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상에서 제일 이해못할(...) 테니스 게임의 현장으로 가게 된다. 이 회차는 아무리 복습해도 나오키의 정확한 마음을 잘 모르겠다. 그러니 또 내 맘대로 추측할 수밖에.

 

도대체 이리에 나오키는 왜때문에, 와이, 뭐 땀시, 왜왜왜 테니스 게임을 하자고 했던 걸까.

 

 

사건의 발단은 코토코의 아버지가 이사를 결심하면서 부터였다.

 

아무래도 아버지 입장에서야 딸이 혼자 그 마음고생을 하는 걸 지켜보는 게 속이 편했을 리 없다. 자기 딸이 자기를 돌아보지도 않는 친구 아들에게 목을 매고 쩔쩔매는 게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내가 코토코 아버지였어도 이사 나가겠다고 했을 것 같다.

 

 

아마 나오키는 도무지 실감이 안 났을 수도 있다.

 

코토코의 아버지가 이 사실을 공식화하자 심란해 보이는 나오키. (저래봬도 저게 심란한 거 맞다. 평소엔 아예 감정 표현 자체가 없으니까...)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는 조금 더 분명하게 표현이 되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코토코는 아버지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자기가 나간다는데 배웅조차 하지 않는 나오키에게 절망감을 느낀 것 같다.

 

코토코의 나오키 포기 시도는 나오키 때문에 계속 실패하게 되는데, 지난번 시도는 나오키의 급작스러운 키스 때문에 실패했고...

 

이번에도 어찌어찌 성공하나 했지만.........

 

 

코토코는 나름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이니까, 보통은.

 

나오키와 코토코는 친구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코토코가 적극적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 관계였다. 그런데 코토코가 이공학부를 찾아가는 일을 그만두니, 우연이 아니고서야 코토코와 나오키가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딱 한 군데, 바로 이 테니스 코트를 빼놓고.

 

코토코의 빈자리를 느끼던 나오키는(그렇다고 하자!!!) 테니스 코트로 나간다. 코토코가 나오키를 쫓아서 동아리 가입을 한 게 이럴 때 빛을 보는구나....라고 해야 하나.

 

나오키의 출현 자체가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것으로 봐서, 코토코가 꿋꿋이 테니스 동아리 출석을 하는 동안 나오키는 한 번도 연습에 참가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사실 아무리 천재라도 연습도 안 하고 테니스를 잘 친다는 설정이 말도 안 된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나오키는 천재잖아! 천재라규!

 

대만판 악작극지문은 나오키 역의 즈슈의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아무래도 회차가 적은 일본판은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 확실히 즈슈가 더 다정하고 자상했어........

 

아무튼, 나오키가 테니스 코트에 나타난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다. 코토코를 만나러 온 거다. 코토코네가 이사가는 바람에 비탄에 잠긴 어머니를 위로할 거였으면 집으로 불렀지 테니스 코트로 나가진 않았겠지. 집으로 불러서 어머니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긴 싫지만 코토코가 궁금하고 그러니 테니스 코트로 나간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평소에 나오키는 연습에 나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꾸준히 근성을 발휘해서 연습하러 나왔던 코토코는, 나오키를 여기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을 거고.

 

늘 이런 식이다.

 

코토코가 나오키에게서 멀어지려 하면, 나오키는 나오키식으로 코토코를 자신 쪽으로 돌려놓는다. 결국 코토코가 나오키를 포기하지 못했던 데에는, 나오키의 역할이 팔 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천하무적 끈기 대왕 코토코라도 4년이나 반응 없는 짝사랑을 열렬히 지속하긴 어려웠을 거다. 코토코가 정말로 나오키를 포기하려 했던 때는 바로, 나오키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했던 바로 그때다. 그 전까지 나오키는 계속해서, 코토코가 멀어지려 하면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떻게든 나오키를 이겨보려는 스도의 눈물겨운 치사한 노력 때문에 코토코와 복식조가 되어서 패배를 맛본 나오키.

 

코토코가 라켓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걸, 그리고 코토코의 상태가(원래 운동신경이 둔하기도 하고) 며칠만에 개선될 상태가 아니라는 걸, 나오키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누구보다 잘 알았을 거다.

 

혼자 복식조에서 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코토코와 복식이 되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근데 이 복식조로 경기를 또 하겠다고 하네?

 

????????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대만판 악작극지문의 경우, 이 테니스 경기가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워낙 샹친의 상태가 안 좋았으니, 샹친이 한 번이라도 공을 받아넘기면 이긴다는 조건이었으니까. 그 정도라면 즈슈도 도전해볼 만 했을 거다. 게다가 그 경기에서 지면 즈슈가 여장을 하고 테니스 코트를 돌아야 한다는 조건마저 붙어서 샹친은 어떻게든 악착같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건... 안 해도 아무 상관없는 경기이고(모든 테니스 부원이 스도가 억지를 부렸다는 걸 잘 안다), 코토코가 일주일 연습으로 스도와 마츠모토 조를 이길 수 없으리란 것은 누구보다 나오키가 제일 잘 아는 거다.

