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드라마의 제목이 구현(?)되는 회차에 이르렀다. 장난스런 키스라기보다는 열 받아 홧김에 저지른 키스 같지만. 대만판 악작극지문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악작극지문의 즈슈가 홧김에 저지르고 당황해서 결국 메롱, 을 하고 갔다면 원작의 이리에 나오키처럼 나오키는 굉장히 의도된 키스를 한 것 같다. 키스 후의 '짜(차)마미로' '쌤통이다'까지 합한다면.
나오키는 코토코가 몹시 신경쓰이는 단계에 이르렀고, 예전엔 무심히 보아 넘기던 킨짱과 코토코의 관계가 몹시 거슬리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쌓이던 게 결국 마지막에 터진 느낌이랄까.
졸업식에서 키스를 한 커플은 맺어지고 평생을 간다는 속설이 있다는 말에 첫키스를 꿈꾸는 코토코.
물론 첫키스를 하고 싶은 상대는 나오키다.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속설이 얼추 맞아 떨어진 셈이긴 하네. 두 사람은 어찌됐든 사은회에서 첫키스를 하고 평생 같이 하게 됐으니까.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더랬지.
나오키가 코토코랑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나도 코토코만큼이나 놀랐더랬다.
이리에 나오키는 어째 츤데레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츤데레라기보다는 그저 성격이 그따구인 게 아닌가 싶다. 원체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지만, 그렇다고 나오키가 예의 없는 인간은 아니다, 코토코만 빼면. 마츠모토 유코나 사호코를 대하는 걸 보면, 나오키는 기본적으로 예의를 물 말아 먹은 인간은 아니다. 내키지 않아도 해야 되는 시츄에이션이면 예의를 갖춘다. 근데 그게 코토코한테는 안 된다. 예의고 나발이고, 나오키의 이성이 통째로 날아가기도 한다.
시즌2 7회에 가서야 나오키가 확실히 깨닫고 고백을 하긴 하지만, 그래서 나오키의 '인간적인 면'을 끄집어내는 건 오직 코토코 뿐이다. 코토코 앞에서만 나오키는 화도 내고 당황스러워하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심지어 소리지르며 싸우기도 하니까.
옆으로 새긴 했지만, 이 장면도 그런게 아닌가 싶다. 나오키는 좋은데 안 좋은 척 한다기보다 기본적으로 그걸 '예쁘게'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다른 여자들에게는 예의라도 차리지만 코토코는 그것도 안 하니(이 나쁜노무 시키).
그래서 유독 코토코에게는 애정 표현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고 시즌2에 가서는 그게 '키스'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코토코가 항상 설레하며 받아주기는 하지만, 말로 해야 될 상황을 키스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진 찍는 것도 나오키가 찍고 싶어서 찍은 거다. 엄마나 코토코의 강요가 아니라. 나오키답지 않은데 나오키다운. 나오키는 변하고 있었으니까.
아니면 놀려먹으려고................?
저렇게 환하게 웃는 것도 코토코 앞에서 뿐이라지. 그러니 다른 사람들 눈에는 냉정하고 차갑고 그래서 냉혈한으로 보이는 거고.
두번째 단추를 사수하는 건 실패로 끝난다. 나오키는 두번째 단추에 매달리는 상황 자체가 짜증이 났던 것 같다. 나오키식 표현을 빌자면 '시시한 속설'일 뿐이니.
대만판에는 결국 나오키, 즉 즈슈가 두번째 단추로 반지를 만들어 코토코, 즉 샹친에게 선물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는 싹 빠졌다. 16부작으로 만들면서 대만판의 세세함이 사라지긴 했다. 즈슈와 나오키도 미묘하게 다르다. 즈슈가 차라리 더 다정하다. 즈슈는 츤데레에 가깝다. 나오키는 기본적으로 냉철한 인간인데도 제 마음을 굳이 표현해야 할 필요도 못 느끼고, 인간의 마음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한 것 같다. (저런 엄마 밑에서 나오키 같은 아들이 둘이나 나오다니 미스터리하다)
나오키는 킨짱과 코토코가 본격적으로 신경이 쓰인다. 아니, 몹시 거슬린다.
킨짱이 대놓고 코토코를 좋아한다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도 거슬리고, 코토코가 킨짱에게 물렁하게 대하는 것 같은 것도 짜증난다. 다정한 코토코와 킨짱을 보는 나오키의 눈은 날카롭다. (불 나오겠다)
원래 나오키는 이런 시시한(?) 논쟁에 끼어드는 류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내 F반 사은회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 같다.
칼보다 날카로운 말을 마구 던지면서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 너희가 몹시 거슬리고 짜증난다, 라고.
