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회까지 다 보고 다시 첫회부터 정원이 시선으로 겨울정원 보세오 여러분.... 하... 이게 다른 세상이 열려요... 혹시 이거지 않을까, 혹시 정원이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추측하면서 조심스레 보던 시선을 걷어치우고 정원이 마음 따라가면 안정원 마음 고생 오지게 했다 싶고 하여간 새 세상이 열려요~~ 샤라라라라 아름다운 세상이애오

 

사실 겨울정원은 클리쉐로 시작해 클리쉐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나랑 안 맞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단거리 주자와 장거리 주자가 만날 때까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자기 마음 인정하게 될 때까지 모든 게 클리쉐임. 심지어 겨울정원은 되게 대사로 콕콕 의미심장하게 박아둔 것들도 많았음. 

 

부족한 분량과 서사를 이렇게 상상력으로 메울 수 있게 한다는 게 워노우정드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덕후가 코어 길로 가게 하는 길임은 분명하네요....

 

자, 클리쉐 오브 클리쉐가 시작됩니다. 촉 좋은 덕후들을 대량으로 겨울정원의 늪에 빠뜨렸다는 그 씬, 커튼씬.

 

응급실, 그 소란하고 산만한 공간에서 커튼으로 딱 둘만을 분리해서 겨울이를 야단치는 이 씬.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전혀 달콤하지 않은데 겨울정원의 대부분 서사가 그렇듯, 이 둘은 대사보다는 분위기나 정황, 그때 두 사람의 심리 상태를 봐야 함미당

 

정원이 별명은 부처. 99즈 빼고는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붙여진 별명이라는데 그런 정원을 화 나게 만든 유일한 사람(여기서 99즈는 항상 제외임당) 장겨울. 

 

응급실 밖으로 데려나가 야단칠 수도 있었는데 작감은 네에, 굳이 응급실 커튼 안으로 두 사람을 몰아넣었죠. ㅎㅎㅎㅎㅎㅎ 

 

여기에 봉쌤이 화룡정점임. 커튼 좍 젖히고 한 대사 "둘이 여기서 뭐 해?" 거기에 "나와. 베드 쓸 사람 있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한 광경인 겁니다. 정원이가 화낼 거라고 생각은 못할 테니. ㅎㅎㅎㅎㅎㅎㅎㅎ 네에, 보기에 이상해야 했던 거애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나쁜 말 안 하는 안정원이 '나랑 좀 안 맞아' 했던 것까지, 클리쉐 투성이임. 정원에게 단단히 찍힌 사람은 장겨울 말고는 없었을 듯. (익준이 전처는 예외로 두고) 이제 정원에게는 겨울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생김. 

 

근데 사실 나도 본방 볼 때는 무슨 말을 저따구로...? 했기 때문에 정원이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는데...

 

자, 대망의 구더기 씬입니당.

 

실제 깨끗한 밀웜을 풀어놓고 촬영을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생동감이 넘치다 못해 흐린 눈으로도 역겨움을 참기 힘든 씬이었음. 그만큼 선뜻 다가가 구더기를 치우기 힘들 거라는 강조인데, 장겨울 또 무슨 사고칠까 걱정돼서 후다닥 따라 왔던 정원은 뜻밖의 광경을 보게 됨.

 

일단 구더기를 치워야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텐데 - 노숙자 자체에도 냄새가 심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 판에 노숙자 다리에 붙어 있는 구더기 제거라뇨...

 

근데 겨울이는 아무 말도 아무 내색도 없이 구더기를 치우는 것. 

 

정원이 화를 냈던 부분은 환자 보호자에게 팩트랍시고 함부로 말했다는 것인데(겨울이는 말로 예쁘게 포장하거나 하는 법을 모르는 듯)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뿐이라고 했던 것, 그것을 겨울은 이미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 다만 말을 예쁘게 할 줄 몰랐던 것일 뿐. 

 

여기서 봉쌤이 또 한 마디 하죠. "저런 친구가 다 있네."

 

봉쌤 2연타애오. 이건 바로 시청자와 정원 모두에게 뜻밖의 반전을 선사하는 씬이니까요.

 

정원에게 겨울이 강하게 각인되는 순간. 내가 뭘 잘 모르고 함부로 생각했구나, 편견을 가졌구나 싶었을 거고 겨울이 어떤 의사이고 어떤 사람인지 새삼 다시 보게 됐을 거고, 그 덕분에 겨울이를 새삼 관심 갖고 지켜보게 되었을 것임. 

