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는 사실 보기에 살짝 지루한데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느낌이 강해서 방영 당시에도 8회와 연방하는 게 천만다행이다 싶었던 회차이긴 했다. 재하가 왕제에서 왕으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과 여전히 깐죽대고 뺀질대고 싸우는 커플을 볼 수 있다.......는. 8회에 중요하게 다뤄볼 내용이 많아 일단 7회부터는 회차를 나눠가기로 했다. 



대형사고를 친 커플을 따로 찾아온 항아의 아버지와 국왕 전하 재강. 재하에게 찾아간 사람은 뜻밖에도 항아의 아버지이고 항아에게 찾아간 사람은 재강이다. 항아의 아버지를 보자마자 공손하게 모이는 손과 절로 숙여지는 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아와 재강의 만남은 아주 훈훈하게 흘러간다. 항아씨라서 좋다, 우리 재하가 철없지만 잘 봐달라, 내가 국왕이니까 내가 막아주고 힘이 되어 주겠다 항아를 응원하는 재강. 이쪽 만남은 아주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재강이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았어면 항아는 조금은 더 마음 둘 데가 있었을까... 이후로 펼쳐진 항아의 파란만장한 하루하루를 보면 재강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큰 의지처는 되어 주었겠지.


그에 반해 아이고 재하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걸린 주제에 이 와중에도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고 온갖 잔머리 다 굴리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아버님 바짓가랑이 붙잡고 항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좀 순순히 사나이답게 가면 안 되는 거였냐...



마침내 예비약혼녀 자격으로 남한으로 내려온 항아. 바로 약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을 받아야 하니 '예비'를 붙이는 것을 보고 좀 얼떨떨했더랬다.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은 다 같은가 보다... 더킹에서 항아의 아버지는 정말 우리 아버지 상 그대로다. 북한 사람이고 북한 최고위층이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 밉상이고 미덥지 못하지만 사위가 될 사람이고 딸이 좋아하는 사람이니 큰절까지 해 가며 딸을 잘 부탁한다 비는 아버지.  그에 반해 호위병들을 내보내 항아 아버지의 마지막 체면은 살려 주지만 절대 맞절을 하지 않는 재하를 보며 새삼 재하가 왕족이고 왕제구나 싶었다.


7회 내내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재하의 철없음과 반비례하는 왕족으로 철저하게 교육받고 왕족으로 자란 재하의 모습이었다. 그것이 아무리 재하를 답답하게 하고 구속해도 그 안의 일원이라는 게 사뭇 느껴지던 회차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이 재하를 얼마나 외롭고 힘들게 하는지도.



못 산다고 깐족깐족. 이재하 너는 도대체 시비를 걸려는 거냐 도와주려는 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고 저 철없는 주둥아리를 그냥 콱, 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식사 자리. 남한이 남의 나라나 다름없이 낯설고 어렵기만 한 항아와 최소한의 눈치도 갖추지 않으려는 재하와 그런 항아가 어렵고 낯설고 못마땅한 대비의 환장의 콜라보 식사시간.


항아에게 남한은 정말 낯선 나라다. 아무리 관찰하고 보아온 것이 있어도 그 안에서 직접 살아보지 않은 항아에게 많은 것들이 정말 낯설었다. 우리에게는 공기처럼 몸에 붙은 것들이 항아에게는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우리가 통일이 된다 하여도 체제가 다른 상황에서 60년 이상을 살아 왔으니 저렇게 부딪칠 일이 많겠구나 하는 것이 새삼 느껴졌달까.


말이 같은듯 다른듯, 사상은 게다가 완전히 다르고, 항아는 바람 잘날 없다. 엄마한테 신나게 깨지고 있는 항아를 발견한 재하. 무슨 일인지 걱정이 되지만 대비는 아는 척도 말라고 한다. 입으로는 예, 하고는 바로 쪼르르 달려가는 이재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날 깐족대면서 벌써부터 슬쩍 잡혀 살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고 싶지만 아직은 펄펄 뛰는 물고기여.........


그러나 교육 중이라며 제지당하는 재하. 협박도 해보고 깐족거리기도 해보고 애교도 부려보지만 모두 fail. 결국 재하는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려...



그러나 달래러 가서 또 바로 싸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드라... 제발 다정한 것 좀 보여 달라고.... 니네 썸 타고 바로 약혼 아니니... 연애는 어디다 팔아먹은 거야... 시청자도 어리둥절한데 너네는 더 어리둥절할 거 아니니.... 그럼 만나면 싸우지만 말고 좀 다정다정하면 안 되는 거냐고... 어이고 속 터져.


싸우고 후회하고, 막말하고 후회하고 재하는 이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누가 이재하더러 츤데레라 하는가. 그냥 얘는 철없는 나쁜 시키다. 아직까지는. 츤데레란 무릇 마음은 있지만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해 앞에서는 안 그런 척 하다가 여기 오다 주웠다 하며 뒤로 쓱 뭔가를 건네고 도와주고 위해주고 뭐 그런 캐릭터를 말하는 게 아닌가, 재하 이넘은 한결같다. 앞에서는 막말하고 싸우고 뒤에서는 후회하고. 대쪽같은 이재하.


그러나 개샛기 1차 구간도 거의 끝나가니 시청자들은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된다. 어쨌든 왕이 되고 나면 재하의 외부적인 철없음은 차차 제거가 되고 내부적인 철없음도 차차 정리가 되어가니. 사람은 역시 시련을 겪어야 철이 드는 법인가... 짜증나서 언급도 안 했지만 7회 내내 봉구의 음모가 착착 진행이 되고 있었다. 한 나라의 왕실이 이렇게 일개 개인의 음모에 박살이 나나 싶을 만큼 어이가 없게 말이다.



왕과 왕비가 동시에 죽었다. 방금 전까지 하하호호 함께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절을 하며 국왕 전하라 부른다. 


재하 입장에서는 방금 전까지 통화했던 형이, 바로 어제까지 함께 웃고 떠들었던 가족이 죽었는데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승계 절차가 몰아닥쳐서 슬퍼할 틈도 없는 거다.


바로 비서실장에게 끌려가다시피 가는 재하에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란 가는 길에 차에서 잠깐 내려 어두운 밤하늘만큼이나 암울한 자신의 미래를 맞이하는 그 잠깐 뿐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형의 죽음, 그러나 재하는 빨리 운명을 받아들인다.


수상 만나고 종묘 갔다가 현충원 가요, 미국 대사보다 미국하고 전화하는 것보다 그게 먼저예요.


그래도 무엇을 우선해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재하를 보면서 처음으로 욕하는 걸 멈추고 감탄했다. 재하가 아무리 철없고 뺀질거려도 왕족은 왕족이라는 게 다시 한 번 더 실감이 나는 순간. 


그리고 이제 재하는,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그 길로 간다. 왕의 길로.



왕의 길이란 개인의 희노애락과 감정보다 공적인 것이 앞서는 그런 자리다.


가족의 슬픔보다 왕실과 국가의 안녕이 먼저인 그런 자리. 외롭고 힘들고 아픈 자리. 재하는 마침내 그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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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남북 관계의 급변화를 보니 더킹투하츠가 문득 생각났다. 더킹을 보면서 우리가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려면 남북이 힘을 합쳐야겠다, 두 번 다시 전쟁 같은 거 일어나면 안 되겠다, 진짜 재하가 국왕이고 항아가 왕비라면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외부에서 어지간히 이혼하라고 시달렸겠구나 싶어 안쓰럽고 등등등 혼자 시부렁시부렁 별 생각을 다 했더랬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침 혼자 보는 블로그도 아닌 듯 하고(찾아주신 분들 대단히 감사함다) 중간에 내버려두기엔 좀 아깝고 해서 아직도 성질나는 화유기 대신 더킹을 다시 손대 보려 하는데... 화유기도 더킹처럼 한 2년 지나면 아련한 그리움이 되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드디어 무사히 합동훈련을 마친 남과북의 장교들. 그러나 축하 파티에 재하는 보이지 않는다. 인사도 없이 떠나 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항아에게 빈 화장품 통을 선물이랍시고 남기고 떠나는 만행을 저지르는 이재하......... 아놔..........


사실 지난 리뷰에서 이재하는 변한 게 없다고 비난하긴 했지만 변한 게 없는 건 아니다. 소위 '썸을 탄' 것은 분명하고 그래서 두 사람 마음에 분명한 변화도 생겼다. 다만 마냥 설렜던 항아와 달리 재하는 현실의 무게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고 있었던지라 안 되는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신상에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거다. 


돌아오는 차 안, 재하는 마냥 신나지 않는다. 항아를 실컷 골려주고 오는데도 빌딩 광고의 멋진 근육 여인을 보고 항아라고 박박 우기질 않나... 표정이 이렇게 야시꾸리하다.



아니 사실 재하도 항아 못지 않게 항아가 계속 마음에 남아 덜그럭 거린다.


괜히 애꿎은 은시경을 자기 밑으로 불러 시경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일을 꺼내 온갖 구박을 다 하고(이 말도 안되는 밑도끝도 없는 질투는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대 항아랑은 선 안 보겠다며 제 발에 저려 펄쩍 뛰다가 막상 없다니까 몹시 서운해진다.


게다가 다른 북한 여자와의 선 자리에 나가서 하는 짓 좀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와 있는 시간 내내 항아 얘기 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재하 이 나쁜 시키야 최소한의 매너도 갖다버린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인정하자, 재하야. 지금 니 머릿속에는 온통 항아 뿐이잖아. 그걸 인정하기조차 무서울 뿐.


놀리려고 주고 간 빈 화장품 통조차 버리지 못하는 애틋한 항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와중에 재하와 항아의 결혼설이 터진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 여자를 선 보이게 하려 했다는 것 때문에 왕실은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되고 재하는 이것을 '사랑'으로 포장해서 "내가 그 여자를 사랑했습니다!"라는 명연설을 남기며 위기를 무마한다.


