크기나 다름없다

환체봉령을 부수려는 건 들키지 말아야 하는 자신의 마음을 또 들켜버린 데 대한 강한 반발일 뿐이다

그 환체봉령이 봉황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금멱은 그토록 없애지 말라고 애원하고

없애려고 하지만 차마 재빨리 없애지 못하고 울부짖은 금멱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하고

 

결국 봉황은 환체봉령을 없애지 못한다

금멱을 사랑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그러지 못하는 것처럼

 

 

뭐랄까, 이상한 선순환(?)이 계속 이어진다고나 할까

금멱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데 금멱 역시 자신을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느낌

그게 말이 안 되니까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면 할수록 그러기를 강하게 바라는 마음도 커지고

그 갈등이 자꾸만 맘속에서 커져 가고 그걸 덮으려 증오를 키울수록 증오를 덮을 만큼 사랑은 더 커지고

그 사랑을 덮기 위해 더 힘껏 미워하려 발버둥치는데 그럴수록 사랑은 증오보다 더 커지고

그래서 가장 미워할 때 가장 사랑하게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