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회. 개인적인 생각으로 12회는 마음정리가 거의 끝난 안정원으로 시작해 겨울정원의 완성으로 끝난 느낌이었음

 

엄마가 황급히 도망치듯 횅 하니 떠나는 장면으로 굳이 시작한 이유도 정원이 마음이 거의 의사 쪽으로 기울어졌음을 알리는 거 같았음

 

그 와중에 응급수술건이 터짐. 하아... 우리 겨울이 언제나 밥에 진심인 이유가 있었어... 라면 두 개 끓여놓고 먹지도 못하고 달려 나가야 하는 고단한 GS 외동딸의 삶

 

이때 겨울이 안경에 김 서린 거 너무 귀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도 못 먹고 달려간 거 알게 된 안정원 눈 튀어나오는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고픈 게 죄도 아닌데 사과부터 하는 불쌍한 전공의 장겨울

 

너무나 투명한 동공지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급해서 겨울이 불렀는데 겨울이가 밥도 못 먹고 올 줄은 몰랐던 거애오... 미안하고 안쓰럽고

 

여기서 첨 보는 마취과 쌤이 주저리주저리 겨울이 밥 좀 사주라고 바람잡는 와중에도 바로 대답하지 않고 뜸을 들이다가 "수술 잘 끝나고 회복 잘 되면 제가 맛있는 거 사줄게요"라고 대답하는 정원은 큰 의미가 있음

 

사실 자기 마음 선 긋느라 밥 사달라는 겨울을 거절한 이래 아니 어쩌면 그 전까지도 정원과 겨울에게 '함께 뭔가를 먹는다는 의미'는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음

 

정원이 밥 사달라는 사람에게 영화 보여달라는 사람에게 다 밥 사주고 영화 보여주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전제를 충분히 깔아둔 덕에 '겨울에게만' 밥을 사주지 않는 건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짐작이 가능함.

 

배준희 쌤도 호감을 드러내고 단 둘이 밥을 먹었는데 정원은 이걸 거절할 별다른 이유를 느끼지 못함. 준희 쌤에게는 단속할 자기 맘 같은 게 없거등요... 배준희 쌤이 고백을 한 것도 아니고 별로 부담스러울 일도 아닌데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밥을 잘 사주는 정원이 유독 겨울에게는 커피 한 잔 제대로 사주는 모습이 안 나온다는 건, 겨울에게 '뭔가 먹을 걸 주는 건' 어쩌면 정원에게 겨울에게 마음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여간 정원은 다른 사람에게 다 되는 게 겨울에게만 유독 안 되는 게 너무 많았음. 다른 사람에게 다 된다는 건 그런 것들이 '그닥 아무렇지 않은 일'인데 그게 겨울에게 적용되면 '아무런 일'이 되었기 때문

 

그 대표적인 것이 몽쉘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이 먹는 거 신경쓰다가 말실수를 하고 말았던 그때 그 순간. 자기 맘 완전히 깨닫기 전인데도 정신 없어져 버렸던 안정원. 말실수 하고 나서 겨울이 힐끔 보며 내가 장겨울 때문에 말실수 했구나, 를 알아챈 안정원의 망한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주변에 착착 선을 긋고 넘어오지 마 제발을 외치던 안정원. 그러니 수술실에서 쉽게 밥 사준다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이 잘 되면 맛있는 거 사준다는 건 어찌 보면 정원이 이제 내가 나에게 둘렀던 선을 없애고 너에게 가겠다, 란 일종의 선언(물론 겨울이는 1도 모르는) 같은 거였는지도

 

저 말을 하고 나서 저 수술 받은 환아가 무사히 퇴원하고 찾아올 때까지도 겨울이에게 밥은커녕 커피 한 잔도 안 사주셨던 안정원 교수님... 그러니까 정원에게 '겨울에게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건 고백이나 다름없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가가야 하는 그런 일이었던 것 같네요... 네...

 

근데 우리 겨울이가 그런 걸 1도 몰랐다는 게 정원에게 변수가 됨. 

 

겨울에게 고백 전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가 한 컷으로 보여지는 중. 하... 안정원은 이때 결정 다 끝내고 마음도 정리가 끝나고 자기 혼자 홀가분해졌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모쏠들을 어쩔까나요.... 

 

그게 이 씬 같거등요... 굳이 둘이 붙여놨는데 정원이가 겨울이 옆에 바싹 붙는 걸 보여줬단 말이애오... 살갗이 닿았어요... 뭔데 말이 야한 거 같으지

 

이건 뭐, 모쏠 안정원 선생님이 혼자서 내적 친밀감을 오지게 쌓고 또 쌓은 끝에 이제 자기 맘도 정리됐겠다 더는 이성의 끈으로 옭아매지 않아도 되겠다, 뭐 그런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겨울 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거거등요. 게다가 원래 보호자들 일에도 민감한데 겨울이가 쳐다볼 때까지 모르다가 겨울이 얼굴 보고 겨울이 시선이 어디 가 있는지 보고서야 알아차리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겨울이는 사실 정원이 피할 공간이 없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움찔하지도 않아... 저번에 정원이랑 손이라도 닿을까봐 움찔하던 거 생각하면.. 겨울이 맘이 너무 복잡해서일 수도 있고... 사실 이 씬은 겨울이 반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원이 행동이 중요한 씬이어서 이런 식이지 않았나 생각해 봄

 

뭐 나름 모쏠 안정원 선생도 할 말은 있어요... 겨울이가 너무 바쁘거등요... 겨울이 마음이 긴가민가한 모쏠 안정원 선생은 아마 '좋은 날'을 고르려고 했을 거 같아오... 겨울이 당직 아닌 날, 자기도 수술 없는 날, 입원한 애기들 상태도 급한 콜 받고 달려가지 않아도 좋은 그런 날,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진지하게 진심을 담아 겨울에게 마음을 전하려 한 게 아닌가 싶어오... 네에... 

 

근데 정원이 입장도 이해할 만 한 것이... 우리 겨우리 너무 공과 사가 확실해요... 밥 사달라는 거 거절한 후 정원이 입장에서 보자면 장겨울은

 

환자들 빈틈없이 챙기고 노티하고 수술방 들어오고, 웬 남자랑 약속 있다고 가고 그 남자 차 타고 나타나고

익준이가 깐 판인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프러포즈도 받았다 그러고 근데 그 와중에 자기 수술 고르고

완전 깨발랄하게 텐션 업 되어 있는 유일한 순간은 첫 집도 무사히 잘 마친 때뿐이고 그나마 내내 수술, 환자 얘기만 하고

당당당 일만 열심히 하고 또 하고 그 와중에 불렀더니 밥도 안 먹고 나타나서 신경쓰게 만들고

아무튼 모쏠 입장에서는 정말 나한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채기 어려운 상황이거등요

 

뭐 그래서 겨울이 계속 살피면서(민하랑 베프인 거 알아차린 것처럼 계속 겨울이 지켜봤을 안정원) 겨울이에게 다가가도 되나 안 되나 다가가도 된다면 언제가 좋을까 재고 있었을 모쏠 안정원 선생 결국 크리스마가 오고 마네요 

 

근데 모쏠 안정원 선생님 그런 날은 어쩌면 영원히 안 올지도 몰라요 어떤 일은 그냥 저질러 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거등요 지금 겨울이처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