그래,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것은 안 되지만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힘이 있지. 특수부대 출신 여자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해버린 왕자라니,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남자가 영국에만 있냐! 우리나라는 자기를 죽이려던 여자를 사랑해버린 비운의 왕자도 있다! 가 되어버리는 상황이랄까.


그러나 아무리 위기를 넘기려 한 행동이라 해도 어찌 재하의 일말의 진심이 없었을까. 그렇기에 항아가 전화도 받지 않고 절대 선도 보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상심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저 엄청난 짓거리를 계획하지.


그나저나 불쌍한 은시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저 항아의 마음이 바뀌어서 은시경에게 선을 보러 가겠다 말했을 뿐인데, 재하는 항아가 은시경을 좋아해서 은시경의 설득에 넘어간 줄로 오해하고 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왕자병 도끼병은 들어봤어도 질투를 창조해서 할 줄은 몰랐어... 창조질투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바람에 재하는 더욱 더 열을 받게 된다. 제주도에서의 그 모든 쇼쇼쇼에는 사실 서운하고 상심하고 질투에 미친 남자의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라고 포장하려 해도 너무 갔어..................



다시 만났을 때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짠 이재하.... 하아.... 니가 정녕 남주냐.... 자신한테 홀딱 반하게 한 다음 뻥 차 주든가 평생 그리워하게 만든다든가 하는 유치한 생각을 하는 니가 남주 맞냐고...


아무리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해도 그렇지, 나중에 재신이 말마따나 이 엄청난 일을 일일이 꾸미고 계획한 게 다 재하가 그저 항아를 놀려먹고 복수해(?) 주려 한 게 다가 아닌 것은 맞는데... 그럴 거라 억지로 믿고 꾸역꾸역 보는데... 보다 보면 열불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키스하는 척 하면서 여자 마음 흔들어 놓는 저 바람둥이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사실 재하가 꾸민 것들은 남한의 여자라면, 연애 조금만 해본 여자라면 택도 없을 작전이었다. 오직 항아 맞춤 작전이랄까. 한밤중에 피아노는 도대체 왜 밖에 나와 있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그 시간에 왜 피아노 따우를 치고 있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아니까 넘어갔지... 재하도 아마 충분히 알긴 했을 거다, 이 유치한 작전은 오직 항아에게만 먹힌다는 거. 항아라서 이런 작전을 짰다는 거.




그리고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만다. 제 꾀게 제가 발등찍히고 만.........


그저 항아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고 항아가 자신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하려고만 했던 게 다일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항아를 보면서, 재하는 그만 덜컹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바보 같은 여자가 자신이 바라는 대로 홀딱 넘어가 안기는데 의기양양 내가 이겼다 이런 것은 1도 없다.


그만 심장이 내려앉아 버렸어................. 어뜩하냐 이 여자.



근데 사실, 재하는 굳이 저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였다.


재하는 항아를 사랑하게 되고 항아와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아니 그 후에도 겪어야 될 혹은 겪게 될지도 모를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남 주기는 싫고 나 하기는 아까운 심보...라기보다는, 그 비슷하긴 한데, 재하 같은 경우 자신과 항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두 사람이 그저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하자.


뭐 사실 더킹은, 편안하게 제멋대로 살고 싶었던 왕제 이재하가 왕이 되고 왕의 자리의 무게를 견뎌가면서 온갖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스스로 다 감당하고 이겨낼 만큼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재하 스스로 절대 넘고 싶지 않았던 가시 철조망을 넘어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뻔히 찔리고 아플 것을 아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가 포인트가 되겠다. 지금까지는.


그런데 이상하다. 그럼 이성적으로 항아를 설득해도 모자랄 판국에, 판을 이렇게나 크게 키워놓은 것은 자신이면서, 기어이 항아에게 상처를 주고 울리고 독한 말을 하게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올 이유는 뭐란 말인가.


재신이 말마따나 이런 것들을 부지런히 준비할 성격이 못되는 게 재하다. 굳이 왜 이 피곤한 코스를 집어넣어서 오히려 항아의 감정을 더 상하게 해서 일을 그르칠 위기를 자초하느냔 말이지.



아니나 다를까, 항아는 약혼하겠다는 도발을 해 버리면서 재하를 몹시 곤란하게 만든다.


아니, 약혼을 하고 싶지 않았으면 그런 방법을 쓰면 안 됐지 재하야..... 그리고서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모습이라니.


그래서 약혼을 하고 싶다는 거냐 아니라는 거냐.


재신이까지 보내서 염탐을 하던 재하. 결국 본심을 털어놓는다.


난 너를 좋아하지만, 너를 얻기 위해 편한 길 다 놔두고 몸고생 마음고생 하고 싶지 않다. 편한 길 놔두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항아 이 대인배 신녀성 같으니.... 시원하게 용서하고 이별의 악수를 권한다.


이대로 끝. 굿바이. 다시는 안 보는 거다. 여기서 안녕, 하면 영영 마지막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재하는 잘 안다.


선뜻 손을 잡고 그래 잘 가라, 고맙다 입이 안 떨어진다.


아씨, 그래 맞아. 여기서 안녕, 이 맞는데............ 맞는데................... 그런데.............

이재하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모니터 뚫고 나오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이별 여행도 아니고 이별 술자리는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괴해...




현실의 벽이 너무 두터워 헤어지기로 했지만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한 젊은 남녀가 술까지 들이켰으니 이건 뭐.........


눈에 뵈는 게 없어. 아니 좋아하는 건 맞다규....규........... 내일이면 헤어지는 거 아는데....데....데.........


감정이 넘실대어서 그만 키스를 나누고 마는 두 사람. 키스하려고 온갖 수작을 다 부리는 두 사람의 섹시한 대화가 이 키스씬의 백미다. 너만 아니면 된다는 항아도, 너는 아랍 왕자랑 결혼 못할 거라는 재하도, 사실은 지들이 뭔 말을 하는지 1도 몰랐을 거야. 



그러다 그만 딱 걸렸다.


재하의 형과 항아의 아버지에게. 하필이면 키스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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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때문에 너무너무너무 열받아서 다 때려칠까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도 보는 사람 없고 어차피 나 혼자 중얼거리는데 때려쳐도 뭔 상관이야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려칠까 말까 하며 다시 본 5회에서 또 새삼 오공이와 삼장이 예뻐서 혹해 버림 ㅠㅠ


그래, 14회까지 보고 결정하자 싶음. 어쨌든 얘네 작감이 잘 안 붙여주고 뭘 잘 안 보여주는 그 와중에도 붙어만 있어도 텐션 쩔고 이쁘니까...


'러브러브'할 때 나타나 방해한다는 악귀를 잡기 위해 모텔에 출동한 오공과 삼장. 악귀를 불러낸다는 핑계로 침대에 누워 온갖 개수작 아니 원숭이 수작을 부리는 오공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수작에 거의 홀라당 넘어갈 뻔 했던 선미는 심장이 철렁했나보다. 하긴 아직까지는 오공이 단계가 금강고가 나로 하여금 저 여자를 사랑하게 시켰어!!!! 그래서 내가 널 열라 사랑해!!!! 에 머물러 있었음. 선미는 자기 감정만 강요하는 손오공에게 섭섭하고... 우마왕은 오공이 사랑의 노예, 라고 했지만 금강고가 시켜서 사랑을 시작한 오공에게 선미는 거의 다 넘어가 버린 것 같다.


오공의 사랑은 허상이다. 금강고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사랑. 오공이 강변하듯 '사랑하고 싶어서 하는 사랑'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허상에 끌릴 만큼 선미는 외로웠나보다. 하긴 어떤 심리학 실험에서 밝혀졌듯, 우리 뇌는 잘 속는다. 볼펜을 입에 물고 웃는 얼굴을 했던 사람들은 실제로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사랑이다. 사랑만큼 속아 넘어가기 쉬운 것이 또 있을까.



"내가 좋아한다고 떠들어대는 거 그만할 테니까, 네가 좋아하는 거 떠들어봐."


오공은 팔계를 보러 아이스크림 가게로 몰려들어 하염없이 기다리며 팔계가 가는 곳 어디나 쫓아다니는 팬들이나 자신이나 '맹목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을 알고 심란하고 경악하지만 자석이 이끌리듯 다시 선미를 찾아온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원래 사랑은 니가 아프니 내가 아프다, 의 경지에 이르를 때 완성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오공이 요괴라 사랑의 감정을 잘 모른다 해도 사람이라 해서 더 나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 역시 내가 사랑하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단계에 머물러 있고 거기서 끝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썸이 나오고 그래서 밀당이 나온 것 아닌가 싶다. 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널 사랑하는 감정이 더 큰 것 같으면 자존심이 상하니 밀고 당기기가 나오는 것.


그런 면에서 오공은 밀당이 없다. 금강고가 시켜서 시작한 사랑이라지만, 어쩌면 오공의 사랑은 가장 순수하고 강렬한 형태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유아기적인 사랑에 머물지만, 5회에 이르면 오공은 선미의 감정, 선미가 느끼는 것, 선미의 호불호가 중요해지고 그걸 배려해주고 싶어진다. 그리고 결국 내 감정보다 선미의 감정, 나보다 선미가 더 중요해지는 단계 -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서 금강고가 오공을 구속하는 게 아닌 단계로 가는 것 같다.


그러니 아무리 버티려고 노력해도 선미는 속수무책 무너질 수밖에. 오공이 계속 1차원적인 사랑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면 어쩌면 선미도 오공을 사랑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선미는 우마왕의 기록 필름 속으로 들어가버린 요괴를 찾아가는 일에 '우리 오공이'를 데려가지 않기로 한다. 지난번 요편에 들어간 오공이를 가둬 버리려 했던 우마왕을 잊지 않았던 것. 오공이 선미의 마음을 헤아리기 시작하면서 선미가 녹아 들었듯이, 선미가 오공을 배려하면서 오공은 더욱 더 사랑이 깊어지는 아름다운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 같다. 



