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없이 밀어닥치는 일, 일, 일. 재하는 일에 치이는데, 약혼조차 하지 못한 항아는 궁중 안에서 '잉여'가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심각한 불균형의 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한때는 교육이라도 빡세게 시키더니 국상 중이라 그런가 항아는 도무지 할 일이 없고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도 '예비' 약혼녀이기 때문에 공식 석상이나 가족들 일에 끼일 수 없는 외토리 신세로 전락했다.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궁중실장... 은근히 항아를 무시하는 투이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그러나 항아는 재하의 숨통이라규!!!! 길 가다 오랜만에 항아를 마주친 재하, 바로 멈춰선다.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이 시점에서 재하를 웃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항아 뿐이다. 항아 놀려먹는 재미마저 없었으면 어떡하나 싶을 만큼 재하는 사방이 꽉 막혀 있다.


재하는 우째 항아만 만나면 자동 개샛기 모드에 돌입하는지 모르겠다 ㅎㅎㅎㅎㅎ 항아 놀려먹는 일로 관계를 시작해서 그런가... 그런데 일에 지친 우리 국왕 전하의 놀리기 모드는 그리 오래 가질 못한다. 개철철이 날라리 오합지졸 모드를 오래 장착하기엔 재하는 너무 바쁘다. 



재하가 힘든 거 알아주는 사람도 항아 뿐이다. 힘들디요? 란 항아 위로에 안 힘들다는 말은 안 한다. '나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라고 했지.


재하는 항아가 할 일이 없어 정원 일까지 하며 시간을 죽인다는 걸 눈치챘던 것일까, 아닐까. 궁중실장과 항아의 투닥투닥은 보질 못했고 항아 사정을 헤아리기엔 재하가 너무 바쁘고 겨를이 없고 그러니 항아를 위해서 항아에게 부탁을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연애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약혼 단계로 뛰어들었기 때문인지, 재하에게 항아는 바로 '가족' 단계로 진입했던 것 같다....가도 9회 보면 아닌 것 같고 아리송한 애들이야 참. 그래도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이 즈음 재하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항아와 비서실장 정도 뿐이었다. 항아가 훈련 때 자신을 위해 애써 주었던 것처럼 절대 타인에게 맡기지 않는 자기 동생을 잘 돌봐 줄거라고 '믿는' 거다. 드디어 국왕 전하에게 직접 할 일을 하사받은 항아는 신이 난다.



그러나 여전히 항아가 못마땅하고 마뜩찮았던 대비에게 바로 블로킹 당하는 항아. 대비가 일정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면 항아는 재신을 못 보고 돌아갔을 것이고 재하가 부탁한 일도 하지 못했겠지. 재신은 그 바쁜 대비가 직접 돌보기만 고집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그걸 항아는 바로 파고 들어간다. 서슴없이 가족의 일원이 되어 재신을 돌보고 재신의 마음도 대비의 마음도 풀어놓는다.


이 꼬막 씬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씬이다. '며느리'에게만 전수한다는 의미로 대비가 직접 항아에게 가르쳐주는 음식이다. 드디어 항아를 완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항아의 마음, 항아의 진정성을 인정한 두 사람의 미소는 오랜만에 밝다. 여전히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는 문제가 생기긴 해도, 이후에 대비는 항상 항아 편이 되어 주었다. 


오랜만에 둘러앉은 가족 식사 자리는 재강 내외의 부재를 뼈저리게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눈이 있기에 제대로 슬퍼할 수조차 없었던 가족들은 각자 속으로 슬픔을 삭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장례식장에서조차 제대로 울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다. 그러니 항아가 재하를 계속 쉬게 만들어주려 노력하지 않았다면 재하의 속이 어디까지 썩어 문드러졌을지 알 수가 없다.



세상에 항아 같은 여자가 어딨어 ㅠㅠㅠㅠ 단지 재하를 좀 쉬게 해주고 싶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어서 생전 안 해본 노래와 춤을 연습하고 애교도 연습하고(...는 fail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하를 별궁으로 불러 온갖 노력을 다 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재하는 정말 언젠가 어느 시점에선가 터져 버렸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라. 이후에는 재하가 정말 왕 노릇에 익숙한 모습이었거든...