 

근데 도대체 왜? 와이? 왜때문에? 일주일 후에 또 경기를 하겠다고 했을까, 나오키는?

 

 

나오키에게 들킬까봐 살금살금 걸어오는 코토코는 처음이야... 당황스러웠어 ㅋㅋㅋㅋ

 

 

게다가 스도의 심술로 코토코는 테니스부 정식 연습 시간에도 연습을 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연습은커녕 코토코는 날아오는 공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피해 다니는 형편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려는 나오키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패배를 좋아하는 성격이 절대 아닌데.

 

 

 

나오키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가려는 코토코도 신선했고, 그래서 코토코 머리채를 잡아채는 나오키도 뜻밖이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오키는 기본적으로 코토코의 근성을 믿었던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도 코토코가 시작하면 결국 해낸다는 것을. F반이었지만 결국 100등 안에 드는 저력을 발휘했던 코토코의 그 근성을 믿은 거다.

 

그렇지만 아무리 근성 쩌는 코토코라도 이건 스포츠인데, 일주일만에 될 리가 있나. 코토코는 나오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일념 하나로 지옥 훈련을 버티지만, 그렇게까지 코토코를 훈련시킨 나오키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러니 친구들 말대로 코토코가 나오키를 잊을 수 있을 리 있나. 집에서 못 보나 했더니, 이건 낮이고 밤이고 아침이고 붙어서 같이 연습하는데.

 

 

 

처음으로 상대방 코트로 공을 넘기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는 코토코. 너무 좋은 나머지 나오키에게 매달리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나오키는 코토코를 억지로 떼어내지 않는다.

 

작은 일에도 한없이 기뻐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코토코가, 나오키는 때로 부럽다. 뭐든 시작하면 너무나도 잘 해내는 나오키로서는, 이런 '소소하고 작은 행복'을 느낄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니 삶이란 게 무료하고 때로 답답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나오키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코토코를 통해, 그 끈기와 근성을 배우면서 옆에서 코토코의 성장하는 기쁨을 간접적으로라도 같이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시합날.

 

여전히 코토코는 공을 상대방 코트에 넘기지는 못하지만, 마츠모토와 스도의 공을 받아치기 시작한다.

 

혼자가 아니니 겁 먹지 말라는 말도, 공을 치기 시작한 코토코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모두 나오키식 코토코 응원이다.

 

 

그리고 마침내 코토코가 스도의 서브를 받아 넘겼을 때, 나오키는 웃는다.

 

역시 근성의 아이하라 코토코. 해낼 줄 알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공도 제대로 못 쳐다보던 코토코가, 테니스부 주장인 스도의 공을 쳐넘긴 것이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내는 코토코의 근성과 끈기, 일본식으로 하자면 '곤조'가 나오키를 흔든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코토코가 발을 삐는 바람에 기권을 선언한 나오키.

 

기권을 선언하는 것도, 코토코를 안고 코트를 나오는 것도, 한치의 망설임이 없다. 그리곤 말한다, 애초부터 이길 생각 같은 건 없었다고.

 

그럼 도대체 왜???????? 왜때문에 나오키는 이 말도 안 되는 시합을 한다고 했던 걸까?

 

짐작을 할 수밖에 없다.

 

 

일단 나오키는 코토코가 보고 싶어서 테니스 코트에 나왔고, 기왕 복식조를 이루게 된 것, 이기려고 하는 경기를 위해서 연습을 한 게 아니라, 코토코의 근성을 보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코토코의 작은 승리를 같이 느껴보고 싶고, 코토코가 결국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그게 바로 코토코이고, 나중에 인정하게 되지만 나오키는 코토코의 바로 그런 에너지와 열정과 근성에 반했던 거였으니까.

 

 

이후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코토코를 '코토코'라고 부르게 되지만, 이 테니스 시합 전까지 나오키는 코토코를 이름으로 제대로 부른 적이 없었다.

 

코토코의 성인 '아이하라'라고 하거나 그녀석, 이 기껏이었다.

 

그건 나오키의 장벽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성을 부르면 좀 거리감이 있으니까, 아니면 아예 이름을 부르지도 않고 무시하는 것. 나오키는 코토코와 거리를 두려고, 코토코에게 엮이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던 것 같다.

 

그런데 이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까지, 나오키는 그냥... 무너진다, 코토코에게.

 

그 무너짐의 시발이 바로 이 테니스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코토코를 보고 싶어서 못 참고 나왔고, 말도 안 되는 경기를 치르기 위해 지옥훈련을 함께 했고, 나오키 기준에서는 마침내 어려운 일을 해낸 코토코에게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 것. 이후로 나오키는 그냥 코토코를 코토코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코토코의 새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