생령의 음모에 총을 맞아 죽어가던 선미를 데리고 나온 오공. 선미가 좋아하는 초록색과 영화와 딸기 아이스크림으로 선미가 무사히 돌아온 걸 환영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영화를 보는 선미를, 그래서 무사한 선미를 확인하는 오공은 마치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표정이다.



선미는 오공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무슨 짓까지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12회에 이른 지금까지도 모르는 것 같다........


선미는 오공이 자신의 마음까지 헤아려 가며 옆에서 사랑한다 하자 어느덧 홀라당 넘어가 버렸고 그걸 한주까지 눈치채고 마는 단계에 이른다. 우마왕은 그보다 더 일찍 알게 됐고.


12회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마음이 금강고에서 비롯됐다고 믿고 있는 오공이기에 그 마음이 얼마나 깊든, 더 얼마나 깊어지든 관계없이 선미에게 오공의 사랑은 진짜가 아니다. 허상이다. 언젠가는 그래 우리 사랑했었지, 도 아닌 무(無)로 돌아갈 감정. 끝이 뻔한 길로 가고 싶지 않은 선미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나보고 너 좋아해 달라고 하지 마. 나는 널 좋아할 수 없어, 나는 또 세상에 홀로 남겨질 텐데, 사랑받았던 기억이 가짜가 되어 버리면 난 정말 이 세상 그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거야. 그걸 내가 견딜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선미의 마음은 이런 것이었던 것 같다. 자꾸만 오공에게 이끌리는 게 괴롭고, 그 마음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흔들리는 게 힘들다.



사실 그동안 계속해서 오공은 마왕을 물먹일 계획을 착착 세우고 있었긴 했다. 그걸 언제 터뜨리느냐의 문제였지.


그리고 선미에게 저 말을 듣고 온 날, 오공은 우마왕에게 삼장의 피를 마시게 해서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느껴보게 만든다.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고통을 너도 느껴봐, 오공의 심정은 딱 저거였다. 



선미를 구하기 위해 세상 하나를 태워 없애버렸던 오공이었다. 세상 따위 어떻게 되든 노상관, 선미를 살리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했다.


근데 사실 이건 오공이 금강고 때문에 본능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 것이기도 하지만, 오공의 사랑이 금강고를 뛰어넘기 시작한 첫번째 단계라는 증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오공은 이 세상을 구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계속 삼장, 아니 선미에게 금강고를 빼달라고 온갖 수작과 애원과 협박을 일삼았고 심지어 한주를 미끼로 선미를 거의 끝까지 몰아붙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오공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삼장을 먹어치우는 게 아니라 삼장이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금강고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오공은 이렇게 세상 하나를 태워 없애면서까지 선미 - 즉 삼장을 구할 필요가 1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죽게 내버려두는 게 나았지, 그럼 삼장은 사라지고 자신은 금강고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원숭이가 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오공이 선미를 구할 때 그런 생각은 1도 못한 것 같다. 오공의 진심, 오공의 깊은 곳에서 오공을 움직인 마음은 그런 것들을 계산하지 못하게 만든 것 같다. 그게 오공의 심장을 움켜쥔 금강고의 힘이라 해도 과연 그게 전부일까. 


그래서 오공은 그토록 분노한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이 자유로워질 기회마저 박차고 구해낸 선미가 너를 사랑하는 일이 고통스러우니 안 하고 싶다고 하는 말이 오공을 상처 입혔을 테니까.


금강고는 억지로 사랑에 빠진 자신만을 괴롭히는 게 아니다. 가짜 사랑에 흔들리는 선미도 고통스럽다.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 역시 금강고에서 비롯됐다. 게다가 선미에게 거부당한 상처까지 겹쳤다. 원숭이가 돌지 않을 도리가 있나.


그러니 선미를 꼬드겨 금강고를 채우게 만든(금강고를 구입한 것도 마왕이다, 굉장히 큰 대가를 치러 가며) 우마왕이 죽도록 미울 수밖에. 오공이 성격에 죽이려고 덤비지 않고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느껴보게 만든 정도에 그친 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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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팔찌를 빼고 싶은 마음 + 감히 나를 이용해서 마왕이 신선이 되는 포인트를 채워주려 해, 에 따른 배신감과 분노로 선미와 함께 일하는 한주가 좀비에게 당하게 내버려 두든가 아니면 팔찌를 빼라고 종용했지만... 어떻게 알고 나타났는지 하여간 뾰로롱 나타난 마왕 때문에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깨달아 버렸다. 삼장이 슬퍼한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는 거. 삼장의 슬픔을 견디지 못하리라는 것.


타통여통(他痛汝痛). 그녀가 아프면, 너도 아프다. 이건 그 전설의 드라마, 다모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더랬지.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건 뭐, 절대 원하지 않는 것을 차고 하찮은 인간 지키는 일을 하는데 가슴까지 아파야 하다니 손오공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타통여통 좋아하네. 타똥여똥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싼 똥 내가 치우러 다니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이 나쁜 노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대놓고 팔찌 안 뺀 거 잘했어 빼자마자 내가 널 잡아먹었을 거야, 라고 씨부린다.


선미는 손오공이 금강고 때문에 자신을 사랑한다 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상처받는다. 이미 선미는 오공을 의지하기 시작했기 때문.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던 선미에게 거짓이든 뭐든 자신을 지켜준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 아니 요괴에게 그래 이건 가짜야 하고 매몰차게 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게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니까.


그때마다 손오공은 아주 명확하게 선미에게 일깨워 준다.


내가 널 지키는 게 아냐. 이 금강고가 널 지키는 거야.


그래놓고 선미가 단톡방에 자기만 초대 안 했다고, 천계에서 쫓겨났을 때보다 더 비참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미는 웬만하면 손오공을 부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오공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던 것. 손오공이 저렇게까지 서러워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선미도 시청자도, 손오공이 선미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는 게 손오공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오공이 자신을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섭섭해하는 것, 선미를 찾아다니는 것이 금강고 때문인지 아니면 선미에게 조금씩 조금씩 빠지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다른 인간은 구하지 않는다는 손오공을 끌고 오지 않으려 하고, 마왕은 자꾸 악귀를 퇴치하는 일을 하라 하고 선미는 혼자서 해보려고 애를 써본다.


식충이가 붙은 선미를 발견한 오공. 볼 빵빵한 선미 느무 귀여운 거 아니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람쥐 같아...


근데 선미를 발견한 오공이 짓는 미소가, 뭔가 진짜 반가워서 짓는 미소 같은 건 다만 내 착각일까. 금강고가 선미를 보고 싶게 만들고 선미를 찾아다니게 만들고 있지만 그렇게 행동하면서 손오공의 마음 안에 진심이란 것도 같이 자라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이번 에피소드는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악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럼 사람들은 왜 날씬해지고 싶은 걸까? 건강을 위해서 몸무게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미에게는 악귀가 붙지 않는다. 결국 식충이라는 악귀를 만들어낸 건, '타인에게' 그럴듯하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과 그것을 이용하는 비지니스가 아닌가 싶다. 날씬한 여자들이 더 살을 빼야 한다며 거식증에 걸리는, 겉으로 보이는 게 다인 현대사회의 병폐가 식충이를 만들어 냈다고나 할까.


이번 작품에 홍자매는 나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많이 애를 쓰는 것 같다. 선미가 최종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지옥문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종류의 인간의 욕망이 뭉친 것일 테니까.



야이 원숭이 샛기야 잊을 만 하면 내가 널 사랑하는 게 금강고 때문인 거 일깨워주지 말라고!!


의술이 아닌 도술을 쓰라는 선미에게 식충이 물리치느라 힘들었다며 밴드를 붙여주는 손오공. 


언젠가는 사라질 금강고 - 반드시 끝나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사랑, 그냥 미친듯이 퍼부어줄게. 내 감정은 가짜이니까. 나는 끝날 거고 너는 다시 혼자가 될 거야. 그때까지 니 옆에 있을게. 사랑해, 진선미.


입을 확 꼬매놔야 해 저 원숭이 샛기.... 실컷 구해주고 입으로 까먹고 실컷 잘해주고 입방정으로 또 까먹고를 무한반복하고 있다.


선미는 손오공이 자신 옆에 있는 것, 자신을 지켜주는 것, 사랑한다 말하는 게 다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새삼 또 섭섭해지고 무언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된다. 


손오공은 진짜가 아닌데, 선미는 자꾸만 진짜가 되어가고 있다. 가짜 사랑을 퍼부어주는 사람도 아닌 요괴를 진짜로, 진심으로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사람'의 비참함과 슬픔.



그런 마음이 선미로 하여금 손오공을 부르는 일을 망설이게 만든다. 하찮은 인간 따위를 지켜야 하는 일이 개짜증나는 손오공에게 자꾸만 기대게 될까봐. 애초에 금강고를 채운 이유가 잡아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렇지만 선미는 금강고 때문에 마왕과 맺은 계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고야 만다. 자신이 '삼장'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세상이 끝장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서는 이 세상이 그렇게 끝나게 내버려둘 수가 없게 되었고 그것을 막는 게 삼장의 소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면이 있었다면, 삼장의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고 난 후의 선미는, 능동적으로 그리고 주체적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손오공을 부른다. 나를 진선미이기 때문에 지키는 게 아니라 삼장이기 때문에 지켜 달라고.


예, 지켜 드리지요.



그러나 손오공은, 입으로는 선미를 고통스럽고 슬프게 만드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단톡방에 초대받지 못한 게 너무 비참하고 짜증나고,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 모든 것이 과연 선미를 보고 싶어하게 만든 금강고의 힘이었을까? 


