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 혼자 쓰고 있지만 혼잣말도 재밌다 ㅎㅎㅎㅎ

 

 

3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코토코를 신경쓰기 시작한 나오키가 제법 친절하게 그려진다.

 

기말고사에서는 100등을 했지만 중간고사의 결과가 바람직하지 못해 결국 여름방학에도 보충수업을 나가게 된 코토코. 수업시간에 멍때리다 결국 운동장 10바퀴 돌라는 벌을 받게 되는데, 그걸 지켜보고 있는 선생님 무서워...

 

선생님의 아이하라! 한 마디에 테니스 치다가 돌아보는 나오키. 아마 좀처럼 해본 적 없을 게 분명한 실수로 공이 밖으로 튀어 나가고 하필이면 그게 코토코의 이마를 맞춘다.

 

아이하라, 란 성이 일본에서 흔한 성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게 코토코라는 확신이 없는데도 자동반사적으로 돌아보던 나오키의 행동을 보면, 아침에 코토코를 데리고 간 킨짱이 신경쓰여서 결국 학교에 연습하러 온 거라고... 우겨본다.

 

이때 본격적으로 등장한 테니스는 나오키와 코토코의 사이를 더욱 좁히는 역할을 하게 되지만, 연습할 필요가 없는 나오키가 연습을 하러 나오는 건 항상 코토코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때부터였던 거냐... 코토코가 귀여워 보이기 시작한 게...

 

극 전체를 통틀어 나오키가 활짝 웃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데, 감정 표현 자체가 크지 않은 인간이라 대부분 무표정, 내지는 정색이라 그렇다.

 

근데 가끔 이렇게 이를 만개하고 웃을 때가 있는데, 그건 항상 코토코 때문이다. 아마 나오키 인생에서 코토코만큼 재미있는 사건은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코토코가 깊이 각인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오키에게 이마를 얻어맞고도 이마를 얻어맞게 된 게 한눈 팔다 벌을 서던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니 뭐라 변명도 제대로 못하는 코토코.

 

나오키는 웃겨 죽는다. ㅎㅎㅎㅎ 시즌2 10회에서 나오키가 빵 터지는 회차가 있는데 그것도 다 코토코와 코토코 어머니 때문이니, 코토코는 확실히 나오키 인생에 몇 안 되는 박장대소를 가져다 준 엔돌핀임에 틀림없다.

 

 

이 드라마는 화자가 코토코이고, 코토코가 워낙 나오키를 떠받들고 경배하는 바람에 시청자들도 덩달아 그렇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게다가 나오키 이넘은 워낙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인간인지라 지금 롸잇 나우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웬만해선 알 길이 없다.

 

그렇지만 복습하면서 나오키의 시선만 따라가며(워낙 코토코가 시끄럽고 행동이 큰 데다 자막을 따라가야 해서 그게 쉽지는 않다.....)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보인다. 감독의 디렉팅인지 아니면 배우 본인의 연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카메라가 코토코만을 비추고 있거나 코토코에게 집중하는 순간에 약간 포커스아웃된 나오키의 시선을 집요하게 따라가 보면, 아주 많이, 나오키의 시선이 코토코에게 머무는 게 보인다.

 

이번 3회에 그게 확연히 보인다. 아무래도 킨짱이 나오키를 확실히 자극시킨 모양이다. 식탁 앞에서 그렇게 소리지르고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코토코가 자신을 이제는 좋아하지 않는다 말했어도(그건 과거 일이라 그랬지...) 킨짱에게 코토코는 나를 좋아해 말하긴 했어도, 왠지 나오키는 내내 코토코의 마음의 향방이 궁금하고 코토코가 신경쓰였던 것 같다.

 

 

아버지들은 동창회로 집을 비우고 그 찬스를 살려 화려한 연기를 보이며 유키까지 데리고 사라져 주신 나오키 어머니 덕분에 집에 나오키와 단 둘이 남게 된 코토코와 나오키.

 

과연 나오키는 코토코를 의식했을까 아닐까.

 

코토코의 시선 위주이니 우리는 진실을 알 길이 없지만, 왠지 신경쓰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방에 쳐들어온 코토코를 대하는 나오키를 보면.

 

 

저녁을 만들려다 부엌을 태울 뻔한 대참사를 일으킨 코토코를 대신해 멋진 요리를 만들어낸 나오키.

 

요리도 머리를 쓰는 일이라는 건 몰랐어...

 

그리고 코토코는 방학숙제가 후다닥 해치울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엄청난 사실을 깨닫는다. 근데 결국 수학과 물리 빼놓고 어쨌거나 몇 시간만에 숙제 해치운 거 보면 코토코도 그렇게까지 머리 나쁘고 구제불능은 아닌 것 아니냐....고 하고 싶은데 그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네.

 

 

고민고민하다 나오키의 숙제를 빌리러 몰래 나오키 방에 들어갔던 코토코는 그만 나오키에게 딱 걸리고 만다. 처음부터 깨어 있었던 건지 아니면 코토코가 의자에 발이 걸려 시끄러운 소리가 났을 때 깬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오키 이넘..........

 

코토코가 숙제 때문에 몰래 들어온 걸 뻔히 알면서 기어이 코토코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확인하고............. 좋아하고 있돠. 저 활짝 웃는 것 좀 보소.

 

아냐 코토코... 너 놀리려고 그런 게 다인 것 같지는 않다규.

 

도대체 나오키는 왜 그렇게 코토코가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었던 것일까. 사실 그 답이 예스, 라면 나오키 식 표현대로 귀찮게 되는 거잖아...

 

그런데 킨짱의 소동 이후 나오키는 기어이 이렇게 코토코의 진심을 확인하고, 심지어 좋아하는 것 같다.............. 코토코 말마따나 코토코가 덮쳤다는 소문을 퍼뜨리면 어떡하려고 그랬어......... 코토코가 그러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왠지 있는 것 같긴 하다. 나오키 변명이 내가 듣기론 좀 많이 어설펐는데 그걸 수긍하는 코토코는 더 웃기고.

 

 

대만판 악작극지문에서도 이런 식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단순히 숙제를 빌려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 나오키.

 

코토코가 청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코토코와 함께 방학 숙제를 하는 나오키. 그렇지... 숙제를 하는 이유는 숙제를 통해서 공부를 하고 복습 내지는 예습을 하기 위함인 건 맞는데... 사실 코토코는 그저 네 숙제를 살짝 빌려 베끼고 돌려주려 했을 뿐이라고. 밤새 공부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

 

그렇지만 둘은 결국 밤새서 코토코의 숙제를 같이 한다. 그게 두 사람의 고교시절 여름방학의 마지막 추억이 된다.

 

 

코토코가 만드는 밥은 먹지 않겠다고 하지만, 코토코가 실망한 것을 보고 슬그머니 눈치를 보더니 커피를 끓여 달라고 하는 나오키.

 

눈치를 본 건지 아니면 커피를 끓여 달라고 하는 게 왠지 쑥스러웠던 건지 모르겠지만, 시즌2 9회에서도 인정했듯, 나오키는 드디어 코토코의 많은 장점 중 하나를 인정한다.

 

커피 하나는 코토코가 잘 만들어.

 

 

두 사람만이 나누는 커피의 향기는,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시간과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지난번 함께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는 한층 더 가까워지고, 조금은 더 설레는 시간이 된 커피 타임. 커피는 나오키에 대한 코토코의 마음이고 나오키가 티내지 않고 코토코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수단이 된다고나 할까.

 

이 좌식아... 그거 말고도 코토코의 마음을 받아줄 방법은 많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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