이때 항아 때문에 특수부대 출신 항아의 캐붕이니 뭐니 하는 말까지 나왔지만 절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항아는 여성적인 성향이 다분했다. 다만 주어진 '일'을 아주 잘하는 프로였을 뿐이다.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것도 편견이 아닌가 싶다. 군인은 여자다우면 안 되나? 특수부대 교관은 애교가 있으면 안 되나? 일을 할 때는 똑부러지는데. 단지 자기 남자를 위해서만 그러는데 말이다.



덕분에 재하는 많이 위안이 되었다. 너무 위안이 된 나머지 너무나 풀어져 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샛기 수작질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하야 넌 도대체 이때 어디까지 생각한 거니............ 30분 후에 가야 한다는 항아 말 무시하고 "나 여기서 잘래" 드러누웠던 순간부터 이미 수작질을 마음에 품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아니면 이후의 대사나 상황이 설명이 안 돼.......


잠시 자다 가라는 항아 말도 개무시, 갑자기 항아를 휙 눕히면서 내가 너한테 어떤 존재라고 강조하는 것부터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니 연인이자 약혼자가 될 사람이니까 괜찮아. 어허 내 말 들어 나 국왕전하야. 를 시전하다 항아의 일격에 깨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면 재하가 아니지... 바로 피부 타령 하며 항아를 끌어앉힌다. 도대체 뭔 짓을 하려고 한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에 보이지도 않는 버짐에 피부 타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끌어 앉혀 수작 부리다 보면 항아가 넘어갈 거라고 생각한 게 분명하다....



그러나 뜻밖에 형과의 추억, 기억이 소환되고... 재하는 그동안 뭉쳤던 응어리가 터지고 만다. 형이 죽은 후 한 번도 마음 놓고 울어보지 못했더랬다. 니가 이제 왕이니까 왕답게 일 하고 왕답게 행동하고 왕다운 모습을 보이라는 강요만 받았을 뿐. 원래 재하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는데 이 모든 게 꾸역꾸역 집어넣는다고 해소가 될 리 있나. 재하 아니라 그 어느 누구라도 충분한 애도 기간과 슬픔을 방출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그 속이 썩어 문드러지게 된다. 49재라는 우리나라의 장례 풍습도 망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산 사람을 위한 형식이라 들었다. 49일 동안 차곡차곡, 산 자가 죽은 자를 보내주게 만드는 것이다.


오직 항아에게밖에 자신의 슬픔과 아픔과 고통을 털어놓을 길이 없다, 재하는. 혼자서도 제대로 울지 못했다, 재하는. 그러니 여기서 남은 응어리를 다 털어냈을 것이다, 항아에게 기대 아이처럼 펑펑 울면서. 


그래, 털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겠지, 어느 정도는. 답답하던 속이 풀렸겠지, 어느 정도는. 항아가 너무나 고맙고 예뻤을 거야. 이해해. 이해하는데...



?????????????????


뭐지????????? 이 수상한 암전 뒤에 나오는 침대는???????????????



으응???????????????????


항아야??????????????????????? 왜 너 수상한 살색이지?????????????? 설마?????????????????????



헉!!!!!!!!!!!!!!!!!!!!!!!!!!!!!!!!!!!!!!!!!!!!!!!!!!!!!!!!!!!!!!!!!!!!!!!!!


뭐지 이 뜻밖의 베드신은?????????????????????????????????????



이재하 너 이 좌식............................. 진짜 대단한 좌식.................................


그 와중에 할 건 다 하는(?) 대단한 샛기.......................................................................


아니 울다가 도대체 어떻게 이 분위기로 넘어온 거지? 항아를 어떻게 꼬신 거지????????? 우리는 중간 과정이 더 궁금한데!!!!! 결과만 이렇게 떡 하니!!!!!!


세상 모든 근심을 다 풀어내고(?) 곤히 잠든 것 좀 보소..... 아, 넘나 대단한 놈......



당황한 비서실장과 비서실에서 사람이 왔어....................... 으아니....................... 재하가 어떤 얼굴로 별궁을 나갔는지 궁금헌디 갑자기 장면이 전환된다.


그 다음날 찾아온 인간이 하필이면.... 열등감덩어리 봉구다, 김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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