손오공은 선미가 불러주길 기다렸다,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깨닫기 훨씬 더 전부터. 손오공 본인은 이 모든 것이 가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가짜와 진짜는 구별할 수 없이 섞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선미가 그렇고 손오공이 그렇다.




그나저나 이번 회차에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나왔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제물'이 필요하다는 것 - 그 제물이 선미일지 손오공일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이게 아마 하이라이트가 되겠지. 선미든 손오공이든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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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가 본투비 삼장인지 아닌지 생각을 하다 보니 선미가 본 흉사 항아리가 생각나고 선미가 오공을 풀어주는 바람에 삼장이 되었다는 얘기며 요괴와 인간은 필시 악연일 것이라는 하선녀의 말이며 절대 오공과 선미는 인연이 될 수 없다고 단정짓는 우마왕의 말까지, 막상 두 사람(아니 한 사람과 전 신선 현 요괴?)의 마음은 이제 통했는데 의문이 무지하게 늘었다.


그래서 이 둘이 어떤 인연인지, 삼장이란 뭔지 궁금해져서 연어질을 해봤음.



9회와 10회를 걸쳐 놀라운 사실 하나가 밝혀졌다. 삼장의 계약, 삼장의 소명, 금강고의 주인 같은 것이 삼장, 아니 선미가 절대 벗어던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


삼장이 특별해지게 된 것, 삼장이 된 것이 모두 손오공을 풀어주면서 시작된 거라고 하고 손오공이 그걸 인정하고 선미는 오공을 풀어주었을 때 오공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넌 나를 풀어준 벌을 받게 될 거야."


그럼 도대체 선미의 특별함은 뭘까? 선미는 언제부터 특별했을까? 정말 오공을 풀어주면서부터였을까?



아니 근데 뭔가 이상하다. 선미가 오공을 만났던 것 자체가, 선미가 귀신을 볼 줄 아는 '특별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우마왕 역시 나는 그런 아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고 귀신을 퇴치하는 더 좋은 신형 우산을 주겠다고 애를 꼬드겨서 오행산에 들여보내는 바람에 선미는 오공을 만나게 됐고 결국 오공을 풀어주게 됐다는 것인데...


선미가 오공을 풀어줘서 특별해졌다기보다 선미가 특별했기 때문에 오공을 풀어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으응???????


그럼 오공을 풀어주기 이전과 풀어주고 나서의 차이는 뭘까. 그건 선미가 '삼장'이 됐다는 것이다. 오공을 풀어주기 전의 선미는 그냥 단순히 '귀신 보는 아이'였는데 오공을 풀어주고 나서부터 '삼장'이 된 것 같다. 오공을 풀어주고 나서인 것으로 짐작되는 할머니와의 대화와 상황을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선미가 다쳐서 피를 보자 악귀 하나가 선미에게 달려들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선미를 구해주면서 피를 보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선미에게 선미를 지켜줄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고 말해준다. 오공을 풀어줬을 때 할머니는 살아 계셨으니 지금 상황은 오공을 풀어주고 난 후이고 - 따라서 선미는 이미 삼장이 되고 난 후다. 


근데 선미가 진정한(?) 삼장이 된 건 25년이나 지나 오공을 다시 만나면서부터.



4회는 그래서 의미심장한 회차다. 선미는 흉사 항아리에서 지옥문이 열리는 광경을 보게 되고 이걸 수보리조사는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받았다'고 표현한다.


뭔가 이상하잖아... 오공을 풀어준 벌로 삼장이 됐다는데, 그리고 이미 선미는 오공과 함께 악귀 때려잡기 미션을 수행 중이었고 '소명'을 받은 이후에도 뭐 별다른 소명 수행 작업을 따로 한 게 아니라 그냥 하던대로 악귀를 잡으러 다니는데, 수보리조사는 이때에야 비로소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받았다'고 얘기한다.


우마왕이 한낱 인간이 세상이 망하는 걸 막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수보리조사는 "그래서 손오공을 뒀잖나."라고 대답한다.


우마왕으로 하여금 신형 금강고를 씌우게 한 것도 사실 수보리조사로 대변되는 '천계'다. 그냥은 절대 말을 안 들을 것 같으니까 금강고를 씌워 오공을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 선미의 옆에 두고 선미가 삼장의 소명을 행할 수 있도록 돕게 만든 것.


그런데 이때 나누는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삼장이 해야 할 최후의 일은 - '제물을 바치는 것'이 되는 것 같다. 우마왕은 처음에 그 제물이 되는 이가 삼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의심한다. 혹시 그 제물이 손오공이냐고.



사실 오공은 세상이 어찌 되든 노상관인 놈이다. 선미를 구하기 위해서 세상 하나를 태워 없애는 것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해치우는 놈.


그리고 이것이 아마도 오공이 스스로 '선미를 위해' 제물이 되게 만들 것 같다. 세상이 어찌 되든 아무 상관 없지만 선미가 그 세상을 보존하길 원한다면 기꺼이 선미를 위해 제물이 될 마음이 완벽하게 자라 버린 것.





선미는 오공 때문에 '특별함' 생겼다고 오공을 원망하고 자신의 특별함을 몽땅 책장수에게 넘겨 버렸지만...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이미 선미는 특별했고 결국 오공을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 선미로 하여금 오공을 풀어주는 '죄'를 짓게 하고, 선미가 오공에게 금강고를 씌워 오공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고, 오공이 결국 선미와 '진짜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들어서 오공이 '선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만든 것 - 이게 천계의 빅 픽처였던 것 같다.


하, 이게 무슨 개수작.


어쩌면 지옥문이 열리지 않도록 바칠 제물로 손오공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그냥은 절대 말을 들을 리 없으니(오공이라면 천계를 박살내 버릴지도) 삼장의 소명을 선미에게 내려 오공이 선미의 말을 듣게 만든 게 아닌가 싶기까지. 그러니까 이건 오공의 입장에서는 '악연'이 맞다. 지 죽을 길로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는 셈이다. 



선미가 애령이 아닌 사령을 주운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인 것 같고, 오공이 남의 말 하는 악귀를 때려잡을 때 그 악귀에게서 들은 말도 그래서인 것 같다.


네가 날 죽일 거래.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키스를 나눌 때 울린 종소리가 그래서 사령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키스를 기점으로 손오공은 금강고를 차고 있지만 그걸 벗어도 선미를 결코 떠나지 못하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선미를 지켜줄 것이고 - 그래서 결국 죽음의 길로 간다는 의미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천계도 예상하지 못한 게 있었을 거다. 손오공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삼장을 내릴 때, 삼장의 소명을 다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였기에 삼장으로 점찍었던 선미가, 요괴도 신선도 아닌 인간이라는 것. 인간의 어리석은 마음이 악을 만들어내지만, 인간의 마음은 사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공이 결코 몰랐던 사랑을 가르쳐준 것이 선미가 아니었던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 선미가 오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것 같다. 그동안은 늘 오공이 선미를 지켜줬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마지막엔 선미가 오공을 지키게 되지 않을까. 이런 악연이라면 이건 인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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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는 금강고를 벗고 싶은 손오공의 투쟁과 몸부림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사랑을 해야 하는 족쇄를 찼지만 거기에 끝까지 반항하는 다채로운 원숭이 수작이 볼 만 했다. 


금강고 때문에 내가 널 사랑하긴 하는데 이건 많이 아니니까 이것 좀 풀어, 가 주된 골자가 된다. 그 가지각색 원숭이 수작을 모아보면...


1. 나의 사랑을 감당할 수 없으면 팔찌를 빼



내가 널 미친듯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

당장 팔계를 손봐주러 가야 하는데 니가 보고 싶어서 발이 떨어지지 않잖아! (하면서 애꿎은 포장마차 의자를 걷어참)

뽀뽀로 금강고를 작동시킨 게 맞는지 확인해야겠으니 다시 해봐.

응, 개수작이야. 잘해 볼테니까 뽀뽀해줘.

그렇게 재수없게 꼬나보는데도 예쁘잖아! 너 나 어쩔 거야? 감당할 수 있어? 나의 이 사랑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없지? 없으면 팔찌를 빼.

거절하겠어. 그럼 뽀뽀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이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를 빼주면 잡아먹을까봐 단호히 거절하는 선미에게 결국 목도리를 다시 둘러주고 덜덜 떨며 가 버리는 손오공.

아니 근데 그 목도리 원래 선미 꺼 뺏어갔던 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손오공은 안하무인, 내가 추우면 니가 춥든 말든 상관없어 나 안 추우려면 니 목도리 내꺼, 하던 놈이었던지라

내가 너무 추운데 선미가 춥다고 다시 목도리를 돌려주는 것(원래 주인 선미임)은 손오공에게는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ㅋㅋㅋㅋ

원래 사랑이란, 나보다 너를 더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는 것인가.


2. 개짜증나게 사랑하니까! 싫으면 이거 빼주든가



선미가 위험에 빠졌을 때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오공을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나는 게 다가 아니었나보다.

손오공을 '간절하게' 생각하고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난다는 새로운 룰이 생겼네?

근데 사실 손오공을 부르는 룰이 명확한 건 아닌 것 같다. 어떨 땐 이름만 중얼거려도 나타나고 어떨 땐 손오공 중얼거려도 안 나타나...

손오공 마음인가


사실 살자고 손오공 팔목에 금강고를 채웠고 손오공이 사랑한다며 뽀뽀해 달라고 원숭이 수작을 부리는 것도 모두 금강고의 힘.

그렇지만 계속 사랑한다고 그래서 너한테 목도리도 돌려준다 떠들고 있으면 듣는 사람 마음이 이상해지는 건 당연지사.

