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부제만 봐도 아찔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2회는 사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서고에서 차곡차곡 미운정(?)을 쌓는 산과 덕임, 그리고 반성문 지옥에 대한 내용이 거의 대부분인데, 이를 통해 발전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흥미롭다.

도성에 호랑이가 출몰하여 사람을 해치는데 한성부와 포도청은 서로 미루기 바쁘다고 통탄하며 직접 호랑이 사냥에 나선 세손.

한성부는 오늘날의 서울시요, 포도청은 경찰청 정도 되는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사람이 몇십명이 죽어나갈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니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본인의 호위병력을 대동해 직접 호랑이를 잡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사실 이 문장을 보면 알겠지만, 이는 현 권력에 대한 도전이다. 네가 무능하니까 내가 직접 나서는 거잖아!!!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인데,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되더라...

오늘날 한반도의 호랑이는 씨가 말랐으나 일제시대 때 호랑이를 멸종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제일 무서운 일 중 하나가 '호환' 즉 호랑이가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 호환마마(호랑이에 물려죽는 일과 천연두가 창궐하는 일)보다 무섭다, 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으로 봐도 충분히 짐작 가능할 만큼 호환은 조선 시대 가장 무서운 사태 중 하나였다. 호랑이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어서, 산길을 건너갈 때에는 주막에서 모여 사람들이 일정 수준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 함께 건너갈 정도였으며, 호랑이가 궐에 들어와 새끼를 낳았다는 기록까지 있다...

1회 엔딩은 역시 악마의 편집이었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은 얼굴 확인이고 뭐고 냅다 다같이 연못에 빠져서 허우적대다 덕임이가 반성문을 써오게 되는데... 정조의 반성문 사랑은 사실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유학자들이 얼마나 많은 반성문을 썼는지 알면 놀랄 정도다...ㅋㅋㅋㅋㅋ

정조 때는 패관소설(오늘날로 따지면 장르소설이나 웹소설 정도 되려나)이 유행하면서 패관소설 문체가 덩달아 유행하여 정조의 심기를 거스른다. 그리하야 박지원, 김조순(순조의 장인) 등등이 정조에게 반성문을 올려야 했으니 - 근데 반성문 잘 쓰면 또 상 줬다 함ㅋㅋㅋㅋㅋㅋㅋㅋ

반성문을 가벼이 본 덕임, 생각보다 처벌이 약하다며 좋아했으나 이는 단순히 덕임의 착각이었을뿐...ㅋㅋㅋㅋㅋ

그리하여 서고와 반성문은 묶어서 발전 과정을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서고1 - 첫만남

덕임은 100냥 모으기 프로젝트 진행중이다. 백냥을 모아서 오라버니를 만나려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는데, 필사와 전기수 노릇은 돈을 모으기 위한 덕임의 사이드잡(이지만 메인 잡 같은...)이다. 오늘도 세손의 글 읽는 소리에 맞춰 필사를 하고 있는데(필사가 글씨만 베끼면 되는 게 아니라 해석(주)도 달아야 하나보다) 갑자기 웬 사내가 들이닥친다. 이게 뭔 일이여 멍하니 보는데 신발도 안 벗고 그냥 막 자리에 올라서서 수상한 사람 못 봤느냐고 막 물어대 아니 그쪽이 젤 수상한데 도대체 넌 누구냐 외치는 덕임

덕임은 아직 정식 나인이 되기 전 생각시이니 세손의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하다 싶긴 하지만, 궐 내에 미복 차림으로 다닐 수 있는, 옥관자 단 사내가 흔하지는 않잖아 덕임아....ㅋㅋㅋㅋㅋ(여담이지만 선조들도 우리랑 똑같음. 궐 내에서 야근하는데 관복이 거추장스러워 미복 차림으로 일하다 걸려서 혼났다는 기록이 종종 나옴ㅋㅋㅋㅋ)

아무래도 싸우다가 정분난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 씩씩대는 게 딱 열아홉 열여덟인 것 같아서 귀엽기 짝이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지금부터 '덕임버스'에 올라타는 검미다...네에... 덕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세손 저하의 모든 언행은 여태까지의 언행과 불일치 그 자체임. 덕임은 산에게 언제나 '예외'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모든 게 뜻대로 안 되고 모든 게 예상 밖이고 그런데도 어쩔 줄 모르게 되는. 사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생각시는 그렇다쳐도 저렇게 무례하게 굴면, 보통때의 산이라면 혼쭐을 내고도 남았을 텐데...

