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습에 복습을 거듭하긴 하지만 사실 복습하는 회차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 쟝천이 자기 마음 확신하게 되는 12회부터 18회까지, 쟝천과 샤오시가 재회하는 20회와 드디어 두 사람이 다시 사귀기 시작하는 23회가 그렇다. 


23회를 보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도대체 쟝천은 언제부터 샤오시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샤오시가 쟝천을 먼저 사랑하기 시작했지만 샤오시와 쟝천이 재회했을 무렵엔 이미 그걸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느냐 하는 것은 사실 따지기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샤오시도 자기 혼자 쟝천을 열렬히 짝사랑했다고 알고 있었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쟝천 혼자 그게 아니라고 말하는 이 장면. 사실 언제부턴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쟝천의 샤오시에 대한 사랑이 샤오시의 상상이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넘을 정도로 쟝천은 샤오시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도 그걸 알고 인정하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받아들인 후, 샤오시는 어떻게든 지난 3년을 나름 잘 살아낸 느낌이다. 샤오시 주변에는 친한 친구들도 있었고 부모님도 계셨고 무엇보다 우보숭이 샤오시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걸 떠나, 샤오시는 자신이 쟝천의 손을 놓으면 쟝천과의 사랑이 끝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모양새였기 때문에 쟝천과는 완전히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쟝천은 달랐다. 헤어져 있는 내내 쟝천은 그래 차라리 잘 됐어라는 짧은 자기 설득 기간을 지나 현실 부정(여자친구 있어요) 단계에서 오랫동안 맴돌면서 일 말고는 스스로를 달랠 아무런 수단도 없이 살다가 도저히 이대로는 못 살겠어, 옆에 누가 있든 찾으러 가야겠어 의 단계를 밟아 무작정 돌아왔다.


샤오시는 만약 쟝천이 돌아오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잘 살았을 것 같은데(샤오시는 모든 사랑을 다 퍼부어 줬고 바닥까지 쳤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더더욱) 쟝천은 그게 도저히 안 됐고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헤어지고 나서야 쟝천은, 자신이 얼마나 샤오시를 사랑했는지 깨달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랑이 결코 끝나지 않을 것과 끝날 수 없을 것도 같이. 샤오시는 자신의 손을 놔도 자신은 샤오시의 손을 못 놓는 것. 그러니 결국 자신이 샤오시를 더 필요로 하고 더 사랑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그걸 인정한 것.




그럼 도대체 언제부터...? 1회에 답이 있지 않을까 해서 다시 1회로 돌아갔다. 에필로그에 쟝천이 잠든 샤오시를 보며 귀여워하던 장면은 기억에 남았지만 나머지 장면들은 모두 휘발되어 버렸기에 쟝천이 1회에는 샤오시에게 노관심이었나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데...



난 널 좋아하지 않아,


라고 입으로는 떠들었는데............ 교실에서 제법 샤오시를 신경쓰고 있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중학교 때 함께 듀엣 연주한 리웨이 이름 모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옆 짝궁이 가르쳐줌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집이 어디냐고 묻는 리웨이에게 철벽방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천샤오시 옆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오시와 루양이 나누었던 작은 대화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음............


얘 심지어 샤오시가 가르쳐줬던 만화도 기억하는 놈임(7회 참조)



망했다 싶으면서도 일어나 샤오시 변호하고 난생 처음으로 반성문 씀



결국 같이 등교하려고 기다림


+ 아침밥 주려고 기다리다 잠든 샤오시 보며 귀여워서 웃음


+ 혼자서 쌩 하니 잘 갈 줄 알면서 샤오시와 등하교 때는 샤오시 보조 맞춰줌




으응??????????????????????????????? 쟝천 얘 샤오시 싫어한 적 없는데?


싫어하기는커녕 1회부터 이미 쟝천 얘는 귀찮아 하면서도 샤오시한테 관심이 없었던 적이 없었음.


뒷부분의 쟝천이 너무 인상 깊어서 앞부분의 쟝천이 개싸가지라 기억이 조작되었던 건가...................




그럼 도대체 언제??


답은 번외편에 있었다. 번외편은 파일 구매를 하지 않고 넷플릭스로만 봐서 캡처를 할 수가 없는데, 1회에 비하면 그나마 쟝천이 덜 친절하다는 거지만...

그나마도 샤오시가 가출 아닌 가출 했을 때 결국 샤오시 찾아 항저우까지 오고 샤오시 배고프다고 하니까 밥도 사주고 샤오시 아버지에게 (이건 진심인 것 같았음) 샤오시가 귀찮지 않았다고 함...


이때가 이미 고딩 1학년 초반...


그러니까 쟝천에게 샤오시는 귀찮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입으로는 귀찮아 귀찮아 하면서도.





이미 3회에 우보숭이랑 샤오시랑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는 것 같아서 열받아 리웨이에게 표를 던진 쟝천.

질투는 시작되고 있었음

근데 질투는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사람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싫어서 발현되는 감정 아님?


지 마음을 지가 몰랐을 뿐..................





샤오시는 자기 마음 일찍 깨달아서 그걸 적극적으로 꾸밈없이 표현했던 것이고,

쟝천의 마음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오보숭이 나타나면서 강도가 확 올라갔고

12회에 완전히 인정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12회에 인정을 하고 부인하지 않을 정도로 이미 감정이 많이 진행되어 있었다는 것.

개인적으로 서서히 올라오던 쟝천의 감정이 샤오시가 쟝천을 좋아하는 정도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을 때가 18회가 아니었나 싶다.




아무리 귀찮은 일이 있어도 샤오시와 절대 떨어질 수 없고,

샤오시가 일하면서 고생하는 것도 싫고

샤오시가 나쁜 소리 듣는 거 힘든 것도 싫고

제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어도 샤오시와 함께 하는 게 우선이었던 쟝천.


그런 자신의 마음을, 샤오시를 얼마만큼 사랑하는가 하는 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이 쟝천의 죄일 뿐.



쟝천의 사랑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를 따질 게 아니라 쟝천의 사랑이 '얼마나' 깊어지나 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

샤오시의 사랑이 언제나 한결같고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면 쟝천의 사랑은 사랑인 줄도 모르고 천천히 시작되어 점점 더 끓어 올라 마침내 샤오시의 사랑을 뛰어넘은 느낌이랄까.



혼자만 사랑한다고 느끼지 않을 샤오시는 이제 전처럼 마음껏 쟝천을 사랑해줄 것이다.

쟝천은 다시 행복하겠지. 

그리고 쟝천의 깊은 사랑을 받는 샤오시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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