금강고를 채우기 전에도 손오공 자식 나름 먹이에 대한 예우(?)를 해준다고 좀 잘해줬으니,

선미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도 사실. 그래서 한 번 중얼거렸더니 침대에 불렀다고 좋아하는 원숭이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강고 때문에 자기 마음을 자기 맘대로 다스릴 수 없게 된 손오공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근데도 선미한테는 손가락 하나 못 대겠고 애꿎은 바위한테 화풀이.

하긴 냉장고에 만들어 넣어놓은 양념통을 보며 선미를 잡아먹었다면, 이라는 가정 만으로도 눈물이 주룩주룩 났으니.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의 차이점이 손오공의 눈물로 대변되는 것 같다. 죽였다는 상상 만으로도 눈물이 나지만 양념통을 못 버리던 원숭이 샛기 ㅋㅋㅋㅋ

10회에 선미 때문에 마음 아파 울며 흘리던 눈물과 정말 대비된다.

비록 금강고에 의해 시작된 사랑이긴 하지만 차근차근 진짜 사랑에 대해 배워 가면서

손오공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겠지. 금강고가 강제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


3. 화낼 거면, 이거 빼주든가



이제 선미가 불러주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처지가 된 손오공 ㅋㅋㅋㅋ

선미가 나름 잘나가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된 건 귀신 붙은 집을 알아보고 매물을 거래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귀신 붙은 집을 찾았다가 멋대로 쫓아온 손오공과 마주친다.


아니 근데 보고 싶어서 쫓아왔다며... 근데 악귀한테 선미가 죽을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건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당연히 선미는 화가 나지... 그래놓고 화내지 말라고 네가 화내면 내 마음이 아프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화내면 당연히 마음이 아파 화내지 마 화낼 거면

이거 빼주고 화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잇 이 원숭이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아직도 손오공에게 사랑이란, 금강고로 인한 흉사일 뿐이다. 생생하게 원숭이 본능이 살아 있다.


4. 유치해? 오그라들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선미는 어렸을 때부터 늘 혼자였다. 귀신 붙은 아이라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다. 혼밥은 일상.

아무리 그게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그게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틈새를 원숭이 샛기, 아주 적절하게 파고든다. 같이 먹어줄 테니까 꼭 부르라며 수작질인 손오공.

이제 밥 먹을 때마다 내 생각 날 텐데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스킬은 언제 연마한 거시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자신 대신 육공이를 놔두고 갈 테니 같이 먹으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는 부르지 말라고 기억도 뺏어 가더니 이제 안 부르면 칠공이 팔공이도 데려온다고 부르라는 손오공.

손육공이 유치해? 못 견디겠어? 그럼 이거 빼주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빼주면 손칠공이 손팔공이 다 델고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방심하면 치고 들어와 이 샛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선미는 서서히 손오공의 덫에 걸리는 것 같다.... 놓고 간 육공이를 보며 밥을 두 개 시켰어....

아니야 선미야 그거 아니야



선미는 평생 외로웠기 때문에 사실 저런 얄팍한 수작에도 금방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다.

혈육이라고 있는 외삼촌은 선미가 외할머니 잡아먹었다고 얼굴도 안 보려 하고 사촌여동생이라는 건 친한 척 하면서 돈을 뜯는다.

선미가 그 모진 냉대와 빨대꽂기를 견디는 건 그들만이 그나마 유일한 선미의 혈육이었기 때문인데...


이제부터 불러야 나타난다. 꼭 불러.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졸졸 쫓아다니며 나타나 자신을 적극 감싸주고 지켜주는 손오공이 있으니

비록 그 마음이 금강고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녹아들어가고 끌릴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


선미에게는 정말 간절하게 '내 편'이 필요했다. 세상이 뭐라 해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누군가가.

귀신이 무섭다지만 불쌍하게 떠돌아다니는 귀신들은 또 알뜰하게 챙기는 선미의 마음.

그게 사실 선미의 특별함이 아닌가 싶다. 이건 삼장 얘기하면서 해볼 얘기이긴 하지만.


5.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제발 이것 좀 빼줘



부르라고 노래를 불러도 손오공을 안 부르던 선미가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손오공을 불렀다, 위험하지 않은 때에.

그냥 옆에 있어 달라고.

사랑하니까 기꺼이 그러겠다는 손오공. 그 말도 자꾸 들으니 익숙해진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사랑해가 밥 먹자랑 비슷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익숙해지지마. 나의 사랑을 거부하고 이것 좀 빼줘,

라고 말은 해도 손오공은 그닥 싫은 표정은 아니다.

금강고에 갇혀 부르면 달려오는 개 같은 신세가 된 게 개짜증나는 단계를 서서히 벗어나는 것 같았다.

선미가 말버릇처럼 사랑하니까, 란 손오공의 말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손오공 역시 선미를 사랑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선미의 외할머니에게 강냉이를 보내주는 씬은 사이다였어 뭔가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았지만...


6. 다른 인간을 살리고 싶다면 이거 빼



선미는 삼장의 소명을 이행하기 위해 손오공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손오공이 부르면 달려와 준다는 것, 늘 옆에 있어준다는 것이 좋았나보다. 방점이 어디에 찍히느냐의 문제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삼장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해 네가 필요하니 나를 도와줘

사실 네가 부르면 달려와준다는 게, 가족 같고 친구 같고 연인 같아서 좋았어

선미의 마음은 뒷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손오공의 말이 진짜가 아니라 해도 그 말이 진짜처럼 느껴져서 외롭지 않고 좋았던 것.


그러나 손오공에게는 앞부분에 방점이 찍히는 거다.

감히 금강고를 이용해서 우마왕을 돕는 일에 나를 이용해

우마왕의 하수인 노릇 비슷한 거에 빡치기도 하고 꼼짝 없이 끌려다니는 게 빡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손오공을 빡치게 한 건 바로 이 '이용' 부분에 있지 않았나 싶다.

금강고 때문에 사랑에 빠지긴 했지만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 정말 빡치는 일이었던 것 같다, 손오공에게.

그건 다른 말로 '상처'라는 거겠지.





선미는 언제부터 삼장이었나, 를 쓰고 싶었는데 리뷰가 어마무시하게 길어짐

아무도 안 보는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길다고 그만함

사실 더 쓰기 싫어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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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이렇게 지를 때는 항아가 자신을 때려눕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어도 울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진짜 항아를 '여자'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항아가 여자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깨달았다고나 할까.


사실 여자의 무기는 눈물, 같은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항아가 상대적으로(특히 신체적으로) 너무 강하다 보니 오히려 항아가 여성적인 면을 내보일 때 더 강한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이재하에게)



바로 깨갱 하고 항아를 쫓아다니며 항아의 화를 풀어주려 이재하 식으로 나름 애를 쓰지만 항아는 본 척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좀 화가 풀렸나 재하가 안심할 때쯤 크리티컬한 공격을 날린다. 재하의 가장 큰 약점 - 스스로에 대한 경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지 내가 뭘 할 수 있어, 하는 그 부분을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다.


사실 재하는 신체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머리가 비상하게 좋고 꼼수를 잘 부리고 눈치가 빨라서 그렇지, 신체적으로 뭔가 증명해 보일 일은 웬만하면 피하는 편이다. 항아도 센스 있고 머리가 나쁜 것 같지는 않지만 확실히 항아의 신체적인 능력이 부각되다 보니 어째 이 커플은 좀 바뀐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항아의 도발에 완전히 빡친 재하는 항아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그 내기란 것도 밖은 춥다고 우겨서ㅋㅋㅋㅋㅋㅋ 안에서 러닝머신에서 먼저 나가 떨어지는 사람이 '꺼지기로' 하기. 


워낙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의 남녀가 만나서인지, 아니면 원래 얘네 성격 때문인지 하여간 재하는 입으로 매를 버는 스타일이고 항아 역시 만만한 성격은 아니라 부딪칠 때는 불같이 부딪치는데, 그 텐션이 되게 섹시하다. 이 장면도 사실 '지면 너 꺼져' 하는 부분인데 남녀의 텐션이 느껴지는 희한한 장면.



근데 하필 그들이 뛰는 러닝머신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무게를 감지하고 조금만 어긋나면 쾅 터지는 폭탄인지라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도 없고 폭탄을 얼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무진장 걸리고 어쩔 수 없이 러닝머신 위에서 죽어라 뛰는 두 사람.


이제는 너 꺼져, 가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 언제 싸웠냐는 듯 서로에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너 섹시해 너 멋있어 거짓말을 마구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정신이 아니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폭탄 무사 제거 후 기절했다 먼저 깨어난 재하의 눈에 항아는 이제 전과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 이 두 사람이 다음 회차에 약혼을 하니 마니 하는 관계로 맺어지기 전 WOC 때문에 남과 북을 오가며 훈련을 받을 때는, 남자 대 여자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먼저 '믿음'을 시험하고 믿음을 쌓는 과정을 거쳤다.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극한의 상황을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이겨내는 동안 '신뢰'가 쌓인 것.


사실 재하는 왕족 타이틀 때문에 이재하, 라는 인간 그 자체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재하의 아픔, 이재하의 슬픔, 이재하의 고통, 이재하의 생각, 이재하의 마음,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왕제 - 대군이라는 휘장 밑에서 그 누구도 제대로 봐주지 못했다. 그것이 재하를 될대로 되라지 하는 심정으로 몰고 간 것도 컸다. 항아는 인간 이재하를 장점과 단점 모두 싸안아 있는 그대로 봐준 가족 제외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것이 재하가 항아를 절대 놓지 못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이 폭탄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훈련소의 안전을 체크하겠다며 지들 멋대로 들어와 훈련장을 헤집는 상황. 항아의 속옷이 든 가방을 남자들만, 그것도 외국의 남자들 앞에서 까보여야 하는 치욕적인 상황에서 이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었던 재하는 크게 내지르며 항아를 구해준다.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


남주 도대체 언제 사람 되냐며, 언제 멋있어지냐며 하소연하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아, 드디어!!! 했던 장면. 은시경도 항아도, 남북 교관들도 뺀질이 대군 이재하를 처음으로 다른 눈으로 보게 됐던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재하의 치명적인 약점.... 멋있는 게 오래 가질 모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와중에 남과 북에서는 재하의 결혼 얘기가 불거져 나온다. 남북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단계로 재하를 북한 여성과 결혼시키자는 것.


