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이걸 끝내면 현생을 살 수 있을 거 같아... 그럴 거 같아...(는 무슨 머리채 낚여 돌아오겠지) 주말에 끝내겠다는 각오로 달려봅미당

 

근데요... 겨울이 진짜 1도 티가 안 나지 않나요...? 일 하는 데는 진짜 두 사람 다 프로 오브 프로.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두 사람의 사적인 현재 감정은 1도 끼어들지 않음

 

양평 가야 한다고 겨울이가 밥 먹자는 걸 거절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남자랑 약속 있다며 가고 그 남자가 계속 데려다주는 걸로도 모자라 프러포즈도 받았다고 하는데 또 그 프러포즈는 익준이 새끼가 뭔가 꾸민 흔적이 있고 그럼 그 남자가 남친이 아닌가 싶은데 겨울이 얼굴만 봐서는 모르겠고

 

...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었음

 

여러분은 지금 쌍방삽질의 거룩한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겨울이는 겨울이대로 정원이가 거절하고 나서 프러포즈 소동까지 벌였는데 자기랑 일할 때는 1도 티가 안 나고 괜히 자기만 손이라도 스칠까 움찔하는데 정원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고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볼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 영영 내 것이 될 수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음. 정원도 겨울도 '조금이라도 사적인' 만남을 최대한 줄여보려 애쓰는 기간 같았다고나 할까.

 

이게 다... 프로포즈로 도박해 보자던 익준이 새끼 때문입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익준이 새끼 입장도 충분히 할 말이 있거등요 무엇보다 익준은 응급실에서 식판도 못 치우고 달려가는 정원을 봤거등요

 

익준이 프러포즈 쇼까지 벌여가며 정원을 흔들려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친구 안정원'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음. 그 누구보다 의사와 잘 어울리는 사람, 의사로 살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 근데 그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의사로 머물 이유가 너무나 차고 넘치는데 바보처럼 고집스레 신부의 길을 가겠노라 고집하는 게 안타까워서

 

너 장겨울 좋지

신부 포기해야 하나 고민될 만큼 좋잖아

 

아무 말도 못하는군요 안정원 교수님.... 익준이 너무 정곡을 찌르니까 뭐라 할 말이 없는 거애오... 사실이기도 하고

 

정원은 언제 신부가 아닌 의사의 길을 선택했을까, 에서 좀 더 살펴보고 싶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원은 겨울이 때문에 신부의 길을 포기한 건 아님. 그러나 정원이 의사의 길을 가기로 했을 때 그걸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은 겨울. 결국 겨울은 정원의 선택에 꽤나 비중 있는 변수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음

 

사실 여기서 머리 빠지게 고민하는 것도 의사로서의 행복을 포기할 만큼 내가 신부 되기를 원하는가 + 아무리 외면하고 누르려 해도 잘 안 되는 겨울에 대한 마음 때문인데

 

금지된 사랑이 더 활활 불타는 이유는, '금지'되었기 때문.

 

겨울에 대한 마음을 누르려 하면 할수록 그게 잘 안 되는 건 '누르려' 하기 때문. 또 두통까지 왔던 거 보면 이때 즈음의 정원은 고민이 최대치에 이르러 미치고 팔딱 뛸 지경에 있었지 않나 싶음

 

그럼 왜 작감은 익준을 통해서 프러포즈 쇼까지 연출했을까?

 

그건 정원이 자기 마음을 부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에 겨울이 자꾸 신경쓰일 때는 그냥 좀 신경쓰이는 재질의 사람이군으로 퉁칠 수 있었는데 응급실 앞까지 헐레벌떡 달려간 이후로는 그게 먹히지가 않음

 

비로소 자기가 겨울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음. 겨울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데 그것까지 같이 짊어지면 이건 도무지 감당이 안 되니 일단 후퇴 별 거 아닌 감정으로 치부하려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여기에 '질투'가 끼어들어 버리면 지금까지 해 왔던 모든 노력이 소용이 없어져 버림

 

겨울을 그냥 하루하루 성장하는 게 보기 좋은 제자로 포장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자기 마음도 부정이 안 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게 되는데 그걸 하면 안 되고 

 

자기 마음이 무엇인지, 어떤 마음인지 질투 소동을 통해 아주 분명히, 명확히, 빼도박도 못하게 알게 되고 이 흡연구역 씬에서 마침내 완정히 인정하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봄. 이건 뭐 도망칠 구석이 완전히 없어져 버려서 그 귀한 담배까지 부러뜨리며 괴로워하는 거

 

겨울이에게 남자가 있는지 없는지 중요한 게 아니라 겨울이의 '그 남자'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의 회오리가 정원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고 들어갔다는 게 중요하지 않았을까

 

네 뭐... 그래서 저 어렵다는 드럼 치며 노래 부르기를 시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원이 마음 못박아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려하지 않은 고백은 제목부터 가사가 전부 다 그냥 겨울이에게 말하고 싶은(그러나 말하지 못하는) 정원이 마음임

 

누르고 참는 게 이 정도였으니 겨울이 고백했을 때 정원이 감정이 터져 버린 게 아니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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