겨우 다섯냥짜리인 줄 아느냐, 동궁의 궁녀를 감히 매수하려 드느냐, '나는 세손 저하의 사람이다'가 산에게 결정적으로 꽂혀 버린 듯 하다. 이때 홀라당 반해 그 후로 그 모든 불경함을 참게 되었다는 게 학계의 정설... 아니 생각인데.

산에게 '믿을 수 있는, 언제나 내 편'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 당시의 산은 사방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걸로 모자라 암살 시도까지 하는 무리가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홍덕로(우리가 아는 그 홍국영이다, 자가 덕로) 말고 사실 그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산에게 오늘 이전까지는 알지도 못했던 어린 생각시가 자신의 편이라며 매수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장면이 얼마나 가슴을 파고들었을지 충분히 알 만하다.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빗자루로 쫓겨난 산. 난생 처음 겪는 봉변인데도 순순히(?) 쫓겨나고 내가 여기 주인인데 중얼거리긴 해도 덕임의 무례함을 나무라거나 반성문을 써오라거나 뭐 그러지 않는다. 이후에 보면, 산의 성격상 덕임을 아주 많이 굉장히 많이 봐준 것이다.

#서고2 - 네 정체가 대체 뭐냐

덕임이 자신의 사람이라고 말했던 게 기뻤던 게 분명하다. 그러니 덕임이 생각시가 감히 손에 넣을 수 없는 산호노리개를 갖고 돌아오자 극렬히 분노하지. 제조상궁이 덕임을 불러 주자를 필사하라며 노리개를 건넨 속내는 뭘까. 처음부터 덕임에게 꽂힌 건 산만이 아니다. 제조상궁 조씨는 산을 제거하려는 세력인데 이상하게 자꾸만 덕임을 산의 후궁 자리에 밀어넣으려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이번 필사는 또 무슨 계략일까.

자신의 서연 내용을 엿듣고 필사하여 적들에게(?) 넘기려 했다는 오해를 하는 산. 생각시가 하기에는 필사 내용이 너무 고급졌던 게 문제.

그러나 산에게 떠오른 정5품 상궁까지 될 수 있는 몸입니다, 의 그 영빈에게 가던 길에 만났던 소녀의 잔상. 그때의 기억이 산에게 굉장히 강렬하게 남아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도 그렇게 그때도 그렇고, 산은 '자신의 편'에 굉장히 민감하다. 자신이 가장 아팠을 때 자신의 편에서 위로를 건네고 자신을 도와주었던 생각시가 산의 마음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건, 덕임이 자신의 편이라 생각했을 때 한 발자국 물러났던 것과 같은 마음인 거다.

그런데 내 편이 아닌 것 같으니 분노가 두 배로 세 배로 커질 수밖에.

알고보니 하찮은 생각시가 글씨를 너무 잘 쓴다. 글도 꽤 읽을 줄 아는 것 같다. 모든 게 예상밖이다. 증좌가 없어 두고보겠다고는 하지만, 산은 사실 덕임의 말을 믿고 싶은 거다. '세손 저하의 사람입니다'를.

여기서 어쩌다 세손은 겸사서 홍덕로라고 덕임을 속이게 되는데 - 덕임이 먼저 경연하는 경연관인 줄 알았다고 하긴 했으나 적극적으로 '겸사서'이고 이름은 '홍덕로'라고 하신 분은 저하이신데요... 먼저 속인 적 없다고 하시면 덕임이 쪼끔 억울한 면이 있어요... 여기서 그냥 말해줬으면 됐을 걸 왜 말을 안 해줘서는...

한성 제일 가는 미남자라고 소문났던 겸사서 나으리의 실물(?)을 처음 보는 덕임의 실망한 표정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에 산이 황당하고 빡쳤어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내 실물은 그보다 모자라다는 것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 소금까지 맞고 쫓겨났는데

그 모든 무례함을 참고 넘기는 걸 보면 이건 엄청난 예외임. 물론 이미 반성문으로 덕임이 괴롭히기 시작해서 벌은 따로 주고 있는 모양새이긴 했는데 막 소금 뿌리는 걸 참다니, 소금 맞고 더 화가 나는 게 홍덕로의 미모라니ㅋㅋㅋㅋㅋㅋ 세손 저하... 이미 늪에 빠지신 듯 하옵니다

#서고3 - 걔가 너구나

덕임이가 자신을 물에 빠뜨린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신 세손 저하는, 반성문을 다시 써오라 명 내리자마자 호다닥 미복으로 갈아입고 덕임이보다 더 먼저 서고에 가 계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성문 빠꾸 먹고 상심한 덕임이 표정이 기대됐나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임이 반성문 봐주는 사람이 덕임에게 반성문 써오라는 사람인데, 그걸 꿈에도 모르고 봐달라고 하는 덕임.