이게 바로 재하가 '어쩔 수 없이' 자조하며 살게 만든 왕족 타이틀이 재하를 죄는 수준이다. 결혼조차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는 것. 그것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북한, 그 북한 출신 여자와의 결혼이라니.


그리고 거론되는 사람이 재하와 항아라는 사실은 두 사람을 심란하게 만든다. 둘 다 미쳤냐고 펄쩍 뛰지만 두 사람 마음에는 이미 동요가 인 후다.



그동안 재하에게 항아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항아가 여자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게 되고, 항아에게 저도 모르게 조금씩 스며들게 된 모양이다. 항아와 결혼하는 건 미친 짓인데, 항아가 은시경과 하하호호 하며 눈싸움 하는 건 눈꼴시려 볼 수가 없다.


질투작전이냐며 으르렁대 보지만 항아에게는 먹히지도 않고, 오히려 질투하느냐는 말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성질만 난 재하. 이때부터였나... 애꿎은 은시경이 말려든 것은... 은시경과 항아는 한 번도 서로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품어본 적이 없건만, 지난번 모닥불 오손도손에 이어 아이 까르르 하하하 눈싸움 때문에 재하는 항아가 은시경을 좋아한다고, 은시경이 항아를 꼬셨다고 철떡같이 믿게 되고 그 말도 안 되는 질투가 장장... 9회인가 10회까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 말대로 진짜 뒤끝 쩐다...



12회까지 재하의 치명적인 매력이자 단점이 또 터져 나오느니... 어머 멋있어 - >역시 개샛기 - >그래도 좀 멋있어 - >역시나 개샛기 이 무한루트를 계속 탄다는 것이돠...


항아를 멋지게 구해줄 때만 해도 좀, 남주로서의 멋있음을 되찾나 싶더니 같은 팀 동료를 놀려먹어서(있는 정성껏 놀림)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갑자기 남북이 대치 상황에 처해 북쪽에 억류될 위기에 닥치자 재하는 자신을 도우려는 항아를 끝까지 믿지 못하고 쏴버린다. 다행히 항아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서 죽지는 않았지만 재하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죽이려 했다는 그 충격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다.


사실 이때 재하가 항아를 쏴버린 것은 위험해서가 아니라 배신감 때문이었다. 항아를 믿었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수준이랄까. 너 끝까지, 라는 재하의 말은 너를 믿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라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실 형과 북한 수뇌부의 '마지막 훈련'이었다. 남북 단일팀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이상 그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는가가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모든 것을 재하가 망쳐버렸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자신이 떠안겠다는 형에 재하는 미안하기보다... 빡친다.


이렇게 남북단일팀이 해산되고 그 모든 책임, 그 모든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재하는 웬만하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에 휘말리지 않으려 온갖 힘을 다하지만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있는 힘을 다 해 일을 마무리한다. 그것이 형이 보고 싶었던 재하의 가능성, 왕족으로서의 '무언가'이기도 하고 재하의 잠재력이기도 하며 그 힘이 결국 재하가 좋은 왕이 되는 길로 이끈다.



역시 이재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연한 표정으로 마지막 훈련이었던 60킬로 완전군장 뛰기, 걷기? 를 마치면 되지 않느냐고 큰소리치며 한밤중에 나갔지만 적당히 하다 중간에 봐줄 줄 안 거였다. 아니, 택도 없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60킬로를 뛰어야 하나 암담하던 차에 은근히 기다리던 항아가 나타난다.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재하. 참 항아는 대인배야. 자신을 못 믿고 총을 쏴버린 재하를 돕기 위해 60킬로 완전군장 행군을 같이 하겠다고 나서다니.


이 모든 것이 사실 재하가 원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다리 부상 때문에 고통도 엄청나고 이렇게 코너에 몰린 것이 열받고 억울하고, 재하는 미치겠다.


그때 독침인 줄로만 알았던 침통을 이용해 재하의 다리부상을 치료해주는 항아. 항아에 대한 무한믿음이 싹텄던 때가 이때가 아니었나 싶다. 항아한테 제대로 반한 때도 이때가 아니었나 싶고. 안 반하기엔 외로운 재하 옆을 유일하게 지켜준 사람이었고, 게다가 너무 예뻤어...



힘든 길을 꿋꿋이 가지만 다리부상까지 당했는데 안 그래도 힘든 길이 더 힘들다. 내가 왜 이 개고생을 해야 하나, 도대체 나한테, 내 삶에 선택권이라는 게 있긴 한 건가, 원해서 왕족으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져야 할 짐의 무게는 너무나 어마어마하다.


그나마 왕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수준이라니. 항아는 그냥 뺀질이로만 보던 재하의 또 다른 모습과 그 아픈 속을 보게 되고 재하에게 더 깊은 연민을 갖게 된다. 확실히 초반에는 항아가 재하를 더 좋아했어... 더 먼저 더 깊이. 재하는 빠져나갈 궁리만 했고.


너무 힘드니 포기시킬 생각에 드러누운 거였지만, 재하는 늦었어도 마치려는 의지를 보인다. 결국 시간 내에 미션을 성공시키는 재하. 남북 단일팀은 무사히 지켜졌고, 이제 둘은 서로를 완전히 남자와 여자로 보게 됐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도 됐다.


이런 아름다운 엔딩 뒤에 이어질 5회에는 뭔가 재하가 항아를 그리워하거나 하여간 뭔가 좀 더 발전된 것이 있을 줄 알았............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재하 이 나쁜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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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잡아먹으러 왔어 개당당하게 커밍아웃하긴 했으나 당장 잡아먹을 수 없는 사정이 있었으니, 인간과 요괴 내지 신선이 맺은 계약은 아주 강력해서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온갖 개수작, 아니 원숭이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으니....


정성껏 상처를 싸매주고 널 지켜줄 계약을 다시 맺으려고 하니 이전 계약을 파기하자고 꼬드긴다. 아니 그럼 그 전에 내가 널 잡아먹으러 왔어 커밍아웃을 하질 말았어야지 지금 와서 잘해주면 당연히 뭔가 의심이 들지 않겠냐구...


꽁으로 늙지 않은 진선미 파이팅임. ㅋ


잡아먹고 싶은데 잡아먹을 수가 없고 진선미는 시키는대로 안 하고 수작에 넘어오지도 않고 열 받아서 선미네 집 벽을 부수는... 이런 벽밀 세상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장의 피 냄새는 연꽃 냄새였다고 했나 하여간 요괴들과 악귀들에겐 견디기 힘든 유혹인 것 같다. 천년 신선 수행 중인 우마왕조차도 삼장의 피냄새를 맡게 되면 잠들었던 요괴 본능이 깨어나는 걸 보면.


이번 생은 망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다음 생을 기약하고 나한테 먹히는 쪽을 택하라는 택도 없는 소리를 계속 하는 손오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쒸 내 목숨 그냥 너한테 주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원숭이 샛기야


이번 회는 손오공이 금강고를 차게 되는 회차이기도 한데, 과연 그전에 손오공은 진선미를 잡아먹을 생각에만 골몰했나, 과연 진선미에 대한 마음이 - 비록 그게 남녀 간의 마음이 아니라 하더라도 하여간 그 어떤 마음이라도 1도 없었느냐, 진짜 먹이를 지키기 위해서만 잘해 줬나 하는 것을 알아내는 회차로도 쏠쏠하다.



자신을 풀어준 대가로 삼장의 업을 지게 된 삼장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을 가지고 삼장에게 잘해 주기엔 지나치게 나쁜 샛기라서... 뭔가 양심의 가책 비슷한 것을 느끼다가도 삼장 잡아먹을 때 발라먹을 양념 만들고 뭔가 찜찜함과 안쓰러움 같은 것을 느끼나 싶으면 또 양념 탄다고 지랄하고 ㅋㅋㅋㅋㅋㅋ 이넘의 원숭이 샛기... 피도 눈물도 없는 샛기...


금강고를 차고서도 저놈의 삼장 발라먹을 양념을 냉장고에 고이 간직한 것을 보면 손오공이 진선미를 완전히 사랑하게 되기 전까지 손오공에게 진선미는 금강고로 인한 주종관계(라고 하기엔 원숭이 샛기 반항이 지나치게 크긴 하지만)로 얽히고 계약으로 얽힌 관계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손오공 역시 자신의 마음이 금강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리얼 트루 라브인지 구별해낼 방법을 찾기 어려웠겠지.


어차피 진선미, 아니 삼장은 정말 탐나는 먹을거리이고 주종관계만 끝나면 잡아먹을 수 있는데 굳이 내 마음이 어떤가, 그것도 인간 여자에 대한 마음이 어떤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그러기엔 하여간 타고난 나쁜샛기라서)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언뜻언뜻, 진선미를 먹이로서만이 아니라 '뭔가 알 수 없이 자꾸 마음에 걸려' 지켜주는 모습이 보이는 걸 보면, 손오공도 진선미도 몰랐겠지만 금강고를 차기 전의 손오공 마음이 100% 나쁜 마음만은 아니었던 것도 같다. (99%는 나쁜 마음이었어...)


악귀가 망가뜨린 우산을 고쳐서 진선미에게 돌려주고 위험하니까 깜깜한 골목에 오래 있지 말라고 얼른 보내고...