 

사실상 정원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씬. 

 

정원이 겨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씬이 아닐까 싶음.

 

사실 겨울이와 GS 13인의 애비들 포지션에서 정원은 언제나 한 발 물러나 있다. 정원은 애비들이 아니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 뭐라니 하여간 정원은 언제나 이런 순간엔 한 발 빠져 있음.

 

겨울이가 "제 선택은..." 하는 순간에 정원이가 들어온 것은 그냥 한 연출이 절대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에 겨울이 선택은 정원이애오

 

사실 그 전까지는 겨울이가 어떤 수술을 선택하든 별 관심이 없었을 것 같던 정원이 겨울이 선택의 순간에 휴대폰에서 눈을 들고 겨울이를 바라봄. 관심의 증거라고나 할까. 

 

 

자, 그 다음이 대망의 '장겨울은 안 된다' 씬이죠. 네. ㅎㅎㅎㅎㅎㅎ

 

이 씬도 굉장히 초반이라 휙 지나간 감이 있는데 굉장히 의미심장한 씬이죠. 구더기 씬 이후 정원이 겨울을 지켜보았을 거고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 으잉? 겨울이가 정원이를 좋아한대???? 

 

익준이에게 육전까지 갖다 바치며 흐릿하게 찍힌 사진까지 얻어 보는 겨울이 너무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숨에 이렇게 비호감에서 귀엽고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니 정원이는 오죽했겠나 싶음.

 

작감은 정원이에게 또는 정원이 관련 주변사람들에게 어감을 곱씹어 보게 할 만한 대사를 많이 던져준 편이었음. 

 

송화는 아니야. 장겨울은 안 된다.

 

정원의 대사에서 정원의 감정 상태를 유추해 볼 만한 '조사'를 던져준 것. 

 

이 씬도 따져보면 뭔가 이상한 씬임ㅋㅋㅋㅋㅋㅋㅋ 익준이가 바람 피울 거라 생각해서 후다닥 내려온 건데 포커스가 익준이 바람이 맞나요 안정원 선생님?

 

일단 굳이 익준이와 겨울이를 찾아 헤맸음. 익준이가 어디 간다고 말 안 하고 그냥 장겨울 만나러 간다고만 했는데 준완이 똥촉에 그대로 낚여 병원 여기저기 찾다가 여기까지 옴. 담배 하나 달라고 굳이 끼어 들어서(여기 흡연 공간 아니애오) 겨울이 가는 모습 보다가 와서 하는 말이 "장겨울은 안 된다"임.

 

아니 여기 대사가 이상하지 않냐고요?? 그럼 다른 사람은 된다는 거? 바람은 안 된다가 나와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의식 중 정원의 마음이 아닌가 싶은 이상한 대사임. 

 

너 장겨울 어떻게 생각해?

 

정원의 마음을 모를 때에는 이때 정원이가 겨울이 마음 눈치 채고 벽 치기 시작했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어요... 이 뒤에 몽쉘 씬이 나오는걸요... 

 

계속 겨울을 지켜보다가 이때 처음으로 겨울과 정원 사이에 '남자와 여자'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자각'이 생기게 되는 씬이 아닐까 싶다. 그 전까지는 겨울을 지켜본 게 그냥 전공의와 교수라고 퉁칠 수 있었다면 이 씬 이후에 겨울은 정원이 남자로, 정원에게도 겨울은 여자로 다가가는 씬이라고나 할까.

 

이후에 신경 쓰는 건 단순히 사제관계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관계도 포함, 아니 그게 사제관계를 넘어서는 게 되어 버리니까. 

 

쟤가 설마 날 좋아하나? 로 정원의 신경은 더 예민하게 겨울을 향했을 것 같다.

 

그래서 저 장겨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씬 다음에 두 사람이 만나는 이 장면은 어색어색한 긴장감으로 가득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정원이 표정이 잘 보이는데 정원이도 살짝 긴장한데다 약간 어색해하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이를 여자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증거죠 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가 이렇게 어색한 인사일 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대망의 몽쉘 씬. 네에, 이 씬도 그냥 정원이가 겨울이한테 몽쉘 두 개 챙겨준 씬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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