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7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다시 꺼내봤다... 본방 때 너무너무 빡쳤던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뭐였는데 내가 아예 복습할 때도 손도 안 댔지 하고 꺼내보니 역시나 빡치는 회차구나 ㅎㅎㅎㅎㅎ 아오 신경질 나


이 회차는 대비가 탈출에 성공한 거 말고는 그냥 사방이 다 막히고 답답하고 힘든 회차였다. 재하의 무능력이 극에 달해(재하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재하 나름으로는 미친듯이 발악하는데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꼭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 같았다고나 할까.



사실 봉구가 납치해갔다는 심증만 있을 뿐, 봉구가 납치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는데다 어디에 납치를 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재하는 궁지에 몰렸던 것. 


그런데 극중 인물들도 누누이 말하지만 '일개 개인'이 아무리 파워가 세고 돈이 많고 전세계 정치인들에게 먹인 돈이 많아 그들의 약점을 잡고 있다고는 하나 아무리 힘없는 국가라도 한 나라를 대상으로 전면전을 뜨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그래서 이번 회차가 더 빡치나보다... 봉구가 무신 신급이여...


물론 봉구도 초조하니까(한 나라의 대비와 국왕의 약혼녀를 납치했는데 성과는 없고 압박만 거세지니) 항아를 이용해서 재하의 하야를 부추기기로 했겠지. 항아는 재하의 상황이나 봉구의 상황을 재빠르게 간파했다. 처음엔 마치 봉구의 협박에 덜덜 떠는 것처럼 항아스럽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시간을 끌어 봉구의 위치를 일차적으로 좁힐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다음에는 봉구 모르게 둘만 아는 상황과 대화들로 재하가 자신들이 어디에 납치되어 있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절대 하야는 안 된다는 마지막 일갈과 함께.


이러니 재하는 정신이 번쩍 난다. 항아와 엄마가 잡혀 있는 곳이 중국으로 좁혀지니 중국에 떠 있던 수많은 지점 중 하나를 찾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항아가 특수부대 출신이 아니었다면 이번 회차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나 할까. 



사실 항아 혼자였다면 진작 탈출을 시도하고도 남았겠지. 대비 때문에 꼼짝달싹을 못하고 있을 뿐. 대비가 궁 안에서만 곱게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건 웬만한 남자들도 하기 힘든 미션이긴 하다. 그래도 대비는 용기를 내본다. 드디어 두 사람은 탈출에 일시적으로 성공하나 싶었지만...


대비는 무사히 구출되지만 대비의 구출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항아는 결국 같이 구출되지 못한다. 엄마가 구출되었다는 소식에 열일 젖히고 달려온 재하.


꼭 항아를 구해내겠다고 다짐하지만 재하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항아를 누구보다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재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직접적' 증거가 없는 한 군대 파견도 안 되고 도와줄 수도 없다고 못박는다. 꼭 미세먼지 같다. 그게 우리가 보냈다는 뭐 직접적이고 확실한 증거 있어? 없으면 난 몰라. 우리 공장 다 몽땅 산둥반도로 보내 편서풍 타고 니네나라 가게 할 거야. 증거 내놓기 전에는 절대로 아무것도 안 할 거지롱,과 같다고나 할까.


아오 속터져



대비가 구출되는 바람에 항아의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일단 대한민국 국민이자 왕실의 어른인 대비가 구조되었으니 수상은 오히려 발을 빼는 모양새다. 항아는 약혼을 했다지만 아직 정식으로 결혼한 왕비는 아니고, 북한 여자인데다 사방의 국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아마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봉구의 돈을 수없이 받아먹었을 거다. 그러니 더더욱 움직이려 하지 않지.


수상은 미적지근하지, 중국은 비협조적이지, 항아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봉구를 ICC 즉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려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데다 원래 국제형사재판소라는 것은 법적으로 처벌이 된다기보다 국가 간 힘의 싸움인지라(드라마상으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는 더 하다) 봉구를 ICC에 제소해서 전면전을 선언하는 것이 과연 항아를 되찾는 방법이 맞는 건지, 오히려 봉구를 자극해 더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재하는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다.


제대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재하를 버티게 해 준 것은 그나마 항아에 대한 믿음이었을 것이다. 항아가 특수부대 출신이기에 여느 여자들과 다르다는 믿음, 그거 하나다. 그 믿음마저 없었다면 재하는 정말 미쳐 버리지 않았을까. 



비서실장은 봉구를 ICC에 제소하라며 재하의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이 와중에 헉 아버지가 배신자라니 하며 비뚤어진 은시경의 갈등 폭발, 어디론지 튀는 은시경 잡으러 공항으로 출동하는 재하 등등등...


항아를 그리워하고 항아를 못 찾아서 괴로워하는 재하나 한 컷 더 넣어줄 것이지, 17회는 곁가지가 너무 많고 그게 너무 상세하다. 물론 은시경이 봉구에게 투항하는 척 잠입해서 봉구의 위치를 알아내려 결심하는 것, 재신이 기억을 되찾을 결심을 하고 최면치료를 받아 기억을 되찾는 것 등등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쨌든 ICC에 고발하려면 봉구가 어딨는지부터 알아야 하니까, 어딨는지 알아야 잡아서 재판정에 세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게 너무 산만하고 어이없고 짜증났다. 항아는 저렇게 중국 땅을 헤매고 있는데 재하는 마치 항아를 버리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왕 근위대와 북한 정예병이 관광객인 척 하고 중국에 들어갔으면 항아와 대비가 헤어지게 된 그 시점부터 그 주변을 계속 수색해야 하지 않는가. 근데 왜 그 과정은 없지? 그냥 돌아오지? 은시경이 봉구의 위치를 찾으러 잠입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재하와 항아가 아닌가 말이다.


물론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닌데, 이 회차는 진짜 포커스가 어긋났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다시 봐도 빡친다. 폴더에서 없애 버릴까 아오



엔딩 부분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재신을 이용해서 재신이 오빠 부부의 죽음에 일조하게 만들어 아무 소리 못하게 하려는 것까지 알아내서 재하가 더 빡친 건 알겠는데... 하야까지 결심하고 나 왕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왕 된 거야 항아랑 행복하게 살 거라규 엉엉 하던 재하에서 다시 똘기 충만한 재하로 돌아와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냥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어서 이 장면도 마음에 안 들었나보다... 하필 대비적으로 다친데다 아무도 의지할 상대 없이 중국을 정처없이 헤매는 항아 보니 더욱 짜증이 솟구쳐서 더 그런가 보다... 아무튼 재하가 다시 봉구랑 맞장 뜨겠다니까, 절대 용서 안하겠다니까 뭐 다행이지. 주인공의 존재감이 아예 없어질 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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