삼장, 아니 진선미는 손오공이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자신을 잡아먹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그걸 이용해서 안전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삶이었지만 열심히 살아온 자신이 대견하다 말하는 선미를 보고 또 마음 한구석이 뜨끔해진 손오공. 뭐든 본능대로 살고 움직이는 원숭이샛기에게 인간이 가지는 절실함이 이해될 리 없다. 9회에도 절실함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간절하다'는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선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풀리면서 선미의 생에 대한 간절함, 평범한 삶에 대한 간절함,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간절함이 선미를 움직이게 하고 그게 또 손오공을 움직이게 하니까.


뭔가 좀 느끼는 것 같으면 양념 만들고 뭔가 좀 깨달은 것 같으면 나한테 생을 포기하라고 협박하고 회유하고 뭔가 좀 이 원숭이샛기 마음이 움직이나 싶으면 화내고 으르렁대고 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 집에 돌아와서 아 왜 자꾸 마음이 찜찜해 저런 표정이고...


생은 아무도 없는 불 꺼진 놀이공원 같은 거라며 몰아붙이다가 선미가 금강고 선물 주자 그게 뭔지도 모르고 생애 처음 주는 선물이라니까 덥석 받아서 고민하는 원숭이 샛기... 인간의 외로움까지 이해하기 힘들어도 잡아먹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는 와중에 들은...


'고맙다'는 한 마디는 아무리 천하의 손오공이라도 뭔가 마음을 무겁게 하기 충분했을 거다.



이 와중에 매물 보러 갔다가 색정귀에게 낚인 진선미를 구하러 온 손오공. 정말 먹이를 구하러 온 거 맞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선미를 위해 스스로, 직접 금강고를 차고 선미의 손을 잡는 손오공. 


수보리존자의 말을 들어보면 천계에서는 여기까지 전부 다 짐작하고 미리 손을 쓴 듯한 느낌이다. 선미가 뭐든지 다 파는 방물장수의 가게에서 흉사랍시고 금강고 작동방법까지 보게 했으니. 정말 흉사가 맞는 건가... 


이 혼란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로잡기 위해 삼장이 있어야 하고 - > 그 삼장의 업을 받아 수행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 그걸 진선미가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지게 되고 - > 그렇지만 인간인 진선미에게는 악귀를 물리칠 능력이 없으니 진선미를 위해 악귀를 물리쳐줄 힘센 누군가가 있어야 하고 - >그게 손오공이 딱인데 - > 손오공 이 샛기는 원래 드릅게 말 안 듣고 - >말을 듣게 하자니 금강고를 채워야겠고 - > 그래서 선미를 시켜 금강고를 차게 만들다, 가 천계의 플랜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어째 뫼비우스의 띠다. 손오공을 풀어주지 않았더라면 선미는 삼장이 되는 벌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선미가 자신을 풀어주지 않았더라면 금강고도 안 차고 오행산에 손오공은 계속 갇혀 있었을 것이고 -> 선미는 자신에게 자유를 준 사람이자 자신을 묶어두는 사람인 것이다. 자유롭기 위해 선미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자유는 선미에게 묶여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금강고 작동방법이 뽀뽀인 것도 천계의 수작인.... 거야? 둘은 그럼 강력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거, 맞지? 그 인연을 이용해 이 세계도 구해 보려고 천계에서 손 쓴 거 같은데... 근데 사령이나 쥐어주고 하아 원숭이샛기보다 더 얄팍하고 치사한 천계 같으니...



선미가 뽀뽀를 했던 것도 미리 본 흉사를 알려준 항아리 때문이었으니, 결국 이 모든 것은 천계의 플랜.


금강고가 작동을 시작하면서 심장을 찢는 고통을 얻게 된 손오공. 원작 서유기에서는 삼장법사가 말 안 듣는 손오공을 제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머리에 씌워 놓았는데 화유기에서는 손목에 채우고 금강고의 주인인 삼장을 사랑하게 만들게 한 것은 아주 대단히 잘 만든 도구 같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으로 손오공은 어차피 삼장을 사랑하게 되어 잡아먹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금강고가 손오공이 나중에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줄 강력한 매개체가 된 느낌이랄까.


이제 어쩔 수 없이 삼장을 사랑하게 된 손오공은 삼장을 지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삼장, 아니 선미를 색정귀의 세상 밖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그 안에 갇힌다. 이제 네가 나를 부르면 어디든 너를 '구하러' 달려갈게, 선미의 기억을 돌려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그러니까 선미와 손오공의 계약의 포인트는 '지켜준다'는 데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손오공 이름을 중얼댄다고 손오공이 나타날 수 있는 게 아니라 손오공이 선미를 '지켜줄' 상황에서 선미가 손오공을 부르면 손오공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원래 오리지날 선미와 손오공의 계약이었고, 금강고는 손오공으로 하여금 그 계약을 무슨 일이 있어도, 토 달지 않고, 반드시 지키게 만드는 수단인 것인데...


손오공이 선미를 '지켜줄' 상황이 아닌데도 선미가 자신을 부르길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지게 되는 것, 손오공 스스로 그 계약 내용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 손오공이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지 않았나 싶다. 불행히도 선미는 금강고 때문에 오히려 손오공의 진짜 마음을 더더욱 알 수 없게 되어 버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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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유기까지 건드릴 생각은 없었지만 이왕 블로그 살리기로 한 거 이것도 한 번 파보기로 했다... 이러다가 휘리릭 때려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손오공이 매력적인 나쁜시키를 계속한다면 아마도 느리지만 계속 끄적거리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드라마들이 죄다 나쁜놈이 남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현실에서는 절대 도망가야 할 넘들이 세트로 남주인 드라마만 다루다니 나 그런 사람 아닌데....닌데... 아 몰라(아무래도 기분나쁜 말투)


화유기는 <서유기>를 모티프로 만든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서유기의 뼈대를 가져와 인물을 재창조하고 귀신 이야기를 갖다 붙인 건데, <주군의 태양> 때부터 느꼈지만 홍자매는 아무래도 귀신 이야기에 꽂혔나봐... 사실 홍자매가 아주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잘 본 드라마도 있고(ex. <주군의 태양> <최고의 사랑>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배우들 필모에 깊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드라마는 안 본 것도 있고(ex.빅(똥)) 그렇다.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포스팅까지 해야 하나 망설인 것은 사실인데, 9회 책장수 얘기를 보니 떨어져가던 흥미가 살아나서 결국 이렇게... <주군의 태양> 때부터 느꼈지만 홍자매는 가벼운 드라마를 쓰지만 에피소드마다 나름 사회적 문제를 다루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책장수 이야기는 아동학대에 대한 얘기인데, 이건 9회 포스팅에서 다루겠지만 아무튼 <화유기>의 귀신 에피소드들이 그저 손오공과 진선미를 가깝게 만들려는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나름의 주제의식이 있다.


무튼, <화유기>는 악귀를 보는 아이 진선미가 좀 더 튼튼한 우산(악귀로부터 지켜주는 우산)을 얻기 위해 우마왕에게 꼴딱 속아 부채를 가지러 오행산에 발을 디디는 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저 귀신을 안 보고 싶은 어린아이를 꼬셔서 오행산으로 들여보낸 우마왕 소샛기... 역시 요괴는 요괴였어.


근데 보면 볼수록, 과연 우마왕이 손오공을 풀어줄 의도가 1도 없었는가 싶다. 손오공이 풀려나는 바람에 천년 내공에서 백 년이나 깎였다고 절대 그럴 의도 없었다고 펄쩍 뛰지만 그냥 밀고 들어와 집터가 좋다는 이유로 뭉개고 있는(아 물론 주차도 꿀) 손오공을 참고 견디는 거 보면 일부러 풀어줬나 싶기도 하고 그 후로 줄곧 당하는 거 보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단 말이지.



아무리 요정님에게 부채만 갖고 나오겠다고 약속하고 들어갔다지만 악귀를 보는 아이가 손오공을 마냥 모른 척 할 수가 있을 리가...


게다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말에 앞뒤 없이 홀딱 믿고 손오공을 꺼내주게 되고 만다. 그 와중에 똘똘하게 '계약'을 하긴 했지만...


언제든지 내 이름을 부르면 널 지키러 달려올게, 손오공 시키 처음부터 지킬 마음 1도 없는 약속을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덜컥 해서 애를 꼬셔가지고 오행산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손오공은 이때는 꿈에도 몰랐겠지. 결국 자신이 이 약속에 매이게 될 거라는 거. 나중엔 스스로 이 약속을 지키고 싶어지게 될 거라는 거.



밖으로 나오자마자 개당당하게 진선미의 기억 - 자신의 이름 - 을 홀라당 빼 버리고 언제든 부르면 달려온다니까 개소리 시전하는 손오공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개뻔뻔한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나쁜 놈이야 쿨하게 인정하는 손오공. 손오공의 매력 중 하나는 솔직하다는 거다. 나 나쁜 놈이야, 내가 밖으로 나오려고 너 이용했어, 기억은 내가 없앴어, 그래도 네가 부르면 난 달려온다니까? 솔직하게 줄줄줄 속을 뒤집는다. 안 그래도 악귀들 때문에 살기 힘든 애한테 뭔 짓이여.


더 나쁜 건, 진선미는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벌'을 받게 된다는 거다. 그 '벌'이 뭔지 9회에서야 명확하게 밝혀졌다.


진선미는 악귀들을 물리치는 '삼장'의 업보를 지게 된다, 손오공을 풀어준 대가로. 


원래 선미는 악귀를 보는 재능?(무시무시한 재능이군) 능력? 같은 것을 이미 갖고 있었기에 악귀를 보는 걸 '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악귀를 '물리쳐야' 하는 일이 '벌'이 된 거다. 