킨짱 말이 맞다. 나오키는 코토코와 킨짱이 나간 게 신경이 몹시 쓰여 나온 거다. 킨짱이 비아냥거려도 아무 대꾸 하지 않는 건 다만 대꾸할 가치를 못 느껴서만은 아닐 거다.
마침 그때 딱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는 것보다 이 두 사람이 몹시 거슬린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나오키는 코토코가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할 리 없을 거라고 내내 믿고 있었다.
러브레터 사건 이후 코토코가 말로는 이제 아니라고 하지만 행동을 보면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니까.
그런데 나중에도 그렇지만, 나오키는 코토코의 자신에 대한 무한애정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것을 참지 못한다. 킨짱이 코토코와 키스할 거라고 떠벌리니 '꿈을 꾸려먼 잠을 자든가' 대꾸하는 건 지극히 나오키답다. 그만큼 코토코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믿고 있는 거다.
그렇지만 킨짱이 너무 확고하게 말하고, 사은회 내내 거슬리던 두 사람의 모습이 나오키의 믿음을 흔든다. 아마 이때,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나오키는 코토코의 첫번째 키스를 가져갈 생각을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때 나오키는 정말 유치했다.
코토코와 킨짱 때문에 너무 신경이 쓰여 화가 난 것을 엉뚱하게 화풀이한다. 밸런타인 초콜릿까지 들먹이면서. 코토코의 마음을 비웃음거리로 만들어서라도 자신에 대한 코토코의 마음을 공식화하고 확고하게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기까지 하다.
그래봤자 너는 나를 좋아하잖아. 나는 너를 안 좋아해도 너는 나를 좋아해. 내가 바람피워도 넌 한눈 팔지 말라는 노래가 떠오르는구만.......
코토코의 도발은 결국 나오키를 폭발시킨다. 나오키를 저렇게나 당황스럽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 코토코.
근데 끌고 나와서 무섭게 소리지르며 화내는 것도 아니다. 정말 싸우자고 끌고 나온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코토코가 널 잊을 거라는 선언을 하기 전에는 미묘한 침묵마저 감돌았으니.
극 내내 나오지만, 나오키는 코토코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를 참을 수 없어 한다. 코토코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무엇이든지 간에, 코토코는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는 거. 시즌2에서 유키에게 말하지만, 코토코가 '널 잊을 거야'라고 말했을 때, 나오키는 화가 났다.
사실 내내 화가 나 있었더랬지, 코토코 주변을 얼쩡거리는 킨짱과 그런 킨짱을 받아주는 듯한 코토코에게. 질투를 했던 거다. (이래놓고 질투는 마치 카모가리 케이타가 처음인 것처럼....) 코토코가 자신을 잊는다고 하면 잘됐다고 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싫었던 거다.
그래서 악작극지문의 즈슈와 달리(거기서 두 사람은 소리지르며 싸우다가 키스가 사고처럼 터진다), 나오키의 키스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코토코가 자신을 잊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최후의 수단' 같은 걸 쓴 거다. 그래놓고 몇 년이나 코토코의 마음에 책임을 지지 않았으니 나오키 이넘은 아주 대단히 나쁜 넘이다. 극 내내 나오키는 그런다. 코토코가 멀어지려 하기만 하면 기어이 자신 쪽으로 되돌려놓고 또 되돌려놓는다. 사호코와 결혼을 결심하고 그 길로 꾸역꾸역 걷다가 마침내 '너도 좋은 남자 만나라'라며 코토코를 놓아주려는 듯 하지만, 그 전까지는 내내 그랬다.
그러니 코토코가 무슨 수로 나오키를 잊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희망의 끈을 놓아주지 않았던 건 나오키였다. 코토코는 굳세고 이것저것 재고 따지지 않을 만큼 순수하게 나오키를 좋아했을 뿐. 그래서인지, 나오키가 코토코와 결혼해준 게 아니라, 코토코가 나오키를 '구원'해준 것 같은 느낌마저 들 때가 있다.
어쨌거나 코토코는, 만약 나오키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아주 많이 아껴주는 킨짱과 아주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게 분명하다. 케이타였어도 마찬가지. 그렇지만 나오키는 코토코가 아니었더라면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의 회사를 잇고 사호코와 결혼해 건조한 인생을 살았겠지. 속이 텅 비었어도 그게 뭔지조차 모르면서.
네가 감히 날 잊어, 의 의미가 강했던 키스. 그래서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에도 우습다. 나오키의 의도는 분명했으니까. 나는 널 좋아하지 않아도 너는 날 좋아해야 돼, 나는 네 남자친구가 될 생각이 없어도 너는 다른 사람의 여자친구가 되어서는 안 돼....의 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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