이때쯤이면 이미 두사람은 서로에게 제법 익숙해지고 서로에게 제법 정이 든 모양새다. 무례하게 소금까지 뿌려댄 덕임을 그래도 찾아가 겸사서인척 하는 세손이나, 씩씩거리며 쫓아내고서도 겸사서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을 하는 덕임을 보면. 그러나 덕임이 반성문은 계속 빠꾸 먹고 덕임은 빡칠대로 빡치는데...ㅋㅋㅋㅋㅋㅋㅋ

#서고4 - 자신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홍덕로의 이끌림에 궁녀들의 축제 준비 현장을 보러 갔다가 덕임이 책을 읽는 것을 지켜보게 된 산.

근데 하필 덕임이 읽는 책에서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떠오르고 만다. 나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아이란 말이요 외치던 아버지의 모습을. 사실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일 결심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산의 존재가 컸다. 왕위를 계승할 다른 사람이 있고 그 아이가 자신의 손자인데다 영특하고 영민해서 기대할 만 하다면, 중간의 골칫덩이는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아버지의 죽음에 일조하게 된 산에게 그 사실은 큰 트라우마로 자리잡는다. 아버지가 받아야 할 사랑을 가로채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자식이라니.

너는 책을 읽어서는 아니될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깊숙하게 건드리며 이야기를 읽을 줄 아는 능력 때문에 덕임은 전기수 노릇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었으나, 그것이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덕임은 산의 말에 분개하지만 소금을 뿌릴 때나 세손에게 열받을 때와는 다른 기분이 된다. 이때 산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 훗날 덕임에게 산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도 같다.

#서고5 - 이쯤이면 많이 편안해진듯

세손에게 세손 뒷담화를 하는 덕임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겸사서가 호랑이를 잡아서 백성들을 구제하려는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된 덕임은 적극적으로 산을 돕는다. 근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상하긴 하잖아... 세손이야 직접 호랑이를 잡으려 호위병사인 익위사를 움직일수 있다 쳐도 겸사서는 글말 읽을 줄 아는 서생인데 호랑이를 잡겠다고 하는 게...

떨어지려는 덕임을 냅다 밀어 책에 코를 처박게 하는 세손 저하...ㅋㅋㅋㅋㅋㅋㅋ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해 중얼거릴 만 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손 저하는 단지 자신에게 덕임이가 떨어질까봐 밀어낸 것 같다니까...ㅋㅋㅋㅋㅋㅋㅋ

#서고6 - 서로가 달리 보이는

"훌륭하십니다"

빗자루로 몰아내고 소금 뿌려서 쫓아내고 지도 얼굴에 던지고 반성문 지옥에서 탈출할 수단으로만 보는 지경을 드디어 벗어난다. 책을 읽지 말라는 말에 빡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백성을 위해 호랑이를 잡으려 애쓰는 산을 달리 보기 시작한 덕임.

모두 호랑이를 세손이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 임금의 허락은 떨어지지 않고 덕로조차 말린다. 언제나 외로운 입장의 산에게 덕로마저 말리는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는 사람이 덕임이다. 말썽꾸러기 망둥이에서 덕임이 또 새로이 각인되는 산.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지점. 산의 표정에서 덕임도 처음으로 심쿵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덕임의 '개인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산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뭘 하느냐고 묻는다.

여전히 책을 읽어주고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산은, 책을 읽지 말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는 덕임에게 화를 내지만, 덕임은 네가 내 상사도 아니고 뭔 상관이냐는 말로 산의 입을 막아버린다. 이때 내가 네 상사다 한 마디면 끝났을 텐데....ㅋㅋㅋㅋㅋㅋㅋ

덕임이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가 뭐라 하건 난 책을 읽지롱 약올리는 저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가 막힌 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복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궁녀들의 축제에 혼자만 번을 서서 축제에 아예 참가를 못하도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길어져 결국 반으로 댕강 잘라야 할 것 같다. 2회부터 이러면 4회는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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