벌을 받는 중이라 천계에도 못 돌아가고 술도 못 마시고... 악귀를 물리쳐 포인트를 쌓아 천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또 다시 승급심사에서 떨어졌다는 얘기에 다 때려치라며 있는 성질 없는 성질 다 부린다. 영영 천계로 못 돌아가도 좋으니 삼장을 잡아먹어 최강 요괴로 업그레이드 하고 걍 신선은 때려치겠다는 거지.


나찰녀 때문이긴 하지만 삼장을 잡아먹는 대신 신선 되려고 열심히 수행 중인 우마왕에 비하면 벌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제천대성 손오공인데 나 천계 안 돌아가도 노상관 걍 삼장 잡아먹고 여기서 잘 살래 마인드는 정말이지 우마왕 빡치게 하기 딱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인지 운명적인지 다시 선미를 마주치게 된 손오공. 늙었다고 말끝마다 구박이지만 어쨌거나 선미를 알아본다.


선미는 손오공이 약속을 지킬 거라고 찰떡같이 믿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자신을 구해주러 나타날 거라고. 언젠가는. 그러고 25년을 기다렸다.


인간의 절실함을 이해 못하는 손오공은 계속 마음이 찜찜한 이유를 모르다가... 하선녀가 술에 비유해주고 진한 감정이입을 하고야 만다. 너무나도 마시고 싶은 술을 못 마시는 심정=선미가 언젠가 손오공이 나타나서 구해주길 바라는 심정 이라고 하니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무튼 그만큼 '절실'하다는 거지.


선미에게 그 대상은 '손오공'이고 지금의 손오공에게 그 대상은 '술'일뿐.


이때는 금강고를 차기 전이고 아직 선미가 삼장이라는 것을 모르는 때인데도 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신에게 화내는 선미가 은근히 신경이 쓰였던 걸 보면, 손오공은 선미를 사랑하게 될 운명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선미가 손오공을 꺼내줄 때부터였을까, 천계에서 그런 것까지 미리 손 쓴 걸까...



삼장은 요괴들이 가장 탐내는 먹을거리.


삼장의 피에서는 달콤한 연꽃 향이 나고 그 피냄새에 이끌려 수많은 요괴들이 달려온다. 물론 삼장의 피냄새에 이끌린 건 악귀들만은 아니다.


손오공도 우마왕도 모두 다 삼장의 피냄새에 심하게 이끌린다. 손오공은 제천대성인데도(그러니까 신선 같은데... 다만 벌을 받고 천계로 못 돌아갈뿐) 이끌리는 걸 보면, 지상에 있는 모든 인간이 아닌 것들에게 삼장의 피냄새는 물리치기 어려운 강한 유혹인가 보다.


왜 하필 진선미.

고약하게 늙고 있어도(!!!!) 어쨌든 좀 찜찜한 마음까지 들게 했던 진선미. (그러나 미안한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음)

왜 하필 진선미냐 삼장이.

아, 갈등 1초.


그리고 당당하게 커밍아웃.


너 지켜주러 온 거 아냐. 너 잡아먹으러 왔어.


전무후무한 남주 아닌가. 여주 잡아먹으러 온 것도 모자라 그걸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남주라니. 

여주에게 가장 위험한 놈이 다른 사람(아, 사람 아니지)이 아닌 남주 ㅋ

저 특유의 시니컬하고 못돼처먹은 미소 나올 때마다 섹시한 건 아마 내가 썩은 탓이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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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나름 잘 버무리(려)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이재하와 김항아는 남과 북이라는, 그리고 대한민국과 북한이라는 두 나라를 가장 잘 대변한 그리고 가장 잘 대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뭔 말인지는 극이 진행되면 알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대한민국의 지도자 상으로 꼽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가장 근접했던 이가 재하의 형이었던 재강이 아니었나 싶은데, 입헌군주국의 국왕이라는 자리는 명예와 지위가 주어지는 대신 힘은 없고 지켜야 할 것은 많은 답답하고 어려운 자리 되겠다. 그래서 재하는 절대 왕은 하지 않겠다 만날천날 노래를 부르지만 사실 왕이 아닌 왕의 동생 자리는, 지켜보는 눈은 많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고, 요구당하는 것은 대단히 많아 더더욱 답답하고 어려운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국왕인 형이, 동생의 감정이나 생각보다 남과 북의 평화 같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동생을 이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동생의 결혼 자리까지 좌지우지하려 했던 것을 보면. 사실 재하는 형을 되게 좋아했고 재강 역시 재하를 아꼈지만 국왕이라는 위치는 그것을 뛰어넘는다. 그건 재하가 국왕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암튼, 재하는 제대하자마자 형의 마수에 잡혀 WOC - 국제 장교대회에 팀원으로 차출되어 끌려 나간다. 같은 조원 중 하나가 은시경 대위. (조정석 씨가 이 역할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그리고 북한 팀원들은 여자가 있다고 해서 기대했더니 김항아.



"동지 안 한다니까."


항아가 자신을 자꾸 리재하 동지라 부르는 것 자체가 싫은 재하. 재하에게 항아와 북한 팀원들은 빨갱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억지로 끌려나온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북한 장교들이 좋을 리가 있나.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부딪친다.




"인민의 적 리재하, 보는 즉시 사.살.하.라."


항아는 재하를 화장실로 유인해 재하를 단숨에 때려눕히고 자신이 특수부대 출신, 즉 요인암살을 주로 담당하고 가르쳐온 교관임을 밝히며 그래서 내가 니 엉덩이에 점 있는 것까지 다 안다 - 즉 말 안 들으면 죽여 버리갔어, 를 통해 재하를 길들이려 한다.


이게 1회 엔딩이었고 20회 엔딩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엔딩이었다. 두 사람의 현재 상황과 관계가 단번에 정리되는. 


일단 위력에 눌려 잘할게요, 를 외치지만 삐딱한 이재하 성격에 안 그래도 뒤끝 쩌는 인간이 이걸 그냥 넘길 리가 있나. 그래서 2회에 최대의 개샛기 모드를 발동시키는 이재하.



1단계. 자신의 살물결(!) 종류가 많음에 감탄하는 항아에게 면도크림을 크림이라고 속여 철떡철떡 바르게 하기.


항아와 재하는 훈련 기간 동안 어찌 하다 보니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할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진 셈이다.


바로 항아의 반격. 북한 팀원들과 짜고 재하를 위협하여 땡땡이 농땡이를 부리면서 훈련하려 들지 않는 재하를 억지로 훈련에 끌어내려 한다. 성공하나 싶었지만 그 모든 것을 벼르고 벼른 재하의 특급 반격이 있었으니...


이넘이 항아가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싸움에는 강하지만 연애는 한 번도 못해본 맹탕에 남자 보는 눈은 코딱지만큼도 없고 연애에 나름 환상이 있는 천상 여자라는 것을 귀신같이 눈치채고 그걸 이용해 먹는 거다...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서 그걸로다가.




2단계. 위로하는 척 은근슬쩍 다가가 슬쩍슬쩍 스킨십 하기.


항아도 여자라는 사실을 최대한 맥시멈으로 이용해 항아를 살짝 들뜨게 하기.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다 동지로서 격려하는 척 하면서 항아 흔들어 놓기.



3단계. 아무리 많이 봐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안 가는데...


재하가 너 나한테 간밤에 무슨 짓 했냐 따지는 항아에게 눈 동그랗게 뜨고 아무 짓 안 했다 한 후 돌아서서 피식 웃는 것으로 봐서 현실에 한 표 던지겠다.


맘에 없는 여자에게 복수를 위해 귀밑 키스까지 할 줄 아는 치밀한 나쁜 샛기.


그걸로 항아는 더더욱 심란해진다. 혹시 나도 매력이 있고 그래서 저 남조선 뺀질거리는 아샛기도 관심을 가질 만한 그런 멋진 여자가 아닐까.

재하가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재하가 일단 겉보기는 멀쩡하고 잘생겼으니 항아에게 갑자기 잘 해주면서 너 매력 있다 마구마구 뽐뿌하면,

돌부처라도 흔들리는 건데 거기에 사랑과 연애게 환상이 많은 항아였으니 오죽했을까.



그래놓고 저런 비열한 표정으로


"넌,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이재하. 항아에게 상처 줄 생각이었다면 아주 제대로다. 거기다 2회 엔딩은 넌,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 

저 말 듣고 눈물 흘리는 항아의 모습, 저 부분에서 끝...

그리고 일주일 기다림. 대환장.


이 부분에서 얼마나 깐족거리고 짜증나고 비열하게 굴었는지, 이승기가 아니었다면 그 몸이 죽고 죽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수준으로 까였을 거야.

이승기의 평소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가 커버쳐 줬음에도 불구하고 개샛기 소샛기 소리 다 나오고

나는 얘 개과천선하는 거 못 기다리겠다 하면서 떨어져 나간 여성 동지들을 주변에서도 봤으니 말 다 했음.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이었다면 이게 개샛기력 맥시멈이었다는 거. 사실 남주의 조건을 완전히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이 이상 개샛기이기도 힘듬.

여자를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욕하거나 함정에 빠뜨리는 진짜 개샛기를 드라마 남주로 쓸 순 없잖...

근데도 이 장면은 돌려볼 때마다 개과천선하여 꽉 잡혀 사는 이재하를 알면서도 피꺼솟하게 되는,

정말 복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이 비슷한 짓거리를 5,6회에서도 꾸준히 하시는 이재하. 

이후 오 좀 멋있네 괜찮네 - > 역시 넌 개샛기 이 구간을 몇 번이나 도는 건지, 뫼비우스의 띠라도 올라탄 거였냐 이재하...


여주에 대한 자기 마음을 완전히 인정하고 항복한 게 개인적으로 12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재하의 개샛기력은 전무후무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남주 앞으로도 없지 싶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재하가 매력적이라는 게 함정이야. 이상해... 이상한 넘이야...


개샛기 구간은 최대한 빨리 패스하려 했는데 왜 처음부터 잘 안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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